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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병마다 다른 량의 술, 대단한 생활의 발견


병마다 다른 량의 술, 대단한 생활의 발견


병마다 다른 량의 술, 대단한 생활의 발견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다면, 형님은 술자리에 앉아 술병에 찬 술의 량이 병마다 다름을 발견했습니다. 대단한 생활의 발견입니다. 하하하."

지난 일요일(15일) 오후. 휴일을 맞아 잘 알고 지내는 형 집에서 술자리를 같이 했다. 늦은 오후 시간이라 술맛은 최고로 당겼다. 술은 빈속에 마셔야 술 맛이 나는 법. 술을 아는 술꾼이라면, 빈속에 마시는 술이 얼마나 달콤하게 느껴진다는 것을 아시리라. 그것도 때 늦은 오후 4~5시 쯤, 마시는 술이 최고의 맛을 주는 느낌이다. 이름하야 '술시'라고 하지 않던가?

1인 1병이 끝날 무렵 새로운 술이 들어왔다. 그런데 형이 술병을 보고 놀란 듯 말을 잇는다.

"어~. 병이 이상하네. 술이 어째 저리 목까지 가득 찼노?"
"정말, 그러네요. 형수님, 다른 병도 좀 가져와 보세요."

큰 소리에 놀란 형수는 술 몇 병을 더 가져왔다. 테이블 위에 술병을 가지런히 놓고 서로 비교해 보니, 놀랍게도 술병에 찬 술의 량이 각기 달랐던 것. 몇 십 년 동안 술을 마셨지만, 이렇게 술의 량이 다를 줄은 몰랐다. 크게 차이 나는 량은 아니지만, 어떻게 병마다 이렇게 다른 량의 술이 담길 수 있는 것인지.

병마다 다른 량의 술, 대단한 생활의 발견


"콜럼버스는 신대륙을 발견했지만, 형님은 술병 속 각기 다른 량의 술을 발견했습니다. 대단한 생활의 발견입니다. 술꾼들에게는 분명 화제가 될 만한 합니다. 사진을 찍어 제 블로그에 올릴게요."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두병과 세병 그리고 여러 병을 놓고 비교해 봐도 술의 량은 제각각 다른 술병이다. 사진을 찍자 형수님이 거든다.

"혹시, 병을 따서 술을 더 붓고 사진을 찍었다고 말하면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요?"
"그럼 누가 이의를 하면 그 때 보여 주도록, 그 병은 저 뒤편에 따로 보관해 두면 되겠네요."
"그러면 되겠네요. 그리고 블로그 올릴 때, 이런 부분을 언급하면 좋겠네요. 그래야 의심을 덜하지 않을까요?"

한 동안 '술병 속 술 량'의 문제를 놓고 화기애애한 얘기가 오갔다. 솔직히 말해 술병에 든 술이, 조금 많고 조금 적음이, 무슨 문제가 될까. 술 외에도, 티브이 화면으로 비춰지는 병에 음료를 담는 장면을 보면, 똑 같은 량을 담는 게 어렵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어떻게 똑 같은 량만 담을 수 있겠는가.

술자리 대화가 뭐, 특별한 게 있을까마는, 사는 게 다 그렇고 그렇다는 생각이다. 모처럼 맞은 이틀간 휴일도 온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술자리로 끝을 냈지만, 그래도 기분 좋은 하루였다.

병마다 다른 량의 술, 대단한 생활의 발견


병마다 다른 량의 술, 대단한 생활의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