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 놓으면 어디로 가야 합니까?
이래 놓으면 어디로 가야 합니까?
어제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귀가하는 중 용감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인도에 떡 하니 길을 막고 선 승용차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한 곳에, 그것도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점심시간에 말입니다. 점령군이 정부를 점령하듯, 차가 인도를 당당한 모습으로 점령하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마디씩 수군댑니다. 차를 저렇게 주차하는 사람의 심장은 도대체 어떤 거라고 말입니다.
이왕 주차 애기가 나왔으니, 자가 승용차 관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를 거의 하지 않는 편입니다. 주차한 차량 사이가 좁아 문을 열고 닫을 때, 충돌로 인한 흠집이 자주 나기 때문에 말입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그럽디다. 뭐, 차는 그냥 타고 다닐 정도만 되면 되지, 흠집이 조금 난 게 뭐 대수냐고 말입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차량 실내 장식은 물로, 매일 같이 닦고, 조이고, 기름 치며 애지중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집 보다는 차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야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흠집이 난다면 신경 쓰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느 자리에서 있었던 얘깁니다.
"뭐, 차에 키스 좀 난다고 그게 그리 대순가?"
"새 차에 흠이 나서 차를 탈 때 마다, 눈에 보이고 거슬리며 신경 쓰이는데, 그게 괜찮은 건가? 네 차라면 괘않겠나? 그리고 또, 오래된 헌차라서 키스도 여러 군데 간 차라면 모르지만 말이야."
"물론, 그렇긴 한데, 뭐 차에 생명을 걸 필요가 있나? 괜히 스트레스 받는 사람만 손해지."
"그야 맞지. 그런데 일부러 차를 긁어 피해를 주는 사람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되니?"
"그래, 그런 사람은 좀 문제가 있겠지."
"차를 긁혀 뭐 이것쯤이야 어때서 하는 사람이, 자신이 사는 집 벽이나 담장에 스프레이로 붉은 칠을 해 놓았다면, 그 사람은 어떤 기분이 들까, 난 그게 궁금해. 차를 긁혀 뭐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집을 긁혀도 역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까?"
"..."
"사람은 자기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물건이나 재산이 있잖아. 그런데 그런 것을 자신의 기준에 맞춰 상대방에게, '뭐, 그게 어때서'라는 인식은 좀 곤란하지 않을까? 자신이 당해보면 그때서야 뭐 이게 아닌데 하면서 이해할까?"
"..."
내 것이 소중하고 중요하면, 남의 것도 소중하고 중요하지 않을까요?
내가 잠시 편하고자, 많은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피해를 준다면, 역시, 이런 것도 해서는 안되리라 생각합니다. 간단히 생각할 수 있는 주차문제,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래 놓으면 어디로 가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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