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에서 합천 가는 길에서 만난 구절초.(2020. 10. 4.)

 

가을 여인

 

굽은 길 돌고 돌아

님 보러 가는 길

산언덕 따사로이 햇볕 내려앉은 자리

연분홍 꽃단장에 수줍은 미소

갈바람에 춤추는 구절초여

 

쭈그리고 앉아 가까이 보는 얼굴

이처럼 향기 나는 꽃을 본 적이 있었던가

가을 여인 그대를 쏙 빼 닮았네

파르르 떠는 네 입술

뜨거운 피 뜀박질 하는 내 심장

 

하염없는 그리움만 가득한데

고결한 자존심은

새벽이슬 맞으며 저 밤하늘 별빛으로 빛나는가

멀리 떠나버린 그대

언제 다시 구절초로 돌아오려는지

 

그날이 오기만 한다면

그리움의 길목에 서서

가을 여인으로 다시 태어난

구절초 너를 맞으려

비단길을 만들어 놓으리

 

<죽풍>

 

구절초 꽃말은 가을 여인이라고 합니다.

가을 여인을 닮은 구절초가 참으로 곱고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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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mokeham.tistory.com BlogIcon 연기햄 2020.10.06 12: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코로나19로 대면 면회는 못하고 유리창 사이로 만나야만 했던 어머니와의 운명적인 짧은 만남. 부산 어느 요양병원에서.(2020. 8. 5.)

 

 

어머니

 

눈물이 영글었다

길고 긴 억겁의 시간이리만치

눈가에 머물렀기에

수억 년 동굴 속

종유석이 되었을까

 

니가 누고

문이 아니가

무이가

 

합장한 두 손이 파르르

의지로 움직일 수 없는 천근같은 육신

닿을락 말락한 그 짧은 거리

가까이 오려 혼신을 다하지만

한 발자국 꿈쩍도 않는

미련 곰탱이 휠체어 통태

 

한 손엔 아들의 목소리를

다른 손엔 분신의 몸뚱이를

소리로, 몸으로, 듣고, 만지고 싶은

눈빛으로 전하는 애잔함

온몸으로 느껴지는 애처로움

 

그토록 바랐던 자식과의 만남

얼굴빛으로 주고받는 대화

유리창을 뚫어 마주하며

표정으로 말을 대신한다

떨리는 손에서 느껴지는 애틋함

 

하루 종일 같이 해도 부족한 시간

더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서일까

잠시 흐르는 침묵

종유석은 다시 녹아 눈물로

옅은 주름살 계곡을 따라 흘러

나의 발등에 닿아 멈춘다

이 슬픔 진한 애절함이란

 

헤어져야 할 시간

멀어지는 어머니와 자식

짧은 만남은 영원한 이별을 위한 연습

얼마 남지 않은 날

온 몸으로 겪어야 할 숙명

 

돌아서니

등짝에 비수를 꽂는 듯한

살점 덩어리 떨어져 나가는 쓰라림

피할 수 없는 운명

연민으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삶이란 다 그런 거라며

애써 회피하려는 비루(悲淚)

인생이란 참...

-죽풍-

 

 

 

 

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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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산울림 2020.08.24 11: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시네~~
    나도 읽어보니 가슴이 뭉쿨하네
    코로나로 부모자식간 만남도 이루어지지 못하는 안타가움

 

다육 식물인 진주목걸이 꽃말은 정열.

 

그대

 

그대가 한 포기 풀일지라도

밟지 않고 사뿐히 비켜

지나가겠습니다

 

그대가 한 송이 장미라면

가까이 다가가

깊은 향기로움에

오래도록 입맞춤 하겠습니다

 

그대가 한 그루 대나무라면

매서우리만치 비바람 치는 날

가슴으로 안으며

밤을 지새우겠습니다

 

그대가 한 뿌리 백합이라면

순결이 피어나도록

겨우내 차가운 땅을

하얀 손수건으로

감싸 안겠습니다

 

그대가 한 톨의 씨앗이라면

뜨거운 내 심장에

새 생명이 싹트도록

따뜻한 숨결을

불어 넣겠습니다

 

그대가 진주목걸이라면

노오란 꽃잎이 시드는 이른 저녁

그대 앞에 쭈그리고 앉아

정열 넘치는 눈물을

떨구고 있을 것입니다

 

건너지 못할 강이 없음에

거친 파도를 헤쳐

피안에 이르는 고통의 길

그대가

곧 나인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죽풍>

 

[죽풍의 시] 그대/ 다육 진주목걸이 꽃말, 정열(情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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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gdlsg.tistory.com BlogIcon 도생 2019.10.22 22: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화사한 봄꽃처럼 보입니다.
    행복하세요^^

 

다육식물 진주목걸이. 꽃말은 정열이라고 합니다.

진주목걸이

 

연약한 꽃대는

손만 대도 부러질 것 같은

불안한 두근거림

바람 불면 휘어지고

비 맞으면 두 동강 날 위태한 모습

제 몸을 지탱하기도 힘든 상황

그 작은 몸뚱이에서

어떻게 저런 예쁜 꽃을 피웠을까

 

네 이름은 진주목걸이

은은한 빛 순결함 보다

가슴에서 우러나는 뜨거운 감정

황금색 보석 같은 존재

그래서

사람들은 정열이라 부른다지

 

작다고 무시하지 못할

인고(忍苦)를 감내하는 시간

작음은 더 큰 세상을 위해 나아가는 길

온 몸을 태워

끝내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고야 만

활짝 핀 웃음

너를 보듬는 나는 행복이네

 

<죽풍>

 

[죽풍의 시] 진주목걸이/ 다육식물 진주목걸이 꽃말은 ‘정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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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gdlsg.tistory.com BlogIcon 도생 2019.10.01 21: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육식물에서 핀 꽃이 참 예쁘네요.
    행복하세요^^

  2. Favicon of https://travelyoungdo.tistory.com BlogIcon 영도나그네 2019.10.02 17: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하!
    다육이도 이렇게 앙징스런
    예쁜꽃을 피우는군요..
    덕분에 잘보고 갑니다..

 

거창 청송식물원.

고독한 외침

 

바람이 불면

파도가 일고

꽃이 춤을 추며

불타는 가슴을 식힌다

 

비는 땅을 적시고

한 숟갈 미미한 물은

강물로 바다 품에 안긴다

 

눈이 내리면

세상 그 어떤 더러움도

하얀 천사 얼굴이다

 

갓난애 꾸밈없는 미소는

엄마 소리에 화답

사랑이란 느낌의 텔레파시

 

반응은 오직 생명에만 있는 것

메아리 없는 고독한 외침

찾아 떠나는 길

절명 앞에 놓인 애처로움

위대한 자연을 만날까

 

<죽풍>

 

[죽풍의 시] 고독한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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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gdlsg.tistory.com BlogIcon 도생 2019.09.30 21: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의 생각과 외침은 하나도 빠짐없이 세상 만물에 그대로 전해집니다.
    헹복하세요^^

  2. Favicon of https://newsfirst.tistory.com BlogIcon korea cebrity 2019.09.30 22: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보고 공감 누르고 갑니다~

  3. Favicon of https://robohouse.tistory.com BlogIcon 작크와콩나무 2019.10.01 16: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스팅 잘 보았습니다.♡♡♡

 

죽풍원에 핀 코스모스.(2019. 9. 15.)

왜 이리도...

 

왜 이리도 눈물이 날까요

뜰에 핀 붉은 코스모스 한 잎

바람에 못 이겨

이리 왔다 저리 갈 뿐인데

애처로워서일까요

 

왜 이리도 심장이 띌까요

어렵사리 다시 만난

그녀로부터 들려 올 목소리

반길까요

덤덤할까요

 

왜 이리도 가슴이 시릴까요

밤새 울어대는

이름 모를 새 한 마리

어미를 잃었을까요

새끼를 낳았을까요

 

왜 이리도 콧잔등이 시큰할까요

하나밖에 없는 아이 출가하던 날

다시는 만날 수 없는

두려움일까요

그리움일까요

 

왜 이리도 입술이 떨릴까요

어느 찰나에 숨을 멈춘

잊히지 않을 사람의 죽음

말문을 열기 힘들어서일까요

할 말을 잃어버려서일까요

 

왜 이리도 마음이 찡할까요

맑고 고아한 노랫소리

애절한 사랑을 노래하는 것일까요

슬픈 한을 토해내는 것일까요

 

왜 이리도 상념에 빠질까요

나이가 들어가는 징조인가 봅니다

침대가 유일한 벗인 어머니는

자식을 볼 때마다 쏟아내는 탄식

내가 우짜다 왜 이리도 됐노

 

보는 소리

들리는 소리

숨 쉬는 소리

말하는 소리

몸에 와 닿는 소리

의식으로 느끼는 소리

소리는 영혼으로 감싸고 돕니다

 

<죽풍>

 

[죽풍의 시] 왜 이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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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gdlsg.tistory.com BlogIcon 도생 2019.09.20 19: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자연과 교감하는 것일 겁니다.
    행복하세요^^

  2. 산울림 2020.08.24 11: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기좋은곳에서 항상건강하고 ~

 

무(無)

 

어째

이토록 아름다울까

너 만큼의 반만 아름다웠어도

내 목숨 기꺼이 바쳤으리

 

사람들은 말하겠지

예쁜 건

세월이 지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나도

그렇게 살았었지

예쁜 건

오래 못 간다고

 

진실은 진실도 아닌

거짓은 거짓도 아닌

때론

진실이 거짓이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는

 

아름다움은 착각

그래서

난 잠시

그 혼란 속에서

아름다운 사랑 놀음에 빠졌나 보다

 

[죽풍의 시] 시, 무(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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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gdlsg.tistory.com BlogIcon 도생 2019.08.19 22: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은 가장 예쁜 것도 가장 미운 것도 만들어 냅니다.
    행복하세요^^

 

윤회(輪迴)

 

지나온 세월

그 고통을 어떻게 참고 지냈을까

담배꽁초를 쑤셔 박아 숨을 쉬지 못하게 해도

얼굴에 가래침을 뱉어 마음에 상처를 내어도

코를 찌르는 짠내와 찌린내 나는

더럽고 더러운 그 물을 네 입에 들어부었어도

사람들은 당연하였겠지

 

인고(忍苦)의 세월

그래도 세상은 살만도 하지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저것이 멸하면 이것도 멸하는 법

가끔 네 몸을 닦아 주던 그 사람만큼은

네겐 천사였으리라

 

인생은 돌고 돈다고 했지

언제까지 어둠만 있고

언제까지 밝은 날만 있지도 않는 법

다 아는 진리임에도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무례함

 

정성스레 몸을 닦아 주던

생명을 불어 새 세상을 보게 만든

네게 한 발자국 다가가라 지시하는 사람

너를 보며 두 발자국 다가가게 만든 사람

그 사람들은 누구였을까

 

한 평생 천대만 받을 줄 알았던

어리석음에서 깨달음에 이르는

그 사실을 오늘에야 알았네

꽃을 안고 있는 너

환생의 모습으로 태어 난

육도(六道)의 세상에서나 볼 수 있는 윤회

 

인간은 언젠가 죽는 법

죽어서 다시 태어나기라도 한다면

너처럼 꽃에 파묻혀 사랑 받고 싶네

훗날 그 날을 위해

지금

나는 오줌통 모습을 한 네가 되었으면

 

<죽풍>

 

 

[죽풍의 시] 윤회(輪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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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gdlsg.tistory.com BlogIcon 도생 2019.07.22 21: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묵묵히 모든 것을 받아주고 홀대받던 모습에서 모두가 부러워 할 꽃받이가 되었네요.
    행복하세요^^

  2. 도평추산 2019.07.23 04: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변기의 윤회를 발견하셨네요
    돌고돕니다
    변기가 꽃병이 되는 그날까지

 

빈 의자와 빈 배.

 

빈 배

 

빈 의자

빈 배

 

의자는 고독하고

배는 외롭다

서로를 향한 간절한 그리움

 

둘이라면 쓸쓸하지 않으련만

그렇지만은 아닌가 보다

 

자리에서 꿈쩍 할 수 없는 의자

묶인 줄만 풀면 언제든 떠나는 배

 

그래도 서로 마주하는 둘

언제쯤

둘이 하나가 될까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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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gdlsg.tistory.com BlogIcon 도생 2019.05.13 22: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간이 지나면 임자가 나타나 앉고 타겠지요.
    행복하세요^^

  2. Favicon of https://deborah.tistory.com BlogIcon Deborah 2019.06.06 22: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시네요. 편안한 밤되세요.

 

[죽풍의 시] 눈에 관한 시, /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올 들어 함양지역에 내린 세 번째 눈.

 

올 들어 함양지역에는 눈이 세 번이나 내렸다.

순수, 순결, 깨끗함, 마음의 평화.

새하얀 눈을 보면서 드는 느낌이다.

 

하얀 장미보다 더 고운 새하얀 눈.

하늘에서 떨어지는 맑은 별이라고 칭하고 싶다.

눈이 사람으로 태어났다.

눈사람이다.

성스러운 모습에 손을 대기도 망설여진다.

 

 

 

어떻게 그 긴긴 날을 참아 왔을까

고통을 견뎌 새싹을 틔우고

녹음 우거진 날을 거쳐

울긋불긋 단풍구경까지 마다하고

춥디추운 엄동설한 맨발로

하늘 문을 열고 꽃 춤을 추노다

 

새하얀 얼굴에

새하얀 마음에

새하얀 웃음에

새하얀 순결까지

 

무엇이 그리 바빴을까

하룻밤을 묵지도 않은 채

울며불며 내 곁을 떠나가네

이별하는 슬픔에 흐르는 눈물

땅을 적시고 바다를 이루었네

 

<죽풍>

 

 

 

[죽풍의 시] 눈에 관한 시, /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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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gdlsg.tistory.com BlogIcon 도생 2019.02.12 21: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늘에서 새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해 주는 선물입니다.
    행복하세요^

  2. Favicon of https://ramideunioni.tistory.com BlogIcon 라드온 2019.02.13 07: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스팅 잘 봤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공감 꾹~ 누르고 갑니다.

  3.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9.02.13 07: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이 많이 내렸군요..
    전 지난달 군산 여행 하면서 본게 처음입니다. ㅎ

  4. Favicon of https://travelyoungdo.tistory.com BlogIcon 영도나그네 2019.02.14 16: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해는 유난히 눈이 내리지 않는
    한해가 된것 같아도 함양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눈세상을 만날수 있었군요..
    덕분에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