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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거제도

[거제도가볼만한곳] 살아있는 삶의 현장/ 장승포항 수협어판장

 

[거제도여행] 살아있는 삶의 현장에서 하루를 열다/ 장승포항 수협어판장

 

 

[거제여행지] 살아있는 삶의 현장에서 하루를 열다/ 장승포항 수협어판장

 

연근해에서 잡은 고기를 경매하는 수협 어판장. 만선을 한 어선은 항구에 도착하고 배에서 고기를 쉼 없이 풀어 내립니다. 타 지역에서 잡은 고기를 차량으로 싣고 와서 풀기도 합니다. 이어 경매가 시작되었습니다. 빠르게 쏟아내는 경매사의 말은 보통 사람들이 알아듣기에는 힘이 듭니다. 경매사의 손놀림은 말보다 더욱 빠르게 움직입니다. 경매사의 입과 손놀림을 놓치지 않으려는 중매인.

 

쫓고 쫓기는 독수리와 작은 새의 처절한 싸움장면이 연상됩니다. 독수리는 날렵한 움직임과 예리한 발톱으로 새를 포획합니다. 중매인은 경매사의 입과 손놀림을 놓칠 리 없습니다. 새를 포획한 독수리는 안정된 장소로 찾아가 먹이를 즐기고 있습니다. 중매인도 경매사로부터 드디어 낙찰을 이끌어 냅니다. 오늘의 승자로 등극하는 순간입니다. 구경꾼들은 이 모습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즐기고 있습니다.

 

지난 28일. 거제수협 어판장의 아침 풍경입니다. 거제수협 어판장이 위치한 장승포항은 1966년 4월 개항하였으며, 항만법상 무역항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이 항은 크고 작은 어선들이 연근해에서 잡은 고기를 싣고 와 경매를 하기도 하며, 태풍 내습 시 배가 대피하는 항구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갈치는 지금이 제철입니다. 제주도 인근해역에서 잡은 은빛 갈치는 이곳 경매장의 주 어종으로 제일 많은 물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낚시로 잡은 갈치는 말 그대로 은빛을 발산하며 사람들의 입맛을 당기게 하고도 남습니다. 손가락 다섯 마디 굵기를 5지라고 하는데, 5지 짜리 한 상자가 이날 33만원에 거래되었습니다. 마릿수로는 22마리로, 한 마리에 1만 5천원에 해당하는 가격입니다. 싸다고 할 수 없을 정도 비싼 가격이지만, 그래도 몇 마리 사서 먹고 싶습니다.

 

 

 

 

한 상자를 통째로 사기에는 부담이 가기에 여러 사람이 조금씩 부담하여 사면 좋겠다는 생각이지만, 선뜻 같이 사려고 나서는 사람도 없어 그냥 구경만 할 뿐입니다. 이 보다 작은 갈치도 한 상자에 30만원에서부터 8만원까지 여러 가지 종류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제일 작은 갈치는 젓갈용으로 적당하며, 약 40여 마리 한 상자에 8만원에 거래되었습니다.

 

갓 잡은 싱싱한 고등어도 제 특유의 등 푸른 빛을 내고 있습니다. 등 푸른 생선에는 오메가 3이 함유돼 있는데, 오메가 3은 혈중 콜레스톨 함량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 주고,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어 혈전 예방으로 고지혈증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날 고등어는 약 30마리 한 상자에 2만 5천원에 경매되었으며, 중매인으로부터 5천 원을 더 얹어 주고 3만 원에 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싱싱한 고등어는 젓갈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어촌 갯가에서 크고 자랐지만, 이날 처음 보는 생선도 있었습니다. 어민들은 이 생선을 '시비' 또는 '시비야스'라고 부르는데, 인터넷에서 아무리 자료를 찾아봐도 우리말로는 나오지를 않습니다. 이 생선은 살이 두텁고 탄력이 없으며, 기름기도 없어 예전에는 그냥 버리거나 사료로 많이 쓰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져 지금은 이 생선을 회로 떠먹는다고 합니다. 횟감으로 먹을 수 있다는 말에 두 마리를 1만 5천 원을 주고 샀습니다. 이런 시비야스나 삼치 같은 살이 깊은 횟감은 고추냉이에 찍어 먹거나, 멸치액젓에 땡추와 고춧가루를 풀어 섞은 양념에 찍어 먹으면 제 맛을 느낀다고 합니다.

 

어민들이 '시비'라고 부르는 생선. 예전에는 그냥 버리거나, 사료로 썼다고 하며 지금은 회를 떠서 먹는다고 합니다. 실제로 회를 떠서 먹어 보니 맛이 있었습니다.

 

싱싱한 삼치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경매가 끝난 1m가 넘는 대형 삼치는 한 마리에 2만 5천 원에 거래되었습니다. 산은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이며 깊은 가을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 가을날, 거제여행을 하며 장승포항 수협어판장에서 삶의 현장을 체험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거기에다 은빛 갈치와 싱싱한 고등어, 삼치 몇 마리 사서 지인들과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하는 것은 더욱 더 좋을 것입니다.

 

 

 

[거제여행지] 깊어가는 가을 거제 수협어판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