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구이 철] 오랜만에 먹어보는 굴 구이, 여수 생굴로 거제도 굴 구이를 대신했습니다
/오랜 간만에 먹는 굴 구이, 고기도 먹어 본 놈이 잘 먹는다/어디 갔다 이제 왔노
함양읍에 소재한 지리산함양시장에서 여수 생굴 1망을 구입하여 굴 구이 요리를 만들었습니다.
‘오랜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일이 있고 나서 다시 그 일이 일어나기까지 시간이 오래 지난 뒤”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오랜 간만’이란 말은 “오랜 후에야 만났을 경우”에 쓰는 말입니다.
‘오랜 간만’은 ‘오랜만’에서 파생한 것으로, ‘오랜’에서 ‘간만’이라는 말이 합쳐져서 ‘오랜 간만’이라는 말이 만들어진 듯합니다.
여기서 ‘간만이란, 만조와 간조를 아울러 이르는 말입니다.
간조와 만조는 오래라고 하면 오랜 시간이라는 생각입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먹지 못하던 음식을 먹었습니다.
오랜 간만에 먹어 보는 음식이라 맛은 가슴을 비벼 파고 들 정도로 울림이 가득했습니다.
오랜 만에 만나는 아들을 보고, “어디 갔다 이제 왔노”라 말하는 엄니의 탄식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라는 느낌입니다.
무엇을 먹고 이런 표현을 하느냐고요?
네, 그렇습니다.
굴 구이 요리를 참으로 오랜만에 먹어 보았습니다.
오랜 간만에 먹어 보는 굴 구이는 정말 황홀했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닙니다.
그럴 만한 이유란, 거의 3년 만에 먹어보는 굴 구이이기 때문입니다.
갯가인 거제도에 살다가 바다구경 할 수 없는 농촌 시골구석으로 살러온 촌놈입니다.
바닷가에 살 때는 음식을 먹어도 주로 수산물이 차지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자연스레 육류보다는 수산물이 식탁에 올라오는 횟수도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다보니 입에 길들여진 식품은 수산물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내륙에 사는 사람들은 또 이와 반대의 경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평소 수산물을 자주 먹지 않다보니 나의 경우처럼 “수산물이 정말 먹고 싶어 미치겠다”고 할 정도는 아닐 것입니다.
그럼, 그렇게 먹고 싶었던 수산물을 어떻게 3년씩이나 참았냐고요?
네~~~, 활어 회는 그 동안 몇 번을 먹었지만, 겨울철에만 먹을 수 있는 특식인 굴 구이는 3년 만에 처음이라는 것입니다.
27일, 11월의 마지막 화요일.
매달 끝자리 2일과 7일에 열리는 함양 전통시장인 지리산함양시장을 찾았습니다.
김장철이라 무와 배추는 시장에 넘쳐났고, 감을 비롯한 과일도 풍성함을 더했습니다.
재래시장을 구경하는 즐거움이란 이와 같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였습니다.
굴을 비롯한 각종 해산물을 진열해 놓고 팔고 있었던 것입니다.
굴, 꼬막, 홍합, 낙지, 해삼 등 살아있거나 모두 싱싱한 것들입니다.
사장님은 나를 보고 먼저 인사를 하는데, 알고 보니 봄철에 나무를 구입했던, 남원에 사시는 분이 함양까지 해산물을 팔러 온 것입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장님이 반가워 굴 1망을 1만 5000원에 바로 샀습니다.
사장님은 1만 원에 가져가라는데, 그럴 수는 없는 일이라, 제 값을 치렀습니다.
그물망에 쌓인 생굴.
사장님께 원산지가 어디냐고 물으니, 여수라고 합니다.
햐~~~, 거제도 굴이였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차에 싣고 시장을 떠났습니다.
“고기도 먹어 본 놈이 잘 먹는다”고 그물망에 쌓인 생굴도, 역시 먹어 본 사람이 사 가겠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집으로 가지고 온 생굴은 굴 구이로 만들었습니다.
초장과 냉이고추 그리고 김과 집에서 캔 싱싱한 배추가 곁 들이로 역할을 다해야 했습니다.
농촌인 충북 옥천이 고향인, 굴 구이를 처음 먹어본다는, 이웃집 어른도 초청을 했습니다.
거제도에 있는 섬인 ‘외도’는 가봤지만, 거제도는 가보지 못했다는 순수 시골 향기를 100% 풍기는 이웃 어른입니다.
처음 먹어보는 굴 구이를 잘도 먹습니다.
“맛이 어떠냐”고 하니, “살이 부드럽고 쫄깃하고,,, 참, 참, 참, 맛있다”고 합니다.
나도 오랜만에 먹어보는 굴 구이 참, 참, 참으로 맛이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그래도 고향 향기 풀풀 나는 거제도 생굴이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오랜 간만에 먹어보는 굴 구이, 여수 생굴로 고향 거제도 굴 구이를 대신해야만 했습니다.
[굴구이 철] 오랜만에 먹어보는 굴 구이, 여수 생굴로 거제도 굴 구이를 대신했습니다/
오랜 간만에 먹는 굴 구이, 고기도 먹어 본 놈이 잘 먹는다
/어디 갔다 이제 왔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