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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거제도, '죽풍' 신년사 - 일체유심조


거제도, '죽풍' 신년사 -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2012년 1월 1일 00:00. 임진년 새해 첫날입니다.

올 한 해, 째깍거리는 시간은 지금부터 달리기를 시작합니다. 어찌 보면, 긴 여정을 달리는 첫 걸음이라 발걸음이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생각입니다. 우리는 이럴 때 흔히,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을 씁니다. 즉,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신라시대 고승 원효스님은 661년 의상과 함께 당나라로 유학길에 오릅니다. 당시, 당항성에 이르자 어느 무덤 앞에서 노숙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목이 말라 잠결에 물을 마시게 되었는데, 깨어보니 해골바가지에 괸 썩은 물이었습니다. 스님은 깨닫습니다. 사물 자체에는 '정()'도 '부정(不淨)'도 없고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에 달렸다는 것을 말입니다. 대오한 스님은 그 길로 유학을 포기하고 다시 신라로 돌아와 정진 기도하며 공부에 몰입합니다.

새해 벽두부터 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라는 말을 화두에 올렸을까요?

이제는 좀 여유로운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 때문입니다. 사람은 인간관계를 떠나서는 살 수가 없습니다. 속세를 떠난 중도 속세와 단절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세상은 끊임없는 인과관계를 만들어 냅니다. 원인은 반드시 그 결과를 낳기 마련입니다. 좋은 것이든, 나쁜 일이든 말입니다. 그래서 한 쪽은 웃고, 다른 한 쪽은 울기도 합니다. 원인을 일으킨 사람은 원인을 제공한 사람에게 책임을 돌립니다. 결과를 받은 사람은 결과를 준 그 사람이 원망스럽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원인을 준 사람도, 결과를 받은 사람도, 애초에 두 사람의 인간관계가 없었다면, 인과관계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인간관계를 맺은 사이라면, 두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상대의 책임을 묻기 보다는, 자신이 먼저 원인을 제공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 서로가 원망하지 않고, 그에 따른 고통을 느끼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붉은 해는 뜨거운 열기를 느끼게 합니다. 올 한 해도 저 뜨거운 태양처럼 뜨거운 열정으로 지내볼까 합니다. 매사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 사상을 실천하면서 말입니다.

거제도, '죽풍' 신년사 -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