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이 되면 시골생활도 만 4년째다.
사람이 사는 데 있어 '도시가 좋으냐, 시골이 좋으냐'라고 단정적으로 말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나름의 특성이 있고 장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기준으로 보면 현재 살고 있는 지역이 좋다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나는 시골이 좋다.
평소 꿈꾸던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라는 노랫말처럼 그렇게 살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좋은 점이 있다면 나쁜 점도 있는 법, 그게 인생이고 삶이 아닐까.
나쁜 점을 꼽는다면 딱 하나, 가끔 뱀이 출몰하는 것.
저 멀리서 뱀을 보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지만, 발 앞에서 갑자기 나타날 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는 실정이다.
내가 사는 집은 '죽풍원'이라 부른다.
대숲이 있는 정원이고, 대숲에서 부는 바람이 좋아서 붙인 이름이다.
죽풍원의 여름은 벌레와 곤충 등 온갖 동물과 같이 살고 있다.
여름밤에는 청개구리가 거실 큰 창문을 기어오른다.
한참 바라다보면 예쁘기도 하고 앙증스럽기도 하다.
청개구리는 초록 색을 띠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갈색, 하늘색 등 다양한 색을 띠는 청개구리가 있기도 하고, 또 겨울잠을 자기 전 가을에는 회색 등으로 변하다가, 이듬해 봄엔 초록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작은 크기의 청개구리이지만, 청개구리를 얕잡아 볼 일은 아니다.
청개구리에는 몸에 묻어 있는 분비물에 독성이 있기 때문에 만지고 난 후 반드시 손을 씻어 독성을 없애 주어야 한다.
청개구리 만진 손으로 눈을 비빌 경우에는 실명할 수도 있다고 한다.
죽풍원 거실 창문을 오르는 청개구리.
청개구리는 미끄러운 유리창이나 수직 벽 등 높은 곳을 어떻게 타고 올라갈까?
답은 간단하다.
청개구리는 발가락 끝에 동글동글한 빨판이 있는데, 이 빨판에는 끈적끈적한 액체가 있어 벽을 잘 타고 오른다는 것.
유리창을 타고 오르는 청개구리가 원맨쇼를 펼친다.
굳이 문화예술회관 공연 관람을 갈 필요가 없다.
코로나19 때문에 외출도 삼가 해야 하고, 시골에서 큰 재미도 없는 여름 날, 청개구리 유리창 타기 공연은 한여름 밤의 더위를 식혀 주기에는 충분하다.
경쾌한 트로트 음악에 맞춰 쭉쭉 뻗는 뒷다리는 미스코리아 뺨칠 정도로 날씬하고, 앞다리는 묘기를 연출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청개구리에 관한 설화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듯하다.
흔히, 말을 잘 듣지 않는 사람에게, 또 뭐든 반대로만 하는 사람들에게 '청개구리 닮았나'라며 비꼬곤 한다.
어느 야당이 하는 짓을 보면 청개구리에 관한 설화가 생각나는 것은 나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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