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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및법정기념일

[24절기] 대서와 처서 사이에 드는 입추 하지만 말복 뒤에 찾아오는 입추/24절기의 입추와 다른 의미를 가진, '입추의 여지가 없다'는 입추의 뜻/입추날짜/입추시간/입추 세시풍속


[24절기] 대서와 처서 사이에 드는 입추 하지만 말복 뒤에 찾아오는 입추

/24절기의 입추와 다른 의미를 가진, '입추의 여지가 없다'는 입추의 뜻/입추날짜/입추시간/입추 세시풍속


2016년 7월 31일 촬영한 벼 모습. 나락에 제법 여물어 갑니다.


일 년 중 가을이 시작된다는 입추.

8월 7일은 24절기 중 13번 째 절기인 입추입니다.

입추는 대서와 처서 사이에 들며, 음력으로는 7월, 양력으로 8월 7일이나 8일경에 듭니다.

태양의 황경이 135도일 때가 입추입니다.

입추시간은 2016년 8월 7일 오전 10시 53분이라고 합니다.


입추는 가을이 시작된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불볕더위가 계속되는 시기입니다.

무더위가 한창 계속되는 8월 초순이지만, 매년 이때가 되면 태풍이 발생하여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태풍으로 많은 비가 쏟아지면 이때부터 날씨는 한풀 꺾이기도 합니다.

피서를 떠났던 사람들은 짐을 챙기고 집으로 돌아가야만 하죠.


'말복'은 삼복 중 마지막으로, 중복을 지나고 열흘 뒤에 오며, 이날이 가장 덥다고 하는 날입니다.

그런데 입추와 말복의 관계가 묘합니다.

입추는 '가을이 시작됐다'는 말인데, '가장 더운 날'이라는 말복은 실제 입추 뒤에 온다는 것입니다.

전해오는 말에 의하면, 남자라고 양의 기운만 있고, 여자라고 해서 음의 기운만 가진다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남녀 모두 양과 음의 기운을 조금씩 가지고 있으며, 계절 또한 사람처럼 두 기운을 가지고 있어 겹쳐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때가 되면 '계절이 바뀐다'는 신호로 받아들인다는 거죠.


2016년 7월 30일 촬영. 밤송이가 제법 단단해져 갑니다.


입추가 지나면 김장용 무와 배추를 심기 시작합니다.

벼는 출수를 하여 고개를 숙여가기 시작하고, 과실도 제 몸을 단단히 하여 익어갈 채비를 합니다.

곧, 풍성한 가을을 맞이한다는, 비유하자면, "고생끝에 낙이 온다"는 것이겠지요.


입추와 관련한 말들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어정 7월 건들 8월'이라는 말이 있는데, 입추가 되면 김매기가 끝을 보이면서 이때부터 한가해 진다는 뜻입니다.

5월 모내기와 보리베기로 바쁜 시기를 표현하는 '발등에 오줌싼다'라는 말과 극을 이루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또 하나는, '입추의 여지가 없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 때의 '입추(立錐)'는 24절기와 전혀 다른 의미로, "송곳을 세울만한 여유가 없다"라는 뜻입니다.

즉, "아주 좁아서 뭔가 비집고 들어 갈 틈이 없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힘들고 복잡하게 살아가는 인생입니다.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 성공하려 애를 쓰기 보다는, 조금은 부족하지만 넉넉한 삶을 선택하는 것도 행복을 찾는 지금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입추가 지나면 날씨도 한 풀 꺾일 테고, 풍성한 결실의 계절이 찾아 올 것입니다.

모두 여유로운 마음으로 힘든 삶을 풍요롭게 가꾸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