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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사는이야기] 출산의 순간... 감동을 맛봤습니다

 

출산의 순간... 감동을 맛봤습니다

 

세상 밖으로 나오자마자, 일어서며 걸어 다니는 송아지

 

[새 생명] 새 생명으로 태어난 송아지. 귀엽기 그지없는 모습입니다.

 

흔히 '하나 뿐인 생명'이라고 말합니다. 생명은 신비할 뿐만 아니라, 그만큼 소중하고 귀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말 못하는 짐승도 산고의 아픔을 느낍니다. 울음소리를 내며, 몸을 비비 트는 모습에서 고통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은 양수가 터지면 출산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병원으로 가게 됩니다. 그럼 소는 새끼를 낳을 때 어떤 모습을 보일까요?


임신한 소가 출산할 때가 돼 새끼를 낳을 시간이 되면 풀이나 사료를 먹지 않습니다. 출산을 위한 고통으로 아무 것도 먹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진통이 계속되고 양수가 터지면 새끼를 낳을 준비를 마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는 새끼를 낳을 때 뒷다리부터 먼저 나오는 것이 정상 분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간혹 앞다리부터 먼저 나와 수의사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지켜보는 사람들도 긴장하게 마련입니다.

 

[산고] 소가 새끼를 낳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고통을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 28일. 찜통을 방불케 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 지인의 축사에서 소가 새끼 낳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뒷다리부터 먼저 나와야 할 새끼가 앞다리부터 먼저 나와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습니다. 수의사가 위생장갑을 끼고 다리를 잡으며 분만을 도왔습니다. 한 시간 정도 출산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만 했습니다. 주인도, 지켜보는 사람도, 모두가 근심걱정으로 가득 했습니다. 모두의 노력 끝에, 다행히 건강한 새끼가 세상의 밝은 빛을 보는 순간이었습니다.


소의 새끼를 송아지라고 부릅니다. 송아지는 엄마 뱃속에서 나오면, 불과 몇 분 만에 일어서고 걸어 다닙니다. 사람은 돌을 지나야 겨우 걸음마를 할 수 있습니다. 사람과 소는 임신기간도 비슷하지만, 일어서고 걷는 것은 너무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송아지가 처음 일어 설 때는, 다리에 힘이 없어 쓰러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몇 번 쓰러지기를 반복하고 나면, 뒤뚱거리는 모습으로 걸어 다닙니다.

 


[사랑] 소가 새끼를 낳고 이물질을 없애기 위해 핧아 주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할 무렵, 집에서 키우던 소가 새끼 낳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누워서 낳는 것이 아니라, 선 채로 새끼를 낳았습니다. 새끼는 '쿵'하고 소리를 내며, 땅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다치지 않았을까 걱정을 했지만, 푹신한 짚이 깔려 있어 다치지는 않은 건강한 모습이었습니다. 소는 선 채로 새끼를 낳기도 하지만, 누워서 낳기도 합니다. 쌍둥이를 낳을 때도 있습니다.


진정으로 대해 주면, 주인에게 희생하는 소


소가 새끼 낳는 모습을 그 때 이후, 처음 보았습니다. 소는 인간의 삶과 동일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어렵던 옛 시절에는 최고의 재산으로 평가되기도 했습니다. 키우던 소를 팔아 자식 대학까지 마칠 수 있었습니다. 농사일을 해결했고, 짊을 날라 주며, 집안일을 같이 해 왔습니다. 배설물은 짚과 함께 퇴비를 만들어 비료를 사용하였으며, 지역에 따라서는 땔감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사람과 함께 해 온 소에 대해 알아 보았습니다.

 

[젖 먹이기] 송아지가 제 어미의 젖을 빨고 있습니다.

 

소는 사람에게 개 다음으로 집에서 키우는 가축으로 키워져 왔으며, 그 시기는 기원전 7000~6000년 전이었다고 합니다. 소는 뿔이 두 개이며, 털, 색깔, 크기 그리고 생김새는 다양합니다. 소화기관인 위가 네 개의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암소의 수태기간은 9개월이며, 막 태어난 송아지는 대략 35~45kg 몸무게를 가집니다. 소의 최장 수명은 약 25년 정도라고 합니다. 소는 십이지 중 두 번째 동물로, 매 12년마다 소의 해가 되돌아옵니다. 방위로는 북북동이며, 하루 중 시간으로는 새벽 1~3시에 해당됩니다.

 

황희 정승의 '불언장단(不言長短)'에 관한 소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황희 정승이 길을 가다 쉬는 데, 농부가 두 마리의 소에 멍에를 씌우고 밭을 가는 모습을 보고 말을 건넵니다.

 

[젖 빨기] 갓 태어난 송아지가 엄마 젖을 빨고 있습니다.

 

"두 마리 소 중 어느 소가 더 나은가?"

 

그러자 농부는 밭 갈기를 멈추고, 소를 멀리하고 다가와, 황희 정승의 귀에 대고 속삭입니다.

 

"이쪽 소가 더 낫습니다."

 

황희 정승은 '그냥 말을 하면 되지, 왜 귀에 대고 속삭이는가'라고 물으니, 농부는 다시 대답을 합니다.

 

"비록 가축이지만, 그 마음은 사람이나 마찬가집니다. 이쪽 소가 훌륭하면 저쪽 소는 못한 것이 되니, 소가 이를 들으면 어찌 불만이 없겠습니까?"


하찮은 미물이라도, 생명은 소중한 것

 

[애정] 귀여운 송아지입니다. 어미 소가 애정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농부가 소를 생각하는 마음이 그지없이 훌륭하다는 생각입니다. 말 못하는 짐승이지만 감정이나 느낌마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어릴 적, 집에서 키우던 소를 팔려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소장수가 와서 소를 몰고 나가려는데, 덩치가 엄청 컸던 소는 자리에서 일어설 줄을 모릅니다.

 

고삐를 아무리 당겨도 신음소리만 낼뿐 꼼짝도 하지를 않았습니다. 크디 큰 두 눈에서는, 드디어 눈물까지 흘립니다. 쉼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보며, 아버지는 소를 팔 것을 포기하고 맙니다. 소장수도 포기하고 돌아가자, 소는 안심이 되는 듯 평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행복] 송아지는 행복한 꿈을 꾸는지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소는 속담에도, 그림에도, 유행어에도 등장합니다. 바늘을 훔치는 죄를 훈계하지 않으면, 큰 소까지 훔치게 된다는 '바늘 도둑이 소 도둑된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김홍도의 그림에는 소가 쟁기를 끌고 논갈이를 하는 농부는 입가에 웃음이 가득한 모습을 보여 줍니다. 어느 방송국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는 '소는 누가 키워'라는 유행어가 한 동안 웃음을 주었습니다.


소는 이처럼 우리의 삶과 동일시 할 정도로 없어서는 안 될 동물입니다. 우유를 생산하고, 농사일을 도우며, 육우로 길러져 식탁에 오르기도 합니다. 조선시대에는 소의 도살을 금지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우리 고유의 풍습에 소싸움대회가 있으며, 스페인 등 일부 나라에서는 투우에 소가 이용됩니다.

 

인도에서는 소를 신성시 하여 쇠고기를 먹지는 않지만, 우유는 먹는데 이는 힌두교의 교리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스 신화에도 소가 등장합니다. 헤라클레스의 싸움 상대로 황소가 등장하고, 반은 인간 반은 황소인 미노타우루스도 나타납니다. 제우스신이 황소로 변신하기도 합니다.

 

[첫 걸음] 송아지는 태어나면 바로 일어서서 걷습니다. 이제 첫 걸음마를 내딛는 송아지를 어미 소는 담답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새로운 생명은 신비스럽고 감동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불가에서는 자신과 아무런 상관이 없으면, 하찮은 미물이라도 살생하지 말 것을 주문합니다. 그래서 생명은 소중한 것입니다. 지인의 집에서 태어난 송아지가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 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힘내!] 힘내! 갓 태어난 송아지는 있는 힘을 다해 바로 일어서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사는이야기] 세상 밖으로 나오자마자, 일어서며 걸어 다니는 송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