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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여행/북유럽

북유럽 여행기 8 - 릴리함메르 제17회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향하여


북유럽 여행기 - 오슬로 시가지

2007. 6. 14.

12:15. 오랜만에 먹어 보는 한식 점심이다. 내겐 외국여행에서 언어 소통보다는 오히려 음식이 제일 큰 곤욕이다. 말이야 손과 발과 몸으로 표현할 수 있다지만,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기란 참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점심을 먹고 도심을 잠시 걸었다.

도심공원이 울창하다. 오슬로에는 50개 정도 울창한 도심공원이 있다고 한다. 정말 부럽지 않을 수 없는 도시환경이다. 오슬로는 매년 12월 10일 노벨평화상을 수여하는 도시로서, 김대중 전 대통령도 2000년 오슬로 시청사에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북유럽 여행기 - 오슬로 시가지

점심을 먹고 잠시 오슬로 시가지를 둘러 본 후 13:35분 다음 목적지인 릴리함메르(노르웨이 남동부 오플란주의 주도)로 출발. 1994년 제17회 동계올림픽이 개최됐던 인구 2만의 소도시다. 도로변 목초지에서는 스프링클러가 돌아가며 물을 뿜고 있고, 푸른 초원지대가 상쾌함을 더했다. 그러나 이내 비를 뿌리고 날씨도 희뿌옇다. 바깥 기온도 섭씨 5도까지 내려갔다. 386만 평방미터의 뫼사호수. 유럽에서 가장 큰 호수로서 꼭 바다 같은 느낌이다. 호숫가를 따라 기차가 달린다. 우리네 농촌 풍경 모습이다.

북유럽 여행기 - 오슬로 농촌 풍경

한 시간 반을 달리다 잠시 휴게소에 도착. 휴식을 취하고 버스는 목적지로 다시 달린다. 이번 유럽 여행은 두 번째로 버스투어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절대로 규정 속도를 넘어 운행하지 않는다는 것. 안전의식을 새삼 일깨워 주는 것만 같다. 주변 산에는 산양이 한가롭게 노니는 것이 보인고, 자작나무와 전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세시가 넘어서자 간간히 내리던 비도 완전히 멈췄다.

 

북유럽 여행기 - 유럽에서 가장 큰 호수라고 알려진 뫼사호수

16:35. 릴리함메르에 도착했다. 제17회 동계올림픽대회는 제16회 대회가 끝난 지 2년만인 1994년 이곳에서 열렸다. 원래 4년마다 여름 대회와 같은 해에 열려야 하는 동계대회가 앞당겨 열린 것은 1986년 IOC 총회가 동계대회를 여름대회와 개최연도를 달리하여 열 것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개최 연도를 2년 앞당겨 1994년 열린 것이다.

북유럽 여행기 - 릴리함메르로 가는 길

1994년 2월 12일부터 27일까지 16일간 거행된 대회는 이상적인 동계대회였다고 평가받고 있다. 67개국에서 3793명의 선수들이 출전한 이 대회에 한국은 45명(임원 21, 선수 24)으로 이루어진 선수단을 파견하였다. 스케이팅과 스키에만 출전한 가운데 한국은 분전하여 금4, 동1개의 메달을 얻어 메달 레이스에서 러시아, 노르웨이, 독일, 이탈리아, 미국에 이어 6위를 차지하는 빛나는 성적을 거두었다.

북유럽 여행기 - 릴리함메르 시가지와 동계올림픽 경기장 모습

이 대회는 호텔하나 없는 인구 2만의 소도시에서 주민들의 협조와 자원봉사로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한다. 세 번의 도전 끝에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우리나라 정부와 국민이 본받아야 할 사항이 아닌가 싶다. 특히, 경사가 심한 경기장 기초부분은 주민들이 직접 큰 돌을 옮겨 공사를 했다는 점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북유럽 여행기 - 릴리함메르 시가지와 동계올림픽 경기장 모습

노르웨이를 상징하는 꽃, 국화는 전나무. 정직과 성실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심하게 경사진 땅에서 어떻게 농기구를 운전하고 사용하는지, 그것은 성실함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산꼭대기에는 아직도 눈이 녹지 않고 군데군데 쌓여 있다.

17:05. 릴리함메르 경기장을 출발하는 버스. 강을 거슬러 북쪽으로 올라간다. 버스가 앞으로 가는지 강물이 버스를 따라 오는지 모를 지경이다. 1500미터에서도 눈이 녹지 않는 이유는 북위가 높기 때문. 비가 많이 오면 냇물이 고동색으로 변하는데 그것은 자작나무 뿌리 때문이란다. 끝없이 이어지는 강줄기와 도로, 둘의 사랑을 느끼는 것만 같다.



북유럽 여행기 - 강 주변에는 휴가를 즐기는 캠핑카가 즐비하다

18:20.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감미로운 목소리의 솔베이지송(원래 이름은 술베라고 함)을 들으며 소설속의 고향인 페르킨트 마을에 도착했다. 지키는 사람 없이 빈 집만 덩그러니 있는 모습이 애처롭다. 20여 분 주변을 둘러보는 것으로 휴식을 대신했다.



북유럽 여행기 - 솔베이지송의 고향 페르킨트 마을

19:40. 숙소가 있는 돔보스 마을 도브레펠에 도착하고 짐을 풀었다. 저녁은 랍스타 반쪽과 현지식으로 배를 채웠다. 정말이지 내겐 음식이 곤욕이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피곤함은 잠으로 대신 할 수 밖에.

북유럽 여행기 - 북유럽 지역을 투어하는 버스(Bastad Buss)와 숙소(Dovrefjell Hot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