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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문

[나의 부처님] 생명의 실사(2), 서암스님/오늘의 법문에서

 

[나의 부처님] 생명의 실사(2), 서암스님/오늘의 법문에서

 

갓바위 부처님.

 

[나의 부처님] 생명의 실사(2), 서암스님/오늘의 법문에서

 

9월 21일, 넷째 주 일요일입니다. 오늘의 법문은 서암스님의 '생명의 실사'에 관한 내용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꾸며 살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행복을 원한다고 마음대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닐 것이요, 설사 행복을 느낀다 해도 거기에 만족을 하지 못하고, 더 큰 행복을 바라며 사는 것이 인간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작은 행복도 잘 지키며 사는 것이 중요하며, 큰 행복을 바라는 마음이 앞선다면, 오히려 작은 행복마저도 놓쳐 버릴 수가 있을 것입니다. 작은 행복도 잘 지키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죽풍>

 

생명의실사/서암스님

 

중병에 걸려서 기도하는 도중에 관세음보살이 나타나 아픈 곳을 만지니 병이 다 나았다고 하는 사람들의 경우도 그 관세음보살이 갑자기 하늘에서 내려온 것이 아닙니다.

자기 속의 관세음보살이 싹을 트고 나와 내 병을 고친 것이지, 어디 다른 바깥으로부터 온 것이 아닙니다.

 

이처럼 우리의 마음 속에는 시방세계가 함축되어 있어요.

 

우리는 흔히 명산대찰을 찾아가서 기도를 해야 도를 깨친다고 생각들을 하는데 아주 모자라는 생각입니다.

태양빛이 어디나 고루 비치듯 불심이 충분한 곳은 다 수행도량이 됩니다.

부처님이 안 계신 곳이 어디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부처님이 어디 다른 성지에만 있다면 그 부처님을 어디다 쓰겠어요.

이 세상에 부처님 안 계신 곳은 하나도 없어요.

우리 마음이 어두워서 못 보고 못 찾을 뿐이지요.

 

아무리 성지에 가 있더라도 마음이 그곳에 없이 떠다니면 그곳은 시장바닥이요,

시장바닥에서도 마음을  가다듬으면 그곳이 청정한 도량이 되고 성지가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마음을 우리가 개척해서 쓰지 않고 사장시켜 버리고 있어요.

이 법의 위대한 힘을 깨닫지 못하고 간직만 해 놓고 바깥으로 헤매어 몇 푼어치 안 되는 데에 매여 쩔쩔매는 삶이 또한 중생들의 세계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 만법이 전부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원리를 알면 우리는 세상 천하의 갑부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마음 하나를  잘 쓰자는 것이 참선수행의 목적이지요.

우리 삶이 그 마음을 잘 쓰지를 못해 늘 불안하고 불쾌한 것이지요.

이렇게 마음이 불안하고 불쾌하면 아무리 좋은 보약을 먹고 좋은 환경에서 백년을 산다 해도 그 삶에는 사는 멋이 하나도 없습니다.

아무리 영양가 있는 음식도 마음이 괴로울 때 먹으면 살로 안 가고  오히려 독소로 변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마음 농사를 바로 지으면 설사 남이 세 끼 따뜻한 밥을 먹을 때 내가 하루 한 끼 죽을 먹더라도 가족끼리 서로 웃고 동조하며 원만하게 화합하여 사는 진리가 그 삶에서 나오는 겁니다.

이 마음이 그렇게 위대한 것입니다.

 

이렇듯 마음 따라 흘러가는 우리 인생에 있어서 행복의 기준은 어디에 있을까요?

 

김용사라는 절에 살던 어느 봉사 부부의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어느 비 오는 날, 남자 봉사가 비를 피하여 들어 간곳에 마침 여자 봉사도 들어오게 되어 그 인연으로 부부가 되었고 아들을 낳았는데 다행히 아들은 눈동자가 둘이었어요.

그래서 이들 가족이 거리를 다닐 때에 아버지는 어깨에 아이를 업고, 어머니는 아버지가 들고 있는 지팡이를 잡고 뒤에서 쫓아갑니다.

아들은 위에서 "여기는 도량이에요", "여기로 가세요", "저리로 가세요",하며 부모의 눈이 되어 길을 갑니다.

그런데 한 일본사람이 밥을 얻으러 온 이들을 보고서 아들 욕심을 냈습니다.

그래서 아들을 주면 두 내외가 편안히 먹을 수 있는 충분한 재산을 주겠다고 제의를 했어요.

그러나 두 내외는 모두 고개를 내저으며 안 된다고 했지요.

 

호의호식하며 잘 사는 것만이 복이 아니며, 비록 문전걸식을 한다 해도 서로 도우며 화목하게 살고 이 아이가 하나 키우는 데에 행복이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지요.(계속)

 

 

[나의 부처님] 생명의 실사(2), 서암스님/오늘의 법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