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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일기

[농사일기] 김장용 무수확, 늦어도 한창 늦었습니다/중찬으로 나온 만두찜, 맛이 기가 막힙니다/잘 말린 시래기, 겨울철 최고의 아침 국물 시래기 국/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농사일기] 김장용 무수확, 늦어도 한창 늦었습니다

/중찬으로 나온 만두찜, 맛이 기가 막힙니다/잘 말린 시래기, 겨울철 최고의 아침 국물 시래기 국/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김장 무와 시래기용 무수확을 마쳤다.

수확이라야 할 것도 없는 적은 양이지만, 직접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며 가꾸고, 무를 뽑았으니 어쨌든 수확인 셈.

지난 8월 28일 무 종자 2봉지를 샀다.

김장용 무는 1봉지에 8,000원, 시래기용은 4,000원.

씨앗이 뭐 그리 비싼지 이 금액이면 차라리 직접 사 먹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

재래시장 장터에서 파는 씨앗은 2~3천 원짜리도 많던데, 왜 이렇게 비싼 이유를 모르겠다.


암튼 그래도 씨앗을 파종하고 물을 주고 키워 수확시기를 훨씬 넘겨 무를 뽑았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한 달 전부터 “무를 뽑아야지”라고 생각만 했지만 쉽게 처리되지 않았다.

어제(3일), 큰마음 먹고 실행에 옮겼다.

무도 첫 농사라 큰 것은 아주 크고, 작은 것은 아주 작고 그렇다.

팔 것도 아닌지라 크기가 무슨 상관이 있으랴.




두 평 남짓 심은 무.

이 무를 뽑는 것도 농사라고, 간식도 먹어야 한데나.

곱게 빚은 만두를 푹 쪄서 양념간장에 듬뿍 적셔 먹었다.

맛이 기가 막힌다.

쫄깃쫄깃한 만두에 맵싸하고 짭짤한 양념 맛은 명품 맛을 넘어선다.


“맛이 기가 막힌다”라는 표현은 어떨 때 써야 하는 것일까?

“바로 이때”가 아닐까 싶다.

그럼, ‘바로 이때’란 어떤 때를 말할까?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른다”거나, “먹는 데 열중하다 누가 옆에 와도 모른다”거나, “다 먹었는데도 그릇까지 먹었다”거나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뭐, 그릇까지 먹어 치우겠습니까마는, 암튼 최고의 맛일 때 “맛이 기가 막힌다”라고 하지 않을까.




무를 뽑고 정리에 돌입.

김장용 무는 잎을 떼지 않고 창고에 잠시 보관하기로 했다.

곧 김장 할 때 사용하기 위해서다.

시래기용 무는 무 꼭대기 부분을 잘라 잎은 응달에 걸어 말릴 작정이다.


지난 며칠 영하의 날씨라 벌써 수분이 많은 잎줄기는 약간 얼은 형태를 보인다.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여 잘 말린 시래기를 기대해 본다.

겨울철 아침 식사 때 다른 반찬 없어도 밥 한 그릇 비울 수 있는 것은 시래기 국이 아닐까.

곧, 시래기 국이 밥상에 오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