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찾기] 3개월이나 바싹 말린 억새뿌리를 땅에 묻었는데 이듬해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억새뿌리의 질긴 생명력은 놀랍기만 합니다/수분 제로상태 억새뿌리 흙냄새를 맡고 다시 살아나다/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지난해 말린 억새뿌리를 거름하려고 땅에 묻었는데, 올해 살아나서 다시 뽑아내는 고생을 합니다.


여러분은 아래 사항에서 어떤 경우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까?


① 사람이 살면서 실패한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② 판단 잘못으로 일을 그르친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③ 사소한 실수로 일을 다시 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겪기도 하였을 것입니다.

④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나 상식 부족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경우도 있었을 것입니다.

⑤ 준비물 부족으로 일을 하다 바쁜 일정을 허비하는 사례도 있었을 것입니다.


나는 ④번 문제로 인해 지금 곤욕(?)을 치루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맘때 농지에 허가를 받아 집을 짓고 정원 조성을 하면서 일은 벌어졌습니다.

오랫동안 묵혀 놓았던 논이라 잡초가 우거져 마당을 고르는데 큰 힘이 들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골치가 아팠던 것은 억새풀을 제거하는 것이었으나, 중장비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미처 생각하지 못한, 상식을 알지 못했던, 일을 그냥 지나쳐버리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억새풀의 생명력은?


지식이라고 해야 할까요, 상식이라 해야 할까요.

지난 해 8월 경 집짓기를 시작하면서 마당을 고르고 억새풀도 함께 뽑았습니다.

지난여름은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고 무척이나 더웠기에 뽑아 놓은 억새풀은 쉽게 말랐습니다.

마른 억새풀을 버리지 않은 것은 정원 조성에 필요한 밑거름으로 이용할 계획이었습니다.


8월이 지나고 10월 집을 다 짓고 마당 고르기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이때 말려놓은 억새풀을 흙에 묻고 땅을 골라 정원을 만들었습니다.

평평하고 근사하게 펴 진 마당은 보기만 해도 흐뭇하였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나무가 잘 자라는 상상을 하면서 말입니다.




해가 바뀌어 봄이 되자 잡초가 나기 시작합니다.

제초제를 쳐서 잡초를 없앨 수도 있었지만, 농약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호미로, 손으로 잡초를 뽑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억새풀이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자라는 것입니다.

"이게 웬일이지" 생각하면서 억새를 뽑으려 땅을 파니 뿌리는 엄청 깊은데 까지 닿아 있습니다.

한 뿌리를 캐는데 무척이나 많은 시간이 들고 힘도 많이 들었습니다.


파면 팔수록 여기저기 엉켜 있는 억새뿌리.

"도대체 이 억새뿌리가 어디서 생겨났단 말인가"라는 생각을 하자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기억 한 조각.

바로, 지난해 거름되라고 묻었던 그 억새뿌리였던 것입니다.

정말이지, 평범한 상식을 벗어난 일이 눈앞에 벌어진 것입니다.

3개월 이상이나 바짝 말린 억새뿌리를 땅에 묻었는데, 그 뿌리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잡초가 자라는 속도는 시속 100km, 뽑는 속도는 80km로 비교됩니다.

손으로 뽑다 감당할 수 없어 예초기를 사용해야만 했습니다.

뜨거운 여름날은 속수무책인 심정으로 잡초가 자라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했습니다.


일하기 좋은 가을이 왔습니다.

그간 미뤘던 억새뿌리 제거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뿌리가 깊게 내려간 것은 1m 넘게 땅을 파야만 하기에 무척이나 힘이 듭니다.

중장비를 동원할 수도 없는 여건이라 일일이 손으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

뽑은 뿌리는 한 곳에 모아 놓고 영원히 말려 버리려 합니다.

두 번씩 똑 같은 생각으로 이 뿌리를 땅에 묻을 수가 없습니다.


억새풀의 생명력은 놀라울 정도를 넘어 신비스럽기만 합니다.

3개월이나 바싹 말린 억새뿌리, 수분 제로상태 억새뿌리, 흙냄새를 맡으니 다시 살아납니다.

혹여 농촌에 집을 짓고 살겠다면 억새풀의 뿌리를 마당이나 밭에 묻어 처리할 생각은 말아야 합니다.

완전히 말라 수분도 없다고 믿었던, 죽었다고 생각했던, 그 억새뿌리는 질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억새뿌리 제거작업은 앞으로도 며칠 계속될 것만 같습니다.








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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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7.10.20 05: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잡초만큼 자란다면 아마 풍년이 들거야
    친정엄마의 말이 떠오릅니다.

    땅에 묻은 억새가 깊게 더 뿌리를 내렸군요ㅠ.ㅠ

  2. Favicon of https://jongamk.tistory.com BlogIcon 핑구야 날자 2017.10.20 07: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억새 뿌리에 놀라운 생명력 정말 이 시대에 필요한 게 아닌가 싶어요

  3.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7.10.20 08: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잡초의 생명력이 참 신비합니다 ㅎ

  4. Favicon of https://bubleprice.net BlogIcon 버블프라이스 2017.10.20 17: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억새 뿌리가 정말 깊이 나있네요... 포크레인을 이용해 뽑아야겟는데요??! 삽으로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5. Favicon of https://gdlsg.tistory.com BlogIcon 도생 2017.10.20 21: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억새뿐만 아니라 작은 잡초들도 생명력이 대단합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