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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상지역

직접 담근 술이 천만원? 재료가 뭐길래.../2013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산청여행/동의보감박물관/산청한방엑스포

 

직접 담근 술이 천만원? 재료가 뭐길래.../산청여행/산청한방엑스포

오는 20일 폐막, 2013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동의보감박물관

 

 

기(氣) 받으며 힐링하는 곳, 한방의 고장 산청으로/산청여행/산청한방엑스포

오는 20일 폐막, 2013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동의보감박물관

 

소슬바람이 분다. 거기에다 부슬부슬 가을비까지 내린다. 우산을 받쳐 든 이도, 그냥 비를 맞으며 걷는 이도 반반이다. 한적한 도로 양쪽으로는 코스모스가 하늘거린다. 빗물에 제 몸을 버티기가 어려운지 이리저리 몸을 흔들어대는 코스모스. 가을 코스모스는 쓰러지지 않으려 발버둥치지만, 여행자들에게는 춤추는 아름다운 코스모스로 머릿속에 새겨진다.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장 입구로 가는 풍경이다.

 

가랑비가 내리는 지난 10월 첫 주 일요일(6일). 한방의 고장이라고도 하며, 대한민국을 힐링한다는 곳, 산청 땅을 밟았다. 지난 달 6일 개막하고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 『2013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를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주말과 휴일에 많은 인파가 몰린다는 뉴스에 마음속으로 드는 걱정 하나. 많은 인파로 관람하는데 지장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오락가락 하는 비는 관람객의 발길을 돌리게 할 것만 같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인파는 늘어나고 있다.

 

 

승용차로 산청엑스포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산청 IC 부행사장 주차장과 생초 IC 임시주차장에 주차한 후 셔틀버스로 주행사장인 동의보감촌으로 이동해야만 한다. 행사장까지는 약 5분이 걸리며, 수시로 운행하는 버스로 큰 불편함은 없다. 원활한 엑스포 관람을 위해서는 입구 안내판에 소개된 관람동선을 살펴보거나, 엑스포를 소개하는 홍보물은 필수적. 관람동선으로는 혼잡시 선택(2시간), 장애인․노약자(3시간), 단체관람객(3시간) 그리고 일반관람객(4시간)으로 구분돼 있다. 여유를 좀 느끼고자 넉넉한 마음으로 4시간 코스를 선택했다.

 

 

주제관 입구에는 많은 사람들로, 10여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려야만 했다. 조화와 상생의 과학, 전통의약을 통해 인류의 건강과 미래를 힐링한다는 주제관. 주제관에 입장하자 우선 대형스크린이 관람객을 압도한다. 스크린의 긴 쪽 길이만도 15m, 한꺼번에 동시 관람하는 인원도 200여 명이다. 이곳에서는 한의약의 변천과정을 소개하고 한의약의 역사 속에서 분기점이 될 수 있는 일화 및 에피소드를 8분 정도 체험할 수 있다.

 

 

다음코스는 동의보감박물관이지만 코스대로 가지 않고, 한방테마공원~허준순례길 2코스를 거쳐 한방기체험장으로 이동했다. 산청엑스포장은 넓은 부지면적과 높낮이가 확연히 차이나는 현장 여건으로, 높은 곳에서부터 아래쪽으로 관람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드문드문 서 있는 소나무 사이로는 가을 분위기를 한층 느끼게 하는 야생화인 구절초가 산언덕에 하얗게 펴 녹색과 아름다운 색의 조화를 이룬다. 잘 닦여진 나무데크 산책로에는 물이 담긴 나무통에 발을 담그며 힐링에 열중이다.

 

 

산언덕에 핀 하얀 구절초, 가을을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어

 

힘들게 오르기를 20여분. 고개 마루에 올라서니 한방기체험장이다. 솟을대문 형식의 정문과 뒤로 보이는 본전인 팔작지붕을 한 동의전은 웅장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동의전 용마루 끝 취두모양이 특이하다. 보통 한옥지붕에서는 용이나 봉황을 조각해서 얹히는데, 이곳은 용도 봉황도 아니다. ‘삼족오’라는 세발 달린 까마귀 형상이다.

 

 

삼족오는 태양 안에 살면서 천상의 신들과 인간세계를 이어주는 신성한 새로 알려져 있다. 삼족오는 태양의 사자라고 하는데, 고대 동아시아의 태양숭배사상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아무튼 쉽게 볼 수 없는 건축형태를 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에서 얻는 작은 소득이 아닐까.

 

많은 관람객들도 소문을 들어서일까.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의전 뒤편에 서 있는 거대한 바위를 찾는다. 온몸의 기를 받을 수 있다는 ‘귀감석’ 때문이다. 거북 등 모양을 했다하여 거북바위라고도 하는데, 높이 7m의 거대한 이 바위는 인근 차황면에서 옮겨왔다고 한다. 바위에는 다양한 형태의 문양과 상형문자 비슷한 글귀가 새겨져 있다. 가운데는 ‘천하귀감’이라는 글자가 있는데, ‘하늘 아래 땅에서 좋은 일이 이루어 질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며 귀감석에 양손을 대고 기를 받고 있다.

 

 

뒤쪽으로 이어지는 산길 계단을 따라 오르면 팔작지붕의 작은 전각이 있는데, ‘석경(石鏡)’이라는 큰 바위가 건물 안에 자리해 있다. 이곳에도 긴 행렬이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웬만하면 기다렸다가 석경에 기대어 기를 받고 가려 했건만, 지난해 말 한번 다녀왔던 터라,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앞쪽으로 가서 보니, 두 손을 높이 대고 머리를 기댄 채, 기를 받는 모습이 예사 정성이 아니다.

 

귀감석과 석경, 기 받는 사람들로 긴 줄 행렬 이어져

 

동의전 마당에는 노래 한마당이 관람객의 흥을 돋운다. 인근 약초판매장과 농특산물판매장도 혼잡하다. 산청이 자랑하는 지리산과 그 자락인 왕산과 필봉산에서 자란 생약초가 구매욕을 자극한다. 공기 좋은 청정지역에서 재배한 농특산물도 관심이 가는 것도 마찬가지. 각가지 장아찌를 만들어 시식하는 코너에서 맛보는 가죽나무 장아찌는 최고의 식감이다.

 

 

이제 편안하게 내리막길을 따라 전시관을 둘러 볼 차례. 교류협력관, 약선문화관, 세계관이 있는 통합전시관에서는 그냥 휭하니 한 바퀴 돌았다. 인근에는 풍차전망대도 있고, 2.8km에 이르면 왕산 정상에도 오를 수 있다. 바로 옆 산업전시관에는 약 80여 업체에서 각종 건강식품과 힐링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나의 눈길을 끄는 것은 약초 담금주. 술을 좋아하다 보니, 건강식품보다는 약초술에 먼저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모양. 백수오, 적하수오, 천문동, 도라지, 속새, 송라, 황칠나무, 복령, 호장근, 마가목, 산사, 구지뽕 등 참으로 다양한 술. 어떤 술은 1천만 원이 넘는다고 하니, 감히 엄두도 못 낼 처지라 구경만 하고 돌아서야만 했다. 술을 담그지 않은 자연산 하수오 한 뿌리가 5백만 원이라니, 그야말로 언감생심이다.

 

 

산청약초관에서는 다양한 식물들을 볼 수 있어 아이와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동의보감박물관은 예전에도 몇 번 구경한 적이 있어 그냥 가볍게 둘러보는 것으로 마무리. 산청엑스포에서 눈길을 하나 끄는 것이 있다면 바로 황금장수거북. 네 발을 바닥에 붙인 황금빛을 한 대형 거북은 큰 눈으로 멀끔히 뜨며 무엇인가 갈망하고 있는 듯 한 모습이다. 안내문에는 “조형물에 새겨진 목숨 수(壽)자와 복 복(福)자를 찾아 만지면 복을 받고 건강하게 장수한다고 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글자를 한참이나 찾다가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오락가락 하는 비만큼이나, 우산을 ‘폈다 접었다’를 반복하며, 등산 겸 즐긴 산청여행. 카메라가 비에 젖을까봐 신경까지 써 가며 둘러본 2013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 건강하고 행복한 삶은 모든 사람들의 희망일 터. 조상들의 지혜인 한의약과 세계전통의약을 한 눈에 접할 수 있는 기회. 산 좋고 물 좋은 약초의 고장 산청에서 한방, 기, 명상을 체험해 보는 것도 좋으리라. 천혜의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산청에서, 소중한 우리 몸에 대한 새로운 인식으로 건강을 지켰으면 좋겠다는 산청엑스포 여행이었다.

 

 

 

 

 

 

2011. 6. 10일 블로그 개설이후, 2013. 10. 15일자로 블로그 글 1000개를 돌파했습니다.

자축을 하고 싶습니다.

 

기(氣) 받으며 힐링하는 곳, 한방의 고장 산청으로/산청여행/산청한방엑스포

오는 20일 폐막, 2013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동의보감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