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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사는이야기] 갈매기의 삶, 갈매기의 꿈/삶이란 별거 있나요


[사는이야기] 갈매기의 삶, 갈매기의 꿈/삶이란 별거 있나요,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은 좀 유치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하늘을 나는 갈매기를 보면서 느낀 것은, 사람 사는 세상과 다를 게 없다는 느낌입니다.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옛날 옛적 어느 날.

공기 좋고 한적한 바닷가 방파제에 밤에 불을 켜는 등주(요즘은 보안등이라고 함) 위에 어여쁜 여자 갈매기 한 마리가 폼 나게 앉아 있었습니다.

제법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모습이었죠.

뭇 남자 갈매기는 이 여자 갈매기를 꼬셔볼라고 용감무쌍한 모습으로 주위를 뱅뱅 날았습니다.

왼쪽에서 자기를 봐 달라고, 오른쪽에서도 나를 봐 달라고 애교를 부리면서.



아가씨 갈매기는 혼란에 빠졌습니다.

돈 많고, 잘 생기고, '사'자 돌림을 가진 왼쪽 갈매기를 따라가야 하는지, 얼굴도 별로고, 직업도 평범하고, 아직까지 집도 장만하지 못한 오른쪽 갈매기를 따라가야 하는지를 말입니다.

고민에 고민은 깊어만 갔습니다.

그리고 또 생각에 잠깁니다.

"도대체, 어느 총각 갈매기를 쫓아가야 내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느냐고?"




드디어 결심을 합니다.

"나도 내세울 것이 하나도 없는데, 남자 만나 뭘 바란다는 것은 나의 욕심"이지 하면서, 오른쪽 평범한 갈매기한테 따라 가려는 마음을 굳히게 됩니다.

"나도 같이 벌면서 열심히 살다보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달래면서 말입니다.

단단히 다진 마음은 힘찬 날갯짓을 하면서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둘의 사랑은 가정을 이루면서, 열심히 '갈매기의 삶'을 살았습니다.




오랜 세월이 흘렀습니다.

갈매기 부부는 자식 하나를 낳았고, 그 자식은 지역사회에서 제법 '잘 나간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모범적이고 성공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부모님 갈매기를 모시는 것은 당연지사였고, 주변 사람들의 칭찬도 듬뿍 받았습니다.

그렇게 오래도록 갈매기 가족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사람도 영원히 살 수 없지만, 갈매기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었던 모양입니다.

어느 날, 갈매기는 혼자가 되었습니다.

자식들이 돌봐주기는 하지만, 외로움은 떨쳐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계속되는 외로움을 잊을 수 없어 젊었던 시절 뭇 남자들이 쫓아다니던 그 등주를 찾았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등주는 옛 모습 그대로였고, 추억도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등주에 편안하게 앉은 갈매기는 젊은 시절을 회상해 봅니다.

오직 앞만 보면서, 자식 잘 되고, 가족만 행복하면 되지 않겠냐는, '갈매기의 꿈'을 이루려 열심히 살아왔던 '갈매기의 삶'.

모든 것이 꿈만 같았던 지난 시절, 보람도 있었고, 행복한 시간도 누렸지만, 반면 회한도 많은 삶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남은 삶은 어떤 모습으로 살다가, 남편 곁으로 날아갈지를 생각합니다.



'갈매기의 꿈', '갈매기의 삶'.

인생사와 크게 다를 것이 없음을 알았습니다.

여자 갈매기는 큰 욕심 없이 남자 갈매기와 연애 끝에 가정을 이루었고 자식 낳아 행복한 삶을 살았습니다.

사람은 욕심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욕심을 내려놓으면, 곧 그것이 행복으로 돌아옵니다.

'갈매기의 삶'처럼 살면 곧 그것이 행복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