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여행] 남원 테마파크 바위에 새겨진 김영랑 춘향 시비
/남원 가볼만한 곳
남원춘향테마파크.
[남원여행] 남원 테마파크 바위에 새겨진 김영랑 춘향 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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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광한루를 돌아보고 테마파크를 올라가다 바위에 새겨진 '춘향'이라는 시비.
한참이나 시비 앞에서 꼼꼼하게 시를 읽어 보았습니다.
이 시는 1940년 <문장>지에 발표된 김영랑 시인의 시라고 합니다.
이 시에는,
세조의 불의한 죽음에 저항한 사육신과,
왜적에 대한 적개심으로 순국한 논개의 애국심도 나옵니다.
또한, 시 제목처럼 춘향의 사랑과 정절을 찬미하는데 그치지 않고,
우리의 역사와 전통에 대한 자부심과 민족의식을 담고 있는 시라는 생각입니다.
이곳에 들린다면, 시비 앞에 서서 의미 깊게 시를 감상해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춘 향
큰 칼 쓰고 옥에 든 춘향이는
제 마음이 그리도 독했던가 놀래었다
성문이 부서져도 이 악물고
사또를 노려보던 교만한 눈
그 옛날 성학사 박팽년이
불지짐에도 태연하였음을 알았었니라
오! 일편단심
원통코 독한 마음 잠과 꿈을 이뤘으랴
옥방 첫날밤은 길고도 무서워라
서름이 사무치고 지쳐 쓰러지면
남강의 외론 혼은 불리어 나왔느니
논개! 어린 춘향을 꼭 안아
밤새워 마음과 살을 어루만지다
오! 일편단심
사랑이 무엇이기
정절이 무엇이기
그 때문에 꽃의 춘향 그만 옥사한단 말인가
지네 구렁이 같은 변학도의
흉칙한 얼굴에 까무러쳐도
어린 가슴 달큼히 지켜주는 도련님 생각
오! 일편단심
상하고 멍든자리 마디마디 문지르며
눈물은 타고 남은 간을 젖어 내렸다
버들잎이 창살에 선뜻 스치는 날도
도련님 말방울 소리는 아니 들렸다
삼경을 세오다가 그는 고만 단장하다
두견이 울어 두견이 울어 남원 고을도 깨어지고
오! 일편단심
깊은 겨울 밤 비바람은 우루루루
피칠해 논 옥 창살을 들이치는데
옥 죽음한 원귀들이 구석구석에 휙휙 울어
청절 춘향도 혼을 읽고 몸을 버려 버렸다
밤새도록 까무리처치고
해돋을 녘 깨어나다
오! 일편단심
믿고 바라고 눈 아프게 보고 싶던 도련님이
죽기전에 와 주셨다 춘향은 살았구나
쑥대머리 귀신 얼굴 된 춘향이 보고
이도령은 잔인스레 웃었다.
저 때문에 정절이 자랑스러워
"우리집이 팍 망해서 상거지가 되었지야."
틀림없는 도련님 춘향은 원망도 안했니라
오! 일편단심
모진 춘향이 그 밤 새벽에 또 까무러쳐서는
영 다시 깨어나진 못했었다. 두견은 울었건만
도련님 다시 뵈어 한은 풀었으나
살아날 가망은 아주 끊기고
왼몸 푸른 맥도 홱 풀려 버렸을 법
출도 끝에서 어사는 춘향의 몸을 거두며 울다
"내 변가보다 잔인 무지하여 춘향을 죽였구나"
오! 일편단심
김 영 랑
우산을 쓰고 가을여행을 즐기는 것도 '낭만'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2014년 10월 31일, 시월의 마지막 날 남원 출장길에서)
[남원여행] 남원 테마파크 바위에 새겨진 김영랑 춘향 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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