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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고향함양/함양시론

[함양시론] 새 군수가 해야 할 함양의 과제는?

 

[함양시론] 새 군수가 해야 할 함양의 과제는?

 

함양군청.

 

6·13 지방선거 투표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조용하던 거리도 시끄러운 음악소리로 가득하다. 운동원의 현란한 몸짓은 눈을 한곳에 모여 들게 한다. 가던 발길을 잠시 멈춰 세우는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후보들은 자신의 정책을 내세워 군민을 위해, 지역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열변을 토하며 자신을 지지해 달라는 그들의 다짐에서, 진정성을 느끼면서도, 다른 한쪽으로 불신이 느껴진다. 왜일까라는 의문이다.

 

함양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는 세 후보에게 묻고 싶다. 현재 함양군의 현안사항이 무엇이며,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후보들로부터 즉시 답을 들을 수가 없으니, 필자가 답을 한다면 이렇다. 청렴문제, 인구 늘리기, 귀농·귀촌 정책 등 이 세 가지가 최우선 순위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생각이다.

 

함양군의 청렴문제는 군수 개인이든, 군청이라고 하는 조직이든, 전국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이 문제는 선거에 나선 후보 모두 공감하는 바일 것이며, 깊은 고민을 하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그럼에도 필자가 제안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먼저, 가칭 함양군 청렴 실천 조례를 제정하고, 청렴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다. 청렴 실천 조례는 전국 지자체에서 시행하지 않는 것으로, 함양에서 처음 제정하여 시범을 보이면 좋겠다. 청렴위원회 구성은 관변단체 인물은 완전 배제하고, 각 읍면별로 군정에 관심 있는 분을 1명씩 추천하여 만드는 것. 위원회는 분기별 1회 개최하고, 각 부서에서는 청렴 실천 계획 및 실적 보고를 통해 임기 내내 이끌어 가도록 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새 군수 취임식 때 남녀 초등학생 각 1명을 뽑아 어린이 앞에서 청렴서약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는 보여주기 식 이벤트가 아닌, 아이 어른 계층 없이 군민에게 거짓말하지 않고 약속을 실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인구 늘리기 문제는 어느 후보가 군수가 되건, 그 어느 직원이 담당을 하든, 결코 쉬운 문제일 수는 없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포기할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직 개편이 우선이다. 인구 늘리기 문제는 귀농·귀촌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어 이를 통합하는 직제 개편이 절실하다.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과 6급은 공모를 통해 선발하고, 성과가 있을 시 승진 인사 때 인센티브 제공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조직 활력에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귀농·귀촌 시책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 함양군 인구는 수년 째 4만 명 선에서 턱걸이를 유지하고 있다. 힘이 빠져 3만 명 선으로 떨어질 법도 한데, 용케 잘 버티는 모양새다. 군민의 바람은 지금까지 버틴 저력으로 함양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이는 앞서 언급한 인구 늘리기 문제와 연결돼 있어 정책의 상호 보완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문제는 귀농·귀촌한 이들에게 군이 어떤 정책으로 그들을 대해 왔는지, 이들이 다시 돌아가지 않도록 하는 시책을 펼치고 있느냐는 것. 지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함양으로 살러 온 인구는 5419(3416가구)에 이른다. 이는 전체 인구 4만 명을 기준으로 약 13.5%에 해당하는 수치. 결코 적은 수준이 아니다. 역설적으로, 함양 인구를 늘리는 데는 귀농·귀촌 시책 외에는 할 수 없다는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중요한 문제임에도, 군이 어떤 자세로 어떻게 대하는지는 도무지 알 길이 없다. 필자 역시 귀촌한지 1년 반이 지났어도 공무원 그 어떤 누구로부터도 관심을 받아 본 적이 없다. 이들이 애정을 갖고 오래도록 정착하게 하려면, 각종 위원회 등 군정에 직접 참여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고향이 함양이라는 이유만으로 타지 사람을 배척하는, 전 근대적인 사고방식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 청산해야 할 적폐 또한 아닐까.

 

어떤 이는 말할 것이다. 함양군이 해야 할 사업이 많은데 앞서 언급한 이런 시책들을 꼭 우선해야 하느냐고. 맞는 말이기도 하다. 항노화산업, 고속도로 건설, 내륙철도 개설 등 함양발전을 위한 사업이나 굵직한 국책사업도 절대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군수를 정점으로 조직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열의를 갖고 임한다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이제 2주 정도면 함양 4년을 위해 일할 일꾼이 알려질 터다. 그런데, 그 일꾼은 집안에 쌓인 쓰레기를 먼저 치울 것인지, 가재도구를 넣고 치장을 먼저 할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함양시론] 새 군수가 해야 할 함양의 과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