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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거제도여행코스] 장목면 '거제수협관포위판장'에서 활어 경매현장/거제도 가볼만한 곳

 

[거제도여행코스] 장목면 '거제수협관포위판장'에서 활어 경매현장

/거제도 가볼만한 곳

 

 

[거제도여행코스] 장목면 '거제수협관포위판장'에서 활어 경매현장

/거제도 가볼만한 곳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7월 말.

오후 2시가 가까워지자 사람들이 한 곳으로 모여들고 있다.

덩달아 물차(활어를 싣는 차)들도 일렬로 대열을 갖췄다.

이곳은 매일같이 활어를 경매하는, 거제 장목면 관포리에 위치한 '거제수협관포위판장'.

 

이 곳 위판장에서는 매월 첫째 주와 셋째 주 일요일을 뺀, 오후 2시가 되면 활어 경매가 시작된다.

이날 선을 보인 활어는 장어, 가오리, 성대, 낭태 등 네 종류였고, 문어와 홍합 몇 포대가 전부였다.

수온이 높고 더운 날씨로 바다 작업을 하기 어렵다 보니 많은 물량을 많이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잠시 후, 경매사가 무대에 오르고 경매가 시작됐다.

속사포 같은 경매사의 말에 덩달아 중매인의 손놀림도 바빠졌다.

옆에서 듣는 사람으로서는 도무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아들을 수가 없다.

잠시 후, 그물에 쌓인 낙지 한 포대가 중매인에 낙찰되고, 물건이 넘겨졌다.

다시 이어지는 경매사의 빠른 말을 듣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만 했다.

두 번 듣고, 세 번을 듣고 나니, 무슨 말을 하는지 어렴풋이 짐작이 간다.

 

"자, 장어, 장어. 장어 8kg."

(경매사의 말에 중매인은 저마다 손가락 모양으로 가격이 얼마인지를 경매사에게 전달한다.)

"장어 8kg에 102,000원, 3번. 3번 낙찰."

 

경매사는 어종과 무게를 말해주면, 중매인은 손가락으로 가격을 표시하는 방식으로 경매가 이뤄진다.

경매사는 중매인의 손놀림을 놓치지 않고, 최고 가격을 표시한 중매인에게 낙찰을 하게 된다.

이때 중매인은 다른 중매인에게 자신이 표시하는 가격이 노출되지 않게 하기 위해 자신만의 노하우를 발휘한다.

 

한 포대의 장어가 낙찰되고, 다시 문어 한 포대가 경매대에 올랐다.

 

 

 

"자, 문업니다. 문어, 문어. 문어 4kg."

채 10초도 지나지 않아 낙찰됐다는 선언이 이어진다.

"문어 4kg에 53,000원, 7번."

 

약 20분 동안 경매대에서 이뤄진 경매는 끝이 나고, 바닥으로 내려와 다시 위판을 하는 경매사.

이번에는 죽은 고기 한 상자와 홍합 두 포대로, 이것 역시 깔끔한 마무리로 끝을 낸다.

이제 모든 것을 마쳤나 싶었는데, 중매인과 구경꾼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있다.

그런데 땅 바닥에 놓인 물건을 보니, 활어도 아니고 어패류도 아닌 고구마 줄기가 단으로 묶여 큰 그릇에 담겨 있다.

연신 말을 쏟아내는 경매사의 입에 주목하는 구경꾼들 표정이 재미가 넘쳐난다.

 

 

"자, 이제 잡어. 잡업니다. 잡어."

"잡어, 잡어 한 묶음에 11,000원. 10번, 10번 낙찰."

 

구경꾼들은 고구마 줄기를 잡어라고 말하는 경매사의 넉살에 한 동안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이 고구마 줄기는 횟집 반찬거리로, 농사짓는 중매인들이 간혹 가져 나와 다른 중매인들에게 위탁 판매한다고 한다.

비단 고구마 줄기뿐만 아니라, 다른 채소도 가끔 경매된다고 귀띔해 준다.

뜨거운 열기가 식지 않은 한 여름 어느 날.

바닷가에 자리한 활어 위판장에는 태양의 뜨거운 열기만큼이나 삶의 열기도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거제도여행코스] 장목면 '거제수협관포위판장'에서 활어 경매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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