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시골에 산다는 것/ 바삐 가야 할 길이 없습니다
도시 아닌 지역은 뭐라고 할까요?
아주 큰 도시는 아지지만 도시에서 살다가 도시 이외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기고 나니, 사는 곳의 이름을 붙이기도 헷갈립니다.
시골이라 해야 할지, 농촌이라 불러야 할지.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시골과 농촌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시골 : 도시에서 떨어져 있는 지역
농촌 : 주민의 대부분이 농업을 생업으로 하는 마을
'제2의 삶'의 터를 잡은 함양 땅.
함양에서도 군청소재지가 있는 곳이 아닌 작은 면에 속한 또 다른 작은 마을.
그러고 보니 이곳은 '시골'이나 '농촌'이나 그 말이 그 말인 듯싶습니다.
해떨어지니 주변은 산과 들녘에 불빛 하나 없는, 그야말로 적막강산이 따로 없습니다.
찬바람은 얼굴을 때리고, 기온은 몸을 움츠려들게 만듭니다.
2016년 11월 24일, 오후 5시 20분.
집 앞으로 나 있는 도로를 따라 작은 관광버스가 한 대 지나갑니다.
이 차는 매일 아침저녁 같은 시간에 다닙니다.
학생을 수송하는 차인지 모르겠습니다.
2층 베란다에서 보는 저녁 풍경입니다.
땅거미는 내려앉고 어둠은 깊어만 갑니다.
멀리 보이는 큰 도로에 붉은 등이 켜져 있는 것이 보입니다.
이 시간을 정지시켜 놓았습니다.
저 등이 파랑색으로 바뀌면 제 갈 길을 바삐 갈 것을 재촉하겠지만, 이제는 여유가 넘쳐납니다.
바삐 가야 할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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