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개한 가을꽃 구절초(2020. 10. 4.)

시월이면 가슴이 시린다.

더군다나 시월의 마지막 날인 31일에는 가슴을 파고드는 시리움은 더욱 깊기만 하다.

유난히 가을을 타는 나의 성격 탓이리라.

 

'시월의 마지막 밤'은 자연스레 어느 가수가 한때 불러 인기를 누렸던 노랫말이 떠오른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나는 왜 유독 시월의 마지막 날이 가슴 시림을 느끼며 그 밤을 기억하고 있는 걸까.

 

내겐 시월의 마지막 밤에 대한 특별한 추억이 있다.

꼭 30년 전인, 1990년 10월 31일 수요일인 강원도 설악산을 여행한 기억과 그로부터 17년 후인 2007년 10월 31일 수요일에 대청봉을 오르기 위해 설악산을 찾은 기억이다.

17년 차를 두고 설악산을 찾은 날짜는 시월의 마지막 날이요, 요일도 똑 같은 수요일인데 우연이 일치일까.

내게 있어 특별한 의미로 시월의 마지막 날을 기록하고 있다.

 

가을 야생화 구절초가 만개했다.

산청에서 합천으로 가다 만난 구절초는 하늘을 덮을 정도로 만개했다.

구절초는 중양절인 음력 9월 9일 채취한 것이 약효가 가장 좋다는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가을 야생화 중에서도 제일 으뜸인 구절초는, 아이를 가지지 못한 어머니의 지극정성으로 아이를 낳았다는 뜻이 담겨 있다는 의미에서, 선모초(仙母草)라도 불린다.

구절초 꽃말은 '가을 여인'이라고 한다.

 

시월의 마지막 밤과 구절초.

구절초 가을여인에 푹 빠지고 싶은 시월의 마지막 밤이다.

나의 시린 가슴, 소주 한 잔이 녹여 주리라.

 

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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