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병원에 입원한 나의 엄마, 해 줄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는 안타까운 현실

 

 

[사는 이야기] 병원에 입원한 나의 엄마, 해 줄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는 안타까운 현실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저 힘들게 몰아쉬는 숨소리만 듣고 있을 뿐이다.

목이 말라 물을 달라 애걸하는데도, 물 한 컵 줄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당분간 '물을 주면 안 된다'는 의사의 지시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저 그렇게 보고만 있을 수가 없어, 솜에 물을 묻혀 입에 재갈을 물리듯, 물려주니 한결 나아진 표정이다.

 

"식사 왔습니다."

점심을 나르는 아주머니의 외침에 다른 환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엄마는 꼼짝도 하지 않은 채 누워만 있다.

'OOO님', 'OOO님'하면서선생님이 아이들 출석 챙기듯 하는데, 엄마의 이름은 끝내 들려오지 않는다.

"식사 다 받으셨습니까? 맛있게 드십시오"라며, 다른 병실로 떠나는 아주머니.

엄마는 점심을 받지 못했다.

위가 좋지 않아 아직 밥으로 식사를 할 형편이 못되기 때문이다.

의사 선생님이 "오늘부터는 미음은 먹을 수 있다"고 했는데, 그것마저도 여의치 않다.

할 수 없이 며칠을 영양제로 버텨야만 할 것 같다.

 

지난해 10월, 엄마는 허리뼈가 부러져 입원을 했다.

시술도 잘 마쳤고 회복도 되는 줄 알았는데, 그간 앓아오던 지병이 되살아나 3개월 보름 동안 병원신세를 져야만 했다.

그리고 지난 주 퇴원 후, 많이 나아진 줄 알았는데, 급성으로 병원에 다시 입원한 엄마.

 

황급히 병원을 찾아 엄마를 보는 순간 덜컥 겁이 난다.

입 주변 살이 파르르 떨고 있다.

가뿐 숨소리는 입술과 그 주변 살갗을 가만 놔두지를 않는다.

얼굴은 창백하고 입술도 말랐다.

'힘을 잃은 눈동자'는 기력이 더욱 없어 보이게 만든다.

여든 셋 엄마가 불쌍하다.

그렇게 기세당당했던 엄마였는데, 한 순간에 이렇게 나약하게 변한 모습을 보니 가슴이 미어지고 찢어질 것만 같다.

 

 

이 세상의 엄마는 자식들을 어떻게 키웠을까?

 

아들, 딸, 어느 자식이든, 제 혼자 힘으로 큰 자식은 분명 없다.

세상이 떠나갈듯 울어대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당신 젖가슴을 드러내 젖꼭지를 물리고, 오줌 똥 묻은 기저귀는 맨손으로 받아내며 정성으로 길렀다.

최소한 세 살이 넘을 때 까지는 그렇게 키웠을 것이다.

요즘은 '어린이집'이다, '유치원'이다 해서 '옛날 보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초등학교 입학할 때 까지는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것은 어찌할 수가 없다.

나아가 초등학교 졸업할 때 까지도 엄마가 지니는 '관심의 끈'은 놓을 수가 없는 사정이다.

 

반대로, 이 세상의 자식들은 늙어서 세상을 떠나가는 엄마들에게 어떻게 해 왔을까?

 

엄마가 갓난아이를 낳아 클 때까지 똥오줌 받아내며 사랑으로 키우듯, 임종을 앞둔 엄마들의 대소변을 자식들이 받아내고 닦아 주어야만 되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싶다.

엄마가 나를 위해 똥오줌 받아내며 키웠듯이, 이제는 내가 엄마를 위해 그 일을 해야 할 때다.

엊그제 입원할 때와 달리 요 며칠 사이 나아진 엄마가 걱정은 좀 덜하지만, 사람은 언젠가 한 번은 죽는 법.

엄마가 저 세상으로 가는 그 때 나는 어떤 모습으로 엄마를 대할까?

나는, 나의 엄마가 나를 정성스레 키웠듯이, 나도, 나의 엄마에게 정성을 다해 저 세상에 곱게 가도록 해 줄지 의문이다.

차마, 이 글을 더 쓸 수가 없는 나 자신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아직, 엄마는 병실에 누워있다.

하루 종일 무슨 생각으로 지내는지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직장 때문에 엄마를 두고 어쩔 수 없이 병원을 나서야만 하는 나 자신이 참으로 보잘 것 없다.

지금으로서 엄마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부처님 앞에 '이 세상 아픈 모든 엄마들을 위한 기도'를 올려야겠다.

 

합장 기도합니다. _()_

 

[사는 이야기] 병원에 입원한 나의 엄마, 해 줄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는 안타까운 현실

 

Posted by 죽풍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혜안심 2015.02.02 00: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머님, 참회하며 감사드립니다_()_

  2. Favicon of http://bbs2014.tistory.com BlogIcon 깔롱퍽 2015.02.02 07: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제나 생각나는것이 부모님이져

  3. Favicon of https://lilyvalley.tistory.com BlogIcon 릴리밸리 2015.02.02 08: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물이 쏟아질 만큼 공감이가네요.
    어머님의 빠른 쾌유를 바라고 기도드립니다.()

  4. Favicon of https://hym9981.tistory.com BlogIcon 마니7373 2015.02.02 09: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의 어머님도 1년의 일정기간은 늘 병원에 계시다
    입퇴원을 반복하시다 결국은 기력이 다하셔 하늘나라로
    가셨는데..... 힘드시겠지만 마음과 정성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빠른 쾌유 빌겠습니다!!!!!!!!!!!!!!!

  5. Favicon of https://tokyo.innoya.com BlogIcon 이노(inno) 2015.02.02 09: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이가 들면 들수록 어머니의 존재는 정말 커지는것 같습니다. 건강이 뭐니뭐니 해도 최고인것 같고요.
    어머님께서 얼른 쾌차하시길 기도합니다

  6. Favicon of https://cbdok.tistory.com BlogIcon 명태랑 짜오기 2015.02.02 09: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인들은 골절이 위험하다고 하더니, 걱정이시겠습니다.
    작년에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잠시 울컥해 졌습니다.
    빠른 쾌유를 바랍니다~!

  7. Favicon of https://lifelab.tistory.com BlogIcon 한콩이 2015.02.02 10: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엄마랑주말에 다퉜는데 ‥반성하게
    되네요‥빠른 쾌유를 바랄께요!~

  8. Favicon of https://0572.tistory.com BlogIcon 『방쌤』 2015.02.02 10: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으시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기도합니다

  9. Favicon of https://star39.tistory.com BlogIcon 별내림 2015.02.02 12: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루속히건강해지시길기도할께요~~

  10. Favicon of https://su1624.tistory.com BlogIcon 도느로 2015.02.02 14: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도의 정성으로 쾌유하시리라 믿습니다.
    저는 군에 있을 때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임종도 못본 아주 나쁜 자식이랍니다.
    그러면서도 힘들때마다 제일 먼저 찾는것은 '엄마'더군요.
    저에겐 엄마가 아버지보다 더 큰 존재였습니다.
    함께 기도드립나디.

  11. Favicon of http://peai119.tistory.com BlogIcon miso73 2015.02.02 14: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휴 정말 세월이 너무나 무섭습니다...
    눈물이 나네요 ㅠㅠ

  12. Favicon of https://soulwit.tistory.com BlogIcon 세상속에서 2015.02.02 15: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빨리 쾌유 되시길 바랍니다.
    평소에 효도 하면서 살아야 하는데,,
    살다보면 어런저런 핑계로 잘안되는게 문제입니다.

  13. Favicon of https://adino.tistory.com BlogIcon 아디노 2015.02.02 16: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치료받고 건강해지시길....

  14. Favicon of https://nimpopoyes.tistory.com BlogIcon 톡톡 정보 2015.02.02 17: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았으면 합니다.

  15. Favicon of https://sjinub15.tistory.com BlogIcon misoyou 2015.02.02 22: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안타까운 상황이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