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행복찾기프로젝트

[행복찾기] 연말연시 들뜬 분위기지만, 병원에 홀로 계시는 어머니 생각에 미어지는 가슴/어머니 덕에 먹지 못한 싱싱한 회를 먹고 싶은 생각/사는 게 무엇인지/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행복찾기] 연말연시 들뜬 분위기지만, 병원에 홀로 계시는 어머니 생각에 미어지는 가슴

/어머니 덕에 먹지 못한 싱싱한 회를 먹고 싶은 생각/사는 게 무엇인지/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허리만 아프지 않으면 기상이 넘쳐 아직도 세상을 주무르고도 남을, 새해 86세가 되는 어머니.


삶, 인생, 목숨, 생명.

다른 의미로 보이지만, 각각 따로 놓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사람이 산다는 것, 무슨 의미를 둬야 할까?

인간은 언젠가 죽는 법, 한 번 죽지 두 번 죽지 않는다.


핏줄을 이어받은 부모형제, 돌아서면 남남이라는 부부사이, 목숨보다 소중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친구사이, 가족보다 낫다는 이웃집인 이웃사촌.

인간은 관계를 떠나서 살 수 없는 모양이다.

인간관계는 항상 좋을 수도 없고, 나쁜 것도 영원함은 없다.

사는 동안 그렇고, 그렇게, 살다 가는 모양이다.


연초에 웬 넋두리?

며칠 전 아버지 14주기 제사를 지냈다.

어머니는 허리가 좋지 않아 휠체어 타는 신세로 요양병원에서 5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아버지 살아생전 자식으로서 도리나 효도라고 별로 해 본 기억이 없다.

어머니를 모시면서 같이 살면 좋으련만, 이 핑계 저 핑계로 병원에 홀로 두고 있다.

기껏해야 형제들이 돌아가며 어머니 외출로 함께 외식을 하는 것이 자식도리의 전부로 비친다.


연말연시, 분위기가 뒤숭숭한 탓인지 온갖 잡념이 머릿속에 가득하다.

너무 깊게 생각하거나 고민할 필요는 없지만, 때가 그런지 잡생각이 인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까?

다른 이들도 나와 같은 잡생각에 빠지기도 할까?


하나 뿐인 아들은 나름 성실하고 제 할 일을 한다는 생각이다.

하기야 어느 부모가 자식이 못한다고 말할까?

그럼에도 아들은 부모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지도 않는 모양이다.

아니, 잘 지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안 해도 된다 생각해서 연락도 없는 것인지?

먼저 연락해 보고 싶지만 별로 그러고 싶지는 않다.

해봐야 바쁘다거나, 별일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할 것이기 때문에.

하기야 무슨 문제가 있으면 당연하게도 벌써 연락이 왔지 않았겠는가.


자식과 관련하여 자주 연락이 없다고 나무라거나, 집착을 하는 부모들이 참고해야 할 만한 스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동물은 새끼를 낳아 크면 따로 독립해서 살아가지만, 인간은 죽을 때까지 부모자식 관계를 유지하면서, 필요에 의해 서로 간섭하며 불화를 자초하는 면이 있다.”라고.

말은 그럴싸하게 잘도 하지만, 말과는 달리 마음은 다른 것이 인간의 본능.

“너희들만 잘 살면 그것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라 말하는 부모지만, 실제 마음은 그것뿐만 아니라는 사실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


나는 하나 뿐인 아들이 결혼하여 새 가정을 꾸리면 인연을 끊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부모가 먼저 연락해서 부담을 지우고는 싶지 않다.

자식이 스스로 부모를 찾으면 그것까지는 말리지는 않을 터.

“오면 오는 모양이다”, “가면 가는 모양이다”라는 생각으로 산다면 그것이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

효자는 자식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는 법.


해가 바뀌는 이 때, 병원에 홀로 계시는 어머니 생각에 머리가 복잡하다.

간병인이 거들어주지 않으면 침상에 누워 꼼짝도 못하는 어머니.

어머니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지만, 잠시 생각에서 벗어나면 내 살기 바쁜 세상이다.

참 못된 자식이다.

최소한의 자식 된 도리를 지키기 위해 오는 주말 병원으로 갈 예정이다.

그 덕에 나도 좋아하는 싱싱한 회를 실컷 먹어 볼 요량으로.






[행복찾기] 연말연시 들뜬 분위기지만, 병원에 홀로 계시는 어머니 생각에 미어지는 가슴

/어머니 덕에 먹지 못한 싱싱한 회를 먹고 싶은 생각

/사는 게 무엇인지/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