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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찾기프로젝트

[동물학대 사례] 동물학대, 사람답게 사는 사람이 할 짓은 아닐 것입니다

 

[동물학대 사례] 동물학대, 사람답게 사는 사람이 할 짓은 아닐 것입니다

 

외출했다 집에 돌아오니 주인을 잃은 개 한 마리가 집을 점령하고 있다.

 

어제(15), 깜짝 놀랄만한 사건(?) 하나가 발생했습니다.

외출 했다가 집에 돌아오니 오후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지만 캄캄한 밤입니다.

시골이라 가로등도 보안등도 별로 없어 집 주변은 언제나 어두운 편입니다.

짐을 챙기고 도로에서 집안 데크 쪽을 보니 두 개의 파란 빛이 보이는 것입니다.

직감적으로 두 개의 파란 빛은 밤에 볼 수 있는 동물의 눈에서 발하는 빛이란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생각이 일어나는 것, “고라니가 산에서 내려왔나라는 것입니다.

 

긴장감을 가지고 집안으로 걸어 들어가니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개 짖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두 눈동자에서 빛나는 주인공은 개였던 것입니다.

웬 개가 이 시간에 남의 집에 와 있는 것이지”, 달려들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하자 오금이 저리고 머리털이 쭈삣 서는 것입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개가 공격하면 방어할 자세까지 염두에 두면서 몽둥이 하나를 집어 들었습니다.

천천히 앞으로 전진 하면서 긴장감을 유지한 채 집 가까이로, 개가 있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시골에 살면서 집에 개를 한 마리 키우려고 오랜 시간 고민을 하였지만 개를 키우지 않기로 결정한 이유가 따로 있던 터였습니다.

평소 장거리 외출을 자주 하는 편이라 개 먹이를 주기 곤란한 문제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이웃에 좀 부탁하면 되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오갔지만, 그것도 한 두 번이지, 계속 부탁 할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도로에서 집 데크까지 거리는 50미터가 훨씬 넘는 먼 거리입니다.

개와 마주치는 거리가 가까워오자 개는 더욱 큰 소리로 짖어댑니다.

개가 큰 소리로 짖는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이 먼저 겁을 집어 먹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드디어 개와 5m, 3m로 가까워졌는데도, 개는 공격을 하거나 달라 들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꼬리를 내리고, 꽁무니를 빼면서 뒤로 물러나기까지 합니다.

사람과 개의 이번 싸움은 이미 결론이 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개가 사람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나는 알아버렸기 때문입니다.

 

집안으로 들어서고 제법 시간이 흘러 혹여나 싶어 밖을 내다보았습니다.

어둠이 가득한 캄캄한 세상, 개는 어디론가 가지 않고 데크에 쭈그려 앉아 있는 것입니다.

집으로 가라고 쫓아 보내도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바깥 등을 켜고 가까이에 가서 개를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개는 얼마나 굶었는지 살이 많이 빠져 등뼈와 갈비뼈가 툭 튀어나온 것입니다.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자, 또 하나의 생각이 떠오르는 것이, 이 녀석은 오늘 배를 채웠는지가 궁금해지는 것입니다.

 

급히 밥과 돼지고기 찌개 남은 것을 섞어 물 접시와 함께 자리에 놓으니 개는 순식간에 먹기 시작합니다.

며칠을 굶었는지, 개는 먹는 데 정신이 없을 정도로 허겁지겁 먹기에 정신을 잃었습니다.

큰 접시에 가득 담은 밥은 순식간에 바닥을 보이고 이제는 물을 먹기에 바쁩니다.

이 개의 주인이 누구인지, 사는 곳은 어딘지, 어쩌다 떠돌게 되었는지, 참으로 불쌍하고 가엾다는 생각이 밀려옵니다.

 

 

 

밥을 먹고 배를 채운 개는 집을 떠나지 않을 태세입니다.

그렇다고 밤중에 쫓아 보낼 곳도 없고, 그럴 마음도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결국 개를 집에 재우기로 하고, 종이 박스에 보온재인 뽁뽁이를 깔고 밖에 둔 채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잠시 뒤 밖으로 나가보니 개는 박스 안에 쭈그려 앉아 있는 것입니다.

아주 추운 날씨가 아니었기에 이 정도면 밖에서 잘 수도 있겠다싶어 다시 집 안으로 들어와 일을 보는데, 마음이 어딘가에 걸리적거리는 것입니다.

 

아무리 짐승이라도 그렇지. 밖에서 재우는 것은 안 되겠다. 조금 덜 추운 현관에서 오늘 밤만 재우고 주인을 찾아 주든지 하자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현관에 박스를 깔고 잠자리를 만들었습니다.

개는 박스 안으로 잘 들어가지 않고 현관에서 서성거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잠자리가 바뀌어서일까요, 아니면 주인집이 아닌 데서 이러니 체면 차린다고 그런 것일까요.

잠시 뒤 몰래 살펴보니 개는 박스 안 바닥에 등을 대고 누운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으려니 다시 일어나 밖으로 나옵니다.

더 이상 괴롭혀서 안 되겠다는 생각에 곤히 잠자는 모습을 촬영하는 것은 포기를 해야만 했습니다.

 

 

 

개는 얼마 동안이나 목욕을 하지 않고 밖으로 돌아다녔는지 냄새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현관이 코를 찌르는 냄새로 가득합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하룻밤만이라도 내가 사는 집에서 편안하게 잘 잤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미 동네 이장한테는 개 주인을 찾아달라는 요청을 해 놓은 상태입니다.

목줄이 있는 것을 보니 개 주인이 있는 듯합니다.

부디 주인을 찾아 행복해 하던 그 시간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개가 잠시 동안 잃어버렸던 행복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면 나도 행복할 것입니다.

키우던 개를, 휴가철을 맞아 섬에 버리는 사례가 많다는 것을, 뉴스를 통해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부디 생각이 있는 사람으로서 그런 행동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동물학대, 사람답게 사는 사람이 할 짓은 아닐 것입니다.

 

 

 

[동물학대 사례] 동물학대, 사람답게 사는 사람이 할 짓은 아닐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