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해맞이를 하려는 분들께 보내는 초청장


▲ 홍포 앞 바다 실루엣을 배경으로 해와 달이 만난 흔적. 어떻게 이런 사진을 찍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합성은 아닙니다. 궁금하신 분은 기자에게로 문의해 주십시오.
또 한 해를 정리할 시간이다. 언제나 그러하듯 새로운 마음은 어느 새 헌 것으로 변하고 또 다시 새로운 마음 다지기를 원한다. 애초 마음속으로 다짐할 때의 계획대로 안 될 것을 짐작하면서도, 그래도 새로운 마음을 다 잡지 않을 수 없다.

▲ 홍포 앞 바다, 해와 달의 만남 흔적 2
뻔히 보이는 거짓말이라 할지라도 새로운 다짐 속에서 삶의 가치를 되새겨야 하지 않을까? 저 멀리 태평양 바다 속으로 떨어지는 낙조가 아름다운 홍포(虹浦)마을의 일몰. 갯가 마을에 무지개가 아름답게 피어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바다위의 섬인지 사막속의 오아시스인지 모를 실루엣을 감상하면서 조용히 명상에 잠긴 채 지나간 한 해 자신이 걸어 온 길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자.

▲ 홍포마을의 일몰. 한 해가 저물고 있는 태양 위를 한 마리의 갈매기가 힘차게 비상하고 있다.(2005. 12. 14. 17:07)

▲ 하늘, 구름, 태양, 바다, 섬, 그리고 노을. 이 외에 또 무엇이 있을까?(2005. 12. 14. 17:13)

▲ 붙잡아도 붙잡히지 않을 태양은 바다 속으로 빠져 들고 말았다. 아쉬운 마음이다.(2005. 12. 14. 17:17)
수많은 사람들의 소원이 한 곳에 모였다. 두 손 모은 빈 공간에 무슨 소원이 들어 있을까? 소리 없는 소원은 희망을 불태워 붉은 태양으로 변해 남해 앞 바다에서 힘차게 떠오르며 모든 사람들에게 축복을 내릴 것이다. 소원이 이루어진다면 겨울의 매서운 찬 바람이 분다고 한들 무엇이 두렵겠는가. 전국의 아름다운 일출명소가 많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일본 대마도의 전봇대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바라다 보이는 장승포 몽돌개 바다 일출이 그토록 아름답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 장승포 몽돌개 일출. 저마다 가슴속에 묻어 둔 새해 소원을 빌고 있다.(사진은 지난해 새해 해맞이 축제모습)
사람들이 소리 높여 환호한다. 탄성이 곳곳에서 들려온다. 박수소리가 이어지고 만세삼창도 연속으로 파도를 탄다. 드디어 애국가도 들려온다. 가슴이 찡하다. 두해 전 아버지가 돌아 가셨을 때 느낌과 비슷하다. 참 희한하다. 일출은 모든 사람을 열광 속으로 빠져 들게 만드는 모양이다. 그것도 새해 첫 날의 일출은 더더욱 그런 것 같다. 사람을 흥분하게 하고 새로운 다짐을 하며 자신과 약속을 만드는 마력을 가졌다. 나만의 생각일까?

장승포 사람들. 2006년 열 번째 열리는 신년 해맞이 축제 준비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장승포 몽돌개 언덕에서 새해 첫 날 새벽에 새 날을 여는 길놀이를 시작으로 시루떡 절단하기, 신년 소원 소지올리기, 20만 거제시민의 화합과 발전을 위한 시민 대 합창, 색소폰 연주에 이어 찬란히 떠오르는 해 오름을 감상하며 소원을 빌고, 새해 함성과 함께 대북공연의 우렁찬 북소리를 하늘에 전달한다. 장승포 사람들은 인정이 많기로 소문 나 있다. 그래서인지 새해 첫 날 이 곳에 모인 모든 이들에게 정이 듬뿍 담긴 시루떡과 향기 찐한 유자차를 대접하여 추운 마음도 녹여 줄 것이라 한다.

▲ 신년 해맞이 축제에 모여 든 사람들. 대북공연에 몰입해 있다.(사진은 지난해 축제모습)
거제도 장승포항. 장승포항은 1965년 국제무역항으로 개항하여 거제도 발전의 선도적인 역할을 했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불 꺼진 항구'로 명성(?)을 날렸을 정도로 침체된 적도 있었지만, 장승포 사람들의 끈기와 의지로 이제는 예전의 모습을 서서히 되찾아 가고 있다.

한국의 시드니항구라 불리는 이 항구 언덕배기에 출항한지 6년간의 긴 항해 끝에 2년 전 완공을 본 거제문화예술회관이 우뚝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은 호주의 오페라하우스에 버금갈 정도로 아름다운 건축물로서 이 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작지만 아담한 모습으로 장승포 사람들의 자존심을 지켜 주는 장승포항의 야경은 그야말로 환상 그 자체로서, 최근에는 문화예술회관의 야간경관 조성으로 더욱 화려한 야경을 연출하고 있다.

▲ 눈이 잘 오지 않는 거제도. 올 3월 몇 년 만에 거제도에 흰 눈이 내렸다. 한국의 시드니항구라 불리는 장승포항. 이 곳 언덕배기에는 호주의 오페라하우스에 버금가는 거제문화예술회관이 자리 잡고 있다. 아래쪽은 50분이면 부산에 도착할 수 있는 여객선의 모습이다.
▲ 바다 위에 떠있는 듯한 거제문화예술회관 야경. 호텔아트와 수영장이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거제도. 이제는 오래 전 거제도의 모습이 아니다. 서울에서, 강원도에서 거제까지 막연히 다섯 시간 이상 걸릴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그런 생각을 고쳐야 할 것이다. 지난 12일 고속국도35번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됐다. 서울에서 세 시간 반, 대전, 광주에서 두 시간, 진주에서는 사십 분이면 거제에 닿을 수 있다.

거제도는 바다를 끼고 도는 일주도로 칠백리가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고, 겨울의 쪽빛 바다가 너무나도 아름다운 곳이다. 혼자만의 조용한 일출모습을 보고 싶다면, 해안도로 인근에 차를 세워 놓고 감상할 수 있으며, 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웅장한 일출의 모습과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장승포몽돌개, 학동몽돌해수욕장, 그리고 해금강에서 감상할 수 있다.

▲ 학동몽돌해수욕장으로 가는 길목에서 바라 본 외도. 섬 너머 멀리 대마도가 선명하게 보이고, 도로변에서도 일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한 때 산에 미쳐 주말이면 전국의 명산을 돌아 다녔던 적이 있었다. 삼년동안 공을 들여야만 지리산 천왕봉 일출을 볼 수 있다는 말을 듣고는 포기하려다가 실제로 연속 삼년만의 등산 끝에 힘차고 웅장하게 떠오르는 천왕일출을 보고, 말로써 글로써 표현할 수 없는 환희의 오르가슴을 느낀 경험이 새롭게 떠오른다.

이제까지 산에서 새해 일출을 맞이한 분들에게 거제도 일출을 보러 오시라 이 초청장을 보낸다.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태양은 산에서 솟구치는 태양과 분명 다른 모습으로 자신의 추억폴더에 저장될 것이다.

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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