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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세월을 낚는 강태공, 기다림의 미학/강태공의 유래/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

[포토에세이] 세월을 낚는 강태공, 기다림의 미학/강태공의 유래/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


기다림.


집 근처에 작은 저수지가 있습니다.

이곳을 지나다보면 가끔 낚시를 하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며칠 전 한 낚시꾼이 낚시 삼매경에 빠져 있는 것을 보고 말을 건넸습니다.


"많이 낚으셨습니까?"

"아직 한 마리고 건져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물가에 낚싯대를 설치한 것을 보니 보통 낚시꾼이 아닌듯,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고정 설치대에 낚싯대 7개를 걸쳐 놓았습니다.

붕어 한 마리 낚아 올리는 것을 구경하고 싶어 한 동안 기다렸지만, 20여 분이 넘도록 소식이 없어 발길을 돌렸습니다.


30~40대 시절, 바닷가에 살면서 갯바위 낚시를 하곤 했습니다.

성질이 급한 탓에 고기를 낚지 못하면 30분 만에 철수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런 이후로는 낚시 취미는 완전히 끊었습니다.

'기다림의 미학'을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거제도에서 바다 중간에 낚시를 가려면 꽤나 큰 비용이 듭니다.

낚시선을 타는 비용도 5만 윈이고, 차량 경비와 미끼 등 준비물을 마련하는데도, 기본적으로는 전부 약 10~15만 원의 경비가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나는 그래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 돈으로 근사한데 가서 고급 회를 먹겠다."고 말입니다.

낚시의 재미를 모르는 말이겠지요.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이라는 말을 아시나요?

이 말은 "한 번 엎지르진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라는 뜻으로 낚시꾼을 지칭하는 강태공이 한 말로 유명합니다.


강태공은 부인이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떠난 후 성공을 합니다. 

이때 아내가 돌아와 다시 맞아 주길 간청하였으나, 강태공은 하인에 물을 떠오라 하고, 그 물을 엎지른 후 아내에게 그 물을 항아리에 담으면, 아내로 다시 맞아주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물을 다시 주워 담기는 불가능하죠.

즉, 한 번 떠난 마음은 두 번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는 유명한 교훈이 아닐까요.


복잡하고 다양한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엎지르진 물을 다시 주워 담으려하는 어리석은 일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