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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사는이야기] 고라니야! 여기는 올 곳이 못된단다, 너 살던 곳으로 돌아가렴/도심지역 도로에 나타난 야생 고라니


[사는이야기] 고라니야! 여기는 올 곳이 못된단다, 너 살던 곳으로 돌아가렴/도심지역 도로에 나타난 야생 고라니


대낮, 도심 속 아파트 주변 도로에 나타난 고라니.


아파트 주변 도로에 주차한 차로 가던 중 놀라운 모습을 목격하였습니다.

도로에 웬 동물이 서성거리고 있었습니다.

개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개의 형체는 아닌듯해 보였습니다.

다시 자세히 보려는 순간 움직이는 물체는 차 뒤로 숨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찰나 뒤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고라니였던 것입니다.


도심에 고라니가 나타나다니...

정말 놀랐습니다.

간혹 TV뉴스를 통하여 서울 부산 등 대도시에 멧돼지가 나타나 사람을 위협한다는 소식은 들어봤어도, 고라니가 도심 속 도로나 주택가에 나타났다는 뉴스는 들어 본 기억이 없는 듯합니다.

어쩌다가 사람들 사는 세상까지 오게 됐는지 그저 궁금할 뿐입니다.


고라니는 겁이 많은 동물입니다.

작은 소리를 들어도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달아나곤 합니다.

고라니 쪽으로 다가가니 놀라 도망을 칩니다.

하지만 몇 걸음을 가다, 잠시 서 뒤를 돌아봅니다.

사람도 밤길을 걷다 뒤를 돌아보곤 하는데, 뒤에서 누가 쫓아 올까봐 겁이 나기 때문에 뒤를 돌아보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서 있는 고라니를 따라 가니 다시 고라니는 도망치기에 바쁩니다.

저 멀리 앞서 도망가는 고라니는 다시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뒤를 돌아봅니다.

고라니가 말을 걸어오기에 잠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왜 나를 쫓아오느냐"고 항의라도 하는듯한 표정입니다.

"고라니야! 사람도, 차도, 많은 도시 속은 위험하니, 너를 쫓아가는 게 아니라, 네가 살던 곳에 돌아가도록 배려하는 것이란다."


고라니는 알았다는 듯, 풀숲을 헤치고 달아납니다.

많이 놀랐던지, 고라니는 다리가 꼬여 넘어질듯 합니다.

그리고 다시 힘을 실어 일어나 자기가 살던 곳으로 힘차게 달렸습니다.


"고라니야!

여기 도시 속은 네가 올 곳이 못된단다.

너 살던 곳에서 사람과 마주하지 않고 편하게 살아가려무나!"


어느 날, 낮 시간.

고라니와 함께 나눈 대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