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 가다 - 5(리틀 인디아와 싱가포르 대학)
  
▲ 리틀 인디아 리틀 인디아 지역 거리에 있는 아치형의 홍보물. 인도의 상징인 코끼리 모습도 보인다.
리틀 인디아

세랑군 로드 주변 상가 중심으로 형성된 싱가포르 속 작은 인도를 체험할 수 있는 리틀 인디아. 7% 안팎의 인도계 사람들이 만든 구역이다. 19세기 중반 수많은 인도인 이주노동자들이 가축사용이 편리한 토지와 초원이 있는 현재의 리틀 인디아 지역으로 터전을 옮기면서 시작되었다. 다른 지역에 비해 개발이 덜 되었으나, 작은 인도로 불릴 만큼 이국적인 모습으로 인도의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 상점거리 리틀 인디아 지역에 있는 상점. 화려한 색깔의 각종 기념품이 즐비하다.
리틀 인디아

리틀 인디아 지역에는 사원과 많은 인도 레스토랑, 재래시장이 있어 여행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폭이 제법 넓은 도로를 끼고 있는 이 지역은, 거리를 오가는 여행자도 많지만, 많은 인도 사람들로 북적인다.  

붉은 색깔의 전통 공예제품을 비롯한 장신구들이 즐비하고, 수많은 관광객이 상점을 드나든다. 인도 특유의 강한 향은 머리가 띵할 정도로 코끝을 자극한다. 나무, 철, 금색 도금을 한 불상과 코끼리 등 각종 동물형태의 조각상이 진열돼 있다. 불상 하나를 사고 싶어 가격을 물어보니, 생각보다 비싸, 눈으로만 보고 머리에만 담아야 했다.  

  
▲ 리틀 인디아 리틀 인디아 거리 모습
리틀 인디아

거리는 자동차, 오토바이 그리고 사람들이 뒤섞여 혼잡하다. 사이사이 빠져 나가기도 어렵다. 크고 작은 가게에는 값싼 액세서리에서 제법 비싼 귀금속도 팔고 있다. 여성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파인애플과 바나나 등 즐겨먹는 열대과일을 파는 가게도 많지만, 처음 보는 과일을 파는 가게도 눈에 많이 띈다. 민속의상을 입은 여성이 거리를 활보하는 리틀 인디아. 싱가포르에서 또 다른 나라 인도에 온 느낌을 온 몸으로 느낀다. 

  
▲ 이발소 리틀 인디아 지역에 있는 이발소 모습
리틀 인디아

도로변에 길게 이어진 상점은 하나의 커다란 건물처럼 보인다. 건물과 건물 사이는 공간을 두지 않고 다닥다닥 붙어 있는 형태로 1~2층은 주로 가게 용도고, 3층은 주거용이다. 영문 글자만 새겨진 간단한 간판, 강한 색채가 아닌, 아주 연한 톤의 색깔을 칠한 나무 창문이 소박하다.  

아파트 밖으로는 빨래가 널려있는데, 빨래걸이가 특이하다. 건물 외벽에 파이프 꽂이를 고정시켜 놓고, 빨래를 널 때만 파이프를 끼워 사용한다. 우리나라 아파트 국기 게양대 모습이다. 2~3m 정도로 족히 보이는 긴 막대기를 길게 늘어놓은 모습. 저수지에서 낚싯대를 길게 뻗쳐 놓은 모양을 연상케 한다. 

  
▲ 술탄 모스크 아랍 거리에 있는 술탄 모스크
술탄 모스크

  
▲ 거리의 사람들 술탄 모스크 앞 거리에는 예배를 보러 온 사람들이 잠시 쉬고 있다.
술탄 모스크

아랍 스트리트에 있는 싱가포르 술탄 모스크. 싱가포르 최대 규모의 이슬람 사원으로 키 큰 야자수 사이로 보이는 황금색 지붕과 뾰족한 조형물이 건물을 압도한다. 사원 외벽에는 특별한 문양도 새겨져 있다.  

1825년에 세워진 이 사원은 매주 금요일 예배 시간을 제외하고 입장이 가능하며, 사원 내부를 둘러 볼 수 있다. 모스크 앞 넓은 골목 같은 상점 거리에는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이슬람 문화권의 기념품 가게가 즐비해 있다. 불행(?)하게도 가는 날이 장날인지, 입장 시간이 맞지 않아 사원 겉모습과 가게 구경만 한 채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 셔틀버스 싱가포르 대학내에 셔틀버스 운행하고 있다.
싱가포르 대학

싱가포르 마지막 여행지는 싱가포르 국립대학(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NUS)이었다. 싱가포르에는 3개의 대학이 있는데, 이 대학은 2009년 세계 대학 평가에서 88위로 순위가 매겨지기도 했단다. 메인 캠퍼스는 남서부 지역 켄트 릿지(Kent Ridge)에 약 1.5 km²에 걸쳐 위치해 있다.  

천연자원이 부족한 이 나라는 국가차원에서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이런 결과로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다. 도쿄대학교, 베이징대학교와 함께 아시아 3대 명문대학으로 꼽히고 있으며, 세계 50위권 안에 드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공학과 과학부문에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 평화로운 새 싱가포르 대학 잔디광장에 평화롭게 노는 새 두 마리.
평화새

이곳에서는 가이드의 안내와 설명이 없었다. 스스로 학교를 둘러보고 정해진 시간까지 오라는 것. 혼자 여행하는 습관에 익숙하다 보니 혼자서 교내를 둘러보았다. 영어가 완벽하게 통하지 않았지만, 용기를 내 어느 사무실로 들어가 보았다. 안경을 낀 작은 체구, 나이가 지긋한, 여자와 첫 대면을 하자 말문이 막힌다. 하지만, 긴장을 풀고 소개를 한 후, 궁금한 점을 물으니, 친절하게 답해 준다. 10여 분 시간이 지나자 분위기는 한층 편해지고 자신감도 생겼다.  

30여 분 동안의 대화를 마치고 일어나려 하자 팸플릿을 몇 개 건네준다. 건물 안을 힁허케 한바퀴 둘러 봤다. 교수로 보이는 사람과 학생들이 자유롭게 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이런 분위기가 대학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안내센터 1층에는 이 대학 역대 총장들의 대형 사진이 벽에 걸려있다. 세계적 명문대학으로 이끈 지도자의 명성이 눈에 보이는 것만 같다. 

저녁은 해산물, 회 덮밥, 그리고 육류 종류로 갖춰져 있어 먹을 수 있는 선택 폭이 다양하고, 보는 것만으로도 푸짐하다. 바닷가에 살아 그런지, 메뉴를 선택할 때는, 육류보다는 해산물이 우선이다. 지금껏 내 돈을 주고 소고기 등 육류를 사 먹은 적이 별로 없는 기억이다. 해산물과 육류 두 종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단연 해산물. 푸짐함이 가득한 저녁 식사는, 푸짐한 마음으로 채워지고, 싱가포르에서 마지막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 술탄 모스크 황금색 돔 지붕과 뾰족하게 장식을 한 술탄 모스크
술탄 모스크

해외체류가 아닌, 단순히 짧은 해외여행에서 사람들은 겉모습만 보고, 그것을 전부인양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나 역시도 그렇다. 그래서 3일간 싱가포르 여행에서 어찌 싱가포르를 제대로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지만 울창한 숲과 조화를 이루는 깨끗한 도시환경은, 정부 관계자나 가이드의 설명이 필요 없는, 직접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것이다.  

여행기간 중 경찰과 경찰차량을 한번도 보지 못한 것도, 이 나라가 치안이 얼마나 안정적인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 그래서 국제연맹 총회나 각종 컨퍼런스를 개최할 충분한 여건이 돼 많은 외국인들이 찾고, 결국 그것이 국가경쟁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요소가 된다는 점은 충분히 배울 만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 리틀 인디아 리틀 인디아 지역 거리모습
리틀 인디아

또 하나, 몇 번의 해외여행에서 느낀 점이랄까. 성격이 다분히 급한 나로서는, 출입국 심사 등 출발지에서 도착지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것. 어찌 보면, 비행기가 나는 시간 보다, 더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싱가포르 여행을 마친 10월 15일 오후 8시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에 도착, 다음날 낮 12시, 거제도 집에 안착했다. 인터넷을 뒤져 위성지도를 보니, 한국에서 싱가포르가 그리 멀어 보이지 않다는 느낌이다. 그런데도 가는데 13시간, 오는데 16시간(거제에서 출발해 도착한 시간까지 모두), 하루가 지나고 5시간이 더 걸렸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해외여행이지만, 그래도 여행은 많은 이야기를 남긴다. 그리고 기록해야만, 기억에 오래 남는다는 것을 알았다. 사람들은 흔히 말하기를, 어디 좋은 곳에 가면, 남는 것은 사진이라면서, 많은 사진을 찍는다. 그런데 사진 만으로서는 기억을 더듬어 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메모를 하고 기록을 남겨야만,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그때 그 이야기를 다시 풀어보는 즐거움을 느끼지 않겠는가.

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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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 가다 - 4(보타닉 가든과 주롱 새 공원)

  
▲ 자전거타는 소녀 보타닉가든내 조경한 나무위에 자전거를 타는 소녀상이 눈길을 끈다.
보타닉가든

10월 15일 금요일, 여행 마지막 날이다. 습기 많고 무더운 날씨를 온몸으로 느끼며 보타닉 가든에서 마지막 일정을 보냈다.  

140년의 역사, 52㏊ 규모를 가진 싱가포르 최대 식물원. 화려하고 진한 색채, 독특한 향기, 아름다운 꽃 그리고 울창한 숲은 이 식물원 최대 자랑거리다. 아열대 식물이 즐비하다. 2m가 넘는 바나나 열매가 축 늘어져 힘겹게 달려 있는 모습도 신기하다. 깨알 같은 열매 수만도 족히 1000개가 넘을 것만 같다. 하늘에 닿을 듯한 키 큰 나무, 그늘을 만드는 무성한 잎, 넓고 걷기 편한 포장된 길을 따라 산책하는 즐거움, 오랜만에 느끼는 최고의 기분이다. 

  
▲ 몽키폿트리 “현명한 늙은 원숭이는 단지에 손을 넣는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라고 하는 정글 지역 속담에서 유래했다는 이름을 가진 나무.
몽키폿트리

몽키 폿 트리. "현명한 늙은 원숭이는 단지에 손을 넣는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라는 정글 지역 속담에서 유래했다는 이름을 가진 나무. 폭이 넓고 긴 이 나무는 원숭이 잡는 나무라고 알려져 있다. 이 나무는 직경 20~30㎝의 열매를 달고 있는데, 열매 안에 있는 씨앗을 원숭이들이 꺼내 먹다가 너무 많은 씨앗을 한꺼번에 잡으면 손을 뺄 수 없어 사람들에게 잡힌다는 것이다. 자연 속 동물들이 살아가는 모습에서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 난초공원 이 공원에는 수 많은 난이 화려한 색깔로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난초공원

식물원 안에는 별도로 입장료를 내는 국립난초정원이 있다. 1928년에 조성된 이 식물원에는 1천여 종의 난초, 2천여 이상의 교배종을 비롯한 진귀한 난초를 재배하고 있다. 유난히 난초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후덥지근한 날씨지만, 이 공원에 들어서니 나가고 싶은 생각이 없다.  

사람이 어떤 재료를 가지고 난초만큼이나 화려한 색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자태도 그지없다. 아기 웃음이 천진난만하다지만, 살포시한 자태, 밉상 없이 삐죽이 웃는 듯한 모습의 매력에 푹 빠지지 않을 수 없다. 눈을 아주 가까이에 마주했다. 난 꽃이 내 눈으로 들어온다. 난초공원에서 한참을 쉼 없이 돌아다녔고, 아름다운 꽃에 넋이 빠졌다. 단체여행이라 여행지마다 몇 시까지 도착하라고 알려주었지만, 여태까지 한 번도 어겨본 적이 없다. 그런데 처음으로 시간을 어겼다. 난초공원 난의 아름다움에 빠졌기에. 

이 공원에는 유명 인사들이 방문하면 그들의 이름을 붙여 전시한 VIP 오키드 가든이 있다. 남아공 넬슨 만델라, 영국 대처수상 그리고 2003년 노무현 대통령과 영부인 방문을 기념하여 붙인 '양숙(Yang-suk) 난'이 있다. 아시아 특급배우 '배용준 난'도 있다지만 보지 못한 점이 아쉽다. 

  
▲ 홍학 날씬하게 빠진 다리, 가늘고 긴 목, 분홍색 깃털을 가진 홍학떼. 아름다운 자태가 그지없다.
홍학

싱가포르 남쪽에 위치한 주롱 새 공원. 20㏊의 면적에 600여종, 9000여 마리가 살고 있는 동남아 최대 규모이자 세계 최고 조류생태 전시장이다. 멸종위기에 처한 새도 12종에 달한다.  

오전 11시와 오후 3시 하루 두 번 열리는 원형극장 버드쇼. 쇼의 시작은 새 인형을 쓴 두 사람의 등장으로 분위기를 잡는다. 뒤이어 무리지어 나오는 홍학 떼, 목동이 초원에서 소몰이 하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이 여간 우스운 게 아니다. 

  
▲ 앵무새농구경기 원형극장에서 펼치는 앵무새 농구경기 모습. 양측 가장자리에 있는 공을 중앙 골대에 누가 먼저 많이 넣어 승부를 가리는 경기. 경기하는 앵무새보다 조련사가 더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
원형극장

앵무새가 펼치는 미니 농구시합. 일반 농구경기장과는 달리 앵무새 농구경기장은 가운데에 골대가 있고, 양 가장 자리에 공이 있다. 공을 물어 골대에 많이 넣는 앵무새가 승자가 되는 게임이다.  

경기가 시작되자 양쪽 응원이 치열하다. 한 번 경기로 승자와 패자로 나뉜 앵무새 두 마리. 경기에 진 앵무새는 고개를 떨어뜨리고 창피해 하는 시늉을 하고 있다. 보통 아닌 연기력이다. 관람객의 웃음과 박수소리가 공연장을 압도한다. 경기에 진 앵무새를 위로하기 위해 사회자가 복수전을 하자고 제안한다. 다시 치열한 경기는 시작되고, 첫 경기에서 패한 앵무새가 이번에는 승자가 된다. 또 다시 고개 숙여 부끄러워하는 연기를 펼치는 앵무새. 공연장은 웃음 만발이다. 

말하는 앵무새 공연이 계속된다. 1부터 10까지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말하는데, 웬만한 사람보다 발음이 정확하다. 생일 축가도 부른다. 객석 뒤편에서 공연장으로 비행하는 새의 속도가 대단히 빠르다. 내 눈으로 돌진하는 것만 같아, 순간적으로 눈을 감고 머리를 숙였다. 충돌할 것만 같았던 새는 정확히 조련사의 손위로 사뿐히 날아 앉는다. 

  
▲ 굴렁쇠 통과하기 원형극장에서 펼치는 앵무새의 굴렁쇠 통과하는 연기.
원형극장

관람객 한 사람이 들고 있는 굴렁쇠 원 안으로 앵무새가 재빠르게 통과하는 연기. 손님의 돈을 빼앗아 조련사에게 주었다 되돌려 주는 연기. 넓고 긴 목 줄기를 가진 펠리컨이 펼치는 먹이 받아먹는 연기. 새 뇌는 새 눈동자만큼의 크기라고 하는데, 어떻게 그런 작은 뇌에서 훌륭한 연기와 쇼를 하는 것인지 신기할 따름이다. 머리 나쁜 사람을 '새대가리'라고 누가 악평을 달았을까? 

서 있어도 땀이 나고 지친다. 냉방시설을 갖춘 파노레일(파노라마와 레일의 합성어)을 타자 한결 낫다. 통유리로 된 파노레일이 천천히 움직이자 사방 온 시야가 한 눈에 들어온다. 레일 아래로 온갖 새들을 볼 수 있다. 파노레일을 타는 전체구간에는 3개의 역이 있고, 15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제1역에 내려 앵무새 공원과 다른 새 공원을 둘러보았다. 제1역 주변으로 비교적 많은 새들이 있어 관람하기 좋다. 코뿔새, 큰부리새는 한두 마리씩 짝을 지어 있지만, 외로워 보인다. 홍학은 무리지어 열심이 모이를 쪼고,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좁은 공간에 보호 그물막으로 쳐져 있어 마음대로 날지 못하는 새가 애처롭다는 생각이다. 드높고 드넓게 나는 새가 부럽다. 

  
▲ 앵무새 날카로운 부리와 화려한 색깔을 치장한 앵무새. 카메라를 들이대자 '찍을라면 찍어봐' 하는 모습으로 쳐다보고 있다.
앵무새

작은 앵무새가 많이 모여 있는 공간은 높은 철탑에 넓은 공간으로 다른 새장에 비해 비교적 활동이 자유로운 편. 엄마와 함께한 어린아이가 작은 통에 들어있는 먹이를 주자, 잘도 먹는다.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어도 놀라지 않는 모습이다. 부리와 머리 그리고 깃털 색깔이 예쁘고 화려하다.  

파노레일을 한 바퀴 돌아 연못에 무리지어 있는 홍학 떼 옆으로 갔다. 홍학은 이 공원의 마스코트. 길고 날씬한 다리, 가늘고 긴 목, 핑크빛 깃털을 관람객에게 일부러 뽐내는 듯하는 모습을 한다. 관람객 중 한 사람이 먹이를 던져주자 뒤뚱거리며 종종걸음 친다. 그 모습이 웃음을 더해준다. 앵무새 공연장, 공원 내 이정표, 시내 도로변에 한글로 된 안내 표지판을 표시해 놓은 것을 보면 한국 관광객이 얼마나 많은지 짐작 가는 모습이다. 

  
▲ 빌딩 숲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주변에 높이 선 빌딩 숲. 건물의 외형이 각기 다른 모습으로 조각물을 전시해 놓은 건축물 전시장이라는 느낌이 든다.
빌딩 숲

오후 늦은 시간, 산책 겸 도심지역을 둘러보았다. 후덥지근한 낮 시간대와 달리 늦은 오후라 서늘한 편이다. 마리나 베이 주변 광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 여유롭고 한가한 모습이다. 싱가포르의 상징 머라이언상에서는 쉼 없이 물을 뿜어내고 있다. 그 너머로는 웅장하고 특별한 건물이 서 있다. 사진에서, TV화면에서도, 본 적이 없는 처음 보는 건물이다. 

  
▲ 머라이언상 쉼없이 물을 뿜어내고 있는 마리나 베이에 있는 머라이언상. 뒤로는 한국 건설사가 지었다는 싱가포르의 랜드마크로 자리 매김할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세 개의 건축물 위 머리에 대형 여객선을 이고 있는 형상으로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머라이언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세 동의 건물이 머리에 대형 여객선을 이고 있는 형상으로, 피사의 사탑 기울기 5.5도보다 10배 더 기울어진 52도의 기울기로 지어졌다고 한다. '에펠탑(프랑스)', '타워브리지(영국)', '자유의 여신상(미국)', '오페라하우스(호주)'에 이어, 싱가포르의 랜드 마크로 새겨질 세계적인 건축물로 자리매김할 이 건축물을 국내 쌍용건설이 지었다고 하니, 놀랍기 그지없다. 

이 건물은 지하 3층, 지상 55층 객실은 총 2561개. 독립된 세 동의 건물이 하나로 연결된 것으로, 우선, 건물 한 동은 카드 두장이 서로 기대어 서 모습이다. 동측 건물과 서측 건물이 지상 70m인 23층에서 하나로 만나 55층까지 올라간다. 옥상에는 수영장 3개와 정원 등 축구장 두 배 크기인 길이 343m, 폭 38m의 스카이 파크가 있다. 

9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전망대는 싱가포르 도심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호텔 앞에는 1500㎡의 카지노, 4만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컨벤션 센터, 1만1000명이 관람할 수 있는 공연장이 있다. 이 건축물은 적정 공사기간이 48개월인데도, 27개월 만에 완공하였고, 공사비만도 7억 1400만 달러로 지금까지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서 발주한 단일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라고 한다. 

  
▲ 유람선 그다지 화려하지 않는 유람선이 싱가포르 도심 빌딩 숲을 파고 들듯 유유히 흐르고 있다.
유람선

마리나 베이 주변은 대형 건축물을 전시해 놓은 조각품 전시장 같은 느낌이다. 정교하고 아름다움에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해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 저 멀리에서 소리 없이 다가오는, 저녁 햇살을 받은, 한대의 유람선. 이국에서 느끼는 여행의 즐거움. 여객선에 타고 있는 저 관광객들도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을까?

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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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koeiking11.tistory.com BlogIcon 개발자와코더사이 2016.02.04 23: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정보감사합니다.

  2. Favicon of http://tood-re.tistory.com BlogIcon 먹튀 검증 2018.08.08 19: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갑니다~



싱가포르에 가다 - 3(뉴 워터와 나이트 사파리)
  
▲ 고속도로 싱가포르 고속도로 주변에는 밀림에서나 볼 수 있는 큰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듯 하다.

10월 14일, 여행 둘째 날 오전. 뉴 워터를 생산하는 베독정수장으로 가는 고속도로는 한적하고 싱그럽다. 레인트리라는 나무가 숲을 이룰 정도로 도심 어디를 가나 숲이다. 도심 속에 숲이 있는지, 숲속에 도시가 있는지 모를 지경이다.  

가로수는 차량 매연으로 검은 때가 보일 법 한데도,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차량 시동을 켜고 5분 이상 엔진가동을 금지하고 있는 제도 때문일까. 한참을 달리다 보니 도로변에 꽃을 심은 대형화분이 보인다. 비상시에 화분을 치우면 항공기 활주로로 이용한다는 것. 

  
▲ 고속도로 싱가포르 고속도로 주변에 설치된 대형화분. 비상시에 이 화분을 치우면 비행기 활주로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고속도로

  
▲ 뉴워터 비지터센터 뉴워터 비지터센터에는 학생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싱가포르의 물 정책에 대한 설명을 들으러 방문하고 있다.
뉴워터

싱가포르에는 4청이라는 말이 있다. 네 가지 깨끗한 것으로 물, 도로, 공기, 그리고 정부가 그것이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물. 싱가포르는 섬나라로 대표적인 물 부족 국가. 수돗물은 4가지를 주요 원료로 쓴다. 빗물, 해수를 담수한 물, 수입하는 물, 그리고 뉴 워터이다. 천연적으로 물이 부족한 싱가포르는 새로운 물 공급 방법과 개발, 그리고 물 절약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런 노력으로 상수원 중에서도, 수질이 가장 떨어지는 재료인 하수를 정화해 식수를 사용하는 뉴 워터를 개발한 것. 싱가포르 정부의 물 부족 해결을 위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 뉴워터 교육장 뉴워터 비지터센터에서 싱가포르 물 정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관광객.
뉴워터

물 절약에 대해서도 7가지 방법으로 국민에게 홍보하고 있으며, 큰 성과를 내고 있다고 한다.  

1. Monitor your water bills(상하수도 요금 체크하기).

2. Take shorter showers(샤워시간 줄이기).

3. Wash in a filled sink(싱크대에 물 받아서 쓰기).

4. Wash on a full load(빨래 모아서 하기).

5. Reuse water(물 재사용하기).

6. Repair leaks promptly(물이 새는 곳 바로 수리하기).

7. Half flush(변기 사용물 반으로 줄이기).  

우리도 실천하여 물의 소중함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 정수장 연못 잉어 뉴워터 비지터센터 주변 연못에는 대형 잉어들이 헤엄처 다니고 있다.
뉴워터

센터 주변으로는 정수장에서 나온 깨끗한 물을 담은 연못이 있고, 헤엄쳐 노는 큰 잉어들이 관람객을 불러 모은다. 건물 밖은 잔디밭과 분수대로 친환경적 이미지를 강조해 놓았고, 초등학생들의 소풍장소와 견학지로 유명하다. 이날, 인도네시아에서 온 어린이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싱가포르 정부의 물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현장 공부라는 생각이다. 

  
▲ 도시개발국 도시개발국에는 싱가포르 도심을 축소한 모형이 있다. 이 모형에는 싱가포르의 현재와 미래를 볼 수 있는 건축물을 디자인해 놓은 점이 눈길을 끈다.
도시개발국

점심을 먹고, 맥스웰 로드에 있는 도시재개발위원회(URA)를 방문하였다. 1974년 설립하였으며, 싱가포르를 살기 좋고, 일하기 좋고, 즐기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기관이다. 전시관에는 싱가포르 도심을 전체적으로 축소해 놓은 모형을 볼 수 있었는데, 현재와 미래의 도시 모습을 한 눈에 비교하도록 해 놓았다. 미래에 건축할 건물의 모양까지 디자인 해 놓은 점이 인상적이다.  

같은 모양의 건축물을 허가해 주지 않는다고 하는 싱가포르 정부. 이는 싱가포르 도시경관을 이끄는 주요한 힘이라는 생각이다. 아파트 베란다에 공원이라 할 정도의 조경을 해 놓은 전시된 사진 하나가 특별한 주목을 끈다. 주거공간이라는 아파트 개념이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이 사진 한 장을 통하여 미래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다. 

  
▲ 미래의 아파트 도시개발국에 전시되어 있는 미래 아파트의 모습. 아파트 베란다 주변으로 수목이 심겨진 소형 정원을 볼 수 있는데 미래의 주거환경을 내다 볼 수 있다.

틈새시간을 이용하여 시가지를 둘러보았다. 건물 밖으로 나오니 더운 열기가 확 차오른다. 거리의 더운 열기에 사람들의 열기가 더해 혼잡한 거리를 더욱 뜨겁게 만들고 있다. 작은 가게에 들렀다. 알록달록한 반팔 셔츠 하나가 맘에 들어 관심을 보이니 점원이 다가왔다. 한 장에는 얼만데, 두 장 사면 얼마를 할인해 주고, 세 장 사면 거의 한 장은 공짜라는 유혹이다. 사람은 공짜에 약한 걸까? 결국 세 장을 사고 말았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싸게 산 것은 아니었던 것. 다음 날, 다른 시장에서 똑 같아 보이는 셔츠 가격을 물어 보았기 때문이다. 차라리 가격 비교를 하지 않았어야 했던 것이 나았던 것일 게다. 돈 몇 천 원에 괜히 가슴 아파할 필요가 없었기에. 

  
▲ 도시개발국 도시개발국에 있는 싱가포르 도심의 현재와 미래의 모형.
도시개발국

해산물로 식탁을 가득 채운 저녁식사 시간이 즐겁다. 피로를 풀 수 있는 시간이자, 먹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포만감으로, 세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밤에 여는 동물원인 나이트 사파리를 찾았다.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고 기대 가득하다. 입장하기에 앞서 펼치는 불 쇼는 화려했다. 기름을 입에 부어 불을 붙여 뿜어내는 모습은 위험해 보였지만, 스릴 넘쳤다. 관람객을 무대에 불러내어 함께하는 공연은 웃음을 더해줬다.  

  
▲ 불쇼 나이트 사파리 입구에서 펼치는 불쇼
불쇼

공연을 마치자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트램(선로열차)을 타려다 보니 혼잡했다. 사람을 태운 트램은 서서히 움직이고 무슨 동물이 나타날까 모두 호기심 가득한 분위기다. 밀림 같은 울창한 숲. 은은한 조명이 숲 속을 비추고 있다. 십여 미터 앞, 희미한 조명 앞으로 움직이는 작은 체구의 물체가 보인다. 개과의 붉은 승냥이다(Red dhole). 한 마리가 아닌, 여러 마리가 무리지어 있다. 

이 동물원에는 하이에나를 비롯한 늑대 등 개과동물이 많다. 거대한 체구를 가진 세 마리의 아시아 코끼리(Asian elephants)는 조명 아래 평화로운 모습으로 휴식하고 있다. 마르크 염소(Markhor), 히말라야 타르(Himalayan Tahr) 등 온갖 동물들이 먹이 활동을 하고, 어떤 동물들은 편안히 쉬고 있다. 잠을 자서 못 본 건지, 아니면, 나 혼자만 못 본 것인지, 밀림의 왕자라 불리는 사자와 호랑이가 보이지 않는다. 

  
▲ 고속도로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주변으로 큰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듯 하다.

트램이 지나는 길 옆,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아주 가까이로 말레이 맥(Malayan Tapir)이 조용히 드러누워 있다. 입 앞까지 툭 튀어 나온 긴 코, 짧은 귀는 개미핥기와 비슷하다는 느낌이다. 이 동물은 앞다리에서 꼬리부분까지 흰색이고, 나머지는 검은색으로 몸 색깔이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다. 숲 파괴와 밀렵으로 멸종 위기의 동물로 지정돼 있다고 하니, 보존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 동물원에 있는 동물 90%가 야행성으로, 신선한 저녁시간이 활동하기 편하고, 이런 기후를 가진 싱가포르가 사육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란다. 어떤 장치를 해 놓았는지 아주 가까운 사이로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이 함께하고 있는 것이 신기하다. 동물 상호간 직접적인 물리적 장벽은 없는 대신, 큰 식물이나 폭포, 깊은 개울을 설치해서 차단하고 있다고 한다. 관람에 앞선 안내원의 설명에 동물을 손으로 만져 볼 수도 없다. 사진 촬영도 금지하고 있어, 관람하는 약 30여 분 동안 사진 한 장 못 찍은 것이 못내 아쉽다. 

트램을 내리자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동료들은 악어와 다른 야생 동물들이 서식하는 곳으로 이동하며 시간을 즐겼지만, 혼자 쉬기로 했다. 시원하게 들이키는 음료수 한 잔으로 하루의 피로를 말끔하게 풀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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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imasap.com/ BlogIcon 묘묘! 2014.01.16 09: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싱가폴의 날씨는 아주 좋은, 아주 청결한 위생입니다


싱가포르에 가다 - 2(센토사섬)

  
▲ 머라이언상 조명을 받은 머라이언상에서 물을 뿜어 내는 모습이 화려하다.
머라이언상

싱가포르 정남쪽에 위치한 센토사(Sentosa) 섬. 휴양지이자, 싱가포르 64개 섬 가운데 세 번째 큰 섬으로, 말레이어로 '평화와 고요함'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싱가포르 본토에서 남쪽 약 800m에 위치하며, 1970년까지 영국 해군기지로 쓰여 졌다고 한다.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해발 105m 높이의 야트막한 정류소에 올랐다. 길이 2㎞의 케이블카는 68개 칸으로 돼 있고, 한꺼번에 약 500여 명을 태울 수 있다. 

  
▲ 케이블카 센토사섬으로 향하는 주엘 케이블카. 이 케이블카에서 내려다 보는 싱가포르항은 숲과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도시라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주엘 케이블카

이 케이블카를 지탱 시키기 위해 가운데 탑을 세운 것도 대단하다. 주엘 케이블카(jewel cable car ride)로 불리는 이 케이블카는 사방이 유리로 돼 있어 싱가포르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중간 탑까지는 약 5분, 전체로는 약 12분 걸리는 케이블카 타기는 싱가포르 여행에서 최고의 즐거움이다. 아래로 보이는 바다와 높은 빌딩은 그야말로 그림. 바다 한 가운데 흰 물살을 가르며 지나는 유람선은 싱가포르의 풍요로움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 머라이언상 센토사섬에는 싱가포르를 상징하는 머라이언상이 웅장한 모습으로 서 있다.
머라이언

섬에는 거대한 머라이언(Merlion)상이 관광객을 향해 포효하듯 내려다보고 있다. 이 상은 상반신은 사자, 하반신은 물고기를 한 모습의 가공 동물로 싱가포르의 상징물이다. 'Merlion'은 'lion'(사자)에 바다라는 의미를 가진 'mer'을 합성한 단어. 하반신의 물고기는 항구 도시를 상징하여 고대 싱가포르를 '테마색(Temasek, 자바어로 "바닷가 마을")이라고 칭한 것에서 유래하며, 상반신의 사자는 싱가포르의 원래 국호인 '싱가푸라'(Singapura, 산스크리트어로 "사자의 도시")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12층 높이 37m 머라이언상은 입과 얼굴 부분이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꼭대기에서는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섬을 훤히 볼 수 있다. 바다에는 컨테이너를 실은 수많은 상선이 정박해 있는 것을 보면, 싱가포르 무역과 경제를 짐작할 수 있는 것만 같다. 이 섬은 아열대 식물을 비롯한 갖가지 식물로 잘 꾸며져 있다. 

  
▲ 분수대 센토사섬 도로변에 희한한 모양을 한 분수대. 어릴 적 아이들이 오줌싸기 대회를 하는 것 같은 추억을 불러 일으키게 한다.
분수대

뱀, 개구리, 기린 목을 형상화한 우스꽝스러운 분수대가 도로를 따라 길게 늘어 이어져 있다. 아주 작은 타일을 붙여 만든 울퉁불퉁한 조각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분수대. 분수대 작은 구멍에서 물이 하늘로 치솟고, 곧이어 힘없이 떨어진다. 어릴 적 아이들이 오줌을 누가 멀리 싸는지 내기 하는 듯한, 독특한 분수대는 관광객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이미지 오브 싱가포르(Images of Singapore) 박물관. 밀랍인형, 비디오, 그림 그리고 3D 영상으로 싱가포르의 역사와 문화를 재현해 놓은 곳이다. 말레이, 중국, 인도, 아랍계 민족이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이야기가, 벽에 걸린 사진 속 인물을 통해 대화하는 식으로 설명되는 점이 눈길을 끈다. 

  
▲ 제기차기 모습 싱가포르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이미지 오브 싱가포르 박물관 내부에 전시된 밀랍인형.
이미지 오브 싱가포르

100여 년 전 기억에서 깨어나 밀랍인형을 전시한 공간으로 이동했다. 어두컴컴한 공간, 희미한 조명은 싱가포르의 역사와 문화를 인식 시키기에는 충분했다. 모험과 역경을 거치는 싱가포르인들 모습,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재현한 노력이 감동으로 와 닿는다. 소쿠리에 과일과 채소를 담은 장터 모습, 제기차기 놀이하는 모습은 한국의 60~70년대를 연상 시킨다. 점을 보는 모습, 결혼과 장례문화도 우리나라와 비슷하다는 느낌이다. 

  
▲ 차이나타운 붉은 색으로 치장된 각종 기념품을 파는 차이나타운 거리. 많은 관광객이 이 곳을 찾고 있다.
차이나타운

저녁식사 전, 잠시 차이나타운에 들렀다. 싱가포르 인구 중 70~80% 내외가 중국인. 이 지역은 1800년대 중국에서 건너온 이주자들이 초기의 척박한 삶을 개척하고 역사를 만들었던 곳이다. 그래서 그들의 꿈과 애환과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중국하면 떠오르는 색깔, 붉은 색으로 치장한 각종 장식물과 기념품을 파는 가게가 넘쳐 있다. 특유의 향도 도심에 가득 차 있다. 차이나타운은 래플스(영국 식민지 행정관)가 1828년 도시계획에 의해 탄생 시킨 지역이다. 이 곳은 중국에서 온 한약재, 도자기, 전통 공예품, 실크, 칠기 그리고 골동품 상점으로 유명하다.  

  
▲ 차이나타운 사찰 차이나타운 주변에 있는 사찰. 한국의 전통 사찰과는 행태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으며, 넓은 내부에 수많은 부처와 보살상이 있다.
차이나타운 사찰

차이나타운답게 상점 옆으로 상당한 크기와 높이의 웅장한 건물이 하나 있는데, 절이다. 한국의 사찰과는 외형이 확연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안으로 들어가니 크고 작은 수많은 부처와 보살이 내부 공간을 압도한다. 향이 피어나는 저쪽으로, 한참 동안이나 꼼짝 하지 않고, 기도에 몰두하는 나이 든 할머니가 보인다. 연신 엎드렸다 일어났다 반복하는 젊은 사람도 눈에 띈다. 108배를 한다. 합장한 채 기도를 올리고 몇 푼 보시를 했다. 낯선 이국땅에서, 잠시나마 가족의 안녕과 이 세계의 평화를 기원해 본다. 

  
▲ 기도 차이나타운 주변에 위치한 사찰 안에서 기도하는 사람들.
차이나타운 사찰

이틀 만에 먹는 한식, 오랜만에 먹는 것만 같다. 반찬 가지 수는 그다지 많지 않지만, 김치찌개 맛은 고향 온 기분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빡빡한 일정, 크게 숨 돌릴 여유 없는 시간이 육체적 피로를 더하지만, 한 끼 한식으로 위로를 삼을 수밖에 없다. 넉넉한 시간을 두고, 마시는 차 한 잔의 여유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 싱가포르 야경 리버보트를 타는 주변의 야경
리버보트

외국을 여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야경을 즐기고, 도심의 밤거리를 체험하는 것일 게다. 싱가포르의 야경은 화려했다. 홍콩이나 상하이에 버금간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리버보트라는 작은 범선을 타고 어두운 강줄기를 따라 유유히 흐르는 약 40여 분은 하루의 피로를 말끔하게 씻어내는 청량제 역할을 한다. 노천카페에서 연인끼리, 가족이나, 동료끼리 이야기나누며 즐기는 모습이 참으로 행복해 보인다. 범선은 클라키, 보트키, 마리나베이를 돌아보며, 다시 상류로 거슬러 올라간다. 머라이언 상에서 쉼없이 뿜어내는 물줄기는 화려한 조명 불빛으로 물감을 칠한 물을 뿜어내는 듯하다. 마리나베이 해변에 서 있는 머라이언은 센토사 섬에 있는 거대한 상보다, 크기는 작지만, 항구와 야경이 조화를 잘 이루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 빌딩숲 싱가포르항 주변으로 높은 빌딩공사가 한창이다.
싱가포르항

강 같이 보이는 수로는 바다와 연결되어 있던 곳을 둑을 쌓아 강처럼 만든 것으로 실제로는 강이 아니다. 그런데도 강처럼 잘 꾸며 관광 상품으로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에서 신혼여행 온 젊은 부부 모습이 많이 보인다. 한강 유람선을 타는 기분이다. 범선에서 내려 시끌벅적한 노천카페에서 동료들과 마시는 맥주 한잔의 추억은 오래도록 남을 것만 같다. 

한 잔 맥주에 기분은 최고다. 숙소까지 이십여 분을 동료들과 얘기하며 걸었다. 푹신하게 느껴지는 인도가 편안함을 더해준다. 길 양옆으로 숲을 드리운 울창한 가로수, 가로등 불빛을 받아 희미하다. 늦은 시간인데도, 조깅을 하며, 가벼운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평화롭다. 그렇게 밤은 깊어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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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 가다 - 1
  
▲ 싱가포르 도심 도시 속에 숲이 있는지, 숲 속에 도시가 있는지 모를 정도로 도시와 숲이 공존하는 도시국가 싱가포르
싱가포르

깨끗한 도시, 담배꽁초, 벌금, 태형, 그리고 고온과 습도하면 떠오르는 나라, 싱가포르. 싱가포르를 다녀 온 여행객들로부터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인천에서 하늘거리로 4,641㎞를 날아 밤중에 도착한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 여행 출발 전, 여름옷을 준비하라는 여행사 안내에 그저 그러려니 생각했는데, 막상 도착하니 실감이 난다. 에어컨이 가동되는 기내와 공항건물에서 벗어나 도심 밖으로 나오니 곧바로 땀이 난다. 습도가 높고 후덥지근하다. 사우나에서 냉·온탕을 하는 기분이다. 3일간 싱가포르 여행에서 냉·온탕을 왔다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숙소로 향하는 도심. 밤에 보는 거리지만 너무나 깨끗하고 정돈 돼 있는 모습이다. 고속도로 왕복차선을 가르는 중심에는 밀림 속에서나 볼 수 있는 키가 큰, 우거진 나무가 도로를 품고 있는 듯하다. 흉고직경 2~3m, 수관 폭 몇 십 미터는 족히 될 만한 웅장한 나무. '레인트리'라는 이름을 가진 나무다. 주변 고층 빌딩에서 새어나오는 불빛, 야간경관을 장식한 야경은 싱가포르라는 나라를 상징하는 주요 이미지. 환하게 비추는 불빛은, 아름다운 야경으로 여행객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법하다. 서울보다 조금 넓은 면적을 가진 도시, 그러나 도시 같지만 엄연한 국가다. 도시국가 싱가포르다. 

  
▲ 민속마을 말레이시아 조호바루주 마무디아 마을 모습
조호바루

한국보다 1시간 늦은 싱가포르. 시차로 인한 고생은 없었지만, 밤 11시 30분, 집을 나선지 13시간 반 만에 숙소에 도착했다. 갑자기 '집 떠나면 개고생이다'라는 광고 카피가 생각났다. 여행은 즐거움만 있는 것은 아닌 모양. 설렘과 흥분과 기대가 있는 반면, 고생이라는 선택을 포함해야만 행복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여행 첫날, '고생'이라는 선택으로 잠은 빠르고, 깊게 들었고, 행복의 깊이는 더욱 깊은 곳으로 빠져들었다. 

좋은 점과 불편한 점이 함께하는 단체여행. 외국 문화와 지리에 별로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단체여행이 편할 것이고, 자유로운 시간에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를 찾는 사람은 개인 여행이 편할 것이다. 몇 번의 해외여행을 통하여 단체여행의 불편한 점을 많이 느꼈지만, 도리는 없었다.  

10월 13일 수요일 오전 6시. 창밖으로 보이는 세상은 전날 비가 내린 탓인지, 시야가 훤하다. 도심 빌딩과 숲이 깨끗하다.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하고 버스에 올랐다. 고행이 시작되었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 송수관 오토바이를 탄 근로자들이 국경을 넘어 싱가포르에 일하러 가는 모습. 뒤로는 말레이시아로부터 물을 수입하는 송수관이 보인다.
송수관

싱가포르와 북쪽으로 인접한 말레이시아 조호 바루(Johor Baru). 두 나라는 약 1㎞의 다리에 의해 연결돼 있다. 다리 하나 건너면 도착하는 10분 거리의 또 다른 나라. 당연히 출입국 심사를 해야 하지만, 비교적 쉽게 통과할 수 있다. 조호르 수로를 사이에 둔 조호 바루는 말레이시아 13개 주 가운데, 수도인 쿠알라룸푸르 다음으로 두 번째 큰 주다. 싱가포르 섬과 마주하고 있어, 말레이시아에 속하지만 실제로는 싱가포르의 배후지 역할을 하고 있다. 다리 옆으로는 직경이 큰 송수관이 보인다. 싱가포르는 물이 부족하여 많은 양의 물을 말레이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국경 주변으로는 길게 줄서 있는 오토바이와 자동차를 볼 수 있다. 한국과 달리 오토바이가 고속도로를 달리고, 차량 뒤칸에 사람들이 탄 화물차가 고속도로를 질주한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싱가포르에 일하러 가는 모습이다. 이들은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싱가포르로 향한다. 

  
▲ 마을 공동묘지 마무디아 마을 공동묘지. 뒤로 보이는 작은 묘는 아이 무덤이다.
마무디아

  
▲ 조호바루주 주왕 무덤 조호바루주 주 왕 무덤앞에서 현지 가이드인 테레사와 함께 찍은 필자. 주 왕 무덤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오래 산다고 한다는데... 테레사는 5개 국어에 능통하며 유창한 한국말로 관광객을 안내하고 있다.
조호바루주

말레이시아 땅을 처음 밟은 곳은 마무디아(Mahmoodiah) 마을 공동묘지. 무덤이 참 특이하다. 무덤마다 두 개의 비석이 있는데, 머리와 발 위에 세워진 것이라고 한다. 각진 비석은 남자, 둥근 비석은 여자를 상징한다. 크기가 다른 작은 무덤이 보이는데, 아이 무덤이다. 장례도 보통 3일장이 아니라, 하루 안에 매장한다고 한다. 날씨가 덥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는 13개 주 가운데 9개 주에 왕이 있다. 국왕은 이들 왕 중에서 5년마다 통치자위원회에서 선출한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국왕을 선출해 교체하는 나라가 바로 말레이시아다. 

공동묘지 옆으로는 궁전 같아 보이는 건물이 있다. 바로 조호바루주 주왕 무덤이다. 주 왕 무덤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오래 산다고 한다. 현지 가이드인 테레사와 한 장의 사진을 찍었다. 

  
▲ 민속춤 공연 마무디아 현지 주민이 디길 부트리라는 민속춤 공연을 하고 있다.
디길 부트리

  
▲ 앙크롱 연주 대나무로 만든 앙크롱이라는 악기를 연주하는 솜씨는 관람객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하다.
앙크롱

마을에는 민속공연을 하는 곳이 있다. 무대라고 할 것 없는 서너 평 남짓한 공간에 긴 의자 몇 개 갖춘 미니공연장이다. 말레이시아 전통 복장을 하고 디길 부트리(Dikir Puteri)라는 민속춤을 선보인다. 음악도 경쾌하고 흥겹다.  

같이 춤을 추자는 손짓에 무대에 올라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현지인과 손동작, 발동작이 다르다. 손과 발이 따로 논다. 그냥 흉내만으로 족하다. 보는 사람들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춤 공연이 끝나자, 앙크롱(Angklung)이라는 전통악기를 기가 막힐 정도로 연주했다. 대나무로 만든 대롱을 들고, 돌리고, 하면서 내는 소리에 애잔함이 잔뜩 묻어 있다. '아리랑'과 '사랑은 아무나 하나' 두 곡에 박수소리가 쏟아졌다. 감동이었다. 

  
아부 바카르 모스크
아부 바카르

온 몸에 땀이 흐르고 사우나를 하는 느낌으로 찾은 '아부 바카르' 모스크(이슬람교 사원). 서양식 신고전주의와 이슬람 건축양식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건물이다. 이 모스크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우며, 언덕 아래로는 테브리우 해협이 있다. 그 너머로는 싱가포르  땅이다. 

안갯속에 희미하게 보이는 싱가포르, 국경을 넘어 왔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2000여 명이 한꺼번에 의식을 행할 수 있는 이 모스크는 전략적인 이유로 이곳에 지어졌다고 한다. 조호르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술탄(왕, 정치적 지도자) '아부 바카르'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그가 타계한 지 몇 년 후인 1900년에 지어졌으며, 완공하는데 8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고 한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사이에 두고 있는 해협
해협

건물이 있는 마당 안으로 들어서면, 대칭형의 탑이 양쪽으로 보이고, 정육면체 중앙 건물은 보는 사람을 압도하게 만든다. 검은색 지붕과 흰색 벽의 색상이 대조적으로 눈길을 끈다.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을 데리고 관람을 하고 단체 기념 촬영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아부 바카르 모스크
아부 바카르

사원 관람 후 버스를 타고 말레이시아로 출국하기 위해 수속을 밟았다. 불과 몇 시간을 두고 타국을 왔다 갔다 바삐 움직여만 했다. 몇 번째 국외여행이지만, 출입국을 하면서, 느끼는 한 가지 생각은 공통적이다. 왠지 긴장된다는 점.  

실제로 필자가 아는 동료 한 사람은 아랍지역을 여행하면서, 여권사진이 희미하다는 이유로 약 보름이나 강제억류를 당해야만 했던 것. 여권을 심각하게 내려다보는 자세, 무표정한 얼굴, 여권사진과 여행객을 번갈아 살피는 눈, 그리고 별일 아니라는 듯 쾅 스탬프를 찍는 손. 짧게는 몇십 초, 길게는 몇 분의 시간이 왜 이리 길게 느껴지는지? 그래도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출입국은 아주 쉽게 느껴졌고, 그다지 어려움이 없었다. 

싱가포르로 다시 돌아와 점심은 스팀보트(stream boat : 야채·해물·고기·면 등을 담백한 육수에 살짝 데쳐 먹는 요리)로 배를 채웠다. 김치와 된장찌개가 생각났지만, 생각보다는 먹을 만했다.

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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