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여행기 - '요정의 벽'으로 가는 길

04:40. 새벽녘에 일어나 주변 숲 속 길을 걸었다. 냇물이 하얀 거품을 내며 시원하게 흐르고 노란 민들레가 꽃이 흐드러지게 펴 있다. 트롤베겐(바위산)으로 향하는 길은 계속되었다. 산 정상부에는 흰 눈이 녹지 않고 있다. 길 옆으로 흐르는 강물은 1년 내내 많은 물이 흐른다고 한다. 유속도 대단히 빠르다.

북유럽 여행기 - 머문 숙소 내부(상)와 주변의 계곡

'요정의 벽'으로 가는 길목은 그야말로 감탄이 절로 나온다. 세상에 이런 곳이 또 어디에 있을까? 숨이 멎을 것만 같다. 꿈속에서도 이런 환상을 본 적이 없다. 철로가 길게 뻗어있다. 기차와 버스와 강물이 동무삼아 달리는 풍경이 정겹다.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해발 1천 미터를 오르는 절벽 위에 길을 닦았다. 1936년도에 만들어졌다는 이 길은 산으로 오를수록 오금이 저려온다. 고공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절대 오를 수가 없는 길이다. 눈이 오면 위험해 이 길은 5월말부터 10월까지만 개방한다고 한다.

북유럽 여행기 - '요정의 벽'으로 가는 길

커브를 도는데 버스 꽁무니가 코너 진 각도에 걸려있다. 아스팔트 끝으로 버스 바퀴가 10센티미터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지나가고 있다. 한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마주해 내려오고 있다. 용기가 참으로 대단하다. 가슴을 졸이면서 정상부에 올랐다. 모두 기사의 안전운행에 큰 박수를 보냈다. 산꼭대기에서 흐르는 물이 폭포를 이룬다. 물에 손을 담갔다. 매우 차다. 잠시 쉬었다 올라왔던 길 반대방향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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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옆으로 기다란 나무막대기가 박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눈이 내렸을 때 높이를 측정하는 표시란다. 우리나라에서 겨울철 눈이 많이 내린다고 해봤자 50센티미터 내외겠지만, 이곳에는 눈금이 미터 단위로 5미터가 넘는 막대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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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5. 피오르드를 건너기 위해 링게(LINGE KIOSK)에 도착했다. 피오르드는 바닷물이 내륙 깊숙이 들어와 형성된 너비가 좁고 긴 형태의 만으로 바닷물과 수평을 이루며 해발은 0m. 바닷물이 빙식곡을 채워서 형성된 지형으로 대부분 매우 깊다. 버스는 10여 분 도선을 타고 피오르드를 건넜고, 다시 유람선을 타기 위해 게이랑에르 피오르드 선착장으로 향한다. 이 길도 험하기는 앞서 언급한 '요정의 벽' 길 못지않게 험하다. 일명 '독수리의 길'이라고 하는데, 독수리 발톱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연중 개방한다고 한다.

북유럽 여행기 - 게이랑에르 전망대에서 본 피오르드

11:35. 게이랑에르 피오르드가 보이는 전망대 도착. 잠시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에 푹 빠졌다. 초록색과 에메랄드가 뒤섞인 물 색깔을 보니 피오르드는 신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 곳 피오르드 수심은 깊은 곳이 1300미터나 된다고 한다. 게이랑에르 전망대에서 본 피오르드는 큰 호수와 같다. 대형 유람선이 그림처럼 떠 있다. 1천 미터가 넘는 산들로 둘러싸인 게이랑에르 피오르드는 노르웨이에서 가장 유명한 피오르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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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 유람선이 출발하자 곧 바로 점심이다. 쌀과 닭과 야채 메뉴. 먹는 둥, 마는 둥, 음식이 입에 맞지가 않다. 유람선에서 많은 한국인 관광객을 만날 수 있었는데, 북유럽 여행 코스가 여행사마다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한국인 관광객이 찾는지 안내방송도 한국어로 안내를 해 준다.

주변의 높은 산에서 떨어지는 수많은 절벽폭포는 웅장함을 더해준다. 특히, 수 백 개의 폭포 중 결혼 못한 일곱 자매를 상징하는 7자매 폭포는 게이랑에르 관광의 극치라는 평가다. 이 폭포는 250미터 높이에서 암반 절벽을 타고 쏟아져 내린다.

북유럽 여행기 - 7자매 폭포

50~70도 정도의 경사진 언덕에는 주택이 있고, 농장도 보인다. 언덕이 아니라 깎아진 절벽이라는 표현이 정확하다. 1898년부터 농장을 개간했다고 하며, 당시엔 농장 수도 많았다고 한다. 심한 경사로 어린아이는 절벽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끈으로 묶어 놓았다나. 험한 자연 속에 살아남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 아니었을까? 농장에는 사과, 배, 자두가 200그루가 넘었고, 살구는 한 해 동안 600킬로그램을 생산했다고 한다.

북유럽 여행기 - 어떻게 저런 높은 곳에 집을 짓고 농장을 하며 살았을까?

이 피오르드에는 유람선이 서로 교행을 하는데, 다가오는 다른 유람선을 마주하면 경적을 울린다. 세 번을 크게 울리면, 상대 유람선은 한 번을 울리며 답을 하고, 답을 한 유람선이 다시 세 번을 울리면, 처음 유람선은 한 번 답을 하며 지나간다. 저들만의 안전운항을 위한 약속이다.

북유럽 여행기 - 게이랑에르 피오르드를 운항하는 유람선

13:35. 헬레쉴트에 도착했다.




 

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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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centurm.tistory.com BlogIcon 연리지 2011.09.06 06: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경치에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꼭 신선이 나타날것 같은 비경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죽풍 2011.09.06 10:05  댓글주소  수정/삭제

      풍경이 너무 아름답죠?
      정말로 환상적인 경치요, 풍경입니다.
      깎아지른 절벽에 인간이 터를 잡고 사는 것이 정말
      신기했습니다. 사람이 신선이라는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2. 박성제 2011.09.06 07: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우~~와 라는 감탄사 밖에 나오지을 안는군요
    정말 아름답습니다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이경치 죽기 전에 한번 볼수있을까요
    이리도 아름다운 사진을 주신 죽풍님게 감사드림니다

    • 죽풍 2011.09.06 10:06  댓글주소  수정/삭제

      언제나 제 팬이 돼서 응원해 주시는 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은 서울 교육중입니다.

  3. 백일홍 2011.09.06 08: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침부터 아름다운 경치에 눈이 시립니다....

    저런 곳에 사는 사람들은 세상 근심없이 행복하게 살것같은 생각이 드네요....

    실감나는 소개에 직접 가본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 죽풍 2011.09.06 1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정말 아름다운 곳입니다.
      저도 저런 곳에서 살고 싶기도 한데,
      고향 떠나 살 수 있을지가 궁금합니다.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4. Favicon of https://rkawn.tistory.com BlogIcon 주테카 2011.09.06 11: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오.. 우리나라가 전형적인 남방계 산악지대라면,
    북유럽은 역시 다르군요. 그래서 북유럽 여행이 즐거운 듯 합니다.

  5. Favicon of https://neowind.tistory.com BlogIcon 김천령 2011.09.06 18: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대단한 자연의 작품입니다.
    위태위태한 길이 풍경이 되어 버리는군요.
    잘 보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s://bamnwind.tistory.com BlogIcon 죽풍 2011.09.07 14: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런 길을 어떻게 개설했는지 참으로 신기했습니다. 길이 예술이더군요. 길에서 삶의 짜릿한 경험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