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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풍의 시

[죽풍의 시] 윤회(輪迴)

 

윤회(輪迴)

 

지나온 세월

그 고통을 어떻게 참고 지냈을까

담배꽁초를 쑤셔 박아 숨을 쉬지 못하게 해도

얼굴에 가래침을 뱉어 마음에 상처를 내어도

코를 찌르는 짠내와 찌린내 나는

더럽고 더러운 그 물을 네 입에 들어부었어도

사람들은 당연하였겠지

 

인고(忍苦)의 세월

그래도 세상은 살만도 하지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저것이 멸하면 이것도 멸하는 법

가끔 네 몸을 닦아 주던 그 사람만큼은

네겐 천사였으리라

 

인생은 돌고 돈다고 했지

언제까지 어둠만 있고

언제까지 밝은 날만 있지도 않는 법

다 아는 진리임에도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무례함

 

정성스레 몸을 닦아 주던

생명을 불어 새 세상을 보게 만든

네게 한 발자국 다가가라 지시하는 사람

너를 보며 두 발자국 다가가게 만든 사람

그 사람들은 누구였을까

 

한 평생 천대만 받을 줄 알았던

어리석음에서 깨달음에 이르는

그 사실을 오늘에야 알았네

꽃을 안고 있는 너

환생의 모습으로 태어 난

육도(六道)의 세상에서나 볼 수 있는 윤회

 

인간은 언젠가 죽는 법

죽어서 다시 태어나기라도 한다면

너처럼 꽃에 파묻혀 사랑 받고 싶네

훗날 그 날을 위해

지금

나는 오줌통 모습을 한 네가 되었으면

 

<죽풍>

 

 

[죽풍의 시] 윤회(輪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