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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찾기프로젝트

[행복찾기] 대봉감 50개 들이 15kg 한 박스에 2만 원, 덤으로 19개나 얹어 주신 할머니 /함양~거창 간 국도 24호선을 잇는 도로변에 사과와 감을 사는 즐거움/함양과 거창의 특산물인 사과와 감/죽..


[행복찾기] 대봉감 50개 들이 15kg 한 박스에 2만 원, 덤으로 19개나 얹어 주신 할머니

/함양~거창 간 국도 24호선을 잇는 도로변에 사과와 감을 사는 즐거움/함양과 거창의 특산물인 사과와 감/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함양~거창 간 24번 국도변에서 판매하고 있는 대봉감.


풍성한 가을이다.

농촌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시간을 보낸다.

벼를 수확하거나 나락을 말리고, 사과와 감을 따고, 김장김치용 배추와 무를 캔다.


내년 수확을 위한 작물재배도 한창이다.

마늘 파종은 이미 끝이 났고, 양파는 지금 한창 모종을 옮겨 심고 있다.

일손이 달려서 동네 할머니까지 모두 동원됐다.

거동이 불편하지 않으면 할아버지도 좀 거들면 좋으련만 들판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아마 다른 일을 하고 있으리라.


함양과 거창을 잇는 국도 24호선.

이 도로 양쪽으로는 함양과 거창 특산물인 사과를 많이 재배하고 있다.

지금 수확을 하고 있는 사과는 부사라는 품종이다.

단 맛이 강하고 사과 속에 꿀이 배여 있어 꿀맛이 난다.


도로변 가판대에서 판매하는 것은 사과뿐만 아니라 감도 있다.

홍시로 유명한 대봉감이다.


오후 운동으로 동네 한 바퀴를 돈다.

들판에 난 농로를 따라 걷기도 하고, 아스팔트길도 걸어야 한다.

집 가까이 도로변에서 과일을 판매하는 곳이 세 군데나 된다.

과일 파는 할머니가 손짓을 한다.

"여기 사과 하나 먹고 가."

"괜찮습니다"라고 하니, 할머니의 계속되는 손짓에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미리 깎아 놓은 사과 한 조각을 건네는 할머니.

"참말로 맛이 있습니다"

할머니와 오순도순 나누는 이야기가 벌써 삼십 분을 넘겼다.

손님도 몇 다녀간 그 사이에 친구가 돼 버린 느낌이다.





집으로 가자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데 눈앞에 대봉감이 보인다.

"저 감은 얼마예요?"

"50개 들었는데, 2만 원 받으라고 하던데..."

"딴 데보다 많이 싼 거 같은 데요"라면서 한 박스를 사겠다고 하니 덤으로 더 얹어 주셨다.

집에 와서 무게를 달아보니 50개가 든 2만 원짜리는 15kg이고, 덤으로 준 감은 19개나 되었다.


할머니가 그냥 돈 생각하고 판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집에서 힘들게 키운 농산물을 싼 값에 팔수밖에 없는 농촌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만큼 유통 단계가 많고 제 값을 받지 못하기에.

싼 값에 그리고 덤으로 준 할머니의 넉넉한 마음에 그저 감사하는 마음뿐이다.

잘 익은 홍시는 병원에 계시는 엄마에게로 갈 것이다.


국도 24호선을 이용하는 함양~거창을 오가는 여행자는 푸짐한 농촌의 가을을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



50개 들이 한 박스에 2만 원을 주고 산 대봉감. 덤으로 주는 감도 19개나 된다. 할머니에게 고맙고 미안할 따름이다. 맛있는 뭐라도 사들고 가서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