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이 범종을 칠 때 숫자를 잃어버리지 않는 이유는?
스님이 범종을 칠 때 염주를 세고 있다.
거제시 하청면 다공리에 있는 '불곡사'라는 작은 절에 어둠이 깔리고 있습니다.
다른 말로 땅거미가 내려앉는다고 하지요.
스님과 한 아이가 저녁 예불시간에 맞춰 범종을 치고 있습니다.
아이는 두 손을 힘껏 벌려보지만, 줄을 잡기가 쉽지마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정성을 다해 줄을 놓지 않고, 스님과 보조를 맞춰 종을 칩니다.
그런데, 저 아이는 범종을 치는 까닭이나 연유를 알고나 있을까요?
새벽에는 28번, 저녁에는 33번을 치는 이유도 알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해 맑은 아이가 속세의 고통을 얼마나 알겠습니까?
삼독(탐, 진, 치)이 뭔지, 사고(생, 노, 병, 사)가 뭔지 어찌 알겠습니까?
하기야 그 이유를 안다고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저 아이는 종을 친다는 것 자체에 재미가 있는 모양입니다.
스님은 종을 치는 횟수를 잃어버리지 않고, 어떻게 정확히 숫자에 맞춰 칠까 궁금합니다.
우리가 마음속으로 백까지 세다가도 어지간한 정신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중간에 잃어버리고, 다시 세는 일이 허다합니다.
'정신일도하사불성'이라고 했던가요?
기껏해야 서른 세 번 치는 종을 못 셀까 하지만, 그게 그렇게 쉽지마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스님 손 주변을 보니 염주가 보입니다.
종을 칠 때 횟수를 잃어버리지 않았던 것은 염주를 세면서 종을 친 까닭이었습니다.
어둠이 깔리는 시간.
댕, 대에..엥, 댕.
산골짜기를 흘러~흘러~.
산맥을 타고~타고~.
천상과 지옥중생을 제도하는 범종소리.
저 소리는 도리천의 세계로 울려 퍼져 나갈 것입니다.
덧붙임 : 사찰에서 아침에 28번, 저녁에 33번 범종을 치는 이유는 다음 포스팅에 싣도록 하겠습니다.
성불하십시오.
스님이 범종을 칠 때 숫자를 잊어버리지 않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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