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농업개발원에서 열리는 작은 가을 전시회
  
▲ 꽃가지 가을을 느끼게 해 주는 꽃가지의 화려함
꽃가지

재촉도 하지 않았는데도 가을은 누가 쫒아 오는 냥 더욱 멀리 달아나고 있다. 포근하게 느껴지는 가을 기온과 느낌을 붙잡을 수만 있다면 좋으련만, 시간의 흐름에 그럴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하루가 다르게 기온이 떨어지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기도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가을걷이를 마무리한 휑한 들녘을 바라보면 쓸쓸하고 외로운 마음이 더욱 물밀 듯 밀려온다. 

  
▲ 국화길 산책로를 따라 도는 길목에는 수십만본의 국화가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국화의 향연

이렇게 좋은 계절, 많은 사람들은 단풍놀이로 전국의 명산을 찾고 있다. 가을엔 단풍이 최고라고 하지만, 단풍 못지않게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 자연의 진한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국화가 아닐까. 가을 냄새 그윽한 날, 코끝으로 찐한 국화 향을 맡아 보려 거제도 농업개발원의 국화축제 현장으로 달렸다. 길목의 들판은 가을걷이한 모습이라 쓸쓸함과 외로움의 흔적만 남았고, 사람 사는 살가움이 없는 고독함만 가득하였을 뿐, 가을의 풍요로움은 사라지고 없었다. 

  
▲ 절망과 집착 국화를 상징하는 여러가지 표현 중 하나이다
절망과 집착

  
▲ 헌신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국화

  
▲ 절개 굳은 절개를 느낀다
국화

  
▲ 진실 순수함에서 진실을 볼 수 있다
국화

하지만, 또 다른 가을의 느낌은 포근한 모습으로 나를 반겼다. 길목마다 환하게 웃는 가을은 내 사랑스런 아들의 세살 적 웃는 모습 그대로였다. 갓 태어난 아기를 돌이 지날 때 까지 키운 부모라면 다 경험한 일이겠지만, 한 시라도 눈을 뗄 수 없는 것이 부모의 심정이 아닐까. 한 시간을 넘게 백 만 송이가 넘는 넓은 국화재배지를 둘러보면서, 들녘에서 아침저녁으로 비바람 맞아가며 제힘으로 아름다움을 승화시킨 야생국화가 아닌, 아기를 키우듯 사람의 정성에 의해 키워진 국화 옆에서 서정주님의 시가 문득 생각난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소쩍새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천둥이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우는 이유를 알 수 있는 것만 같았다. 

  
▲ 색깔바람 색깔바람을 보셨나요? 형형색색의 색깔바람이 가을을 한층 더 느끼게 해 주고 있다
색깔바람

국화축제장 한 편에는 무색투명한 바람이 아닌, 화려한 색깔의 가을바람이 불고 있다. 울긋불긋한 바람개비에서 부는 색깔바람은 깊어가는 이 가을을 느끼기에 충분하고도 남는다. 또 다른 한 마당에는 아직까지 수확을 하지 않은 벼 시험장의 허수아비가 해탈한 웃음을 선사하고, 작은 분수는 하늘을 찌를 듯 용솟음쳐 오르지만 제 몸에 겨워 이내 떨어지고 만다. 

  
▲ 허수아비 거제시농업개발원에서 시험중인 벼 묘포장의 허수아비가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가을을 그리는 사람들을 위해 따뜻한 섬나라 거제도 농업개발원에서는 3만여 평의 넓은 들녘에서 오십 만여 뿌리의 국화를 재배하여 가을 축제를 연다고 한다. 미래 지향적인 농업 방향 제시와 난지농업의 활로 개척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축제를 연다고 하지만, 그래도 보고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주제와는 상관없이 즐거움 가득한 가을의 한 때를 보내는 것은 틀림없는 것만 같다. 

  
▲ 작은 분수 작은 연못의 분수는 하늘을 찌를듯 오르지만 제 몸에 겨워 이내 떨어지고 만다
분수

10월 31일부터 11월 10일까지 열리는 ‘거제가을꽃한마당축제’는 수 백여 종의 국화를 비롯한 초화류와 난 종류 등 약 5십만 본의 꽃이 전시되며, 국화분재전시관, 곤충관, 야생화전시관, 사진전, 한국화전, 전통규방공예전, 천연염색전시관전, 수공예전시관전을 비롯한 소달구지체험, 재래농기구체험 등 7개 분야의 체험행사와 과수, 원예, 특용작물 등 거제도 농특산물 홍보관을 비롯하여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소공연 등 풍부한 볼거리로 이 가을을 수놓을 것이다. 

이 밖에도 무공해 농산물을 이용한 다양하고 특별한 먹을거리로 시골 장터를 운영하고 농산물 직거래 판매장에서는 관광객과의 직접 참여로 우수식품을 전시 판매할 예정이다. 

  
▲ 달아나는 가을 아무도 쫓지 않았는데도 가을은 줄달음을 쳐 멀리 달아나고 있다
가을

가을은 자꾸만 멀어져 가고 있다. 엊그제만 하여도, 환한 모습으로 길가를 수놓은 코스모스는 며칠 사이 꽃과 잎이 다 떨어지고, 새까만 씨앗만 늙어버린 꽃대에 힘없이 매달려 가을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살아 있음을 못 느끼고 있는 것일까. 다시 내년에 새로운 생명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 하는 기약을 하는지는 몰라도, 늦가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시들어 가는 코스모스에서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옴은 나만이 느끼는 것일까. 

국화향기 그윽한 이 가을에 헌신과 사랑, 절망과 집착, 진실함과 굳은 절개를 상징하는 한 송이의 국화가 만발하는 과정을 느끼고 싶다면, 거제도 농업개발원에서 열리는 작은 가을 전시회에 초대장을 보내 드리고 싶다.

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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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을 따라 도는 황포돛배야 어디로 가는지 말해다오

며칠째 몸은 무겁고 팔다리가 쑤시면서 정신은 혼미한 상태가 이어진다. 당연히, 병원을 찾아야겠지만 병원에서 치료할 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집에서 버티고 있다. 가을향기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특히, 가을에만 걸리는 이름도 모를 몹쓸 병이라는 진단이다. 물론, 의사의 진단이 아니라 자가 진단이다. 푸른 가을하늘을 보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면서, 경쾌한 음악을 듣고, 신나게 달려야만 낫는다는 처방이 떨어졌다. 이것 역시도, 의사의 처방이 아니라 자가 처방임은 물론이다. 

  
▲ 가을을 달리는 기차 구 영산포역에는 가을을 달리는 기차가 있다
영산포

이름 모를 몹쓸 병을 치료하기 위해 무작정 집을 나와 차를 몰았다. 평소, 여행은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면서 공부한다는 나만의 여행철학을 가지고 있던 터라, 출발하기에 앞서 여행지에 대한 정보와 코스 등 여행계획을 꼼꼼히 세우는 편이라 자부했건만, 이날은 아무런 정보도 없이 떠났고, 한 시간이 지난 뒤에서야 겨우 목적지를 정할 수 있었다. 

며칠 전, 티브이에서 홍탁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생각났다. 거제에서 나주까지 짧은 거리가 아니다. 모두들 가을맞이 하러 가는 걸까. 고속도로는 많은 차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앞 다투어 달린다. 집에서 230㎞를 달려 동광주 IC를 빠져나와 목포방향 1호선 국도를 달리다 보니, 드넓은 나주평야는 황금물결로 출렁이고 있다. 사전 정보도 계획도 없는 여행이었던지라, 시청에 들러 안내책자를 받고 홍어전문집을 찾아 나섰다. 

  
▲ 홍어의 거리 영산교 주변 홍어의 거리에 접어들면 홍어의 특유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홍어의 거리

영산교를 건너 좁은 도로로 접어드니 찐한 암모니아 냄새가 코를 찌른다. 차창을 닫았는데도, 찐한 향이 코를 자극하고도 남는다. 때마침, 점심시간이라 자동차는 즐비하게 주차돼 있고, 다리 입구에는 ‘홍어의 거리’라는 관광지를 상징하는 갈색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갑작스레, 홍어에 대한 십수 년 전의 웃지 못 할 추억이 떠올랐다. 전라도 최고음식으로 호평 받으며, 잔칫상에 없어서는 안 될 홍어는 경상도 사람한테는 즐겨 먹는 음식이 아닌 시절이었다. 아는 형을 만나러 전라도 지역을 가게 되었고 음식을 시켰는데, 홍어 몇 점을 내 놓았다. 고깃살이 생가오리 같아 한 점을 덥석 집어 고추장에 찍어 먹었는데, 썩은 것 같은 역한 냄새에 씹지도 못하고 뱉어버리면서 큰 소리로 주인을 불렀다. 

아줌마, 머시(무엇이) 이런 썩은 고기를 내 놓는교(주는가요)?

...

아이, 진짜 무슨 식당이 이렇게 상한 음식을 가지고 장사를 하능교(합니까)?

...

주인은 무슨 영문인지도 모른 채 대꾸도 하지 못하고, 큰소리로 항의하는 공격적인(?) 태도에 할 말을 잃었는지 멍한 모습으로 서 있었고, 형님은 옆에서 웃음을 참지 못하는 어색한 드라마가 한동안 연출되고 있었던 것이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뭔가 이상하다는 낌새를 느꼈고, 나중에서야 주인의 이야기를 듣고 홍어회라는 걸 알아차렸다.  

그런데, 같이 동석했던 그 형님도 홍어라는 걸 알면서도 내게 말하지 않았고, 신경질 부리는 모습을 보고 즐겼다고 하니, 혼자서 잠시 동안 바보가 된 것은 시간 문제였던 셈이다. 그 당시 멋쩍었던 기억은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홍어만 보면 기억이 떠올라 혼자 웃음을 삼키기도 하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깊이 새겨져 있다. 

  
▲ 홍어회 한 접시 3만원짜리의 홍어회. 배가 고파 홍어 두점을 먹고 찍은 사진이다. 홍어가 영산포로 오게된 것은 고려시대 왜구가 극성을 부리자 흑산도에 사는 어민들을 영산포로 강제 이주시키고 흑산도를 비워두는 공도정책을 취하면서, 홍어가 함께 들어왔으며, 돛단배를 타고 오가던 당시 며칠씩 걸리기도 했는데 냉장설비가 없었던 시절이라 어시장에 도착하기 전에 상해버렸으며, 그런데도 배탈이 나지 않은 생선이 홍어였으며, 그 후로 홍어를 별미로 삭혀 먹었다고 한다.
홍어의 거리

코끝을 찡하게 하고, 가끔은 눈물이 나올 정도로 냄새가 나는 홍어와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러다 어떻게 홍어와의 친숙한 만남으로, 지금은 택배를 시켜 가면서까지도 먹는 홍어 마니아가 되었을까. 

그 당시 거제도에는 홍어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은 한 군데도 없었다. 그런데 점심 때 자주 가는 식당이 있었다. 전라도 사람인 식당 주인은 맛보기로 손님들에게 홍어 몇 점을 내 놓곤 했다. 그때 한번 먹어봐야겠다는 욕심이 생겨 한 점씩 먹어보았더니, 처음 맛보았을 때와 다른 느낌이었다. 두 번째 갈 때는 두 점, 세 번째 갈 때는 세 점씩, 식당을 찾을 때마다 차츰 먹는 양을 늘려 나갔고, 그렇게 몇 달이 지난 후 홍어의 진미를 알게 되었다. 지금은 홍어 홍보대사(?)로 활약할 만큼 홍어회를 좋아하게 된 것이다. 

  
▲ 영산포등대 일제 강점기인 1915년 설치된 등대로 수위측정과 등대기능을 겸했다. 우리나라 내륙하천가에 있는 유일한 등대로 1989년까지 수위관측 시설로 사용했으며, 지금도 수위를 표시하는 숫자표시와 등대안에는 낡은 장비가 있다.
영산포등대

홍어의 거리에 있는 소박한 어느 식당에 들렀다. 3만원 하는 홍어회가 깔끔하고 맛깔스럽다. 김 한 조각에 돼지고기와 홍어 각 한 조각씩, 그리고 묵은지를 싸서 큰 입을 벌리고 한 점 넘기고 있는데, 푸짐한 주인아주머니와 서울에서 왔다는 손님의 인사말이 웃음을 더해준다. 

어솨요.(어서 와요.)

어이서(어디서) 오기는 서울에서 왔제(왔지). 

인사말로 알아듣지 못한 서울손님은 무뚝뚝하기로 소문난 경상도 사람보다 더 무뚝뚝하게 인사를 받는다. 그래도 주인아주머니는 깔끔한 음식 맛처럼 더 깔끔하게 인사를 받아 기분이 좋다. 홍어 맛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 고민이다. 지금도 그 맛이 새록새록 돋아나는 느낌이다. 

식당 2층에서 바라보는 영산강은 호남 들녘을 휘감아 돌아 예로부터 풍요의 땅을 일구었던 소중한 자연자산이다. 삼한시대부터 조선조까지 호남내륙의 거점으로 전라도의 상징이었던 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영산포는 1977년 영산강 하구둑이 건설되기 전까지 소금, 쌀, 홍어 등 물류의 중심지로 유명하였고, 지금도 그 당시 배가 정박하였던 자리에는 예전의 모습을 간직한 하얀 등대가 역사의 흔적을 말해주고 있다. 벽에는 당시 물건을 싣고 내리는 모습의 벽화가 그려져 있어 여행객의 관심을 끌고 있기도 하다.

 

  
▲ 영산포벽화 영산포등대 주변 벽체에 그려져 있는 옛 시절의 상인들과 배가 정박해 있는 그림
영산포등대

멀리까지 왔는데 드라마 ‘주몽’의 촬영지를 둘러보지 않을 수 없었다. 시청에서 얻은 관광지도에는 삼한지 테마파크라고 안내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나주영상테마파크로 명칭을 변경한지라 약간의 혼선이 있었다. 

  
▲ 동부여성 2천평의 실내 공간과 7미터 높이의 웅장한 스케일의 궁전
동부여성

BC 37년, 첫 민족국가 고구려 탄생의 역사를 재현해 놓은 곳. 2천년이란 긴 시간의 벽을 넘어 그 당시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성곽을 따라 돌면서 바라보는 유유히 흐르는 영산강 물줄기는 평화로웠고, 물길에 몸을 맡긴 황포돛대는 한 폭의 동양화보다도 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 유유히 흐르는 영산강 나주영상테마파크 성곽 위에서 내려다 본 영산강과 나주들녘
영산강

삼삼오오 다정스레 나들이를 즐기는 나주영상테마파크의 안마당은 고요하다. 2천 평의 실내 공간과 7미터 높이의 웅장한 스케일의 동부여성, 영산강 물줄기와 나주 들녘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명당에 위치한 신단, 철이 절대유일의 힘을 상징하던 시절 철을 만들었던 철기제작소, 유럽영화 ‘트로이’에서나 볼 수 있는 성벽 밖 수로가 있고 올리고 내릴 수 있는 육중한 문을 가진 해자성문, 기와거리, 저잣거리, 초가거리 그리고 졸본부여성 등 역사적 고증을 거쳐 만든 세트장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둘러본다면, 잠시마나 고구려 시대로 돌아가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 기와집 기와거리의 모습이다
기와집

  
▲ 신전 영산강 물줄기와 나주 들녘 경관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명당에 위치한 신전
신전

영산강의 옛 정취와 남도의 향수를 느끼고자 황포돛배 선착장에 이르렀다. 관광객이 많지 않은지라 두 척 중 한 척만 운행하였고, 배를 타려면 거의 한 시간이나 기다려야 한다는 안내원의 설명에 아쉽다는 생각뿐이다. 소리 없이 미끄러지듯 비단물결 따라 몸을 맡긴 황포돛배를 사진만 찍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다섯 시가 넘은 시간이라 집까지 가야 할 길이 멀었기 때문이니라. 

  
▲ 황포돛배 유유히 흐르는 영산강의 비단물결을 따라 여행객을 싣고 나르는 황포돛배
황포돛배

풍요로운 것은 가을만이 아닐 것이다. 여행도 풍요로워야 하건만, 어디 마음대로 되는 일이 있던가. 빈 곳이 있어 그곳을 가득 채워 버린다면, 더 이상 채울 욕심이 없기에, 의욕을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적당히 빈 곳을 비워두어야 다음을 기약하리라. 집으로 돌아오는 길, 조금 빈 내 마음은 신의 목소리를 가진 가수 이미자의 ‘황포돛배’를 들으며, 나의 애마인 자동차의 핸들이 부드러워졌음을 느꼈을 때 빈 마음도 조금 채워짐을 느꼈다.

황포돛배 - 노래 이미자 -

마지막 석양빛을 기폭에 걸고

흘러가는 저 배는 어디로 가느냐

해풍아 비바람아 불지를 마라

파도 소리 구슬프면 이 마음도 구슬퍼

아~~~ 어디로 가는 배냐 어디로 가는 배냐

황포~~~오 돛배야


순풍에 돛을 달고 황혼 바람에

떠나가는 저 사공 고향이 어디냐

사공아 말해다오 떠나는 뱃길

갈매기야 울지 마라 이마음도 서럽다

아~~~ 어디로 가는 배냐 어디로 가는 배냐

황포~~~오 돛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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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나주시 영산동 | 영산포홍어의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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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전설을 간직한 채 피는 선운사의 꽃무릇

  
▲ 백양꽃 백양사에서 처음 발견되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참으로 아름답고 화려하다.
백양사

누가 그랬을까, 누가 말했을까,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살아있는 생명이 잠시 쉬어야 할 시간인 겨울로 가는 긴 여정 앞에 잠시 들르는 가을. 그 가을의 문턱을 넘어서는 9월의 마지막 날, 전북 고창으로의 가을 여행길에 올랐다.  

높고 푸른 하늘과 새털 같은 하얀 구름은 정처 없이 어디론가 홀로 떠돌아다니는 방랑시인 김삿갓 같기도 하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바퀴의 시끄러운 소음도 가을 분위기 탓인지 귀에 거슬리지 않았다. 무척 쾌청한 날씨라 농부의 가을걷이 모습도 눈에 띌 법도 하지만, 들녘은 적막감이 감돌 정도로 고요하다. 

  
▲ 읍성내 소나무 읍성내에는 하늘을 찌를듯이 높이 솟은 소나무가 가을하늘을 덮고 있다.
소나무

몇 해 전, 먼 길을 빙 둘러 이곳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이제는 고창담양선 고속도로 개통으로 훨씬 수월하게 도착할 수 있었고, 그만큼 시간도 늘어나 마음의 여유도 넉넉하다. 고창읍성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세월의 흐름을 같이하며 방문객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읍성 입구에 들어서니 10월 3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모양성축제 준비가 한창이다. 조선 단종 원년(1453년)에 왜침을 막기 위해 전라도민들이 축성한 자연석 성곽인 모양성(牟陽城)은 고창읍성의 다름 이름이다. 

  
▲ 고창읍성 읍성에 오르면 고창읍내를 환히 내려다 볼 수 있다.
고창읍

평일임에도 사람들은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답성놀이를 하고 있다. 안내 간판에는 성을 한 바퀴 돌면 다리 병이 낫고,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하고, 세 바퀴 돌면 극락승천 한다고 적혀있다. 성 밟기는 저승 문이 열리는 윤달에 밟아야 좋고, 같은 윤달이라도 3월 윤달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왁자지껄한 단체 여행객 한 팀을 따라 성을 돌았다.  

  
▲ 고창읍성 성곽 성곽에는 강아지밥풀이 가을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고창읍성

  
▲ 가을향기 성내에는 가을향기가 널려 퍼져 있다. 뒤로 보이는 작청이라는 건물은 조선시대때 이방과 아전들이 소관 업무를 처리하던 청사이다.
고창읍성

그 누군들 무병장수하고 극락승천하고 싶은 욕심이 없을까. 다리도 아프고 시간도 아낄 겸, 성곽은 한 바퀴만 돌고 성내를 둘러보았다. 성안에는 동헌, 작청, 옥(獄), 풍화루, 지석묘, 고창객사, 척화비 그리고 공북루 등 성 안 곳곳에는 지방문화재가 많이 있어 역사공부에도 도움이 될 것만 같다. 야생화와 억새가 함께 어우러져 핀 성내에는 가을향기가 널리 퍼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 선운사로 가는 도로변의 황금들녘 선운사로 가는 길에 가을이 무르있었다. 보는 것만 하여도 행복으로 충만하는 느낌이다.
황금들녘

선운사로 향하는 도로변은 가을이 한층 더 여물었다. 하늬바람 덕분일까. 여름을 보내고 서풍을 맞이하면 곡식이 여물고 대가 세어진다는 '하늬바람에 곡식이 모질어진다'라는 속담이 실감난다. 황금빛 들판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 그 자체다. 근심·걱정 없는 사람이 있겠는가마는, 잠시만이라도 아무런 조건 없이 마음을 비우고 일상을 떠나 자연을 즐기는 편안함이 이래서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하늬바람에 출렁이는 억새는 오후의 따뜻한 햇살을 받아 눈이 부시다. 황금들판 너머 큰 바위산이 풍요로움을 즐기는 듯 내게 손짓을 하고 있다.  

길 옆 작은 마을의 오래된 상점 간판이 정겹다. 추억을 되돌려 놓는다. 잠시 내려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그냥 통과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다시 돌아가 추억을 담아 가고 싶었는데, 일행이 있어 끝내 말을 못하고 말았다. 먼길이지만, 언젠가 다시 와서 찍어야 되겠다는 나와의 약속만을 머릿속에 남겨둔 채 가던 길을 재촉했다. 

  
▲ 선운사 꽃무릇 선운사 입구에는 슬픈 전설을 간직한 꽃무릇이 붉게 피어있다.
꽃무릇

사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석산(石蒜)이라는 가을을 대표하는 꽃의 종자구입이었다. 다른 말로 꽃무릇이라고 부르는 이 꽃은 명품이라고 이름을 붙여주고 싶을 정도로 곱디고운 꽃이다. 고창 선운사의 가을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꽃무릇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이때쯤이면 전국의 사진작가와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다.   

꽃무릇은 9월 중순경부터 꽃을 피우고 10월 중순 무서리가 내리면 새파란 잎을 세상 밖으로 내보내 겨울을 나게 하는 특별한 꽃이다. 고고히 홀로 피는 자태는 양귀비의 고귀함보다 아름답고, 무리지어 피는 화려함은 환장하리만큼 황홀하다. 

응달진 곳에서도 생명력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꽃을 피우는 꽃무릇은 나뭇가지 사이로 햇빛이 들어오는 오후쯤이면 그 화려함은 절정을 발하면서, 사람들에게 기쁨을 듬뿍 안겨주는, 가을을 대표하는 사랑받는 꽃으로 유명하다.  

몸은 하나지만 꽃과 잎이 같이 피지 않아 서로 영원토록 만나지 못하는 화엽불상견(花葉不相見)의 꽃. 상상화라고도 불리는 꽃무릇은 아주 먼 옛날, 절에 기도하러 온 예쁜 처녀가 스님을 사모하다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시름시름 앓다가 죽은 뒤 절터 곳곳에 붉게 피어났다는 슬픈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기다림은 영원히 만남으로 이루지 못하고, 그리움만으로 남는 것 같아 슬프기만 하다. 스님을 얼마나 그리워하였으면, 부도 옆에서도 활짝 피어 웃고 있을까. 

  
▲ 산신당 지킴이 꽃무릇 슬픈 전설을 간직한 채 핀 꽃무릇은 오늘도 그리움을 듬뿍 안고 있다.
산신당

살짝 건드리기만 하여도 꺾일 듯 한 연약한 꽃대는 가냘픈 처녀의 몸이고, 꽃잎은 스님을 애타게 그리는 간절한 사랑의 눈빛이런가. 그래서일까, 선운사 산신당 문지방에 꽃무릇 다섯 송이가 애타는 모습으로 피어있다. 아마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란 걸 알면서도 매년 같은 시기에 저렇게 스님을 그리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상상화의 슬픈 전설을 알아버린 연유일까, 문지방에 핀 꽃무릇이 더욱 애처롭게 느껴진다. 

  
▲ 만세루 천왕문과 대웅보전 사이로 만세루를 배치한 점이 특이하다.
만세루

선운사 마당은 다른 절보다 더 넓은 것 같다. 절 마당에 긴 장방형의 누(樓)라는 이름을 붙인 만세루가 있는데, 실제로는 2층의 누각이 아닌 낮은 단층 건물로서 천왕문과 대웅보전을 연결하는 선상에 배치한 것도 특이하다.

일반적으로, 다른 절에서 볼 수 없는 만세루가 절 마당 중간에 있어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는지 궁금해서 스님에게 물었는데, 대웅보전 쪽으로는 벽체를 두지 않고 개방하여 대웅보전과 밀접한 관계를 갖도록 하였다는 것이다. 이는 법회가 있을 때 큰 스님의 법어를 듣는 강당으로 사용된다고. 

  
▲ 목어 물속에 사는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목어
목어

범종, 법고, 운판, 목어 등을 범종각 한 곳에 같이 모셔 놓은 것도 다른 많은 사찰과는 달리 눈에 띄는 점이다. 천상과 지옥중생을 제도하고, 짐승을 비롯한 중생의 어리석음을 깨우치게 하며, 공중을 날아다니고 허공을 떠도는 영혼과 물속에 사는 중생까지도 제도하기 위한 불전사물을 보면서 깨달음이란 무엇일까란 마음으로 한 동안 내 자신을 돌아보았다. 

겨울에 가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길목인 가을. 늦은 오후의 산사는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불전에 기도를 드리는 사람들 때문에 외롭지가 않다. 가을을 느끼고 싶어 산사를 찾았건만, 가을의 그리움만 가득 안고 또 다시 속세로 돌아가야 하는 것, 이것이 일상의 삶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깊이 드는 까닭이다. 누가 말했을까, 누가 그랬을까,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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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고창군 아산면 | 선운산도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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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거제시 칠천도에서 거북선 찾기 시도

“모두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에디슨도 수천 번의 실패 끝에 기적을 만들었다. 해야 할 일이고, 옳은 일이라면, 그리고 단 1%의 가능성이 있다면 끝까지 도전하겠다.”

2일 오후, 거제시 칠천도에서 경남도가 추진하는 이순신 프로젝트 사업의 하나인 ‘거북선을 찾아라’ 행사에서 김태호 지사가 야심찬 의지를 나타냄으로서 향후 거북선 찾기에 도민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 거북선 모형 2일 '거북선을 찾아라' 행사에서 새로 공개된 3층 모형의 거북선
거북선

칠천량해전(현, 거제시 하청면 칠천도 영구리 옥계마을 해안), 4백여 년 전 임란 당시 원 균이 지휘한 해전으로 조선수군의 전력 손실이 가장 많았으며, 140~160여 척의 거북선, 판옥선 등이 파손되고 1만여 명의 수군이 전사한 해전으로 경남발전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 당시 거북선, 판옥선 등의 전선 및 관련 유물의 해저 매몰 가능성이 가장 높은 수역으로 진단돼 경남도가 향후 1년 동안 이 지역을 중심으로 거북선 찾기 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 김태호 경남지시 2일 거제도 칠천도에서 시작된 '거북선을 찾아라' 행사에서 김태호 경남지사가 거북선을 찾는 기원의 북을 치고 있다.
거북선

지난 80년 중반 해군에서 거북선 찾기 사업을 추진하다 실패한 이후, 거의 20년 만에 다시 재개하는 이 탐사 사업은 8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거북선, 판옥선, 기타 조선군선, 천자총통 등 무기류, 임진왜란 당시 조선수군의 모든 군수품 등을 탐사할 대상으로, 전국 공개입찰로 선정된 (주)한국해양과학기술, (주)한국수중공사, (주)빌리언21 등 세 전문 업체가 맡았으며,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의 탐사 기술보다는 현저히 나아진 기술의 발달로 그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관심이 주목된다. 

이날 ‘거북선을 찾아라’ 출항식에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2층 구조의 거북선 모양과는 달리 3층으로 된 거북선이 공개돼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는데, 경남발전연구원에서 발표한 1592년 거북선 연구용역 결과 자료에 따르면, 1층은 선실과 무기창고, 2층은 활 쏘는 공간, 3층은 포를 쏘는 공간으로 구성되었으며, 향후 17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거북선 등 군선 7척을 건조할 예정이라고 한다. 

  
▲ 거북선 모형 관람 김태호 경남지사(오른쪽에서 두번째)와 김한겸 거제시장(왼쪽에서 두번째)이 3층 구조의 거북선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거북선

거제시 칠천도 중동부에 위치한 어온 포구와 그 일대 1천 5백만㎡ 해저에서 탐사작업이 벌어지는 4백여 년 전의 거북선 찾기 사업과 관련하여 이 지역에서 나고 살아 온 김성조(65세, 옥계마을)씨에 따르면, “칠천도 해저 지층은 개흙(뻘)층이 두텁고 유속이 그다지 세지 않아 바닷물에도 잘 썩지 않은 소나무로 건조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당시 거북선의 실체를 찾을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안다.”면서 “김태호 지사의 말처럼 얼마만큼의 노력을 기울이는지의 여부에 따라 성공 여부가 판명날 것이다. 당시 거북선 선체 조각을 하나라도 찾는다면 그야말로 대박감이다.”라면서 기대감을 나타내었다. 

과연 김지사가 4백여 년 전의 거북선을 찾아 대박을 터뜨릴 것인가? 지난 해 6월 노르웨이를 여행했을 때, 바이킹 선박 박물관에 전시해 놓은 서기 8백 년대부터 50년간 여왕의 배로 사용하다 여왕이 사망하자 유해와 함께 수장된 배를 1904년 발굴하여 전시해 놓은 것처럼, 4백 년 전의 거북선을 발굴하여 세계의 관광객을 끌어들일지는 대박의 꿈을 찾는 김지사에게 현실로 나타날지는 그야말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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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일 학동 흑진주몽돌해변에서 봄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져
  
▲ 학동 벚꽃길 학동으로 넘어가는 굽이굽이 고갯길에는 화사한 벚꽃이 여행객들을 환히 맞이하고 있다
학동

산야와 도로변에 핀 봄꽃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나들이 계절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온갖 축제가 펼쳐지고 여행객들을 불러 모은다. 굽이쳐 돌아가는 길목에는 유채꽃이 만발하고 화사한 벚꽃이 여행객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 수선화 거제도 도로변에는 노란 수선화가 아이의 웃음처럼 활짝 웃고 있다
수선화
  
▲ 수선화 드라이브하는 도로변에는 수선화가 만발해 있다
수선화

벚꽃의 화사함이 그다지 오래 가지 못하는 아쉬움 때문일까. 차를 타고 휑하니 그냥 지나치며 감상하는 기분 역시 아쉬울 뿐이다. 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부끄럽게 핀 노란 수선화는 세 살배기 아이보다 더 예쁜 모습으로 봄바람에 살랑거리며 웃고 있다.

 

  
▲ 유채꽃 해안선을 돌고도는 도로변에 유채꽃이 만발하여 푸른 해변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유채꽃
  
▲ 유채꽃과 봄바다 차창 너머로 바라다 보이는 해금강 바다와 유채꽃
해금강
 
남도의 끝자락에 있는 큰 섬 거제도의 도로변 곳곳에는 봄꽃이 단아하고 화사한 모습으로 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주말과 휴일이면 봄 향기를 맡으러 오는 차량과 여행객들로 도시 전체가 시끌시끌하다. 낮에는 드라이브하며 봄꽃 향기에 취하고 밤에는 황홀한 밤바닷바람을 맞으며 가슴을 연다.  

이번 주말과 휴일(4월 5~6일)에는 봄꽃 숭어축제가 거제도 학동 흑진주몽돌해변 봄 바다를 배경으로 이틀간 열릴 예정이다. 행사내용도 33개 종목으로 다양하며, 관광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공식행사는 4월 5일 저녁 7시 메인무대에서 시작되며 이어 학동 벚꽃 길에 설치한 소망등과 포구나무, 소나무에 트리 점등식을 시작으로 축제의 열기는 더욱 고조될 것이다.  

  
▲ 봄꽃 숭어축제 밤무대 지난해 봄꽃 숭어축제 밤무대 행사가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다
숭어축제

공연행사로는 길놀이, 비나리 공연, 봄바람 순풍에 돛달기, 봄의 태동, 초청가수 축하공연과 가요콘서트, 댄스페스티벌, 그리고 봄의 마술사 등이 준비돼 있으며 참여행사로는 용왕제, 몽돌 높이 쌓기, 맨손으로 숭어잡기, 봄꽃 가요제 등이 펼쳐진다. 특히, 흑진주 몽돌해변에 숨겨진 보물찾기는 초등학교 시절 소풍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 것이다. 또 몽돌해변 맨발로 달리기는 지압효과도 있어 건강증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 숭어잡이 행사 지난해 축제 때 숭어잡이 모습이다
숭어잡이

 

이런 놀이의 즐거움도 좋지만 그래도 여행의 멋은 먹는 즐거움 아닐까. 부대행사로 펼쳐지는 숭어잡기에선 큰 수조를 만들어 힘차게 펄떡거리는 숭어를 맨손으로 잡아 즉석에서 회를 떠서 초장에 찍어 먹을 수 있다. 봄꽃거리 승마체험, 연 만들기, 요술풍선 만들기, 페이스 페인팅, 봄꽃 전시 및 거제 특산품 판매 행사 등이 이틀 동안 펼쳐지는 봄꽃 숭어축제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행사다.

열십자 모양의 거제도는 해안선의 길이만 하여도 칠백리가 넘는다. 굽이굽이 돌아가는 굴곡진 길은 드라이브 길로써는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시원한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고 외로운 모습으로 또는 다정한 형제처럼 떠 있는 크고 작은 섬은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채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 벚꽃길 거제시 아주동 국도 14호선 주변의 벚꽃길
벚꽃길

봄꽃 숭어축제를 즐기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백꽃 핀 지심도와 부산이 보이는 해안도로를 타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학동에서 국도 14호선을 따라 장승포동을 경유하여 장승포해안일주도로에 서면 지심도가 말없이 반겨 줄 것이고, 날씨가 좋다면 멀리 부산과 대마도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 설유화 장승포해안일주도로에 백설같이 핀 설유화
설유화

도로변에 핀 동백꽃은 꼭 나를 보고 웃는 것만 같고 눈처럼 하얀 설유화는 백옥보다 더 깨끗함으로 내게 다가 온다. 대우 옥포조선소 주변으로 곧게 뻗은 국도변에 핀 벚꽃은 봄을 새롭게 느끼게 해 준다. 1박 2일 여정의 거제도 봄꽃 숭어축제는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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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의장군 곽재우의 발자취를 찾아서

방랑기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혼자서 여행을 떠나기가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머리가 복잡하고 골치가 아플 때 주변의 명소로 떠나는 짧은 시간의 드라이브가 아닌, 집으로부터 약간 멀리 떨어진 지역을 혼자서 여행하기란 분명 어려울 것이 틀림없다.

새해가 시작되고 벌써 한 달이 지나가는 일월의 마지막 주말이다. 참으로 세월이 유수 같다는 느낌을 가지고 혼자만의 역사기행에 발길을 옮겨 놓았다. 차를 몰고 어디를 갈까 망설이다 의령으로 향했다. 무작정 떠난 여행이라 여행정보는 더더욱 알 리가 없다. 군청에 전화로 물어 가 볼 만한 곳이 어디냐고 물었고, 몇 군데 관광안내 정보를 듣고서야 읍내에 있는 충익사에 가 보기로 했다. 

  
▲ 의령관문 야경 야간에 이곳을 통과하는 운전자들에게 또 다른 감흥을 주고 있다
의령관문

남해고속도로 군북 IC를 빠져 나와 의령읍 방향으로 십 여분 지나니 전통 한옥양식으로 된 기와지붕 모습의 의령관문이 쓸쓸히 방랑객을 맞이한다. 의령관문, 서부경남과 북부호남을 연결하여 주는 위치에 있는 문으로, 남강변에 우뚝 서 있어 자연경관과도 조화로움을 이룬다.

밤이면 화려한 조명 불빛으로 자태가 더욱 아름답게 빛나면서, 이 곳을 지나는 운전자에게 또 다른 감흥을 준다. 이 관문은 임진란 때 정암진 전투로 유명한 전적지에 세워져 있어 그 역사적 의미도 다시 한번 되새겨볼 만한 곳이기도 하다. 남강은 겨울의 외로움을 몽땅 안고 흘러가고 있다. 흐르는 저 강물이 어찌 홀로 떠나는 이내 마음과도 같을까 하는 심정이다.

사람들은 의령을 일컬어 충의의 고장 또는 충절의 고장이라 부른다. 임진왜란 시 홍의장군(紅衣將軍)이라 불렸던 망우당 곽재우가 태어난 곳인 데다가 당시, 전국 최초로 의병들의 봉기에 불씨를 붙여 왜적을 막아내고 나라를 구한 인물의 고장이라는 의미에서 의령을 그렇게 부른다. 선조 25년(1592년) 4월, 섬나라 왜군이 조선을 침략하자 곽재우는 임란 발발일로부터 아홉째 되는 날 전국에서 처음으로 의병을 모집하고 왜놈과 맞서 싸운다.

왜군이 조선을 침략해 오자 평민들 위에 군림하던, 소위 양반이라고 행세한 사대부 기득권 세력들은 임금과 나라를 버리고 도망치고 만다. 이 때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는 세력은 국록을 먹던 조정의 신하와 관군이나 지배계층이 아닌 그저 땅을 갈고 열심히 조세를 바치던 평범한 백성이었던 것이다. 그 선봉에 홍의장군이 있었고, 지금까지 의령을 상징하는 인물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 의병탑 충익사 입구에 있는 탑이다. 곽재우 장군과 17명의 의병장의 혼을 기리고 있다.
충익사탑

의령천 다리를 건너니 정면으로 보이는 탑 중간에 열여덟 개의 둥근 고리를 한 의병탑이 읍내를 내려다보며 침묵한 채 서 있다. 이 열여덟 개의 둥근 고리는 곽재우 장군과 장수 17명의 혼을 기린다는 뜻이다. 충익사의 정문인 충의문을 들어서니 공원보다 더 아름답게 꾸며진 정원마당에 겨울 오후의 햇살이 내려앉아 조용히 쉬고 있다.

  
▲ 겨울연못 충익사내 있는 작은 연못으로 겨울하늘과 겨울바람을 안고 조용히 침묵하고 있다
겨울연못
  
▲ 모감주나무 충익사내 정원에 심겨져 있는 수령 280년이 된 모감주나무
충익사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이다. 충익사의 모과나무(경상남도 기념물 제83호)는 높이 12m이고, 수령이 약 280년 된 것으로 지금까지 조사된 모과나무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목백일홍이라고도 불리는 배롱나무는 수관이 옆으로 퍼져 절이나 연못가에 심으면 운치가 더욱 살아나는 나무로 충익사 내에 있는 작은 연못과도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중년의 두 남녀가 손을 꼭 잡은 채 속삭이며 호숫가를 거닐고 있다.

  
▲ 충의각 의병장들의 시호가 새겨진 명패를 보관하고 있는 건물이다.
충의각
의병장들의 시호가 새겨진 명판을 보관하고 있는 충의각, 화려한 단청이 아름다우며, 건물의 지붕만 들어낸다면 옛 전통 상여의 모습 그대로다. 이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의 의도를 잘 읽을 수 있을 것만 같다. 홍의장군 이름을 딴 솟을대문의 홍의문을 들어서면 야트막한 산기슭에 곽재우 장군을 비롯한 열일곱 명의 의병장과 의병 용사들의 위패를 모신 충익사당이 있다.
  
▲ 홍의문과 충익사 솟을대문의 홍의문과 충익사당
홍의문

거금(?) 일만 원의 성금을 내고 경건한 마음으로 향을 사른 후 묵념을 올렸다. 찡한 기운이 감돌며, 임란 당시 전장에 나가는 장수의 임전무퇴 정신이 느껴져 오는 것만 같다. 기념관에는 망우당의 전투 장면을 그린 다섯 폭의 그림과 말안장 장검 화살촉 등이 보물 제671호로 보존되고 있으며, 학생들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근심을 잊는다는 망우당, 곽재우의 호다. 망우당은 아버지 정암 곽월과 어머니 진양 강씨 사이에서 셋째 아들로 태어나 영남 유학의 최고봉인 퇴계와 쌍벽을 이루는 남명 조식의 제자가 돼 학문에 심취하여 남명의 외손녀 상산 김씨와 혼인하게 된다. 도학에 빠진 망우당은 자굴산 중턱에 위치한 백련암에서 일천여 권의 책을 읽으며 은둔을 원한다. 그러나 국란은 그를 전장터로 내 보내고 만다.

곽재우는 붉은 색의 옷을 입고 대외적으로 자신의 강한 존재를 나타낸다. 붉은 색은 적을 흥분시켜 이성을 마비시키고 유인하는데 적격인 셈. 이름 그대로 홍의장군이 입었던 붉은 비단 옷은 27세 때 부친을 따라 명나라로 갔을 때 조정으로부터 받았던 것으로 붉은 색은 나라를 위한 일편단심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강하다.

  
▲ 정암교와 솥바위 의령으로 들어가는 정암교 너머 솥바위가 보인다. 임란당시 정암진 전투로 유명한 곳이다.
정암교

곽재우가 용맹을 떨쳤던 곳은 정암진 전투로서, 정암진 나루는 왜군이 군량을 확보하기 위해 부산이나 마산에서 전라도 곡창지대로 가기 위해 건너야 했던 중요한 요충지였다. 왜군의 장수는 초병을 보내 강물 깊이를 재 얕은 곳에 말뚝을 쳐 표시를 해 놓았는데, 곽재우는 이 말뚝을 몰래 빼 진흙 밭으로 옮겨 박아 놓았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왜군은 강을 건너기 위해 말뚝을 따라 들어가다 진흙에 빠졌다. 곽장군이 배치한 의병들이 왜군을 향해 활을 쏘자 허둥대는 왜군은 도망을 치려했지만 진흙에 빠져 나오지 못해 거의 전멸한다. 이로 인하여 전라도 곡창지대를 손에 넣지 못한 왜군은 군량미 부족으로 전술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전쟁은 끝났어도 백성을 돌보지 않는 무능한 정치와 변하지 않는 세상은 그대로였다. 한때 모함과 역적에도 몰렸지만, 나라를 지켜낸 망우정. 전쟁이 끝난 뒤 24년간 29번의 관직을 제수 받았지만, 거부하였거나 바로 사직하였다.

망우정이라는 호와는 달리 세상을 결코 잊을 수 없었던 곽재우. 두 아들과 패랭이를 팔아 생계를 꾸려 나가야만 했고, 세상과 단절하고자 속세의 음식도 먹지 않았다. 솔잎만 먹고 사는 벽곡(辟穀)을 해야만 했다고 기록은 전하고 있다. 

  
▲ 의령 소싸움 벽화 의령공설운동장 벽면에 의령을 상징하는 민속놀이 소싸움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의령소싸움

의령을 상징하는 또 하나는 민속놀이로 지정된 소싸움이다. 의령천 모래사장에서 매년 열리는 소싸움 대회그림이 실제모습보다 더 실감나게 의령공설운동장 벽면에 그려져 있어 잠시 발길을 머물게 한다.  

 
  
▲ 기지개 펴는 목련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목련이 봄을 알리고 있다
목련

겨울은 변하지 않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현재의 자리에 안주하려고 하건만, 봄은 그렇게 순순히 겨울을 그냥 놔두지 않을 모양이다. 겨울의 무게를 느끼는 얼어붙은 땅 속에서 밖으로 치솟아 오르는 강렬한 봄의 기운은 추웠던 지나간 겨울을 잊도록 하는 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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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 생산과 최고의 맛, 거제도 약수 고로쇠
  
▲ 꿈을 안고 달리는 마라토너 지난해 마라톤대회 모습이다
마라톤대회

매년 이맘때가 되면 전국의 산자락에는 고로쇠를 찾는 여행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그 중에서도 전국 최초로 생산되는 고로쇠는 남해안 해풍을 이겨낸 거제도 동부지역 일대에서 나는 고로쇠가 단연 으뜸이다. 

  
▲ 고로쇠 마시기 지난해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아빠와 아이가 고로쇠를 마시고 있다
마라톤대회
거제지역에서 나는 고로쇠는 특유의 단맛을 내는 자당을 비롯한 칼슘과 마그네슘이 풍부하기로 유명하다. 뼈에 이롭다는 단풍나무과의 고로쇠, 한자로 골리수(骨利樹)로 불리는 이 나무는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우수 무렵부터 경칩 전후 2주일까지 절정을 이루면서 봄의 소식을 알리는 대표적인 나무로 알려져 있다. 
  
▲ 길놀이 모습 지난해 거제고로쇠약수축제마라톤대회 길놀이 공연 모습이다
길놀이

고로쇠를 마시고 뼈를 튼튼히 하여 한 겨울날 굽이굽이 고개를 돌며 쪽빛 겨울바다를 바라보며 달리는 기분은 어떨까? 차가운 바닷바람이 코에 닿을라치면 뜀걸음으로 뜨거워졌던 몸의 열기는 식혀질 것이고, 푸른바다를 보는 기분은 과히 환상적일 것이 틀림이 없다. 

  
▲ 마라톤 하프코스 출발 지난해 마라톤대회 모습이다
마라톤대회
  
▲ 꿈을 안고 달리는 마라토너 하얀 파도가 밀려드는 학동 흑진주 몽돌해변을 바라보며 꿈을 안고 달리고 있는 마라토너들
마라톤대회

자가 운전자라면 한번쯤 드라이브를 해 보았을, 우리나라 최고의 베스트 드라이브코스로 알려진 거제도 학동 흑진주 몽돌해변에서 구조라해수욕장까지 바다를 끼고 도는 환상의 코스. 이 코스에서 하루 동안 차량을 통제하고 마라톤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환상의 꿈을 심어 줄 것이라는 소식이다. 거제시가 2월 17일 개최하는 ‘거제고로쇠약수축제마라톤대회’는 고로쇠를 좋아하는 여행객과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에게는 더없는 추억거리를 만들어 줄 것이다.

 

  
▲ 아빠와 아이가 손잡고 힘차게 겨울을 가른다 지난해 마라톤대회 모습이다
마라톤대회

우리나라 명승 2호 해금강이 바라다 보이는 한려해상국립공원 학동마을 넓은 주차장에서 하늘을 여는 징소리를 시작으로 축제의 마당을 펼치면서 겨울추위는 녹아 열기로 변할 것이다. 고로쇠약수제를 비롯하여 고로쇠약수 시음회, 고로쇠약수 다과회, 농악놀이, 고로쇠 직판장 운영과 함께 흑진주 몽돌해변을 바라보며 수려한 자연경관인 한려해상국립공원을 끼고 도는 마라톤대회는 행사의 절정을 이루면서 마라토너와 관광객 모두에게 또 하나의 선물을 선사할 것이 틀림이 없다.

 

  
▲ 쪽빛 겨울바다 그리고 외도와 대마도 거제도의 겨울바다는 빛이 더욱 푸른 쪽빛이다. 달리기를 하면서 오른쪽으로 보는 겨울바다는 시원함을 달래주고 외도와 멀리 대마도를 볼 수 있다.
외도

마라톤대회는 2월 17일 오전 10시 학동 흑진주 몽돌해변에서 출발하며, 학동과 구조라를 반환하는 코스로서, 대회에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은 1월 31일까지 인터넷으로 접수하여야 하며(www.geojemarathon.co.kr ), 하프와 10㎞는 3만원, 5㎞는 2만원의 참가비를 내어야 하고, 참가자에 대하여는 고급 아웃도어 가방을 증정한다.

 

  
▲ 최연소 참가자 기념품 전달 지난해 대회 5㎞코스를 완주한 최연소 참가자인 이다은(8세)에게 기념품을 전달하고 있다
마라톤대회

이날 판매될 고로쇠 약수는 네 종류로서, 1.5리터 5천원, 4.3리터 1만 5천원, 9리터 2만 5천원, 18리터 4만 5천원이며, 실제 이달 말부터 시판에 들어간다고 한다. 국립보건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고로쇠 수액에는 자당을 포함해 건위, 이뇨와 체력증진에 매우 효능이 높은 나트륨, 마그네슘, 칼슘, 아연, 가리 등 무기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혈당 조절 및 피로회복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마라톤 코스도 다음달 벌어질 마라톤대회 코스
마라톤대회

달콤한 고로쇠 한 사발을 마시고, 뼈를 튼튼하게 하여, 아름다운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쪽빛 겨울바다를 감상하는 달리는 기분을 만끽해 봄이 어떨까? 올 한해 내내 활력이 넘쳐 모든 일에 자신감이 생기고, 마라톤처럼 거침없이 앞만 보고 달려 결승점에 무사히 도달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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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맞이하는 '거제도국제펭귄수영축제' 현장을 가다

겨울바다의 낭만과 추억이 가득한 섬 거제도. 이 섬마을의 동쪽 끝에 있는 덕포해수욕장 앞 바다에는 즐거움과 기쁨이 가득했다. 남극의 황제펭귄이 되어 겨울바다를 헤엄치는 펭귄의 모습은 약 8천여명 관광객의 함성이 하나로 모아져 하늘을 울렸고, 그 열기는 추위를 잊기에 충분했다.

1월 19일 아침, 시민과 관광객은 일찍부터 덕포해수욕장으로 모여들었고, 38개 단체 5백여 명의 자원봉사자는 한결같은 친절한 마음으로 이들을 반갑게 맞이하면서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넸다. 축제 개막식 선포와 축포 발사를 시작으로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올랐다.
  
▲ 한 마리 펭귄이 되어 겨울바다를 유영하다
황금펭귄
  
▲ 황금펭귄 한 외국인이 겨울바다를 힘차게 유영하고 있다
황금펭귄
  
▲ 황금펭귄 30m 반환점에서 기념메달을 주고 있다
황금펭귄

개막식에 이어 축제의 최대 하이라이트인 펭귄수영의 시작을 알리면서, 백사장에는 겨울바다에 뛰어 들어갈 일천여 마리의 펭귄이 몸을 풀었다. 하얀 상의와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겨울바다를 화려한 색감으로 수를 놓았다. 입수 신호와 함께 천여 마리의 펭귄은 앞 다투어 겨울바다를 가르며 30m의 반환점을 돌아 힘차게 유영하였다. 모두가 자신감이 넘쳤으며 활력에 찬 모습이다. 황금광어 잡기 행사는 1천여 마리의 광어를 미리 바다에 풀어 놓았고, 이 중 열 마리는 꼬리에 황금 댕기를 붙여 놓은 것으로 이 광어를 잡은 열 사람에게는 황금 한 돈을 차지하는 행운이 돌아갔다.

 

  
▲ 황금광어 잡기 황금광어를 잡아라
황금광어
  
▲ 기쁨 대형 민어를 잡고 기뻐하고 있는 모습이다
민어

해수욕장 한 곳에는 오리발 달리기, 맨발로 얼음판 위 오래 버티기 행사가 벌어지면서 참가자와 관광객 모두가 한 몸이 돼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이어서 축제 사이사이에는 페이스페인팅, 아트풍선 만들기, 밸리 댄스를 선보이며 열기를 드높였고, 참가자에 대하여는 경품권을 추첨하여 푸짐한 선물을 안겨 주었다.

 

  
▲ 외국인 장기자랑 깜찍 발랄한 그녀의 모습
외국인 장기자랑

특히, 외국인 장기자랑과 함께 축제에 참가한 외국인에 대하여는 경품권을 별도로 추첨하여 타국에서의 추억을 오래 간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거제도 특산품인 굴로 만든 한국 고유의 음식인 떡국은 그들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 분명해 보였다. 국제축제라는 이름에도 걸맞게 외국인 참여인원도 행사의 직접 참가자를 포함하여 3백 명을 넘었다.

 

  
▲ 얼음위 오래버티기 누가 누가 얼음위에 오래 버티나
ⓒ 거제시청
얼음위 오래버티기
  
▲ 오리발 신고 달리기 뒤뚱뒤뚱 오리가 되어 힘차게 달리다
ⓒ 거제시청
오리발

올해로 네 번째 맞이하는 이 겨울축제는 첫 회부터 힘을 아끼지 않은 숨은 주인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민주노동당 소속 김해연 경상남도의원(거제시 2선거구)이 그다. 이 축제의 대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대회사를 통하여 “국내 최대 겨울축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행사후원자와 자원봉사자 모두 거제를 사랑하는 노력에 힘입었으며, 앞으로는 전국 최고의 축제를 넘어서서 세계에서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최고의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해 많은 격려를 받기도 했다.

겨울바다의 감동과 추억, 희망과 즐거움이 있는 거제도국제펭귄수영축제, 그 대단원의 막은 내렸지만 내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시민과 관광객에게 선을 보여줄지 기대를 해 보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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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맞이하는 '거제도국제펭귄수영축제'

'겨울바다'는 그 단어만 들어도 낭만이 가득하고 마음이 설레는 것은 왜일까? 하루도 빠짐없이 바다를 보고 살지만 겨울바다는 기다림과 그리움의 대상이요, 낭만의 상징이며, 추억을 만들고 회상시켜 주는 곳이기도 하다.
 
겨울바다는 사람들을 로맨틱하게 만들고, 젊은이들에게는 진한 감동을 선사하여 사랑의 매개체 역할을 하기도 한다. 낭만을 가득 품은 쪽빛 겨울바다는 오후의 햇살을 받으면서 은빛 보석의 물결로 출렁이며 온 바다에 수를 놓고 있다.
  
▲ 펭귄수영축제 지난해 펭귄수영축제 모습
펭귄수영축제

날개는 있지만 날지 못하는 새, 바다 속 헤엄은 치지만 물고기는 아닌 새, 펭귄. 남극지방에 사는 황제펭귄이 되어 얼음같이 차디 찬 겨울바다를 헤엄치며 맨손으로 광어를 잡아 즉석에서 회를 쳐 매운 고추장에 찍어 먹는 맛은 평생 좋은 추억으로 머릿속에 오래 남아 있을 것이 분명하다.

  
▲ 한 마리 펭귄이 되어 지난해 펭귄수영축제 모습
펭귄수영축제

이런 멋진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겨울바다가 있다.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 남도의 끝자락에 있는 거제도가 아닐까? 임진왜란 시 충무공이 첫 승첩을 올렸던 옥포 해전의 현장이기도 한 덕포해수욕장 앞바다에서 올해로 네 번째 맞이하는 ‘새해맞이 거제도 국제펭귄 수영축제’가 1월 19일 하루 동안 열린다. 이곳 겨울바다에서 낭만을 즐기고 기억에 오래 남을 만한 추억 쌓기를 하는 것도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이다.

작은 마을 해수욕장에서 열리는 이 축제는 펭귄상 제막식을 시작으로 여는 마당인 겨울바다로의 초대, 풍물가락, 락키즈 밴드 공연, 비보이 댄스, 에어로빅 댄스공연이 계속되며, 이어서 개막식과 함께 펭귄수영대회 팡파르가 울린다. 이 팡파르에 맞춰 참가자들은 바다 속으로 뛰어 들어 30m를 왕복하는 것. 반환점을 통과한 참가자에게는 기념메달을 수여한다.

  
▲ 황금광어 잡이 체험 지난해 펭귄수영축제 시 광어잡이 체험행사
광어잡이
펭귄수영에 이어 축제의 최대 하이라이트는 황금광어 잡기다. 참가한 모든 사람들이 바다 속에 풀어 놓은 40㎝급 1천여 마리의 광어를 맨손으로 잡아 가져 갈 수 있는 체험행사다. 어린이에게는 최고의 이벤트이자 즐거움도 2배다. 이 중 10마리는 꼬리에 금빛 댕기를 부착한 황금광어로 이 광어를 잡게 되면 1일년 내내 행운이 들어온단다. 잡은 사람에게는 황금 1돈의 펭귄상을 차지할 행운이 주어진다.

 

  
▲ 겨울바다로 뛰어드는 사람들 지난해 펭귄수영축제 모습
펭귄수영축제

오리발 달리기, 맨발로 얼음판 위 오래 버티기 행사는 선착순으로 20명에게 한정하고, 참가자에게는 기념품을 증정한다. 또 축제 사이사이에는 페이스페인팅, 아트풍선 만들기, 밸리 댄스, 외국인 민속춤 공연, 노래자랑 그리고 참가자 경품권 추첨을 통한 푸짐한 상품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이 참가하는 장기자랑은 웃음거리를 선사할 풍만한 볼거리가 될 것으로, 시상도 내외국인을 나누어서 하고 참가자 전원에게도 기념품도 줄 예정이다.

 

  
▲ 한 마리 펭귄이 되어 지난해 펭귄수영축제 모습
펭귄수영축제

거제도에서 겨울바다의 추억을 만드는 이들이 오래도록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거제도의 특산품인 굴로 겨울의 진미인 굴 떡국을 만들어 무료로 시식케 하고, 진한 향기의 유자차를 따뜻하게 끓여 훈훈한 거제도의 인심도 전할 것이다. 또 외국인들을 배려해 외국인 전용 스낵코너도 운영할 계획이며, 우리 고유의 전통 연을 바다위에 날려 축제의 분위기를 한층 돋울 예정이다.

해마다 이맘 때쯤 여는 이 행사는 거제도국제펭귄수영축제 추진위원회를 비롯한 38개 단체 3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참가자의 불편을 덜어주고, 성공적인 축제 만들기에 한 마음으로 뭉쳐 준비한다. 지난해에는 5천여 명이 참가하여 겨울바다의 낭만을 즐겼으며, 올 해는 7천여 명 이상이 황금펭귄이 되어 또 하나의 겨울바다 추억을 새로이 만들 것이다.

2005년 프랑스 뤽 자케 감독이 1년 넘게 남극의 추위와 싸워가며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다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 <펭귄 - 위대한 모험>은 사람들에게 진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혹독한 눈보라 속에서 전해오는 마음 속 깊은 곳을 자극하는 감동의 드라마로 새 생명의 탄생을 위한 배경에는 3~4개월 동안 굶주리며 알을 품는 아비의 지극한 사랑과 어미의 먹이사냥을 위한 희생이 있었다.  

거제도의 펭귄수영축제에 참가하여 황제펭귄의 위대한 모험을 한번 체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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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에서 날개 달아 금강산에서 활짝 펴다 - 5


아! 그리운 금강산이여, 언제 다시 볼 수 있으려나? 금강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이틀 동안의 여행으로 글을 짓고, 사진으로 표현하겠는가? 그것은 강한 아쉬움으로 또는, 절망감으로 다가오지만, 희망도 가져 본다.

왜? 다시 금강을 찾을 것이라는 기약 때문에. 금강산이 왜 아름다운지 이름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계절마다 아름다움을 달리하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봄에는 빛나는 보석 같다 하여 금강산(金剛山), 여름에는 짙은 녹음이 우거졌다 하여 봉래산(蓬萊山), 가을에는 온 산이 단풍으로 물든다 하여 풍악산(楓嶽山), 겨울에는 눈 덮인 바위가 뼈 같다 하여 개골산(皆骨山)이라고 한다.

그래서 금강산의 사계를 보고 노래하고 싶다. 금강산은 엄하고 포효하는 모습으로, 때론 인자하고 부드러운 모습으로 모든 이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아무나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희고 보드랍고 아름다운 여인의 속살을 아무나 보고, 만지고, 느낄 수는 없다. 오직, 사랑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최대의 행복이다.

여자는 진정으로 마음이 열리지 않으면 남자를 받아들일 수 없다. 금강은 내게 있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여인과도 같다. 힘들도록 고생하고 노력하지 않은 사람에게, 느낌이 없는 사람에게, 여인의 속살처럼 신이 빚은 자연의 조각품인 금강의 아름다움을 아무한테나 보여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개봉한 영화 중 에드 해리스가 주연한 ‘카핑 베토벤’에서 베토벤은 여주인공 홀츠(다이엔 크루거)에게 이렇게 말한다.

“공기의 떨림은 인간의 영혼에게 얘기를 하는 신의 숨결이야. 음악은 신의 언어지. 우리 음악가들은 인간들 중에서 신과 가까운 사람이지. 우린 신의 목소리를 들어. 신의 입술을 읽고, 우린 신의 자식들을 태어나게 하지. 그게 음악가야.”

베토벤은 신과의 대화로 신의 언어로 만든 신의 자식을 천상의 소리로서 태어나게 했지만,  금강은 자연에서 신의 존재를 믿게 하는 거대한 조각품이지. 금강을 통해서 신과의 대화로 영혼을 느끼고 진정한 자연의 신비함과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느껴지리라.

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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