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폭포. 들어나, 보기나, 하셨나요?

바다폭포. 들어나, 보기나, 하셨나요? 제주도 주상절리에서 만난 바다폭포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지 제주도. 같은 하늘 아래 살면서도 제주도 여행을 하기란, 웬만한 마음을 먹지 않는 이상 힘들지 않을까?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한두 번은 제주여행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내겐 이번 제주여행이 여섯 번째. 모두가 공적인 출장으로, '제9회 경상남도 정보화마을 지도자 워크숍' 개최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바다폭포. 들어나, 보기나, 하셨나요? 새마을금고 제주연수원

제9회 경상남도 정보화마을 지도자 워크숍

추석연휴를 쇠고 곧 바로 하루 건너 뛰어 출장이다. 9월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간. 일정도 빠듯하다. 15일 아침 7시 김해공항을 출발해야 하고, 다음날인 16일 저녁 7시, 역시 김해공항 도착 후 해산이다. 이번 여행 역시 공적인 출장여행이라 개인적인 여행보다는 아무래도 자유로운 여행은 아니다.

비록 가 본 곳이지만, 그래도 어디론가 떠난다는 마음은 즐겁다. 타고 갈 비행기는 제주항공. 대형 점보여객기를 보다가 작은 비행기를 보니 꼭 장난감 같다는 생각이 든다. 창공을 나는 동안에는 한 마리 새가 된 느낌이다.

바다폭포. 들어나, 보기나, 하셨나요? 경상남도 정보화마을 PC 경진대회 시상식(상) 및 장학금 전달식(하)

10시. 제주시 애월읍에 소재한 ‘새마을금고 제주연수원’에 도착. 이번 워크숍에 참가한 인원은 주민 62명, 공무원 21명 등 총 83명. 주요일정은 마을기업 육성사업 수범사례 발표(4개 마을)와 특강 그리고 제주도 우수 정보화마을(2개 마을) 견학 및 문화탐방으로 잡혀 있다.

바다폭포. 들어나, 보기나, 하셨나요? 우수마을 사례발표

먼저, 지난 5월 경상남도 주관으로 실시한 제2회 정보화마을 주민 PC 경진대회 성적우수자 5명에 대한 상장 수여가 있었다.(최우수 1, 우수 2, 장려 2) 이어 저소득층 초,중생 장학증서 및 장학금 수여와, 마을기업 육성사업 수범사례 발표가 진행됐다.

사천 고읍단감마을의 <단감가공>, 양산 배내골사과마을의 <슬로푸드 체험마을 운영>, 창녕 모산양파마을의 <토평알찬맘 떡국판매 및 체험장>, 합천 하남양떡메마을의 <양떡메 명품화>에 대한 순으로 마쳤다. 이어 건강한 생활을 위한 웃음 운동법의 특강으로 오전 일정을 마쳤다.

바다폭포. 들어나, 보기나, 하셨나요? 저지정보화마을 마을 소개

오후에는 제주시 한경면 저지예술정보화마을로 이동, 마을 소개와 정보를 교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이 마을이 자랑하는 ‘저지오름’을 올랐는데, 숲길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진한 녹색과 코끝을 자극하는 숲 향기는 그야말로 산책코스로는 환상적.

아프리카 밀림지대와 비유하면 과장됐다고 할 사람이 있을는지 모르지만, 결코 과장되지 않은 자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정상 전망대서 바라보는 제주의 넓은 평원과 멀리 구름에 싸여있는 산방산 오름의 풍경. 저지오름을 오르는데 흐른 땀은 아름다운 제주 풍광이 말끔히 식혀 주고 말았다.

바다폭포. 들어나, 보기나, 하셨나요? 저지정보화마을

이어 ‘더마파크’에서의 몽골 공연단 관람을 마치고, 시내 식당에서 간단한 저녁식사 그리고 숙소에서의 단합대회를 끝으로 하루 일정은 마무리.

바다폭포. 들어나, 보기나, 하셨나요? 몽골 공연단 모습

다음날인 16일 아침. 시작이지만, 오늘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오전 일정은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계곡 정보화마을에서 마을소개와 정보교환. 이어 인근에 있는 안덕계곡으로 현장탐방.

바다폭포. 들어나, 보기나, 하셨나요? 제9회 경상남도 정보화마을 지도자 워크숍

이곳은 마을 청년회에서 아주 깨끗하게 단장해 놓았다. 나무와 식물에 이름표를 달아 자연을 공부하는데 도움을 주고, 걷기에 아주 편하도록 나무 데크 길을 센스 있는 감각으로 잘 조성해 놓았다. 시에서 지원을 받지 않고 청년회 자체적으로 마을을 위해 꾸며 놓았다는 데서 견학의 참뜻이 있었다는 생각이다. 벤치마킹이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이번 워크숍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이 다 같이, 똑 같이, 느꼈으리라는 생각이다.

바다폭포. 들어나, 보기나, 하셨나요? 안덕계곡 모습이다.

다음 코스는 제주 월드컵경기장 인근에 있는 석부작테마공원. 제주도 감귤 재배로 적정선을 넘은 과다 생산으로 경작지를 줄여야 하는 과정에서 생긴 뼈아픈 고통이 석부작테마공원에 숨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지금은 제주도가 공인하는 새로운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다고 한다.

바다폭포. 들어나, 보기나, 하셨나요? 석부작테마공원

여행은 역시 먹는 것을 빼놓을 수가 없다. 여행지에 가면 그 지역의 특산물로 만든 음식을 먹는 것은 기본. 점심은 서귀포시 색달동에 있는 덤장식당. ‘덤장’이란 물고기를 잡기 위해 소나무 말뚝과 그물로 만든 어구를 부르는 말. 이곳에서 잡은 물고기나 새우, 멸치는 싱싱해서 고가로 쳐 준다고 한다.

싱싱한 수산물을 재료로 쓴다는 의미에서 덤장이라는 식당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황게로 만든 간장게장은 무한 리필이라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바다폭포. 들어나, 보기나, 하셨나요? 산방산오름

배도 부르고 노곤하다. 날씨도 여름 날 만큼이나 덥다. 주상절리를 보러 가는 코스. 버스는 주차장에 도착했지만, 차에서 내리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다. 덥고, 귀찮고, 피곤해서. 그래도 안보면 나만 손해라는 생각에 무거운 몸을 이끌고 일행에 동참했다. 몇 분여 뒤, 보는 주상절리의 광경. 역시 오지 않았으면 후회했을 뻔.

바다폭포. 들어나, 보기나, 하셨나요? 주상절리

파도가 바위에 올라, 다시 바다로 떨어지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어디서 이런 광경을 볼 수 있으랴. 이날 중국인 관광객 1만 명이 제주도를 찾았다는 뉴스를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줄을 길게 늘어선 주상절리의 많은 인파들은 줄어 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바다폭포. 들어나, 보기나, 하셨나요? 주상절리

버스는 이동하고, 남녀의 성문화를 표현하는 ‘러브랜드’에서 제주여행을 마쳐야만 했다.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의 땅, 성의 세계. 별 희한 하다고 수군대지만, 하나도 이상할 것 없다. 여러 가지 조각이나 작품에서 관람하는 남녀 각각은 무슨 생각을 할까? 난, 그게 궁금할 뿐이다.

어느 방송국의 TV프로 1박 2일이 아닌, 경상남도 정보화마을 지도자 워크숍을 겸한 제주탐방 여행. 태양이 자기 몸을 태워 붉은 색을 내는 시간 저녁 6시. 몸을 좌우로 크게 움직이지 못할 비행기 좁은 좌석에서, 내려다보는 제주 땅은 아름다움 속에 묻히고 있었다.

바다폭포. 들어나, 보기나, 하셨나요? 제주여행

바다폭포. 들어나, 보기나, 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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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성제 2011.09.19 09: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똑같은 카메라인대도 역시나 틀리네요
    제주일정에 수고 하셨습니다

    • 죽풍 2011.09.19 09:58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ㅎ,,,
      제 카메라가 무겁고 귀찮아서 안가지고 갔죠. 관리자님 카메라로 일부 사진을 찍었지요. 제주여행 하시느라 피곤하지 않으셨나요? 푹 쉬었겠죠. 감사합니다.

  2. Favicon of https://sophism-travel.tistory.com BlogIcon 무념이 2011.09.19 10: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좋은 글, 사진 감사합니다~ ^^

  3. Favicon of https://neowind.tistory.com BlogIcon 김천령 2011.09.19 11: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미있는 행사에 멋진 여행이었습니다.
    대포동 주상절리, 안덕계곡 다시 가보고 싶군요.

    • 죽풍 2011.09.19 12:18  댓글주소  수정/삭제

      주상절리, 안덕계곡 가 보셨군요. 참으로 좋더이다. 특히, 주상절리 바다폭포. 마침 갔을 때 파도가 쳐 너무 좋았답니다.

  4. Favicon of http://centurm.tistory.com BlogIcon 연리지 2011.09.19 16: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구경 잘하고갑니다.
    워크샵가서 보물을 구해오셨네요



당신의 세상살이는 어떻습니까?

 

당신의 세상살이는 어떻습니까? 광명의 빛줄기

세상살이는 무얼까? 참으로 고달프고 힘들게 살아간다는 것. 이것이 보통 사람들의 평균적이고, 대체적인 평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작은 것에 행복해 할줄 알고, 하루의 삶을 충실히 사는 사람에게는 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세상은 한 방향에서만 볼 수는 없다는 것.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에 있는 아담한 계곡. 안덕계곡이다. 마을 청년들이 잘 가꾸어 놓았다. 나무마다 이름표를 달고 걷기에 편하도록 나무 데크 길도 잘 만들었다. 울창한 숲 사이로 들어 오는 햇살은 어렵게 사는 사람에게 광명의 빛이라는 생각이다. 저 빛을 보면 그래도 힘든 세상살이가 보다 밝아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하늘과 땅 그리고 물, 우주 삼라만상의 근간이다. 자연의 이치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면 진정, 참으로 행복하지 않을까? 물에 비친 하늘의 모습, 땅위의 물, 물을 이고 있는 하늘. 세상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단지, 사람이 그것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바른 세상에는 그저 평범하고, 특이한 그 무엇도 보이지 않는다. 볼 수도 없다. 아니, 일부러 보지 않으려 하는지도 모른다.

당신의 세상살이는 어떻습니까? 바른세상의 모습이다.

거꾸로 본 세상에는 무지개가 떠 있다. 바른 세상에서 볼 수 없었던 무지개를 보았다. 아마도 꿈과 희망이 담겨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당신의 세상살이는 어떻습니까? 거꾸로 본 세상에는 무지개가 떠 있다.

옆으로 본 세상에는 바른 세상에서 보는 것 보다는 특이한 점을 느낄 수 있다. 평등하다는 생각이다. 좌우가 어느 한쪽으로 지우치지 않는 무게 중심. 보편적 세상살이에서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한 곳으로 지우치면 평등을 이룰 수가 없다. 그래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와 네가 균형과 조화와 평등을 이루는 세상. 정말로 그런 세상에서 살고 싶다.

당신의 세상살이는 어떻습니까? 옆으로 본 세상에는 평등이 보인다.

옆에서 또 다르게 거꾸로 보는 세상. 옆으로 본 세상과 별 다른 차이는 없어 보인다. 사람마다 생각하고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느 세상에서 살고 있을까? 한번 깊이 생각해 볼일이다.

당신의 세상살이는 어떻습니까? 옆에서 또 다르게 거꾸로 보는 세상. 사람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당신의 세상살이는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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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 안덕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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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doill.tistory.com BlogIcon Doill 2011.09.18 03: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포스팅하다 보면 어느새 부정적이 되어있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글을 읽고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안해 지는 느낌이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 죽풍 2011.09.18 19:42  댓글주소  수정/삭제

      좋게 봐 주시니 감사합니다.
      세상살이 그거, 우찌 보면 별거 아니잖습니까?
      작은 것에 목숨 걸고 있지 않나 돌아 볼 일입니다.

  2. 박성제 2011.09.18 07: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우리가 살아가는 세사은 정말
    요지경입니다 작은 일에 행복하고 큰일에 관대한 우리들입니다
    정말 종은 사진과좋은 글을 주신님게 다시한번 감사드림니다

    • 죽풍 2011.09.18 19:43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제주여행 피곤하시지 않으신가요?
      그래도 댓글 잊지 않고 달아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죽어서도 차별 대우하는 무덤의 세계

죽어서도 차별 대우하는 무덤의 세계

제주도 여행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증을 가질 만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무덤. 차를 타고 달리는 내내 차창 밖 풍경 속 하나의 그림으로 자리 잡는 것이 돌담장 속 무덤의 모습. 다른 지역 무덤과는 달리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는 형태의 무덤. 참으로 궁금하기 짝이 없다. 대충은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번 제주 여행에서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산담, 제주도 무덤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원형, 타원형 그리고 장방형 형식으로 쌓아 올린 돌담을 뜻하는 말이다. 죽은 자, 그러니까 영혼의 울타리인 셈이라고 할 수 있다. 산담은 농지와 무덤의 경계를 표시하고, 말이나 소의 출입을 방지하여 무덤이 훼손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 그리고 화재가 발생했을 때 무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담을 쌓았다고 한다. 또한, 이승과 저승의 경계로 주술적인 뜻도 내포돼 있다는 것.

산담은 한 줄로 쌓는 홑담과 두 줄로 쌓는 겹담이 있다. 크기 또한 생전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

타원형은 대부분 홑담 형식으로 비석이나 상석 등 석물을 잘 볼 수가 없다. 이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기본적인 형식만 갖췄던 것으로 추측된다.

장방형 산담은 겹담형태로 비석이나 동자석, 망주석, 문인석 등 장엄한 형태로 지위나 부유한 사람의 무덤이라는 것.

사람이 죽으면 한 줌 흙으로 돌아가는 법. 요즘도 무덤에 비석을 세울 때 새기는 글귀를 보면, 옛날이나 지금이나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 벼슬을 하지 못했던 사람은 '학생부군, 어느 가문 뭐시 어찌,,,', 벼슬한 사람은 '무신무신 장관, 누구 집안 뭐시 어떻고,,,'

살아서나 죽어서나 사회적, 경제적 지위에 따라 무덤까지 차별 대우 받는 이 세상 현실이 씁쓸할 뿐이다.

죽어서도 차별 대우하는 무덤의 세계

이런 문화가 언제 없어질까요?
 
차별 대우하는 무덤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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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rkawn.tistory.com BlogIcon 에바흐 2011.09.17 16: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땅도 좁아 죽겠구만.. 전 죽으면, 그냥 화장해달라고 할 생각입니다.

    • Favicon of https://bamnwind.tistory.com BlogIcon 죽풍 2011.09.17 16: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습니다. 화장풍습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저도 죽으면 가 보지 못한 세상 훨훨 날아 다니고 싶습니다.

  2. 박성제 2011.09.18 07: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는 언젠가는 인생열차에서 하차을 합니다
    아무도 모르는 종점을 도착하기 전에 우리는 행복을 추구하고
    건강을 지킬려고 노력 하지요 그리고 (富)을 가질려고 합니다
    하지만 종점에서 내리는 순간 모든것을 후회하지요
    우리는 후회하지안도록 베풀면서 살아봅시다

    • 죽풍 2011.09.19 09:05  댓글주소  수정/삭제

      인생열차를 하차? 그렇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삶이 후회없는 삶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합시다.



행복을 낚시하는 사람들 - 거제도 능포동 동방파제

낚시라는 것은 고기만을 대상으로 낚는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왜냐고요? 지난 일요일(28일), 낚싯대로 행복을 낚시하는 것을 봤기 때문입니다. 남해안 최고의 관광지라 불리는 거제도. 그 땅에서 중간 동쪽 끝자락에 능포동이라는 동네가 있죠. 제가 자란 동네고, 지금은 어머니가 살고 있는 동네랍니다. 그곳 바닷가에 방파제 두 개가 바다를 에워싸고 있고, 끝에는 빨간 등대와 흰 등대가 늘 마주보며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행복을 낚시하는 사람들 - 거제도 능포동 서방파제

방파제는 행복이 가득한 그림이 펼쳐져 있습니다. 시멘트 바닥에 편히 앉아 소주병을 따고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 아이와 같이 낚싯대를 바다에 드리우는 아빠와 엄마. 예쁜 강아지를 데리고 같이 낚시에 몰두하는 남자. 바닷물 속 물고기를 낚는 것이 아니라, 방파제 바위에 기어 다니는 작은 게를 미끼로 홀기는 아빠와 아이. 아빠가 게 한 마리를 낚았는지, 낚아챘는지 건져 올리자 기뻐 어쩔 줄을 모르는 아이.

행복을 낚시하는 사람들

젊은 연인으로 보이는 남녀가 웅크리고 앉아 낚시를 하고 있습니다. 남자는 긴 장대를 이용하여 봉돌을 멀리 던졌습니다. 한 마리가 물었나 봅니다. 낚싯줄은 탱탱하고, 낚싯대는 바닷속으로 휘어집니다. 잠시 줄 댕기기를 하다 이내 걸려 올라오는 작은 물고기. '메가리'라는 고깁니다. 그런데 남자는 낚시 바늘을 빼고, 고기를 바다로 살려 보냅니다. 뒤에서 살짝 지켜봤죠.

행복을 낚시하는 사람들

남자의 친구로 보이는 여자는 긴 장대 낚싯대가 아닌, 짧은 나뭇가지 낚싯대입니다. 차마 낚싯대라고 할 수 없는 그저 나무토막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거 같습니다. 잠시 후, 여자친구도 한 마리를 낚았나 봅니다. 이윽고 건져 올려지는 고기는 작은 '망상어'라는 고기였습니다. 그런데 여자친구도 고기를 바다에 살려서 돌려보냅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신선한 광경이었습니다. 기분이 좋은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행복을 낚시하는 사람들

하얀 등대가 있는 방파제 끝까지 가 보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방파제 양쪽 바다에서 낚시에 열중입니다. 얼마나 많은 고기를 낚았는지 고기 통을 보니 거의 대부분이 빈통입니다. 몇 사람만이 손바닥만한 물고기를 낚았을 뿐입니다. 많은 고기를 낚으면 좋으련만, 어디 그게 욕심대로 되는 일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저 친한 사람끼리 시간 보내면서, 즐겁게 지내고, 행복을 느끼면 그게 좋은 거 아닐까요? 제 눈에는 행복을 낚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행복을 낚시하는 사람들

여러분도 행복 낚시를 한번 해 보지 않으시렵니까? 그렇다면 물 반 고기반이 아닌, 행복이 가득한 바다, 거제도 능포항 방파제로 오십시오. 행복 가득한 바다는 여러분을 환영할 것입니다. 행복 낚시에서 말입니다.

거제도 능포항 양지암등대(상)와 능포항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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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centurm.tistory.com BlogIcon 수영강지키미 2011.08.30 10: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파제호안 피복석 위에 신발벗고 앉아있는 소녀의 자태가 정겹게보입니다.

    • 죽풍 2011.08.30 11:14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런 예쁜 딸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소곳한 모습, 바다를 보며 뭔가 생각하는 듯, 행복해 보입니다.

  2. 손님 2011.08.30 14: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젊은 남녀의 낚시 모습이 여유롭고 아름답습니다.

    • 죽풍 2011.08.31 08:46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그런 생각이 드네요. 고기를 낚아 풀어주는 모습에서 여유로움을 느낍니다.

  3. 박성제 2011.08.30 16: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행복의낚시라~~낚시는 잡는것보다 출발하는 마음이 중요하고 즐거운 것같습니다
    우리는ㄴ 오늘도 행복의인생 낚시을 떠나고 있습니다
    죽풍님도 인생의대어 낚으시기을 기원합니다
    전 내이부로 일반 동민으로서 님의블로그에 참여하겠습니다
    그동안 도와주신 은혜에 감사드림니다

    • 죽풍 2011.08.31 08:47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 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마음의 짐을 좀 내려 놓으시고 편히 제 방에 오셔서 노시다가 글도 남기시며 여유롭게 지냈으면 합니다. 다시 한번 그 동안의 노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4. 박성미 2011.08.30 22: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그곳으로 행복을 낚으러 가야겠군요 가능하면 많은 이웃들과 함께

    • 죽풍 2011.08.31 08:48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래요. 꼭 한번 오셔서 행복을 낚아 보시기 바랍니다. 물반, 고기반이 아닌, 행복이 전부인 바다랍니다.


어제(24일), 점심을 일찍 먹고 좀처럼 하지 않는 산책길에 나섰다. 비도 오락가락, 날씨도 시원 선선하게 느껴지는, 여름이 저물어 가는 날. 사무실 옆에는 경상남도 기념물 제46호인 고현성이 있고, 그 중심에는 계룡루가 있다. 스트레스 받거나, 마음이 혼잡할 때, 한번 씩 창문 너머로 바라보는 누각이다. 옛 고증을 살려 몇 년간의 공사 끝에 2005년도 복원을 마무리했다. 도심에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이런 누각이 있으니, 심신에도 좋은 영향을 주는 것만 같다.



계룡루

경남 거제시청 옆에 있는 고현성은 시민들이 접근하기에도 아주 편리하다. 주변에는 시민공원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기도 한다. 잘 닦여진 도로와 일부 구간은 잔디길이어서 걷기에도 아주 편리하다. 너럭바위로 쌓은 성에는 세월의 흔적을 말해 주듯, 담쟁이넝쿨이 바위를 감싸 안고 있다. 푸른 담쟁이 넝쿨 잎 사이로 붉게 물든 잎사귀 몇 장이 보인다.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게 해준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순백의 야생화는 자기를 쳐다보라는 듯 손짓하고 있다.



담쟁이 넝쿨에서 가을을 느끼다

야트막한 언덕길을 살며시 올랐다. '계룡루'라는 현액이 머리 위에서 나그네를 내려다본다. 처마 밑으로는 단청이 아름답게 채색돼 있다. 마루에는 세계에서 제일 편한 자세로 낮잠을 즐기는 한 남자가 있다. 마음 가는 데로 벌어진 두 팔, 두 다리는 자유로움 그 자체다. 차마 사진을 찍지는 못하겠다.



담쟁이넝쿨에서 가을을 느끼다

성을 따라 한 바퀴 돌았다. 20~30분을 걸었을까? 잔디로 된 길을 걷다가, 바위로 만든 성곽 길을 걷다가 다시 계룡루로 왔다. 세계에서 제일 편한 그 남자는 아직 천장을 마주하며 곤한 낮잠에 취해있다. 참, 맛이 있는 잠을 자고 있다는 생각이다. 나도 빨리 사무실로 가서 몇 분 만이라도 의자에 기댄 채 낮잠에 빠지고 싶다. 가을을 느끼는 그런 꿈을 꾸면서.

담쟁이넝쿨에서 가을을 느끼다

고현성
이 고현성은 조선의 문종 원년(1451)에 쌓기 시작하여, 단종 원년(1453)에 완성하였다. 아울러 사등성에 있던 거제의 관아도 이곳으로 이전하였다. 이후 이 성은 현종 4년(1663)에 관아를 거제면 쪽으로 옮기기 전까지 거제의 읍성 역할을 하였다. 성은 거제의 계룡산 동쪽 기슭에서 뻗은 혀처럼 생긴 땅위에 배 모양으로 쌓았다. 동국여지승람에 이 성은 둘레 3038척, 높이 13척이었으며, 남해안의 읍성 가운데 중간 크기 정도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동,남,북에 세워진 성문에는 몸을 숨겨 적을 공격할 수 있는 낮은 담(성가퀴)을 설치하였다. 입구에는 기역자 모양의 또 다른 옹성을 마련해 외부로부터 완전히 엄폐되어 있다. 또 외부로부터 오는 접근을 막기 위해 방어용 도랑을 설치하는 등, 성의 형태는 조선 시대 전형적인 읍성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 현종 때 관아가 거제로 옮겨간 이후 성 내부는 폐허로 변했지만, 1950년 이전까지만 해도 성 자체는 거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한국전쟁 때 유엔군이 이곳에 포로수용소를 설치함으로서 성이 급속도로 파괴되어, 지금은 800미터 정도만 남아있다. 현재 성 안은 농경지와 주택지로 변모되었다.

담쟁이넝쿨에서 가을을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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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꿈구는 모시마 2011.08.25 08: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일 매일 죽풍님의 열정을 느낍니다.
    한국의 고유의 멋이
    이곳 미국까지 전해지는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 죽풍 2011.08.25 09:01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별로 자랑할 만한 것도 없는 제 블로그를 봐 주시니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좀 더 좋은 글과 사진으로서 적으나마 저를 응원하는 분들에게 보답코자 더욱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 하나비 2011.08.25 09: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나 정성스런 포스팅입니다 ..
    덩달아 잘둘러보게되는군요 ^^ 감사히 돌아봤어요 ~~
    행복한날되세요

    • 죽풍 2011.08.25 09:55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성스런 포스팅?
      흐메,,,넘넘,,,과찬이십니다요.
      좀 더 많은 정보와 머물다 갈 좋은 글 표현이 없어
      아쉬울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3. Favicon of http://centurm.tistory.com BlogIcon 연리지 2011.08.25 12: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꾸며 놓은 포스팅 재미있게 구경 잘하고갑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

  4. 매화향기 2011.08.25 18: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담쟁이넝쿨에서 가을을 잘 느끼고 갑니다

  5. 박성제 2011.08.26 09: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옛 성곽은 그대로 인데 내청춘은 어디로 흘러 갔을까?

    • 죽풍 2011.08.26 11:38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ㅎ,,,
      청춘은 옛 성곽에 묻혀 버린 듯 합니다. 고현성에 오시면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 1981년 서울에 처음 가 본 나. 군대시절 휴가 나왔을 때, 집으로 향하기 위한 기차를 타기 위해 영등포역에 들렀던 것이 서울이란 땅을 처음 밟게 된 것. 그 동안 수차례 간 서울이지만, 서울 모습을 사진에 담을 일이 없었다. 지난 4월 20일. 서울 출장길에 경복궁에 들러 평소 쉽게 보지 못하는 전통문화행사를 보게 됐다. 문화유산과 아름다운 만남이라는 수식을 붙인 '수문장 교대의식'이 그것.

수문장 교대의식(대북타고)

자료에 따르면, 조선시대 수문장은 도성문과 경복궁 등 국왕이 임어(생활)하는 궁궐의 문을 지키는 책임자로, 엄격한 절차에 따라 궁성문을 여닫고 근무를 교대함으로서, 왕실의 안녕은 물론 국가의 안위를 수호해 나갔다고 한다.

수문장 교대의식

우리나라에서 처음 수문장 제도가 확립된 시기는 조선 예종1년(1469년)으로 그 이전까지는 중앙 군인 오위의 호군이 궁궐을 지키는 일을 담당하였습니다. 따라서 조선의 법궁인 경복궁에서 재현하는 본 행사의 시대배경은 수문장 제도가 정비되는 15세기 조선 전기로 당시 궁궐을 지키던 군인들의 복식과 무기, 각종 의장물을 그대로 재현하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수문장 교대의식

역사시대 최고수준의 왕실문화를 복원, 재현하는 일은 그 자체가 지닌 역사와 전통문화의 교육적인 측면을 활용함과 동시에 전통문화를 관광자원화 하여 수준 높은 문화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되어야 할 중요 전통문화사업입니다.

수문장 교대의식

수문장 교대의식 절차(오전 10시 기준)
가. 대북타고(취타대 입장)
나. 교대 수문 군사들의 입장을 알리는 초엄(대북타고)
다. 교대 수문 군사들이 용성문(협생문)에서 입장
라. 광화문 이동 후 수문군 배치
마. 이엄(대북타고) 후 좌,우 수문군 광화문 밖으로 이동
바. 당직 수문군사와 교대 수문군사 교대(수문장 군례 및 신분확인 절차 포함)
사. 당직 수문군 광화문으로 안으로 이동/교대 수문군 광화문 앞쪽 배치
아. 삼엄(대북타고) 후 당직 수문군의 지휘 하에 수문군 퇴장

수문장 교대의식

행사안내
연중상설(화요일 휴무)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1일 6회/매시간 정각) 소요시간 : 15분
- 오후 4시에는 수문장 퇴장의식만 진행
- 혹한기 12월~2월/혹서기 7월~8월 출연인원을 축소해서 운영
- 영하 -10도씨 이하/영상 30도씨 이상 교대의식은 정상 운행하며
- 광화문 파수의식은 최소인원으로 진행
- (우천/폭설) 경복궁 파수의식(지킴)으로 전환

수문장 교대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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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성제 2011.08.24 10: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대와예날의차이점이 무었일까요?지금은 첨단 전자시대 옛날에는 완전 수동식
    그때 그모습이 차라리 낳은것이 아닌가요 님이 주신 서울 구경 앉아서
    잘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죽풍 2011.08.24 11:23  댓글주소  수정/삭제

      앉아서 서울 구경? 너무 편하게 하셨네요. 9월에 또 서울 교육갑니다. 그 때 다른 사진 찍어 올릴게요.


 

2011. 8. 14. 땡볕이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 중순. 서울에서 온 손님 일행과 함께 거제도 내도로 갔다. 아직 땡볕이 낯을 뜨겁게 열 받도록 하지만, 울창한 동백나무 숲으로 들어가자 이내 시원해 옴을 느낀다. 미풍도 살짝 인다. 얼굴에 닿는 바람이 부드럽고 촉촉함을 느끼도록 해 준다. 맥주에 소주 한잔을 섞은 소맥을 한 모금 들이키니 숨쉬기가 한결 편하다.

오후 6시 30분 마지막 배를 타기 위해 방파제 낚시 풍경에 빠졌다. 아이, 아저씨, 아줌마 그리고 처녀총각이 낚시질 삼매경이다.

거제에 산다는 아저씨는 제법 큰 장어 한 마리를 낚아 올렸다. 웃음 가득하다. 옆에서 지켜보는 아가씨도 함께 즐거운 표정이다.


가족이나 친지로 보이는 낚시꾼 중 한 사람이 거제도 방언인 배달부(자리돔) 한 마리를 낚아 올렸다. 모두가 웃음 만발이다. 우스워 숨이 넘어갈 정도로 죽을 정도의 재밌는 표정이다. 세숫대야엔 가엾은 고기 3마리가 잡혀있다.



방파제 계단에는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바닷물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


“제발 한 마리만 물어다오!”


한 마리가 낚이면, 또 한 마리만 더 물어다오 하며 생각하리라.



거제도와 내도를 오가는 도선이 바쁘다. 거제도에도 참치나 새치 같은 큰 고기를 낚을 수만 있다면 ‘포세이돈 피싱’ 배를 타고 대물 한 마리와 힘겨운 사투를 겪어보는 재미도 남다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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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성제 2011.08.16 00: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낚시하는 마음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많이잡어면 더즐겁고 작게잡아도 즐거운 가봅니다
    즐거운 연휴가 끝나고 다시 한주가 시작 합니다 즐겁고 행복한 한주가 되십시요
    언제나 감사합니다,

    • 죽풍 2011.08.16 07:00  댓글주소  수정/삭제

      요즘, 어구마을에 장어가 많이 낚이지 않나요? 언제 장어구이나 한번 먹읍시다.


 

한 여름 행 막차를 타고 곧 만나러 갑니다

3000년 세월의 생명력, 동틀 녘 한 송이 연꽃에서 지혜를 배우다

올 여름은 여름 같지 않다는 느낌이다. 태풍에, 산사태에 이어 폭우로 이어지는 여름철 날씨 때문에. 찝찝한 여름 나기가 나 혼자만 드는 걸까? 그런 차, 연꽃이 아름답게 폈다는 소식에 한 걸음으로 달렸다. 8월 7일 아침 동을 틔우기 전 이른 시간. 지난해 만들었다는 거제 덕포동에 있는 작은 연꽃 마을은 녹색바탕에 연분홍 꽃으로 가득하다. 때 맞춰 살랑거리는 바람은 연꽃을 춤추게 하며 진한 향을 뿜어내고 있다.

 “연꽃은 새벽 동이 틀 때 봐야 제일 예쁘고 색깔도 곱답니다.”

열심히 사진을 찍는 내게 어른 한 분이 다가와 말을 건넨다. 마을에서 기관의 도움을 지원받아 지난해부터 조성했다는 연꽃 밭은 약 2400여 평. 1년 만에 어찌 이렇게 무성히 자란 연꽃 밭과 꽃을 피운 것을 보면 신기할 뿐이다.

벌이 날아든다. 한 마리가 아니다. 동무를 데리고 왔는지, 식구인지, 많은 벌은 꽃 술대에 꿀을 빠는데 정신이 없다. 셔터 소리에 놀랐는지 제 몸 만 한, 날개를 퍼덕이며 연신 공중부양을 하고 있다. 한 동안 벌과 그렇게 놀았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연꽃은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다. 더러운 흙탕물에서도 우아함과 순수함을 간직하며 피어나는 연. 세상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는 구도자의 모습을 보는 것과 같으며, 마치 어린아이의 거짓 없고 순수한 해맑은 웃음을 보는 느낌이기도 하다. 그래서 꽃말도 ‘순결’이라 지은 걸까. <법구경>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한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 더미 속에서도

은은하게 향기를 뿜으며

연꽃이 피어오르듯이


버려진 쓰레기처럼

눈먼 중생들 속에 있으면서도

바로 깨달은 사람의 제자는

지혜로서 찬란하게 빛나리라


(법구경 58- 59)

쓰레기 더미는 심한 악취를 풍길 뿐이다. 그런데도 은은한 향기를 뿜어낸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강한 향기가 심한 악취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약함에도 더러움을 털어내는 연꽃에서 지혜를 배워야겠다.


오랜만에 걷는 논둑길. 무성히 자란 논둑길 잡초를 밟고 걷다보면, 뱀이 나타날까 두렵지만 요즘은 뱀 보기도 쉽지 않다. 그만큼 환경이 많이 파괴됐다는 증거일수도 있으리. 논 중간 아담한 정자 한 동이 눈길을 끈다.

소박하게 느껴지는 정자는 연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는 유혹을 이끌어 낸다. 논 덤벙, 천천히 돌아가는 물레방아. 끊어질 듯 이어지는 방아질은 작은 모터에 기대 힘겹게 돌아가고 있다. 폭포나 큰 물줄기의 힘으로 돌지 않는 작은 풍차. 운치 나는 풍경을 만들려다 보니 어쩔 수 없었으리.

홍련 밭을 지나 백련이 핀 곳으로 갔다. 한 두 송이만 핀 백련. 순백의 백련은 그 순결함을 보여주기 부끄러워서일까. 아직 무리지어 펴 있지 않다. 연잎 위 동글동글 영글어 맺힌 물방울. 살짝 건드리니 두 물망은 하나로 합치고, 다시 그 방울은 또 다른 하나의 물방울을 만든다.

보석처럼 빛이 나는 영롱한 물방울은 합칠 뿐 결코 퍼져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합치면 또 하나의 큰 힘이 되고, 연잎에서 떨어지면 흔적 없이 사라지는 물방울에서 또 하나의 지혜를 배워본다.


꽃을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으려만, 개인적으로 아주 꽃을 좋아하는 나. 예전에는 한 달에 보름 이상 장미꽃을 집에 두며 향기를 맡고 시드는 과정을 지켜보며 감상했다. 사진 한 장 가득 연꽃을 담았다. 장미대신 인화한 사진을 집에 걸어 두어야겠기에. 사진 속 연꽃은 촛불 밝힌 연등이 따로 없다는 느낌이다. 연등 속에 꺼지지 않고 활활 타오르는 촛불. 사진 속 연꽃은 영원히 생명을 이어갈 것이다.

7~8월이면 연꽃 세상이다. 예전엔 연꽃을 보려면 대전 덕진공원이나, 무안 연꽃공원에 가야만 대규모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웬만한 마을이나 늪지 같은 데서 연 밭을 만들어 꽃을 피우고 있다. 꽃을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연에서 생산되는 제품으로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도 있기에.

직경 2㎝ 정도의 큰 씨를 이용하면 목걸이, 귀걸이 차 걸이 등을 만들 수 있다. 연을 재료로 하는 먹 거리에는 연잎 차, 연근 차, 인절미 그리고 가래떡도 있다. 그 중에서도 연잎 차와 연근 차는 당뇨 치료에 좋다고 한다. 연근은 찬거리로, 연밥에 막걸리까지 만든다니, 이래저래 연꽃은 사람에게 베푸는 보시물이 아니겠는가.


한 여름이 막차를 타고 있다. 막차는 갖가지 사연을 안고 떠나는 인생 역정의 공간. 올 여름, 많은 사람이 찌뿌듯하게 보내지 않았을까. 그래서이다. 지금 막 떠나는 한 여름 행 막차를 타고 나서보자. 꼭 거제도 덕포동 마을이 아니라도 좋다. 인근에 연꽃 밭이 있는 곳이라면 좋지 않겠는가. 그래도 거제도 가까이 사는 여행객이라면 덕포동 연꽃마을을 추천하고 싶다.

거가대교 들머리인 연초면 송정 IC에서 2.5㎞를 지나면 덕포 IC가 나오고 여기서 상덕마을로 약 3㎞를 가면 연꽃마을이 있는 공원. 아침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출입을 허용한다고 안내판에는 적혀 있다.


연꽃 씨는 3000년이 지나도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다고 한다. 후손을 이을 수만 있다면, 그 씨앗 하나 얻어 무궁무진한 세월 함께하며 3000년 후 꽃을 피웠으면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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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거제시 옥포2동 | 덕포동연꽃테마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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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성제 2011.08.12 07: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 거제에도 이런곳이 있었네요 충청도 어느 마을에도 있던데
    연꽃은 무언가 일방적인 느낌을 많이 주는꽃인것 같습니다
    오늘은 하늘이 잔뜩 흐립니다, 비도 이제는 그만왔으면 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날되시기을 기원 합니다

    • 죽풍 2011.08.12 08:03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늘 짬을 내 한번 가 보시죠. 마지막 가는 여름행 막차가 떠나고 있습니다. 자 떠나 보시죠,,,

  2. 언제나 2011.08.12 12: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덕마을 연꽃테마파크, 참 좋습니다. 소개글 감사합니다

    • 죽풍 2011.08.12 13:18  댓글주소  수정/삭제

      연꽃에서 인생의 지혜를 많이 배웁니다. '언제나'처럼 우리는 언제나 한결 같아야 하지 않을까요?


 

선상낚시 중 거제도를 낚았어, 거제도

“우리 외도 갈래(잘못 들으면, ‘할래’)?”


딱 오해받기 쉬운 뉘앙스를 품기는 단어 ‘외도’. 나쁜 이름은 나쁜 이미지만 있는 게 아니다. 외도는 대한민국에서 이름난 대표적인 해상낙원이요, 연간 100만이 넘는 여행자가 이 섬을 찾는다. 800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겨울연가 마지막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는 신비의 섬. 섬의 속내를 안다면 인간의 삶이요, 한편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경남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산 109번지에 속하는 섬, 외도. 0.12㎢ 면적에 섬 주인만이 이 섬을 지키며 살고 있다.

외도를 가려면 거제도에서 유람선을 타야만 갈 수 있다. 장승포, 와현, 구조라, 학동, 도장포 그리고 갈곶마을 등 6군데 터미널 중 한 곳을 이용해야만 한다. 이번 여행은 유람선을 타지 않고 선배가 운영하는 모터보트를 타고 돌아봤다.

23일, 항아리처럼 부드러운 곡선을 안고 있는 거제도 지세포만.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구조라해수욕장 등에서 열리는 ‘바다로, 세계로, 거제로’ 바다축제 개최에 앞서 전국 윈드서핑 대회가 이곳에서 열렸다. 서핑은 바람이 불어야 제격. 다행히도 센 바람이 불어 물살을 일으키며 달리는 스퍼들의 모습이 시원스럽다.

일행을 태운 모터보트는 지세포만을 빠져 나가자 서서히 속도를 올린다. 엔진소음도 같이 높아지고, 배의 앞쪽 선수도 덩달아 머리를 높이 치켜든다. 큰 파도는 일지 않았지만 요동치는 배에 몸을 맡기고 리듬을 타는 재미가 쏠쏠하다.

운무가 뿌옇게 낀 바다, 날씨는 그리 쾌청하지마는 않다. 동백꽃 피는 섬으로 알려진 지심도가 차츰 크게 다가온다. 거제도 동남쪽 끝에는 세 개의 섬이 있다. 모두 사람이 사는 섬으로 지심도, 내도 그리고 외도. 이 섬들은 제각각 자랑거리를 안고 있다. 하늘에서 보면 섬 모양이 마음 심(心)자 같다 해서 부르는 지심도.

이 섬은 어느 방송국의 ‘1박 2일’ 프로그램으로 잘 알려진 곳으로, 이후 많은 여행객이 찾고 있는 인기 최고의 섬이 돼 버렸다. 면적은 0.34㎢로 15가구 27명이 살고 있다. 보트는 섬을 한 바퀴 돈다. 섬의 동쪽으로는 기묘한 바위와 절벽이 아름다운 경치를 더해 준다. 해안가엔 세월 낚는 낚시꾼의 모습도 보인다.

바람과 물살을 가르는 보트는 내도를 향하여 앞으로 나아간다. 섬 뒤쪽에서 바라보는 내도는 한자인 ‘산(山)’자와 똑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내도는 0.26㎢로 10가구에 13명이 살고 있으며, 2010년 6월 행정안전부가 국내 186개 섬을 대상으로 ‘명품섬 Best-10'에 선정한 10개 섬 중 하나다. 경관이 빼어나고 동백나무와 후박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내도는 정부와 지자체 주관으로 향후 4년 간 개발할 예정으로 있다. 거제도에 앞으로 또 한군데 가볼만한 섬 탄생을 예고하고 있는 셈이다.

내도를 한 바퀴 돌며, 이번에는 바람에 실려 물살에 떠밀리다시피 외도로 향한다. 외도는 거제도를 대표하는 최고의 여행지. 2005년도이었을까 싶다. 관광 업무 차 서울 출장길에 올라 어느 회사 직원 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던 적이 있는데, 결과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거제도와 외도를 아느냐, 가봤느냐, 하는 단순한 설문인데 결과는 의외였던 것. 거제도는 20명 중 몇 명은 모른다고 답했지만, 외도는 전부 알고 있으며, 거기에 가봤다고 하는 직원도 반 정도였기에. 외도는 1995년 4월 25일 ‘외도해상농원’을 개장한 이후 2007년 8월 3일 유료입장객 1000만 번째 손님을 맞았고, 이 손님은 행운의 선물을 받기도 했다.
 

보트는 외도 동쪽 끝에 위치한 동도(東島)로 향한다. 외도에 붙어 있는 작은 섬으로 22,017㎡. ‘여’라고 불리는 작은 바위섬 몇 개도 함께 하며 폭풍과 바람에도 외롭지 않다. 작은 어선에서 낚시꾼이 고기를 낚았는지 낚싯대가 휘는 모습이 보인다. 바람에 의한 큰 파도는 일지 않는데 보트는 좌․우현이 바닷물에 닿을 정도로 요동친다. 흔히 말하는 너울성파도로 인한 것.

너울성 파도는 바람으로 인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물결을 의미하며, 파도의 파장이 길어져 높지는 않은데 위력이 강한 파도를 말한다. 이런 너울성 파도로 외도는 년 간 약 100일 정도 유람선이 접안하지 못하고 관광객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있다. 관계 당국에서도 이런 점을 감안하여 올 해부터 방파제 건설을 추진한다고 하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보터는 닻을 내리고 휴식을 취한다. 일행은 낚싯대를 준비하고 바닷속 고기를 낚아볼 요량이다. 줄이 물속으로 빨려드는 것을 보니 수심이 꽤나 깊다. 한참 시간이 흘렀을까, 공갈미끼에 고기한마리가 대롱대롱 달려 발버둥치는 모습이 보인다. 진짜 지렁이라도 먹고 낚였으면 좋으련만, 공갈미끼에 낚여 세상 밖으로 올라 온 저 놈만 불쌍하다.

또 한참 지났을까, 이번에는 월척인 모양이다. 낚싯대는 180도로 휘고, 꾼은 릴을 감고 줄을 당기며 스릴 넘치는 모습이다. 모두가 눈이 휘둥그니 놀람 그 자체. 얼마나 힘이 세고 덩치가 큰 녀석인지 1~2분 사투를 벌여도 줄은 감기지 않고, 고기는 올라 올 기미도 없이, 낚싯대만 휘져 있다. 옆에서는 힘내라고 모두가 격려지만 낌새가 이상하다. 일행 한 사람이 소리친다.

"선장님, 여기 와 보이소. 큰 고기가 물었나 봅니다."


노련한 선장이 낚싯대를 건네받고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그러나 아무리 줄을 당겨도 감기지 않는 줄, 수면 밖으로 올라오지 않는 고기. 보는 사람들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에이, 낚시가 걸렸어. 바위에 걸렸다고. 거제도를 낚았어. 거제도.”

모두가 한 바탕 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 버린 낚시체험. 땡볕에 잠시 동안 비지땀 흘린 낚시질은 작은 물고기 한 마리 수확으로 마쳐야만 했다. 배는 다시 시동을 걸고 섬을 돌았다. 외도 입구에는 많은 유람선이 바다 한 가운데 어깨동무하며 떠 있다. 멀리 안무 속에 신비스러운 모습의 해금강이 눈에 들어온다. 오가는 유람선은 수많은 여행객을 실어 나르며 뜨거운 거제의 여름바다를 식히고 있다.

다시 왔던 해로를 따라 외도를 뒤로 한 채 보트는 달린다. 내도는 안쪽에, 외도는 바깥쪽에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 내도와 공곶마을 사이 500여 미터의 좁은 해로를 빠져나와 서이말등대를 지나 다시 지심도로 향한다. 내도와 외도 그리고 지심도. 거제도 남동쪽 이 섬들은 3형제 되어 서로를 보듬고 지켜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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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거제시 일운면 | 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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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연가 2011.07.29 10: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섬에 반해서 외도 하겠습니다...
    ㅎㅎ 여러분~!! 거제의 환상의 섬으로 놀러오세요~

  2. 바다 2011.07.29 14: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름답네요...

    • 죽풍 2011.07.29 20:40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름답다 뿐이겠어요. 배타고 쪽빛 여름 바다를 구경하는 것은 정말로 기분 좋은 일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한번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3. 박성제 2011.07.30 09: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름다운 바다 그것도 거제바다 정말 아름답습니다
    사람들의마음이 바다 처럼 넓고 깊다면 얼마나 좋을가요
    정말 사람이 무서워집니다 아니 인간이 싫어지네요
    오늘도 좋은 영상을 주신 님게 감사드림니다

    • 죽풍 2011.08.01 10:24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마도 바다 쓰레기 때문에 속이 많이 상하신가 봅니다.
      그래도 우짤낍니까? 하나하나 두드리고 맞추고 고쳐 나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푸른 바다처럼 넓게 이해하면서 살아 갑시다.


 

태초의 섬 병대도, 

신비스러운 속살을 훔쳐보다

 

27년 전, 이맘때가 되었을까? 오토바이를 타고 비포장도로를 달려 잠시 한 숨을 돌리던 그 때, 눈앞에 펼쳐진 비경에 숨이 멎고야 말았다. 수억 년 전이었을까. 깊은 저 바다 속에서 솟아올라, 억겁의 세월을 버티며 떠 있는 크고 작은 섬. 올망졸망한 모습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서로를 지켜주며 변함없이 그 자리에 터를 잡고 있었던. 거제도 남부면 홍포마을에서 여차마을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여행자의 눈을 틔우고, 탄성을 지르게 했던 섬, 대소병대도.

숨이 멎었다던, 그 기억으로 17일 이곳을 다시 찾았다. 그땐 홍포마을로 가는 길은 주먹만한 돌멩이로 가득했고, 움푹 듬뿍 팬 고르지 못한 비포장 길이었다. 가다가도 몇 번을 넘어져 오토바이에 흠집이 생기고, 무릎이 까져야만 갈 수 있었던 길. 이제는 깨끗한 포장길로 승용차로 쉽게 갈 수 있는 길이 돼 버렸다.

전망 좋은 곳에 차를 버리고 섬을 내려 본다. 안개가 섬을 감싸고 있다. 태초의 신비를 지금까지 변함없이 간직하고 있는 섬. 그 섬은 안개 속에 숨어 여행자에게 속살을 보여 주지 않으려는 모양이다. 바람이 살랑이며 안개를 걷어내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섬. 다시, 안개는 섬을 보호하듯 막을 치며 가리고 있다. 잠깐이요, 잠시다.


눈요기만 시켜주는 섬이 얄밉다. 빨리 돌아가는 필름에 나타난 영화 속 한 장면이다. 아뿔싸, 카메라를 가져오지 않았다. 이런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란 쉽지 않은 자연 조건인데. 홍포마을은 무지개 뜨는 마을로 이름 지어졌고, 이곳 석양은 전국 제일의 명소로 사진작가들에게 인기가 있다.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는 비포장 길은 홍포마을이 끝나는 시점에서 시작된다. 이곳에서 여차마을까지 3.3㎞는 작은 돌멩이가 깔린 길. 국립공원지역이라 자연을 보호하는 명분에서일까. 여행자도 이곳만큼은 비포장 상태로 관리만 잘 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차는 편리하지만 어떨 때는 짐이 되고 만다. 차를 버리고 땀 흘리며 천천히 걸어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을 테지만, 어쩔 수가 없다. 다시 돌아와야만 하는 불편 때문에.

조류가 센 곳이라 소용돌이치는 물살이 보인다. 두려움이 느낄 정도로 거세다. 그곳을 고깃배가 흰 물살을 일으키며 헤쳐 나가고 있다. 부산에서 여수를 오가는 모래운반선도 섬 사이로 헤집고 나간다. 갈매기 한 마리가 다른 곳으로 날아가지 않고 섬 위를 빙빙 돌며 친구하고 있다. 낚시꾼도 감성돔을 비롯한 고급 어종의 입질이 좋다고 알려진 병대도. 이래저래 병대도는 외롭지 않은 섬이 돼 버렸다. 마을 어른들은 옛적부터 섬 사이가 솔다(좁다)고 ‘손대도’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섬은 안개 속에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듯 하다.

대소병대도. 여차마을 서남쪽 앞으로 군데군데 흩어진 섬 무리로 소병대도와 대병대도를 이르는 이름이다. 행정편의에 의하여 소병대도는 3개 필지 26,480㎡, 대병대도는 5개 필지 84,132㎡로 총 110,612㎡로서, 평수로는 약 33,460평. 그런데 육안으로 보는 소병대도는 보기에 따라 11~12개 섬으로, 대병대도는 40여개 내외로 보인다. ‘여’라고 불리는 작은 바위까지 합쳐 하나의 섬을 형성하고 있는 대소병대도. 무리지어 있는 크고 작은 50개 이상 되는 이 섬을 상상해 보면 어떤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을지 짐작이 가고 남지 않을까.

울퉁불퉁 한 굴곡진 길은 차도 사람도 지치게 만든다. 구르는 자동차 바퀴에 흩날리는 먼지와 기계소리는 지나가는 여행자에게 달갑지마는 아닐 터. 자연 속에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여유로움을 즐기는 이들에게 미안할 뿐이다. 날씨가 무더워서인지 이 길을 걷는 여행자는 두 명, 한 팀밖에 없었던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더 이상 피해를 끼치지 않을 수 있었기에.

얼마를 지났을까, 전망대가 나온다. 멀리도 넓게, 펼쳐져 보이는 섬들은 한 폭의 산수화다. 여행 들머리인 홍포마을에서 바라보는 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사물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 보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

저 멀리 갈매기 섬이라는 불리는 홍도가 보인다. 수 만 마리 갈매기가 사는 홍도는 오래 전 두 번이나 가 봤지만, 지금은 갈 수 없는 섬이 돼 버렸다. 갈매기 보호를 위하여 사람의 출입을 금지해 버렸기에. 멀리 가물거리는 홍도는 꿈속을 헤매는 몽환의 분위기가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짧은 비포장 구간이지만 한 시간 남짓 걸려서 포장길로 들어섰다. 여차마을이다. 처음 이 마을에 들렀을 땐, 초가집도 있었고, 말 그대로 아담한 시골 마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고급 펜션이 들어선 휴양지로 탈바꿈 해 있는 모습이다. 유럽풍의 펜션을 보니 하룻밤 자고 싶은 강한 유혹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비포장 길 앞으로 탁 트인 쪽빛 바다위에 떠 있는 무수한 섬들. 신선이 노는 데가 따로 없을 정도다. 홀로 외로운 섬, 때로는 무리지어 행복이 가득한 섬. 여행자는 쪽빛 바다위에 펼쳐져 있는 비경을 보노라면, 숨이 멎을 수도 있을 터. 27년 전 내 경험과도 같이.

이 아름다운 비경을 놓치고 거제도를 여행했다고는 말할 수는 없으리라. 거제도를 찾는 여행객들에게 자신 있게 권해드리고 싶은 거제도 제1의 명소라 감히 말하고 싶다. 보너스 하나를 더 드린다면, 홍포마을 일몰은 황홀감에 빠질 수 있음이 충분하다는 것을...
 

시간이 정지돼 있는 홍포에서 여차에 이르는 비포장 길. 느림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전국에서도 몇 남지 않은 아름다운 길이다. 거제도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곳이 많다. 우리나라 명승 2호로 지정된 해금강과 외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해 있고 거제도를 대표하는 관광 1번지다.

수많은 사람들이 휴가철을 맞아 거제도를 찾고 있다. 거제도는 생각보다, 보기보다, 갈 데도 많고 모르는 곳도 많다. 거제도를 찾은 여행객은 이름 있는 명소만 둘러보고 훌쩍 떠나는 게 현실이다. 거제도를 제대로 보고 싶다면, 이 곳에 꼭 들러보라고 권하고 싶다. 거제시 남부면 여차마을에서 홍포마을로 넘어가는 비포장 길. 여차마을에서 홍포마을까지 3.3㎞ 구간 비포장 길은 차량통행이 가능하나 걸어보는 재미는 분명 남다를 것.

자동차는 비경 속을 빠져 나왔다. 해금강으로 향하는 길가에는 원추리, 수국, 범부채 그리고 벌개미취 등 온갖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펴 있다. 야생화 사이로 보이는 쪽빛 바다와 섬은 여행자에게 깊은 추억을 만들어 줄 것이니라.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실렸습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599005&PAGE_CD=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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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거제시 남부면 | 대소병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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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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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성제 2011.07.21 1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시원한 바다위의섬들을 보니 더위가 사라 지는것 같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 거제의섬들 영원히 후손들게 물려주어야 합니다
    좋은 사진을 주신 님게 감사드림니다

    • 죽풍 2011.07.21 14: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날씨가 정말로 덥네요. 얼음 물에 담긴 수박 한 통 깨서 먹으면 참 좋겠습니다.

  2. Favicon of http://jjtimes1@hanmail.net BlogIcon 숲속의정거장(서정자) 2011.07.27 17: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님의 아침을 부산하게 해서 죄송하고 고맙슴데~이~~~ㅎㅎㅎ..
    오마이 글 올려 놓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