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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사는 이야기] "네가 원하는 만큼 돌려다오", 솔로몬 왕의 지혜/법률강의

 

[사는 이야기] "네가 원하는 만큼 돌려다오", 솔로몬 왕의 지혜/법률강의

 

눈 내린 지방행정연수원 전경. 지방행정연수원은 전북 완주 혁신도시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사는 이야기] "네가 원하는 만큼 돌려다오", 솔로몬 왕의 지혜/법률강의

 

270여 명이 헌법과목을 교육받는 강의장.

교수가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11세기부터 13세기 사이 서구에서 크게 일어났던 운동은 무슨 운동인가요?

"새마을운동."

 

한 학생이 이같이 말하자, 강의장은 한 바탕 웃음바다로 변합니다.

교수도 어이가 없는 듯, 웃으며 되받아 칩니다.

"십자군운동."

 

이어 법률과 관련된 사항을 사례로 들어 강의는 계속됩니다.

 

십자군 전쟁 때 A와 B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A는 요즘 시세로 100억의 재산을  절친한 친구 B에게 맡기고 전쟁터로 나가게 됩니다. 그러면서 A는 친구 B에게 이렇게 부탁을 합니다.

 

"내가 전쟁터에 나가면 아마 죽을지도 모른다. 내가 죽게 된다면 100억의 재산 전부는 친구인 네가 가져라. 만약 다행히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온다면 '네가 원하는 만큼 돌려다오'라고.

 

친구 B는 '그렇게 하겠노라'고 하면서, 부디 살아 돌아올 것을 간곡히 부탁합니다. A는 전쟁터에 나간 지 10년이 넘어도 돌아오지 않자 친구 B는 '100억의 재산은 자기 것'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네가 원하는 만큼 돌려다오"라는 계약사항에 대해,

솔로몬 왕은 어떤 판결을 내릴까요?

 

이어, 교수는 학생들에게 다시 질문을 던집니다.

 

A가 전쟁터에서 죽었을까요?

...

학생들이 답이 없자, "A가 죽으면 얘기가 안 되겠죠"라며, 학생들의 웃음 속에 강의는 계속됩니다.

 

10년이 지난 어느 날, A가 친구 B앞에 나타났습니다. B는 깜짝 놀란 모습으로 "살아 돌아왔으니 정말 다행이다"라면서 A를 반갑게 맞이합니다. 사실, 속으로는 정반대의 생각을 가졌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B는 A에게 100억의 재산에 대해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그래도 A는 B가 먼저 말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몇 달이 흐른 후.

 

B는 A에게 당초 약속대로 재산을 돌려주겠다고 말을 합니다.

"친구야, 10억을 돌려주마."

그런데 A는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지, 속으로 생각합니다.

"100억 중 10분의 1인 10억이라니. 90억을 돌려주어도 시원찮을 판에."

 

A는 고민하다 친구끼리 싸울 수는 없고 지혜의 왕인 '솔로몬 왕'을 찾아 갑니다. 솔로몬 왕 앞에 선 두 친구 A와 B. A와 B는 솔로몬 왕의 판결에 궁금증을 자아내며 왕의 입이 열리기를 기다립니다. 솔로몬 왕은 많은 고민 끝에 심판결과를 주문합니다.(여기서 '솔로몬 왕'은 십자군 전쟁과 시대적 배경이 다르나, 강의의 재미를 위하여 도입했음을 밝힙니다.)

 

 

다시, 교수는 학생들에게 묻습니다.

 

"어떤 판결이 나올까요." A와 B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요"라며, 교수는 말을 이어가면서 솔로몬 왕이 내린 주문을 외칩니다.

 

솔로몬 왕은 판결을 내립니다.

"B는 A에게 10억이 아니라, 90억을 돌려주어라."

 

"B는 A에게 90억을 돌려주어라."

...

 

교수는 "왜 이런 판결을 내렸을까요"라고 되물으며, 솔로몬 왕이 내린 판결내용을 이렇게 밝힙니다.

 

판결의 주 내용을 살펴보면, A가 전쟁터에 나갈 당시 B에게, "네가 원하는 만큼 돌려다오"라는 구두계약을 체결하였고, B는 A가 살아 돌아오자 10억을 A에게 돌려주었습니다. 이는 계약위반으로 90억을 돌려주어야 합니다. 그 이유는, B가 현재 가진 돈은 90억이고, '90억'이라는 액수의 의미를 살펴보면, 계약할 당시 B 자신이 원했던 금액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계약서 내용대로라면, A가 말하는 '네'라는 당사자는 B가 되고, B가 가졌던 '90억'은 B 자신이 원하던 액수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네가 원한만큼 돌려다오"라는 계약 내용은, B가 가지고 싶었던 '90'억이 되므로, 10억을 돌려 줄 것이 아니라 90억을 A에게 돌려주어야 마땅하다 할 것입니다. 이상과 같이 판결의 의미를 살펴보았습니다.

 

교수의 이야기가 끝나자 강의장은 웃음소리와 박수소리가 뒤 섞여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습니다.

 

교수의 강의를 끝으로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요즘사회는 '계약사회'라고 해도 과히 틀린 말이 아닐 것입니다.

인간과 사회는 모두 계약으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작은 계약이라도 계약내용을 꼼꼼히 살펴, 송사에 휘말려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되겠다는 생각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사는 이야기] "네가 원하는 만큼 돌려다오", 솔로몬 왕의 지헤/법률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