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간의 추석연휴.
어떤 사람에겐 짧은 시간이고, 어떤 사람에겐 긴 시간일 게다.
대부분 연휴기간 동안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 많은 고민도 있지 않을까 싶다.
오랜만에 만나지 못한 가족을 만나고, 조상에 대한 차례와 성묘를 다할 것이며, 친구들을 만나 그 동안 나누지 못한 회포도 풀 것이다.
또 모처럼의 귀한 시간이라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적지 않으리라.
1년 365일 근무하는 노동시간이기도, 편히 여가를 즐기는 휴가시간이기도, 하는 나.
‘특별’이라는 이름을 붙일 만한 추석 특별휴가는 나 홀로 떠난 여행으로 채웠다.
바닷가에서 나고 자라 바다 곁을 떠난 적이 없었던 나는 귀촌한지 3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동안 몇 차례 고향을 찾아 바다를 보며 옛 추억에 잠겨 회상에 젖어보기도 하였건만, 바다가 그리워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모양이다.
집 인근 사찰여행이나 할까 싶어 인터넷을 뒤져보니 제법 이름나 있는 사찰은 다 가본 것만 같다.
하여 바다로 정했으나 또 어디로 갈지가 고민이다.
부산, 통영, 남해, 진도, 완도, 군산, 목포 등 여러 곳을 생각해봤지만 결정된 곳은 여수바다.
지난 세월 거제바다와 함께 살아왔지만, 다른 바다가 어떨까 싶어 그곳으로 떠나고 싶은, 얄팍한 욕심이 여수바다로 향하게 이끌었다.
거제바다도, 여수바다도, 모두 똑 같은 바다인데 말이다.
가을이라 그런지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는 짙푸르다.
추석 명절이라 사람을 집에 묶어놓았는지, 바다는 조용하고 한적하기만 하다.
차에서 잠시 내려 바다를 품었다.
거제바다와 다를 바가 없는 바다였지만, 여수바다는 깊은 상념에 빠지게 만든다.
내 기분 탓일까.
여수를 찾은 김에 제일 가보고 싶은 곳은 역시 수산물을 거래하는 재래시장이 우선이다.
내비게이션으로 여수수협공판장을 찾았으나 휴일이라 헛발질이다.
돌산대교를 건너 향일암으로 향했지만, 4차로에서 2차로로 접어드니 차가 밀려,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길이 언제 풀릴지 싶어 목적지를 포기하고 차를 중간에서 돌리는데 눈이 들어오는 데가 한 군데가 있다.
야생화와 난 그리고 다육식물을 전시하는, ‘풀잎사랑’ 찻집이다.
아주 크지도, 그리 작지도 않은, 정원은 참 잘 꾸며져 있다.
10년 넘게 꾸몄다는 70대 안주인과 차를 나누며 정원 꾸미기에 대한 대화는 상호 공감을 느끼기엔 충분하다.
정원꾸미기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는 야생화나 나무 등 식물을 제외하고도, 돌과 항아리 기왓장 등은 정원을 더욱 아름답게 꾸며주는 요소라는 것.
공감이 가고도 남는 조언이다.
다시 들르고 싶은 풀잎사랑 야생화 찻집을 나와 인근 지장대사에 들렀다.
지장보살을 모신 작은 사찰에는 몇몇 가족들만 있을 뿐 조용하다.
여기서도 여수바다는 진한 푸른빛이다.
여수여행 그리고 여수 가볼만한 곳, 여수수산시장.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제일로 가보고 싶었던 여수 수산물시장.
최근에 새 단장을 했는지 수산시장은 깔끔하고 많은 사람들이 붐빈다.
살아 퍼덕이는 활어나 싱싱한 멍게 등 수산물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하다.
아침에 낚시로 잡은 제법 큰 삼치 한 마리를 3만원에 사서 여수바다를 떠났다.
혼자서 떠난 여수 바다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내내, 차 안에는 여수바다의 진한 향기와 비린내가 뒤섞인 내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여수여행에서 꼭 가볼만한 곳이 있다면 여수수산시장도 빼 놓을 수 없는 곳이 아닐까 싶다.
[여수바다여행] 4일간의 추석연휴, 홀로 떠난 여수여행에서 꼭 가볼만한 곳 여수수산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