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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찾기프로젝트

[행복찾기] 우산꽂이 통이 텅 비었습니다/신발 분실 주의! 분실 시 책임지지 않습니다/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행복찾기] 우산꽂이 통이 텅 비었습니다

/신발 분실 주의! 분실 시 책임지지 않습니다/죽풍원의 행복찾기프로젝트


텅 빈 우산꽂이 통. 누가 내 우산을 가져갔을까?


10여 년 전쯤 되었을까, 어느 지역을 여행하면서 식당에 들렀는데 안내문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신발 분실 주의! 분실 시 책임지지 않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지 동행한 사람들에게 물으니, '모르겠다'는 답만 돌아왔다.

궁금증은 사장님의 답을 듣고서야 이유를 알 수 있었고,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여기는 관광지라 버스로 단체손님이 한꺼번에 몰려들고 혼잡하여, 신발을 바꿔 신고 가는 경우가 많아 주의를 주기 위해 이런 안내문을 붙이게 되었죠."


식당에서 신발을 잃어버리고 쩔쩔매어 본 사람은 이 안내문이 이해 될 수 있을 테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너무 각박한 세상을 산다"고 말할지도 모를 일이다.

요즘은 관광지 대형식당 뿐만 아니라, 손님이 많이 찾는 시내 식당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신발 분실 관련 안내문을 한 번은 보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제 또 다른 안내문이 탄생해야 할 것 같다.

"우산 분실 주의! 분실 시 책임지지 않습니다."


얼마 전 지역 축제가 열렸고 축제의 일환으로 전시회를 방문한 적이 있다.

비가 오락가락, 우산을 들고 갈까 말까 망설이다, 들고 갈 수밖에 없었다.

약 30여 분 관람을 마치고 문을 나서니 우산을 꽂는 통이 텅 비었다.

들어갈 때 대여섯 개의 우산이 꽂혀 있었는데, 주인이 찾아 갔는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분명한 것은 내 우산을 누군가가 가져갔다는 사실이다.


많은 비가 내리지 않아 큰 비를 맞지 않고 주차장까지 갈 수 있었다.

주차장까지 가는 잠시, 우산 하나 그리 비싼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누군가가 야속하다는 생각이 일어난다.

"남의 우산을 가져간 그 사람은 비를 맞기 싫고, 우산 주인은 비를 맞고 걸어도 되는가."


우산이란, "비 올 때 가지고 나갔다가, 비가 오지 않을 때는 잊어버리고 온다"는 말이 있다.

즉, "우산은 남의 것"이라 생각해야 편하다는 것.

반쯤은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우산을 잃어버리는 것은 본인의 책임이지만, 남의 우산을 가져가는 것은 엄연한 절도에 해당하지 않겠는가.


남의 우산을 가지고 간 사람에게 드리는 말씀이다.

부득이하게 꼭 남의 우산을 가져가야만 했던 긴박한 상황이었다면, 내 물건처럼 아끼고 오래도록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와 반대로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아무런 의식 없이 가져갔다면, 한 번 쓰고 버리는 등 죄의식을 가지지 않는 것이 우려스럽기도 하다.

아무리 작고 소소한 물건일지라도, 남의 것을 함부로 가져가는 것은 죄를 짓는 일이라는 것을 인식하자.


우산 하나에 목숨 걸어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믿음이 통하는 사회, 서로가 신뢰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작은 캠페인으로 보면 좋을 것이다.


"믿음은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