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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지역언론

장미란과 김연아 그리고 지세포중학교 요트소녀들


새거제 2008년 7월 24일~7월 30일(제415호)
거제타임즈 2008년 7월 28일
http://www.geoje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4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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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과 김연아 그리고 지세포중학교 요트소녀들


장미란과 김연아. 장미란은 스물다섯 살로 고양시청 소속 실업선수이고 김연아는 열여덟 살로 군포수리고등학교 소속 고교선수다. 아마도 두 선수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역도와 피겨스케이팅 분야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이자 세계적으로도 최고의 명성을 떨치고 있는 파워 우먼이기에. 왜, 뜬금없이 유명 선수를 들먹일까? 결론적으로 말해 스포츠는 국가의 경쟁력이자 세계위상을 드높이는 브랜드 가치라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장미란은 지난해 원주시청에서 고양시청으로 소속을 옮겼다. 그녀가 티브이에 나올 때 마다 원주시라는 이미지가 함께 등장했지만, 이젠 고양시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장미란은 얼마 전, 훈련 중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세운바 있으며, 그녀 최대의 라이벌인 중국의 무솽솽이 올림픽 불참을 IWF에 통보했다는 소식에 아직 올림픽이 열리지도 않았는데도, 금메달은 반쯤이나 그녀의 목에 걸려 있다 하겠다. 사실, 역도는 축구나 야구처럼 관중을 동원하면서 연중 내내 펼쳐지는 인기 있는 스포츠 종목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가 소속된 고양시는 장미란 선수 때문에 톡톡한 이득을 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음달 올림픽이 본격 개최되면 한동안 티브이 화면을 화려하게 장식하게 될 것 같다.


김연아는 아직 고등학생 신분의 학생선수다. 은은한 선율로 은반 위에 수를 놓는 그녀의 아름다운 율동은 보는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고 한순간 매혹에 빠졌던 관중들은 경기가 끝날 때 기립박수로서 그녀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지금 고등학교 신분의 김연아 선수가 졸업을 하게 되면 아마 잘은 모르지만 스폰서를 하거나 소속팀으로 데려 가려고 눈독을 들이는 대기업이 많이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김연아 선수를 거제 지역의 기업에서 스폰서로 나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거제에는 양 조선소를 비롯하여 대규모의 모 공기업까지 포함한다면 세 곳에서 우수선수를 양성할 만한 대표적인 기업이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세 곳의 기업에서 지역의 우수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인색하다는 평을 한다 해도 과히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기업의 광고라는 것이 꼭 유명 연예인을 출연시켜야만 효과가 있는 것일까? 결코,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우수한 스포츠 선수를 발굴하여 육성하고 세계대회에서 우승토록 하여 이름을 날린다면 그 기업은 톡톡히 광고 이상의 효과를 볼 것은 뻔한 이치다.


지난 5월 열린 도민체전에서 거제시는 시부에서 하위의 성적에 머물면서 체면을 구긴바 있다. 물론 영점 몇 점 차이의 순위라 별 의미는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지만 시세(市勢)대로 한다면 5위나 6위를 차지해야 하나 등위에 밀린 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그 중에서 학교체육의 부진과 기업에 소속된 선수가 타 시에 비하여 터무니없이 부족한 현실에서 그런 성적도 다행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는 평가다.


한사람의 세계적인 선수를 길러내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 사실이고 현실이다. 더구나 축구나 야구처럼 선수가 많은 팀 하나를 운영하는 데는 엄청난 예산 때문에 실업팀을 육성하기에는 곤란한 점이 많다. 그래서 제안하건데 지역여건이나 기업의 사정 등을 감안하여 개인종목 위주의 선수육성을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며, 팀을 직접 육성하기가 어려우면 예산만이라도 지원을 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이 가능한 태권도, 궁도, 레슬링, 역도 등 개인종목 위주로 최소의 필요 예산으로 지역의 우수선수를 발굴하고 훌륭한 선수로 키워 기업의 대외 이미지를 높임과 동시에 지자체의 브랜드 효과를 더 높일 수 있지 않겠는가.


지역 내 어느 기업에서 고등학교 탁구선수들을 육성하여 졸업 후 그 기업 소속 선수로 뛰게 하여 기업 팀을 육성한다는 이야기를 들은바 있다. 거제시는 일곱 명의 선수로 구성된 실업 요트 팀이 전국 단위의 각종 대회에서 상위의 성적으로 시의 이미지를 드높이고 있으며, 이번 올림픽 요트종목에서 거제출신의 시청 소속 이재철 선수는 국가대표 코치로, 경원대 소속 이태훈 선수는 국가대표로 선발돼 국위선양과 거제시의 이름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6월 지세포중학교는 6명의 선수로 요트 팀을 창단하여 본격 훈련에 돌입한 후 17일부터 나흘 간 구조라해수욕장에서 열린 제11회 전국종별학생윈드서핑 선수권대회에 처녀 출전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중등부에 출전한 소녀 세 명은 비록 단독 팀이 출전한 경기였지만 1,2,3위를 차지, 영광의 시상대에 처음 올라서는 기분은 환상적이었을 것이다. 괜히 멋쩍기도 하고 겸연쩍어 미소 짓는 앳된 소녀의 모습에서 장차 대선수로 클 수 있는 기대감을 충분히 느끼고 남았다.


그런데 장차 국가대표 급 선수를 길러낼 지세포중학교 요트 팀이 예산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역의 관심 있는 기업체에서 학교체육 발전과 우수선수 육성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기업체에서 대규모의 실업 팀을 직접 운영할 여력이 곤란하다면, 학교에 일부의 예산이라도 지원하여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야 하지 않을까? 장미란과 김연아. 이렇게 이름 난 선수가 거제에도 태어나는 계기를 먼저 기업체가 발 벗고 나섰으면 하는 마음이 거제 체육의 발전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사람의 소박한 바람이다. 처녀 출전한 대회 시상대에서 겸연쩍어 미소 짓는 소녀들의 웃음이 다음 대회에선 자신감 넘치고 진정한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행복한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싶다.


인터넷신문 거제타임즈(2008. 0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