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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친구 남편이 바람 핀 사실을 알려 가정이 깨졌다면?



친구 남편이 바람 핀 사실을 알려 가정이 파탄났다면?

 


몇 해 전, 직무와 관련하여 장기간 교육을 받았는데, '커뮤니티 해소'라는 과목이 있었습니다. 주 내용은 부부사이와 친구사이 관계를 형성하는 여러 가지 문제를 다루는 강의 중 한 부분이라 생각돼 한번 소개할까 합니다.


여기 A, B, C, 그리고 D 네 사람이 있습니다. A와 B는 부부(A는 남편, B는 아내), C는 A와 불륜관계의 여자, D는 A의 아내인 B의 여자친구입니다.

A, B, C, 그리고 D 모두 각각의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에서는 네 사람 각각의 개인사정은 가급적 지양하고 주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토록 하겠습니다.

어느 날, D는 자신의 절친한 친구 B의 남편 A와 낯모르는 여자 C의 불륜사실을 알게 됩니다. D는 고민에 빠집니다. 이 사실을 친구인 B에게 알려야할지, 말아야할지를 말입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동안에도 A와 B는 계속적인 만남이 이어집니다.

또 다른 한편에선, A와 B는 그럭저럭 아무 일도 없이 평범한 가정을 유지하며 잘 살고 있습니다. 속으로는 모르겠지만 일단, 겉으로는 말입니다. 부부 나들이도 다정스럽게 자주 하고, 계모임도 잘 나오고 하였으니까요. D 역시도 단지 A와 C가 바람만 피운다 뿐이지, 친구 부부가 원만한 부부관계를 유지한다고 믿었고, 또한 그렇게 보았습니다. 그렇지만, 친구 부부가 원만한 부부생활을 하고 있다는 믿음에도, D는 친구 남편의 불륜사실을 친구에게 알려야 할지 고민을 계속 합니다.

"내가 이 사실을 말하면 분명 가정이 파탄 날 텐데, 그러면 그 이후는 어떻게 되지? 이혼하는 거 아닌가? 그러면 내가 어떻게 수습할 수 있지? 그렇게 되면 나는 친구 남편한테 원수가 될 텐데 그러면 어떡하지?" 등등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와는 반대로,

"친구 남편이 불륜을 저지르는데, 내가 가만 보고 있을 수는 없지. 친구한테 알려서 가정을 지키도록 해야지, 그게 친구의 도리 아니겠어? 내가 몰랐으면 어쩔 수야 없지만, 내가 안 이상 그냥 모른 척 할 수는 없지."라고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합리화시키면서 고민을 계속 합니다.

그러는 사이 몇 달이 흘러 지나갔지만, A와 B 역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평온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결국 사건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D가 고민 끝에 친구인 B에게 A와 C의 불륜사실을 털어놓게 된 거죠. 그리고 A와 B는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고, 가정은 파탄이 나고 맙니다.

여기에서 문제 나갑니다.

교수님께서 교육생 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였습니다. 설문내용은 'A, B, C, 그리고 D, 이 네 사람 중 어느 사람이 제일 문제가 많으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응답자 각각 생각이 크게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럼, 여러분은 A, B, C, 그리고 D 중에서 어느 사람이 제일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그러면 응답자 60명이 각각 어떤 답을 하였는지, 그 결과를 공개토록 하겠습니다.

1. 설문에 응답한 60명 중 제일 문제가 많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B, 그러니까 D의 친구죠. B로서는 정말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은 바람도 피지 않았는데, 왜 내가 문제가 많냐 하면서 말입니다. 그럼에도, B는 응답자 3명 중 1명꼴로 모두 21명이 답했으며, 응답자의 35.0%를 차지하였습니다.(어찌 보면 황당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D는 친구인 B를 걱정해서 알려줬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B가 제일 문제가 많다 하니까 말입니다. 왜 B가 많으냐고 하는 것은 나중에 기술토록 하겠습니다.)

2. 다음으로, A입니다. 19명이 응답하여, 31.7%를 차지하였습니다. 바람을 피운 당사자라 당연하다는 생각입니다.

3. 그 다음으로, C입니다. 13명이 응답하여 21.6%를 차지하였습니다. 역시, 불륜의 당사자요, 남의 가정을 파탄 냈다는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4. 마지막으로, 불륜의 사실을 알려 준 D. D라고 응답한 사람은 7명으로 응답자 중 비율이 가장 낮은 11.7%를 차지하였습니다. 이 응답 역시 의외라는 반응입니다.


참고로, 응답자 60명 중 남녀 성별로는, 남자 54명, 여자 6명이었습니다.(글을 읽는 분 중 남자 응답자가 많아서 그렇지 않느냐 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앞서 언급하였듯, 그러면 왜 바람을 피우지도 아니하였고, 가정생활도 충실히 한 B(바람피운 남편의 아내)가 제일 문제가 많은 사람으로 지목(?)되었을까요? 응답자의 변을 들어보았습니다. 그 주된 이유는 남편이 불륜을 피울 정도로 남편에게 소홀했다는 책임론을 제기하였습니다. 즉, 바람을 피울 핑계를 주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다른 응답자의 반론도 만만찮았습니다. 바람피운 남편이 제일 문제가 많지, 가정을 충실히 지킨 아내가 왜 문제가 많냐는 것입니다.

그렇게 한 동안 각기 입장을 들어보았는데, 각각의 의견에 따라 동의하는 부분도,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네 사람 중 어느 사람이 제일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궁금하네요. 

 


친구 남편이 바람 핀 사실을 알려 가정이 파탄 났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