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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문

[나의 부처님] 마음먹기 달렸다, 법정스님/오늘의 법문에서/사는이야기

 

[나의 부처님] 마음먹기 달렸다, 법정스님/오늘의 법문에서/사는이야기

 

구례 천은사 풍경.

 

[나의 부처님] 마음먹기 달렸다, 법정스님/오늘의 법문에서/사는이야기

 

마음먹기 달렸다, 법정스님

 

<화엄경>에 '마음과 부처와 중생, 이 셋은 결코 차별이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마음이니 부처니 중생이니 하지만 이 세상은 결코 근원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겁니다.

표현만 다르지 하나라는 겁니다.

그러니 부처와 보살을 먼 곳에서 찾지 마십시오.

 

부처와 보살을 밖에서 만나려 말고 때로는 자기 집안으로 불러들일 수도 있어야 됩니다.

그렇게 되면 시들했던 관계도 새로운 활기로 채워집니다.

물질의 가옥이 정이 넘치는 가정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삶이 기쁨과 고마움으로 채워질 때 향기가 배어나게 마련입니다.

이게 바로 덕의 향기입니다.

 

삶이란 무엇입니까?

우리가 순간순간 사는 삶은 무엇입니까?

무엇을 위해 우리가 살아야 합니까?

이는 철학자만이 탐구할 명제가 아닙니다.

지금 현재, 이 순간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근원적인 물음입니다.

 

이 몸뚱이는 유기체입니다.

껍데기입니다.

더러 오랜만에 아는 분을 만나면 다들 저에게 '아이고, 스님 너무 야위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사실 저는 그런 소리를 들을 적마다 다행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시줏돈으로 얻어먹는 사람이 디룩디룩 돼지처럼 살이나 쪄서야 되겠습니까?

내 몸은 유기체인 동시에 껍데기이자 알맹이가 아닙니다.

콩깍지와 콩이 다르듯 말입니다.

몸은 콩깍지처럼 덧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콩은 세월의 풍상에도 아랑곳없이 늘 새로운 싹을 틔워낼 생명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콩깍지를 벗어난다고 해도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그런 생명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어떤 우주의 에너지 같은 것을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 어떤 것이 '참나'입니까?

우리는 몸에 너무 집착합니다.

몸이 곧 자신의 실체인 것처럼 늘 착각합니다.

그래서 몸에 좋다고 하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뭐든 구하려 기를 쓰고 먹습니다.

하지만 마음공부란 몸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기도하고 참선하고 참회하는 일은 결코 몸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오늘 절에 이렇게 오신 것은 몸이 온 것이 아닙니다.

일도 많은데 무엇이 끌어서 내 몸을 여기까지 데려왔습니까?
여기 안 올 수 있는데 한 생각이 일어나서 이 자리에 온 겁니다.

몸은 그저 따라온 것뿐입니다.

마음공부란 진정한 자아를 실현하기 이한 간절한 염원이면서 정진입니다.

이와 같은 정진을 거치면서 사람은 인간답게 성숙해 갑니다.

특히 나이가 먹을수록 성숙해져야 합니다.

성숙하지 않고 옛날 그대로 있다면 그 사람은 전혀 향상 되지 못한, 제 자리 걸음 상태인 것입니다.

 

각자 한 번 물어보십시오.

내 자신, 자안실현을 위해서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

내 인생이 소모되고 있는데 과연 내 자아실현을 위해서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를 자신에게 물어 보십시오.

삶이란 무엇이며 무엇을 위해 살아야 될 것인지 거듭 물어야 합니다.

산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해답은 그 물음 속에 있습니다.

 

과일에 씨앗이 박혀있듯이 해답은 물음 속에 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물어 보지 않고 그 해답을 끌어낼 수는 없습니다.

자신들의 삶을 저마다 꽃피우면서 사는 따뜻한 가정의 가계부에는 '촌놈 용돈 2만 원'이 아니라, '부처님께 용돈 20만 원'이라고 기록될 수 있습니다.

좋은 봄 맞으십시오.

 

 

위 마지막 문장, '촌놈 용돈 2만 원'과 '부처님께 용돈 20만 원'에 대한 이야기

 

법정스님께서 전하는 말씀입니다.

 

3년 전 할머니가 돌아가신 70세 된 할아버지는 한 동안 아파트에 홀로 살았습니다.

아들 내외는 그 모습이 안 돼 보여 아파트를 처분하고 같이 살면 잘 모시겠다고 약속을 하였습니다.

할아버지는 아파트를 처분하고 지참금(?)을 가지고 아들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는 무엇을 찾다가 며느리 방에서 우연히 가계부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지출항목 중에 '촌놈 용돈 2만 원'이라고 기록한 것을 보게 됩니다.

내용인즉, 며느리가 시아버지한테 주는 용돈을 '촌놈 용돈 2만 원'이라고 적었던 것입니다.

 

할아버지는 그 충격을 받고  그날로 집을 나왔습니다.

놀라우십니까?

하지만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하면서, 법정스님께서도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나의 부처님] 마음먹기 달렸다, 법정스님/오늘의 법문에서/사는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