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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여행/북유럽

북유럽 여행기 10 - 지금도 녹고 있는 빙하(브릭스달 국립공원 빙하)


북유럽 여행기 - 브릭스달 국립공원 빙하지구

2007년 6월 15일. 13:40. 버스는 다음 목적지인 브릭스달 국립공원 빙하지구로 달린다. 저 푸른 초원에 핀 노란 꽃과 평화로워 보이는 집은 천국이 따로 없다. 홀씨 되어 날아 가는 민들레도 지천으로 펴 있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팝송도 마찬가지. 'I can boogie'라는.

북유럽 여행기 - 빙하지구로 가는 길에 만난 저 푸른 초원 위의 꽃과 집

14:14. 인구 7천 5백 명 정도 사는 스트링 지역을 통과. 바로 앞에 호링달 호수가 있다. 깊이가 514미터로 유럽에서 가장 깊다. 물이 상당히 차가울 텐데도 수영을 하는 사람이 있고, 텐트를 치고 낚시를 즐기며 휴가를 보내는 사람도 많다. 우리나라 국민들과 달리 북유럽을 포함한 유럽인들의 휴가 사랑(?)은 세계 최고의 수준이라니, 부럽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북유럽 여행기 - 빙하지구로 가는 길목에서

15:15. 요스테달스브렌 산맥에 위치한 브릭스달 국립공원 도착. 공원 입구로 들어서는 길은 좁은 2차선. 가는 곳곳마다 호수요, 깎아지른 절벽에는 실 같은 폭포가 흘러 내린다. 버스에서 내려 전동차로 갈아 타고 빙하지구로 향했다. 동심의 세계, 그곳으로 가고 있다.

북유럽 여행기 - 빙하지구로 가는 길

거대한 빙벽이 앞을 가로 막고 있다. 웅덩이처럼 보이는 작은 호수에는 얼음덩어리가 둥둥 떠내려간다. 빙하가 녹고 있다는 증거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순간이다. 언론에서 듣던 지구온난화의 현장을 실감 할 수 있다. 돌아 나오는 길, 얼음덩어리가 풍덩하고 물에 빠지는 소리가 순식간에 들려왔다. 그 장면을 사진에 을 수 없었던 게 참으로 아쉬웠다.

북유럽 여행기 - 브릭스달 국립공원 빙하지구(빙하가 녹고 있다)

일행은 지구온난화와 환경보전에 대한 토론회를 즉석에서 개최했다. 깊이 있는 내용은 없었지만, 그래도 세계가 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공감하는 수준에서 마무리했다. 이곳 빙하는 1년에 6m씩 녹아내리고 있으며, 60년이면 모두 녹아 없어질 것이라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1백 년 전에는 전동차가 섰던 이곳 아래까지 빙하지대였다고 한다.

"자연은 내게 기쁨과 행복을 주는데, 나는 자연에게 무엇을 남기고 갈까?"
혼자만의 독백이다.

북유럽 여행기 - 일행은 브릭스달 국립공원에서 환경보전에 대한 즉석 토론회를 개최했다.

16:35. 브릭스달 국립공원에서 오늘 숙소인 베르겐 방향으로 출발. 산악지대를 통과하는데 지나가는 차량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가이드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실제로, 15분여 동안 30여대 차량만 지나갈 뿐, 많은 차량을 볼 수가 없다. 간혹 오픈카 일행이 수십여 대 무리 지어 지나갈 때가 있다고 한다. 도로변에는 주인 없는 양떼가 무리지어 다니고, 가끔 자동차를 가로 막고 버틸 때도 있지만, 결코 경적을 울려 강제로 쫓아내지 않는단다. 귀에 뭔가 표시를 해 놓은 것이 보이는데, 주인 없는 양이라고 한다.

북유럽 여행기

18:10. 베르겐으로 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18:30. 무슨 터널인지 터널을 통과하는데, 제법 긴 터널이다.(6.3Km)
18:35. 또 다시 터널 통과. 이 터널은 통행요금을 내는데 한국돈으로 73,000원
18:40. 간이 휴게소 도착. 아래로는 송옥 피오르드가 보인다. 참으로 풍경이 아름답다. 벤치에 앉아 폼 나게 사진도 한 장 찍었다.
19:20. 송달 마을 통과. '달'이란 '계곡'을 의미한다고 한다.
19:35. 차도선장 도착.

 

북유럽 여행기 - 송옥 피오르드가 보이는 벤치에 앉아 폼 나게 사진도 한 컷 찍었다.

차도선장에 도착하니 눈앞으로 배가 한 대 떠나가고 있다. 선착장에서 출발한지 1분도 안됐고, 버스는 1분 늦게 도착한 셈이다. 숙소에 도착하려면 아직도 한 시간이 남았는데, 앞서 가는 도선을 타지 못한 게 아쉽기만 하다. 그러나 마음 급한 우리 일행과는 달리 버스기사는 태연하다. 앞서 휴게소에서 조금만 더 일찍 출발했으면, 저 배를 탈 수 있었을 텐데. 일반적인 우리들의 상식으로 볼 때, 기사가 준법정신으로 과속을 하지 않았을까,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는 걸까? 어쩌겠는가? 로마에서 로마법을 따르라고 하지 않았던가!

북유럽 여행기 - 1분 먼저 떠나 가는 배

22:20. 앞서 1분 차이로 떠나 간 차도선으로, 거의 한 시간을 기다린 끝에 차도선 출발. 한국에서는 밤이지만, 이곳에는 아직 해가 중천에 떠 있다. 많은 코스와 여러 일정으로 시간 개념이 없고, 낮인지 밤인지도 구분이 가지 않는 여행은 진행 중이다. 해가 떠 있어 낮처럼 느껴서일까, 배고픔도 느끼지 못하는 것만 같다.

북유럽 여행기 - 브릭스달 빙하지구에 야생화가 나를 반겨주고 있다.

피오르드를 지나는 배. 잔잔한 호수 위에 가만히 떠 있는 느낌이다. 물결은 일지 않고, 출렁이지도 않는데, 내 마음은 출렁이고 있다.

20:40. 숙소인 KLIHGEHBERG HOTEL 도착
21:00. 돼지고기 두 조각으로 저녁 식사
24:00. 동료와 간단 파티 후 잠에 들다.

북유럽 여행기 - 나와 동고동락한 고생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