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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타지역

서울의 출근 길을 훔쳐보다


서울의 출근 길을 훔쳐보다

서울의 출근 길을 훔쳐보다

지난 9월초 서울에서 2박 3일의 출장 길. 숙소는 종로 3가 어느 대형 찜질방. 나 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숙소겸 잠을 청했고, 나도 자연스레 동화될 수 있었다. 뭐, 하루 이틀 못 견딜수 있으랴는 생각에.

서울의 출근 길을 훔쳐보다

출근 시간은 9시. 시간은 넉넉한 편.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뭐하겠는가? 씻고 옷만 갈아 입으면 그뿐. 아침 식사야 먹어도 그 뿐, 안먹어도 그만. 

서울의 출근 길을 훔쳐보다

출근할 곳은 광화문 중앙정부종합청사 주변 플래티넘 빌딩. 정확히 찜질방에서 2킬로미터. 시간도 넉넉한지라 시골촌놈이 이곳저곳 서울구경 다하면서 걸어가는 재미는 쏠쏠하다. 오가는 서울사람들은 바쁘기 그지없다. 그러나 나는 태평세월이요, 넉넉한 마음이다.

서울의 출근 길을 훔쳐보다

서울의 아침거리. 사람들은 종종걸음을 하고 있다. 앞만 보고 걸어간다. 무뚝뚝하고 표정 없는 서울의 빌딩 숲과 사람의 표정이 너무나 일치하는 모습이다. 나와 서울 사람이 어깨를 부딪쳤다. 서로가 어색하다. 미안하다는 말을 건네려 하지만, 이미 상대방은 여의치 않고 제 갈 길에 바쁘다. 미안하다는 말을 받아줄 마음도 없고, 받아줄 생각도 없다. 그 사람은 그렇게 지나갔다. 아마 너무도 당연한 일상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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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분을 걸었을까. 광화문대로가 나온다. 광화문대로에서 세종대왕도 만났고 이순신 장군도 만났다. 사진을 찍는 것으로 대신 인사를 나누었다. 티브이에서 이미 보아온 눈에 익은 서울거리. 도로가 엄청나게 넓다. 갑자기 땅값도 만만찮을 거라는 생각이 인다. 저 멀리 광화문이 보이고, 야트막한 산 아래로 푸른 기와지붕이 보인다.

서울의 출근 길을 훔쳐보다

국민들과 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나라 높은 사람이 사는 집인 모양이다. 미국은 화이트 하우스고, 우리네는 블루 하우스라나. 난 별로 그런데 관심 없다. 관심 가질 이유는 더더욱 없다.

서울의 출근 길을 훔쳐보다

시간이 넉넉한지라 광화문 아침거리를 만끽했다. 아침햇살이 아직은 뜨겁지가 않다. 혼자서 카메라 폰을 이리저리 찍으며 폼을 재도 누구하나 수군거릴 사람이 없어 좋다. 남들 눈치 볼 이유도 없지 않겠는가? 남들이 수군거린들 내가 상관할 이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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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그렇게 아침 출근시간을 재미로 걸었다. 삼십 분이면 충분할 것을, 한 시간을 넘게 이것저것 구경하며 걸었다. 그래도 사무실에 도착하니 삼십 분이 더 남았다. 종이컵에 진한 커피 한잔 타서 마시는 맛이 거제도 커피와 다른 느낌이다. 지난 9월 초, 서울에서 촌놈의 출근 길 모습이다.

서울의 출근 길을 훔쳐보다

사진은 폰 카메로 찍은 것이다.

서울에서의 출근 길을 훔쳐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