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까지 열린 지리산 한방 약초축제
여행을 하면서 아무리 바쁘더라도 꼭 빠지지 않고 들르는 곳이 한 군데 있다. 야생화를 볼 수 있는 곳.
야생화를 볼 수 있다면 널찍한 공원이든, 아담하게 꾸민 도로변 화원이든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저 야생화 향기가 좋아서, 앙증맞은 모습으로 폼을 내는 자태가 좋아서, 좁은 공간이지만 하나 구입하여 키우면서 꽃을 피우는 동안 즐거움을 맛볼 수 있어서이다.
▲ 나이 든 할미꽃. 어버이날을 맞아 일흔네 살 어머니 모습처럼 보인다. |
35번 고속국도를 타고 산청 IC를 빠져 나오면, 왼쪽 방향으로 약 5백 미터 지점에 산청군 종합운동장이 나온다. 휴일이자 3일간의 연휴 마지막 날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축제장까지는 차량 진입이 어려울 정도여서 군청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10분 거리를 걸어서 가기로 했다.
▲ 경호교 난간위로 조성된 꽃밭 아래로 엊그제 내린 비로 흙탕물이 경호강을 따라 흐른다. |
주변으로는 형형색색 봄에 피는 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강물은 어제(6일) 내린 비로 인하여 아직도 흙탕물이다. 많은 사람들이 축제를 보러 왔지만, 이 좋은 산책로를 걸어보지도, 구경도 하지 못하고 돌아가고야 말 것이다. 너무나도 운치 있게 만들어 놓은 산책로를 걸어가 보면 마음이 행복한 것을, 왜 많은 사람들은 행사장 입구까지 차를 타고 가야만 할까. 이런 생각을 하니 절로 행복이 찾아오는 것만 같다.
▲ 봄기운에 알맞게 색칠한 나무로 된 산책로. 오른쪽으로 경호강을 보면서 걷는 기분이 최고다. 발이 참으로 편하다. |
▲ 들꽃과 약초가 함께한 축제장에 모인 사람들. |
‘불노장생(不老長生) 꿈을 여는 산청’이라는 슬로건으로 올 해 여섯 번째 개최하는 '지리산 한방 약초축제'는 류의태, 허준 상(常) 시상을 시작으로 약초 화분 체험, 한방 무료진료, 한방약 처방, 수지침 강좌와 무료체험 등 총 50여개의 체험 및 단위행사가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군 일원에서 열려 관광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 산청종합운동장 축제행사장의 불로장생문(不老長生門). |
산청군 금서면 매촌 마을(면소재지)에서 삼거리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권일점 여사. 지난해 일반부에 참가하여 동상을 받았고, 올 해 다시 금상에 도전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면서 ‘다슬기 약수탕수’라는 요리를 만드는데 손놀림이 분주하다.
다슬기나 재첩 등 푸른 국물을 내는 패류는 간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이 지역이 고향인 권 여사는 지난 1988년부터 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웰빙 다슬기 정식, 다슬기 회 무침, 다슬기 탕, 메기 찜, 피리 조림 등 주로 한약재를 이용한 건강음식을 만들어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서울 등 도심에서도 고정 손님이 찾아올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 지난해 요리경연대회에서 동상을 받은 권일점 여사. 올 해는 금상을 목표로 요리를 하는 중 심사관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한 뿌리 사서 집에서 키우면서 매일아침 잎사귀에 물 뿌림 하면서 감상하면 산삼 한 뿌리 사서 먹는 것 보다 더 건강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아쉽게도 판매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파트에서는 키우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 장뇌삼. 한 뿌리 집에서 키우면서 매일 감상하고 싶은 욕심이다. |
사물탕은 혈허증과 혈병에 두루 사용하며 월경불순, 갱년기장애, 임신중독, 산후증, 빈혈 등에 두루 쓰이며 당귀, 숙지황, 천궁, 작약을 4g씩 16g을 400㏄ 정도 다려서 아침저녁으로 100㏄ 복용한다. 총명탕은 원활한 혈액순환과 기의 흐름을 돕고, 머리를 맑게 하는 것으로 백복신, 석창포, 원지를 각 20g씩 물 600㏄에 넣고 물이 반으로 줄 때까지 약 1시간 달인 후 찌꺼기는 걸러내고 하루 세 번씩 나누어 복용한다.
당귀차는 부인의 냉증, 혈색불량, 산후회복, 월경불순에 좋으며 오랫동안 먹으면 손발이 찬 증상이 개선된다. 당귀 10g을 물 300~500㎖에 넣어 끓이는데, 끓기 시작하면 은근한 불로 낮추어 오랫동안 달인다.
▲ 재래식 아궁이에 한약을 달이는 여인들. |
▲ 야생화 은방울꽃. 사랑이 주렁주렁 열려 있다. |
▲ 적지 않게 내린 봄비로 강물은 불어 남강으로 흐르고 있다. |
아직 수박향기는 나지 않았지만, 시장기가 곧 맛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순식간에 회 한 접시를 비웠다. 배가 부르니 몸은 무거운데 마음만은 가볍다.
출처 : 약초 내음 물씬~ 몸에 좋은 한방차도 좋고~ - 오마이뉴스(2006. 05.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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