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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문

거제여행, 부처님 진신 사리를 직접 본 적이 있나요? 우담바라 핀 거제도 관음사



거제여행, 부처님 진신 사리를 직접 본 적이 있나요? 우담바라 핀 거제도 관음사

거제여행, 부처님 진신 사리를 직접 본 적이 있나요? 거제도 관음사에 모셔진 부처님 진신 사리

거제시 남부면 다포리에 있는 관음사. 우리나라 명승 2호인 거제도 해금강과 약 5km 떨어져 있는 작은 암자다. 얼마 전 이 절 주지스님인 삼현스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시간이 나면 한번 와 달라는 것. 그래서 시간을 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한 걸음에 달려 갔다.

지난 세월 작고 불편한 법당이었지만, 그 불편을 마다하지 않고 오직 부처님 가르침을 성실히 수행해 왔던 삼현스님. 그런데 올 초, 욕심내지 않고 새로운 법당을 지어 불법에 몰입한 터라, 나를 왜 불렀는지 참으로 궁금했다.

절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극락전으로 안내하는 스님. 아미타부처님께 삼배하고 주변을 둘러보자 눈에 띄는 무엇이 있다. 사리다.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본 사리를 직접 본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한참 넋에 빠져 들여다보고 있는데, 스님이 말을 잇는다.

"1998년 태국여행에서 부처님 진신 사리를 모셔 온 것입니다. 태국 왕실사원인 왓빠차 사원이라고 하는 곳인데요, 아주 귀한 사리죠."
"이게 부처님 진신 사리라는 건가요? 그리고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리가 나옵니까?"
"예. 부처님 진신 사리죠. 부처님께서는 온 몸에서 사리가 나왔다고 합니다."

거제여행, 부처님 진신 사리를 직접 본 적이 있나요? 거제도 관음사 대세지보살님 상호 턱에 핀 우담바라.

원래 사람의 유골을 의미하는 사리. 사리는 그 중에서도 특히, 부처나 성자의 유골을 의미한다. 그런데 지금은 스님들의 시신을 화장하고 난 후 유골에서 나온 구슬 모양의 작은 결정체를 가리킨다. 부처님이 열반 후 유골(사리)은 여덟 부족에게 분배되었다고 한다. 그 뒤 다시 모리야족 두 사람이 사리를 나누어 줄 것을 요구하자, 한 사람에게는 유골을 담았던 단지를 주고, 한 사람에게는 다비한 재를 주었다고 한다. 이렇게 분배된 부처님의 유골은 아쇼카 왕이 다시 거두었는데, 모두 8만 4000개였고, 인도 각지에 탑을 건립하여 안치했다고 한다.

이 곳 관음사에 있는 사리는 약지 손가락 한마디 크기 3과, 콩알만 한 크기 5과, 그리고 좁쌀크기 7과 등 총 15과였다. 뒤에는 작은 석가모니 불상이 있다. 너무 작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형체를 알아 볼 수가 없다.


이 절에는 쉽게 볼 수 없는 특이한 현상이 또 하나 있다. 불가에서 전래돼 오는 이야기인 우담바라. 3천년에 한번 씩 핀다는 불교경전에 나오는 꽃인 우담바라가 대세지보살님 상호 턱에 피어 있다. 지난해 11월 15일 관음사 개축공사로 법당에 있던 대세지보살상을 임시 법당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스님이 발견한 것. 지난해 이 절을 찾았을 때, 1cm 정도 크기 3개가 펴 있었는데, 현재는 1개는 없어지고 2개만 남아있다.

불교경전인 무량수경에, 우담바라가 사람 눈에 띄는 것은 상서로운 일이 생길 징조라고 한다. 우담바라는 부처님을 뜻하는 상상의 꽃이라 일컬어지며, 아주 드문 일이 생길 때를 비유한다고도 한다. 그래서일까. 이번에 부처님 진신 사리를 함께 모시는 자리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조명을 받자 영롱한 빛을 뿜어내는 부처님 진신사리와 작은 석가모니부처님 상.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평안을 느낀다. 백팔염주에 둘러싸여 인간의 백팔번뇌의 고통을 깨우쳐 주는 것만 같다.

오래전부터 있어 왔던 낡은 절을 지난해 다시 짓기 시작한 관음사. 아직 마무리를 못한 채로 법당을 열고 있는 주지스님인 삼현스님은 욕심이 없다. 단청은 물론이요, '극락전'이라는 현액도 아직 걸려 있지 않다. 세월 가는 대로, 물 흐르는 대로, 하나하나 보수하고 손질하며 가꾸어 나가는 모습이 넉넉한 농부의 모습과도 같다.

거제여행, 부처님 진신 사리를 직접 본 적이 있나요? 거제도 관음사에 부처님 진신 사리를 모셔 놓고 있다.

삼현스님은 관음사 개축 공사를 마무리하면 곧 이어 부처님 진신사리를 안치할 탑을 세워 모실 계획이라고 한다. 탑은 원래 불타의 사리를 모시는 신성한 곳으로, 그 사리를 직접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 스님은 투명한 상자에 안치하여 절을 찾는 불자들이 직접 볼 수 있도록 하게 하여 불심을 키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하루 내내 추적추적 내리는 늦가을 비를 맞으며 한 관음사 여행길. 작은 보시라도 하고 싶은 하루였다.

거제여행, 관음사 모습

거제여행, 부처님 진신 사리를 직접 본 적이 있나요? 우담바라 핀 거제도 관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