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거제 대구축제
어릴 적 동화책 그림 같은 소박한 어촌마을 외포항. 푸른 바다 위를 갈매기떼가 무리지어 날고, 고기잡이 어선은 휴식을 취하는지 조용한 모습으로 항구에 잠들어 있다. 그림 같은 이 마을에 대구축제도 보고, 대구 맛도 보기 위해 전국의 많은 여행객들이 몰려 성황을 이루었다.
거제시 대구어획량 통계자료에 따르면, 1987년 이전까지만 해도 연간 1만 미 이상 계속하여 잡혔지만, 그 이후로 매년 급격히 감소하다가 93년도에는 공식적으로 한 마리도 어획하지 못했다. 그만큼 어민들의 삶도 고달팠고 이마의 주름살도 더욱 깊게 패였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관계기관의 지속적인 대구인공수정란 방류사업으로, 이제는 예전처럼 대구잡이 황금어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난해에는 2만466미로 공식통계 집계 이후 최고의 어획량을 기록했으며 올 해도 2만미를 훨씬 넘길 것으로 예상돼 어민들의 웃음과 기쁨도 함께 클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대구 두 마리 정도면 아가미젓, 내장젓, 알젓, 고니젓 등 여러 가지의 젓갈을 담아 식탁에 올릴 수 있어서 젓갈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어종으로 꼽힌다. 대구는 12월부터 이듬해 2월경까지 산란을 위해 남해와 동해 연안의 바다로 회유하는데, 이때 잡힌 대구는 산란기를 맞아 영양을 비축하기 때문에 맛이 제일 좋지만, 산란기가 끝나 북양으로 돌아간 대구는 기름기가 빠져 맛이 떨어진다.
대구축제를 보러 온 관광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으로 떡국을 나누어 주고 있다. 추운 날씨 때문인지 콧물을 흘리면서도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국을 맛있게 먹는 모습이 참 행복해 보인다. 침이 꿀꺽 넘어간다. 매서운 칼바람이 얼굴을 얼게 해도 아이는 더 없이 해 맑은 모습이다. 한 그릇 먹고 싶은데 줄을 내려 선 길이 너무 멀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게 비싸지 않아 웬만하면 대구 몇 마리 사서 젓갈도 담고, 찜도 만들고, 탕도 끓여 먹을 수 있다. 겨울 찬바람에 반쯤 말린 대구 한 마리로 대구 풀코스 요리를 만들면 연말의 송년 분위기는 최고의 절정. 흰 속살은 회를 만들고, 껍질은 난로 위에 구워 포를 만들어 고추장에 찍어 먹어 보자. 이때 초고추장보다는 고추장이 제격이다. 머리는 탕을 만들어 뜨끈한 국물 맛과 함께 소주 한잔을 들이키면 "캬아"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곳에 사는 정점순, 정영희 자매. 새벽 일찍 일어나 집안일을 정리하고 어판장으로 나간다. 대구와 함께 새로운 삶의 자리를 만들어 인생의 미를 가꾸고 있는 아름다운 여성이다. 이곳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살고 있는 토박이다. 의례적인 말로 보람이 뭐냐고 하니 "그냥 일이 재밌고, 사람들과 부대끼는 모습에서 삶의 의미를 새기면서 자신에 충실하고 가족들에게 성실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평범하게 답한다.
출처 : '해장국에 젓갈까지', 버릴 게 없는 대구 - 오마이뉴스(2005.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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