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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살아 계신 어머니 산소 벌초를 마치고 벌초 작업을 마치고... 그제(27일). 형제들이 모여 아버지 산소 벌초작업을 마쳤다. 아버지가 돌아 가신 지 벌써 8년 째. 세월 참 빠르다. 아버지 산소를 찾는 것은 1년에 정기적으로 세 번. 설날, 추석에 이어 벌초를 하는 날이다. 올 해도 어김없이 형제들이 모여 벌초작업을 하기 위해 산소로 향했다. 예전에는 예취기로 벌초를 하지 않다 보니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 만큼 많은 량의 땀도 흘려야만 했고, 힘도 들었다. 3년 전인가부터 예취기 1대를 구입하여 벌초를 하다보니 시간도 많이 단축되고 편리해졌다. 올해는 아는 분에게 예취기 1대를 더 빌려 작업을 수월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아버지 산소 한 곳만 벌초를 하면 굳이 위험하다고 느껴지는 예취기를 살 필요가 없었다. 문제는 아버지 산.. 더보기
삼치 잡이와 벌초 작업 5시. 이른 새벽이다. 노부부는 배에 몸을 싣는다. 매일 반복되는 일이지만, 싫어하는 내색이 없다. 속으로는 알 수 없는 일일테지만. 배는 부부에게 있어 생명과도 같은 존재. 돈을 벌게 해, 먹고, 자고 할 수 있었고, 자식을 공부시켜 훌륭한 사람으로 키울 수 있었기에. 그런 생명과도 같은 배다. 한 평생을 같이 한 배는 노부부를 태우고 먼 바다로 나간다. 삼치잡이 배 안개 낀 바다는 고요하다. 그러나 언제 바람이 불어 파도를 일게 할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큰 사고는 없었다고 해서, 항상 안심할 수 없는, 믿을 수 없는 바다다. 그래서 조심스럽고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출항을 준비중인 삼치 잡이 배 부부는 오늘 삼치라는 고기를 잡으러 나갔다. 삼치는 어떻게 잡는 것일까? 아주 오래전, .. 더보기
[특집] 블로그 운영 1개월 돌아보기 연꽃 한 송이로 블로그 운영 1개월을 자축하고 돌아보며...  연꽃. 촛불을 밝힌 연등을 생각하게 만드는 어둠을 밝히는 꽃. 희망을 본다.  블로그를 열고 운영한지 오늘로서 한 달. 매일 한 건 이상의 포스팅을 목표로 뜨거운 여름날을 지냈다.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를 정도다. 군 시절의 옛 추억이 떠올랐다. 그게 추억일까? 추억이라 하기에 좀 뭣 하다는 생각이다. 추억은 좋은 이미지라는 생각이 앞서기에. 늦잠 자고 싶은 젊은 나이에 매일 아침, 제 뜻과 상관없이 일찍 일어나야 했던 그 기억. 내가 경험했던, 군 시절 추억 아닌 기억이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앞선다. 누가 시켜서 한 것도 아니고, 좋아서 시작한 일이지만, 힘든 것은 마찬가지. 그러나 어쩌랴! 이미 시작한거 목표의.. 더보기
피서지에서 생긴 일 피서지에서 생긴 일 “여기 주변 어디에 병원 없어요?” “...” 약간 기분이 나빠진 목소리의 그녀. 많이 아파 보이는 한 남자와 여자가 119 구급상황실로 찾아 든 건 지난달 30일. 거제도 학동흑진주몽돌해변이 있는 종합상황실이었다. 배를 움켜쥔 남자는 겉으로 보기에도 많이 아파보였다. 환자를 부축하고 같이 온 사람은 여동생으로 상황실 직원의 느린 응답에 약간 짜증이 나 있는 상태. “어디가 많이 아프세요?” “장염인지, 배가 많이 아파 그러는데 119 좀 빨리 불러주세요.” 비상 대기 중인 응급차는 때마침 다른 곳으로 출동 나갔고, 가까운 곳에 병원도 없는 터라 어쩔 수도 없는 마당이 돼 버린 상황. 환자는 배를 움켜쥐고 고통에 시달리는 상태가 잠깐이지만, 지속되는 상황에서 내가 끼어들었다. “내가 .. 더보기
쓰레기와 무더위가 한 편이 된 2:1의 전쟁 이순신은 왜군이 적이요, 내겐 쓰레기가 적이다 폭염경보가 내린 지난 주. 32도를 넘나드는 땡볕은 가만히 서 있어도 사람을 지치게 만들고 강풍에 고목나무 넘어지듯, 사람을 곧 쓰러트릴 것만 같다. 땀 맺힌 이마를 식혀 줄 바람이라도 좀 불었으면 좋으련만, 먼지하나 일으키지 못하는 무력한 바람이 얄밉다. 두 눈도 지친다. 푸른 바다라도 볼 수 있다면 그래도 낫겠다 싶지만, 적조 때문에 바다도 얄궂다. 앞으로 보이는 시원스레 쭉쭉 뻗은 거가대교만이 위안을 줄 뿐이다. 지난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인 18일. 낙동강에서 흘러 온 쓰레기를 치우려 동료직원들과 거제도 북쪽 해안가 유호리를 찾았다. 곧바로 무더위와 쓰레기가 한 편이 된, 2:1 싸움 한판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차에 내려 해안가에 도착하자마자 눈이 .. 더보기
퇴박맞은 엄마와 나들이길 울 엄마, 세는 나이로 올해 칠십 아홉. 이 세상 고민과 무거운 짐을 혼자 다 짊어지고 사는 스타일이다. 큰 아들 이야기를 시작으로, 최근 가정을 꾸린 손자며느리에 이르면 한두 시간에 끝이 나지 않는다. 나는 일곱 자식 중 세 번째, 아들로는 둘째. 한 집에 같이 살진 않지만, 나랑 가끔 한번씩 티격태격 싸우고 지내며 살고 있다. 6일, 부산에 사는 자형이 입원 했다는 소식을 듣고 병문안 가는 길. 지난해 말 거가대교가 개통돼 한번 구경시켜 드린다고 했는데도, 기름 값 비싸다고 가보지 못하다 이번에 다리를 건너게 되었다. "이게 무슨 다리고? 머시 이리 크노?" "거가대교 아이가. 작년에 오자캤는데 기름값이 비싸다고 몬왔다 아이가." 통행료 1만 원 내는 것을 보고 처음 놀랐고, 큰 다리 두개를 보고 두.. 더보기
혼을 담은 공연, 영웅 이순신을 기리다 거제 오광대탈놀이, 임란 첫 승첩지 옥포 특설무대에 서다 ▲ 경기민요 경기민요 경기민요 6월 땡볕이 내리쬐는 옥포대첩기념공원 특설무대. 옥포대첩기념공원은 임진왜란 중 전라좌수사 이순신 장군과 경상우수사 원균 장군이 합동작전으로 옥포만에서 첫 승리를 거둔 승첩지로 거제시에서 조성한 기념공원이다. 18일, 옥포대첩 419주년을 맞이하여 기념식을 비롯한 각종 행사가 펼쳐졌고, 시민과 관광객들은 뜨거운 땡볕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무대공연에 빠져 들었다. 그 중 특별한 공연 하나가 눈길을 끈다. 무인들의 반란으로 졸지에 왕위를 폐위당하고 스스로 목숨도 끊지 못한 채 비참한 삶을 살아야 했던 고려 18대 왕 의종. 1170년, 거제현(지금의 거제시) 폐왕성(둔덕기성)으로 유폐된 왕은 이곳 거제도에서 3년간 머물다,.. 더보기
92년 만에 울려 퍼진 '대한독립만세' 함성 소리 어린 시절 기억의 당등산과 아주장터 ▲ 거리행진 ‘아주 5. 2 독립만세운동’ 기념행사를 마치고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아주 5. 2 독립만세운동 먼 산이 누렇다. 가까이엔 보이지 않는 황사가 먼 산에는 누런 모습으로 시야를 흐리게 한 5월의 첫째 날. 경남 거제시 아주동 '아주3·1운동기념탑' 앞에서는 92년 만에 처음으로 '대한독립만세'라는 함성이 퍼져나갔다. 700여 명의 주민들이 손에 국기와 만장을 들고 그날의 만세운동을 재연했고, 그날의 울분을 함성으로 토해냈다. 영문도 모르는 어린아이도 엄마의 손을 잡고 거리행진에 참가했다. ▲ 기념사 '아주 3.1운동 기념탑' 앞에서 거제시 권민호 시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기념사 거제도에서 3·1운동 시발은 1919년 기미년 음력 4월 3일. 이운면 아양.. 더보기
구조라 쉼터 만드니 개구리가 찾아왔다 호루라기 불며 공사판 작업반장 두 달을 휘저으며 ▲ 구조라쉼터 살기 좋은 마을 구조라 쉼터 표지석 구조라쉼터 한 여름인 7~8월 땡볕보다 더 뜨겁고 덥게 느껴지는 6월. 공공근로 하시는 어르신 50여 명과 함께 작은 공원 만들기에 나섰다. 구조라 마을 한 공터에서 공사는 시작되었다. 함께한 사람은 어머니보다 몇 살 아래가 대부분이었지만, 몇 살 위도 몇 분 있었다. 오전이라지만 땡볕이다. 이미 몸 전체는 땀범벅인 상태로 옷을 입고 물에 들어간 기분이다. 팔뚝은 열을 받아 빨갛게 익은지 오래고, 검은색으로 탈바꿈해 가고 있다. 밀짚모자 아래로 흐르는 땀은 눈에 들어와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다. 이마에 흐른 땀이 콧등성이를 지나 입에 들어온다. 짭짤하다. 더위와의 한 판 전쟁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 노루.. 더보기
영화에서나 볼 듯한 장면을 실제로 보니 구조라정보화마을에서 벌어진 서바이벌 경기대회 ▲ 축포 푸른 하늘을 뒤로한 마른 낙엽 위로 서바이벌 경기를 축하하는 축포가 떨어져 내리고 있다. 축포 핑 피잉. 피잉 핑. 맞았어, 맞았어. 전사야. 맨 뒤 저 사람 전사야. 야, 야, 엎드려, 엎드려. 고개 숙여. 이쪽, 이쪽으로 쏴. ▲ 전투 서바이벌 경기에 참가한 한 선수가 사격하고 있다. 사격하는 자세가 안정돼 있고 적을 향하는 눈매가 매섭고, 실전을 방불케하는 모습이다. 전투 고함과 굉음이 엉킨 가운데 들려오는 소리, 급박하게 쫓기는 움직임, 그리고 비명에 가까운 소리가 계속 이어진다. 연기 속에서 쿵, 쾅, 쿵, 사람 넘어지는 소리도 들린다. 10분 여 시간이 지났을까. 잠시 전, 소란했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고 적막감이 감돈다. 영화에서나 볼 듯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