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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찾기프로젝트

[행복찾기] 골칫거리 억새가 오늘따라 예쁘게 보이는 이유는? /집으로 가는 길/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행복찾기] 골칫거리 억새가 오늘따라 예쁘게 보이는 이유는?

/집으로 가는 길/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이부자리를 걷었다.

밖으로 나가 보니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바람 소리였던가.

어차피 아침 운동을 가야하는 시간이라 잘 됐다 싶다.


시골이라 한적한 길이다

나 혼자 길을 점령하고 걷는다.

버스는 고사하고 모닝 차 한 대 오가지 않는다.

들녘은 농부의 땀이 짙게 배었다.

근심걱정도, 한숨소리도 묻어 있으리라.


따스한 햇살이 눈부시도록 곱다.

작물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햇빛.

억새도 그 빛을 받았다.

따스한 빛이 억새의 잎에 닿으니 은빛으로 변한다.

산바람도 억새를 춤추게 한다.


농부에게 억새는 최대의 골칫거리다.

그런 억새가 오늘은 왜 이다지 아름답게 보이는가.

산들산들 부는 바람에 춤추는 억새가 밉지 않다.

간사한 인간의 속성일까.

속 썩이는 자식을 미워할 수 없는 이치를 깨닫는다.


집으로 가는 길.

오늘따라 억새가 억수로 예쁘게 보이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