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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상지역

after 10 years


after 10 years

after 10 years - 하동 북천 코스모스 축제장에서 만난 소녀들

2011. 9. 24. 하늘은 높고 파랗다.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기는 날. 하동 북천의 하늘과 땅도 가을 향기로 가득하다. 널따란 땅 들길에는 바람에 파도를 일으키는 코스모스 물결로 넘쳐나고, 사람은 그 들길을 따라 거닌다. 꽃밭에서 예쁜 소녀 둘이 눈싸움을 하고 있다. 계절 이른 눈이 내렸나 싶었는데, 눈이 아니다. 메밀꽃이 펴 눈처럼 보였다.

북천역. 6~70년 삶의 고단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정겨운 역사가 캡슐 한 알처럼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가득 안은 채 내리고, 떠난다. 삶의 교차점이요, 만남과 이별의 현장이다.

그곳에서 예쁜 소녀 넷을 만났다. 생면부지의 만남. 내 블로그에 싣는다고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하니, 잠시 망설임 끝에 웃으며 승낙한다. 그런데 막상 달랑 사진 한 장 싣자니 너무 밋밋하다. 그래서 밤새 고민하여 닉네임을 지어 편지를 쓴다.

하동 북천역에서 만난 딸 같은 소녀들에게

2011년 9월 24일은 너희들도 아마 잊지 못할 날이라 생각하겠지. 날씨가 너무 좋았고, 아름답게 핀 코스모스는 청춘시절 소풍간 기억을 영원토록 간직해 줄 것이기에. 딸이 없는 나로서는 내 딸 같은 느낌이 들었지.

너희들끼리, 그날의 만남을 소중하게 여겨 영원토록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겼으면 하는 바람이야. 그 날은 인생 제2막을 여는 제2의 생일로 정해 영원토록 변치 않는 우정을 새겼으면 하고. 그리고 10년 후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를 항상 생각하며, 하루하루 자신들에게 충실하게 지냈으면 해.

그런 의미에서 코스모스를 연상하며 사진 왼쪽부터 이름을 지어보마.

코 : Cupid(큐피드, 로마의 사랑의 신)
스 : Swan(스완, 백조)
모 : Mona Lisa(모나리자, 레오나르드 다빈치가 그린 초상화 인물)
스 : 스머페트(개구장이 스머프에 나오는 아리따운 금발머리 여성 스머프)

이름이 맘에 들지 않더라도, 모든 것은 내 마음 먹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삶의 지혜를 새겼으면 하면서, 항상 웃음 잃지 않는 건강한 친구끼리 지냈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는 오늘, 오늘도 항상 즐겁게.

after 10 years - 하동 북천 코스모스 축제장에서 만난 소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