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남단에서 최북단으로의 여행

삼년 전 여름휴가 때, 우리나라 지도를 펼쳐 놓고 동서남북 네 개의 꼭짓점을 연결하는 여행을 하고 싶어 집을 훌쩍 떠난 적이 있다. 내가 살고 있는 거제도를 출발하여 목포, 강화도, 고성군 통일전망대, 부산을 거쳐 집으로 돌아오는 전국일주 코스였다. 그런데 목포를 지나 강화도에서 서울을 거쳐 강원도로 향하는데 광복절 연휴를 맞아 피서 나온 차량으로 인하여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부득이 다른 길을 택하여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 우리나라 최남단에 있는 운무에 휩싸인 거제도 해금강(海金剛)
지난 5월말, 업무 차 강원도 고성으로의 긴 여행길에 올랐다. 문득, 3년 전 기억이 떠오르는 것은 그 때의 아쉬움이 그렇도록 크게 남아서일까? 새벽 네 시, 밤잠을 자는 둥 마는 둥 설 잠을 자고서 출장 가방을 들고 차에 올랐다. 주행거리를 알아보고자 거리 적산계를 제로에 맞추고 출발했다. 희뿌연 안개가 새벽마당에 내려앉고 도로는 축축하다. 먼 길을 가야한다는 생각에 조금 긴장된 기분이다. 마산에서 동료 세 명을 더 태우고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역시 여행길은 뽕짝음악이 최고인 것 같다. 혹시나 동승한 동료가 좋아하지 않을까 염려스러워 물어 보았으나, 속으로는 어떤지 몰라도 다들 좋다고 한다. 경쾌한 음악에 맞춰 차도 덩달아 춤을 추는 것만 같다. 55번 고속국도변에 위치한 치악휴게소를 지나 오른쪽으로 치악산 주능선이 보인다.

젊은 나이, 힘들게 군 생활을 했던 수많은 기억들이 떠오른다. 65번 고속국도 종점인 현남요금소를 나와 7번 국도로 접어드니 동해안의 푸른 바다가 반갑게 맞이한다. 장시간 운전으로 쌓인 피로가 풀어지는 것만 같은 느낌이다. 두 번의 휴식으로 일차 목적지인 속초에 도착했다. 600㎞에 여섯 시간 조금 넘게 걸렸다.

▲ 푸른 바다를 내려다보는 언덕에는 주황색 지붕의 아름다운 집들이 그림처럼 보인다.
고성으로 향하는 길은 분위기부터 사뭇 달랐다. 26년 전 군 생활을 원주에서 근무했고, 당시 강원도 전역을 돌아다녀야만 하는 보직을 맡았기에, 동해안 바닷가로 펼쳐지는 풍광은 현대식 건물만 몇 개 달라 보였을 뿐, 그 옛날이나 별반 다름이 없어 보였다. 아직도 바닷가에 쳐져 있는 철조망은 그 옛날 그 모습 그대로 아무런 변화도 없이 동해안 바다를 감시하는 듯 하다.

동해안 해수욕장은 모래만 있는 게 아니다. 언제부터 나무를 심기 시작했는지, 잘 생긴 소나무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어 풍치를 한층 더하고 있다. 아마도 몇 십 년이 지나면 아름드리 큰 소나무와 깨끗한 모래와 푸른 바다가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되어 동해안을 널리 알릴 것이 틀림없을 것만 같다. 분재로만 보아 오던 소나무의 고고함과 잘 생긴 모습은 동해안 도로변 산야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 동해안 바닷가에 조성된 소나무 숲이 모내기 한 논 뒤쪽으로 보인다.

▲ 최북단 대진항.
통일전망대를 가기 위해 출입신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고, 몇 분 지나자 ‘여기서부터 민통선입니다’라는 아치형 간판이 보인다. 헌병들이 검문하는 모습을 보니 느낌이 다르다. 신분을 확인하고 민통선을 통과하니 적막한 느낌과 함께 긴장감이 감도는 것 같다. 저 멀리 해안선 철책으로 군인들이 순찰을 돌고 있지만 바다는 평온한 모습이다. 민통선 안에서도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의 모습이 한가롭고 평화로워 보인다. 나만 긴장한 탓일까? 조금 더 지나니 남북교류사업의 일환인 철도건설 작업이 한창이다.

▲ 통일전망대로 향하는 도로에는 아직도 보안시설이 자리하고 있어 조국 분단의 아픔을 인식시켜주고 있다.
부산시 중구에서 함경북도 온성군 유덕면까지 이르는 7번국도. 남한의 길이만 하여도 505.9㎞로서, 북한까지 합치면 1200㎞가 넘는 우리나라에서 몇 번째 안에 드는 긴 도로이다. 도로의 약 90%를 동해안 바닷가를 조망하며 우리나라 최북단까지 이어지는 7번 국도의 마지막 지점. 차는 더 이상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갈 수 없다. 달리는 차도 없다. 더 이상 길 안내가 필요 없는 도로변에 홀로 서 있는 녹색표지판.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통일전망대의 낮과는 달리 밤새 북녘을 바라보며 홀로 서 있을 그 모습이 외로워 보인다.

▲ 7번국도 남한지역의 마지막 지점. 자동차는 언제쯤 북한의 종점까지 갈 수 있을까?
통일전망대, 조국 단절의 아픔을 기억하고 통일염원을 담은 곳으로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명호리 해발 70미터 고지위에 있다. 일반여행객들은 별로 눈에 띄지 않고,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이 대부분으로 대형버스가 주차장을 거의 차지하고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 본 북녘의 하늘과 땅과 바다. 모두 고요하다. 남한의 것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 그런데도 왜 다르게 보였고, 보일까? 자연은 그대로인데, 내 마음이 달라서일까? 혼란스런 마음으로 한 동안 북녘의 곳곳을 침묵으로 응시한 채 바라본다.

▲ 통일전망대. 오유월은 수학여행 온 학생들로 북적인다.
해금강(海金剛), 바다의 금강산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나라 남해바다에 떠 있는 명승 2호 해금강과 북녘의 땅 동해바다 떠 있는 해금강.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불과 5㎞ 앞으로 펼쳐진 바다가 북한의 해금강이다. 푸른 바다가 닮았고,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모습이 흡사하다. 형제라고 이름을 붙여 줄까? 유람선을 타고 이름 모를 작은 섬을 돌며 해금강의 바닷물에 손을 적시면서, 바다 속을 구경하고 싶다.

▲ 북한의 해금강. 깨끗한 모래사장, 바다에서 수영을 할 수 있는 날이 언제나 올지?

▲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남한의 바다.
금강산을 육안으로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날은 1년에 고작 백일에 불과하다는 안내원의 설명이다. 행운인지, 금강산의 신선대와 옥녀봉 등 바다의 만물상이 손에 잡힐 듯 펼쳐지고 그 아래로는 조국분단의 아픔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철책선과 비무장지대, 금강산으로 가는 육로관광의 길을 볼 수 있어서 통일의 염원을 다시 한 번 새기게 한다. 아! 그리운 금강산이여! 언제쯤이나 아름다운 해금강과 금강산을 내 집 드나 들 듯 구경할 수 있을는지?

▲ 낮과 밤이 없이 북녘을 바라보며 무슨 염원을 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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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성 북문루 상량식 현장을 찾아서

급속하게 사라져 가는 전통문화가 아쉬운 이 때, 고현성(경남 거제시 소재)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북문루’ 중수공사에 따른 상량식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해 현장을 찾았다. 대청마루에는 상량에 쓰일 목재와 간단한 제례음식이 차려져 있고, 흰색의 깨끗한 광목이 상량을 들어 올리도록 깔끔하게 묶여 있다.

▲ 마룻대에 쓰는 첫 글자, 용(龍)자.
상량식은 집을 지을 때 기둥위에 보를 얹고 마룻대를 올리는 것이다. 집을 다 짓고 난 다음 축연을 베푸는 준공식 이상의 의미를 가진 중요한 의식으로, 이날은 술, 떡, 돼지머리, 북어, 백지 그리고 실 등을 준비하여 주인과 목수 일꾼 등이 새로 짓는 집에 재난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신(地神)과 택신(宅神)에게 제사지내고, 지나가는 행인을 초청하여 축연을 베푼다.

▲ 마룻대에 글씨를 새기고 있다(왼쪽), 교육청 공무원으로 퇴직한 윤종인 선생(84세).
상량기문은 정성스레 갈은 먹물을 듬뿍 묻혀 붓으로 쓰는데, 쓰기에 앞서 백묵으로 마룻대에 칠을 한 다음 쓰면, 먹물이 퍼지지 않아 선명한 글체를 볼 수 있다. 보통은 용(龍)자와 구(龜)자 사이에 모년 모월 모일 모시 입주상량(立柱上樑)이라고 쓰는데, 용자는 거꾸로 쓰서 구자와 마주보게 하며, 이때, ‘입주’를 빼고 쓰는 경우도 많다.

용(龍)자와 구(龜)자를 쓰는 것은 용과 거북이가 수신(水神)이므로 화재를 예방해 주리라는 속신에서 비롯된다. 그 다음 밑으로 두 줄로 '응천상지오광(應天上之五光), 비지상지오복(備地上之五福)'이란 글귀를 넣어 축원의 뜻을 담기도 한다. ‘오색 하늘빛이 감응하고, 오복을 땅이 준비하다’라는 뜻이다.

마룻대에 글씨를 다 쓰고 나면, 마룻대 앞으로 제상을 차리고 주인이 엎드려 제를 지내는데 이때 상량문을 크게 낭독한다. 상량문이 장문일수록 주인이 엎드려 있는 시간도 그 만큼 길어 벌(?) 아닌 벌을 받기도 한다.

▲ 거제향토사연구소 박병희 소장(81세)이 상량문을 낭독하고 있다.
상량문 낭독이 끝나면 주인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술을 따르고 절을 하면서 부귀공명을 기원하고, 술을 집 네 귀퉁이에 조금씩 부어 축원한다. 마룻대에는 실로서 북어와 떡을 묶어 놓는데, 이것은 나중에 목수와 인부들이 떼어 먹는다. 이어서 흰 광목으로 묶은 마룻대를 올리는데, 이때 목수나 주변의 사람들이 “잘 올라가지 않는다”라고 하면, 주인이 돈을 내 놓기도 한다. 이렇게 모인 돈은 공사인부들이 술 한 잔 하면서 이날 하루 쉬기도 한다.

▲ 주인이 술을 따르고 절을 한다.
▲ 마룻대를 올린 후 정리하고 있다.
상량문(上樑文)은 집을 짓게 된 경위나 사유 등을 기록한 문서로서, 한지에 한자를 많이 섞어 쓰는데, 흰 봉투나 대나무 통에 넣어 종도리에 홈을 파 따로 넣어 밀봉하고, 밀봉 후 ‘상량문재중’이라는 글씨를 써서 표시를 해 놓아둔다. 몇 백 년이 지나고 건물이 노후하여 중수 할 때 건축을 하게 된 역사를 알 수가 있다. 상량문이 명문이라면 나무판에 새겨서 대청 한쪽에 자랑스럽게 걸어 두기도 한다. 누구나 그 명문을 읽게 하려는 마음이 아닐까?

▲ 상량문(上樑文)을 봉함한 표시.
▲ 상량문(上樑文).
상량식을 다 마치고 나면 음복하고 떡과 술을 나누어 먹으며 하루를 즐겁게 보낸다. 차츰 전통양식을 잃어가고 있는 요즘, 전통적 의식을 갖춘 상량식을 구경하는 것도 그리 쉽지 않다. 구세대라고 지칭 받는 나이지만, 관심이 없어서일까, 집안 제사상 차릴 때도 매번 책을 펴 놓고 볼 정도로 익숙하지 않을 정도다.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 배우기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은 고현성 북문루 상량문 전문이다.

고현성 북문루 상량문(古縣城 北門樓 上樑文)

고현성(古縣城)

경남 거제시 신현읍 고현리 951번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길이 818m, 높이 2m, 폭 5.5m로서 면적은 10,971㎡이다. 1979년 5월 2일 경상남도기념물 제46호로 경상남도지정문화재로 등록돼 있다.

고현성은 문종원년(1451년)에서 단종원년(1453년) 사이에 축성된 것으로 보이며, 성곽의 형태와 구조는 계룡산 기슭의 동쪽으로 뻗은 설장대지 위에 평면의 선형으로 축조된 석축성으로 삼운옹성과 치·해자를 구비한 전형적인 조선전기 읍성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근역(槿域)의 사천여년(四千余年) 역사(歷史)와 더불어 우리시가 오늘에 이르기 까지 장구(長久)한 세월 역사(歲月 歷史)의 변천(變遷)과 변화무쌍(變化無雙)한 시대(時代)의 변화(變化)로 고을의 읍중(邑中)이었던 고현(古縣)은 근대사(近代史)에서 지방(地方)의 면소(面所)로 출장소(出張所)로 퇴락(頹落)하게 되었으나 광음여류(光陰如流)는 드디어 암흑(暗黑)의 시대(時代)는 가고 광명(光明)의 시대(時代)가 도래(到來) 민족(民族)의 염원(念願)인 해방(解放)의 환희(歡喜)를 맞이하였고 그리하여 통영군(統營郡)에 병합(倂合)되었던 군(郡)이 복군(復郡) 됨으로써 면(面)에서 읍(邑)으로 군청소재지(郡廳所在地)로 바뀌고 행정제도 개혁(行政制度 改革)에 의(依)하여 시(市)로 승격(昇格)함에 따라 급속(急速)한 발전(發展)으로 고을 중심도시(中心都市)의 면모(面貌)를 갖추게 되었다. 이러한 상전벽해(桑田碧海)의 과정(過程)에서 고현성(古縣城) 역시(亦是) 온전(穩全)할 수가 없었다.

상고(詳考)해 보면 고현성(古縣城)은 조선왕조 문종 원년, 신미(朝鮮王朝 文宗 元年, 辛未)부터 단종 원년, 계유(端宗 元年, 癸酉)사이에 축조(築造) 되었고 둘레가 3038척 높이 13척의 석축성(石築城)이었다. 그 이래로 임진(壬辰)의 병화(兵禍)와 변전(變轉)하는 풍상(風霜)을 견디며 성곽(城郭)은 유지(維持)되어 왔으나, 1950년 6·25 사변(事變) 때 고현리(古縣里)를 비롯하여 문동리·상동리·장평리·양정리·수월리·연초면 임전지역(門東里·上東里·長坪里·良井里·水月里·延草面 荏田地域)의 전주민(全住民)을 미군(美軍)이 강제(强制)로 철거이주(撤去移住 )시키고 그곳에 유엔군 포로수용소(捕虜收容所)가 설치(設置)됨으로서, 현대식 중장비(現代式 重裝備)에 의(依)하여 향사(鄕史)에 빛나는 성곽(城郭)은 극심(極甚)하게 파괴(破壞)되었고 성지(城址)조차 찾아 볼 길이 없게 되었다.

1953년 휴전협정(休戰協定)으로 포로수용소(捕虜收容所)를 철수(撤收)함으로써 이주민(移住民)들이 속속복귀(續續復歸)하였고 토지구획정리(土地區劃整理)를 실시(實施) 농지기반조성 (農地基盤造成)과 아울러 도시계획(都市計劃)으로 시가지(市街地)를 정비(整備)하니 시(市)의 중심도시(中心都市)로 발전(發展)하였으나 많은 시민(市民)들은 고현성(古縣城)이 형지(形址)도 없이 살아지게 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며 그 일부(一部)나마 복원(復元)을 갈망(渴望)하는 시민(市民)의 여론(與論)이 날로 비등(沸騰)하는 실정(實情)이다.
문화유산(文化遺産)은 인류(人類)의 보편적 가치(普遍的 價値)로서 옛 선철(先哲)은 문화유산(文化遺産)이 없는 고을은 오아시스 없는 사막(沙漠)과 같다고 하였다.

우리 고을은 지리적(地理的)으로 해중(海中)의 도서(島嶼)로서 상고시대(上古時代)부터 문화(文化)가 매우 낙후(落後)되어 후진(後進)을 면(免)치 못하였다. 그러나 양대조선소(兩大造船所)의 성업(盛業)으로 근대산업(近代産業)의 발달(發達)로 인구(人口)의 증가(增加)와 육지(陸地)와의 교통망(交通網)은 도서(島嶼)라는 편견(偏見)을 불식(拂拭)하게 되었고, 나아가 문화(文化)에 대한 시민(市民)의 정서(情緖)가 새롭게 일어나고 누문(樓門)을 복원(復元)하자는 공론(公論)의 일치(一致)로 김한겸 시장(金汗謙 市長)은 도비지원(道費支援)과 시비(市費)를 확보 길일양신(確保 吉日良辰)에 새 터에다 누각(樓閣)을 세우니 신명(神明)의 보우(保佑)련가 어느 듯 모든 공역(工役)이 끝나 윤환(輪奐)이 빛나며 뜻이 있는 이는 마침내 일이 이루어진다고 하였으니 참으로 그러한 것이다. 이러한 문화유산(文化遺産)이 점차(漸次)로 많이 보존(保存)되어 있어야 유서(由緖) 깊은 고읍(古邑)으로서 명승지(名勝地)가 될 것이다.

이제 긴 대들보를 들어 감(敢)히 칭송(稱頌)하는 글을 올리고자 한다.
어기여차 들보를 동쪽으로 던지니
대명의리(大明義理) 붉은 해가 동방(東方)에 떠오르니 소소(昭昭)한 이 속에 천기(天機)가 있으니 그 뜨고 잠김에 일리(一理)가 같다.

어기여차 들보를 서(西)쪽으로 던지니
회진(灰塵) 옛 마을 하늘의 문성(文星)과 응(應)했도다. 때를 위(爲)해 문명(文明)의 상징(象 徵) 나타났으니 많은 현인(賢人) 일어 나 시민대중 계발(市民大衆 啓發)하리

어기여차 들보를 남(南)쪽으로 던지니
가라산(加羅山)에 상서(祥瑞)로운 운하(雲霞)가 끼었다 바라보니 뭇 봉우리가 그림같이 아 름답고 하늘빛 구름 빛이 이 속에 잠겨있다.

어기여차 대들보를 북(北)쪽으로 던져보니
계룡산(鷄龍山)은 백두대간(白頭大幹)의 여맥(餘脈)인 우리고을 진산(鎭山)이라 상운(詳雲) 이 창망(滄茫)한 빛을 가리었네.
칠요(七曜)가 분명(分明) 그 사이에 개재하고 뭇 별이 낱낱이 북극(北極)에 귀향(歸向)하리.

어기여차 대들보를 위로 던져보니
넓고 큰 하늘에 삼광(三光)이 밝았구나. 찌꺼기 모두 씻고 서로가 융화(融和)하면 이 고장 의 시민(市民)들 마음도 저와 같이 높고 밝으리라.

어기여차 대들보를 아래로 던져보니
저 아래 고현천(古縣川) 흐른 물 쉬지 않고 줄줄 근원(根源)이 있어 끝없이 이어가니 쉴 새 없이 순화(醇化)를 일으킨다.

엎드려 원하노니 상량(上樑)한 뒤에 산수(山水)는 맑은 기운(氣運)을 도와주고 음침(陰沈)한 음기(陰氣) 사라지고 완고(頑固)한 사람 청렴(淸廉)해지게 하소서 삼가 의리(義理)와 이익 (利益)에는 취(取)하고 버리는 것을 반드시 밝게 살피며 부정(不正)과 정의(正義)는 옳고 그 름으로 밝히게 하소서

西紀 二千六年 五月 十八日

晩仁 朴丙熙 撰
素庭 尹鍾潾 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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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까지 열린 지리산 한방 약초축제

여행을 하면서 아무리 바쁘더라도 꼭 빠지지 않고 들르는 곳이 한 군데 있다. 야생화를 볼 수 있는 곳.

야생화를 볼 수 있다면 널찍한 공원이든, 아담하게 꾸민 도로변 화원이든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저 야생화 향기가 좋아서, 앙증맞은 모습으로 폼을 내는 자태가 좋아서, 좁은 공간이지만 하나 구입하여 키우면서 꽃을 피우는 동안 즐거움을 맛볼 수 있어서이다.

▲ 나이 든 할미꽃. 어버이날을 맞아 일흔네 살 어머니 모습처럼 보인다.
7일, 야생화를 좋아하는 내게 기쁜 소식이 하나 있어 집을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야생화와 한방 약재와의 만남, 건강을 위한 한약재도 사고 야생화도 구경할 겸 산청으로의 여행길에 올랐다. '지리산 한방 약초축제'에 가기 위해서다.

35번 고속국도를 타고 산청 IC를 빠져 나오면, 왼쪽 방향으로 약 5백 미터 지점에 산청군 종합운동장이 나온다. 휴일이자 3일간의 연휴 마지막 날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축제장까지는 차량 진입이 어려울 정도여서 군청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10분 거리를 걸어서 가기로 했다.

▲ 경호교 난간위로 조성된 꽃밭 아래로 엊그제 내린 비로 흙탕물이 경호강을 따라 흐른다.
군청 뒤편으로 난 길을 따라 가다보면 좌측으로 경호강이 흐른다. 제법 높이가 만만찮은 강 언덕에 나무로 만든 산책로가 나온다. 봄기운에 딱 맞아떨어지는 색칠을 한 나무다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고 있어 걷는 기분이 최고다.

주변으로는 형형색색 봄에 피는 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강물은 어제(6일) 내린 비로 인하여 아직도 흙탕물이다. 많은 사람들이 축제를 보러 왔지만, 이 좋은 산책로를 걸어보지도, 구경도 하지 못하고 돌아가고야 말 것이다. 너무나도 운치 있게 만들어 놓은 산책로를 걸어가 보면 마음이 행복한 것을, 왜 많은 사람들은 행사장 입구까지 차를 타고 가야만 할까. 이런 생각을 하니 절로 행복이 찾아오는 것만 같다.

▲ 봄기운에 알맞게 색칠한 나무로 된 산책로. 오른쪽으로 경호강을 보면서 걷는 기분이 최고다. 발이 참으로 편하다.
축제장 입구부터 수많은 인파가 붐볐다. 야생화와 한약재를 홍보하고 판매하는 각 코너에는 발을 들여놓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다. 귀가 시끄러울 정도로 크게 틀어놓은, 축제장에 빼 놓을 수 없는 뽕짝음악이 어깨를 들썩거리게 만든다.

▲ 들꽃과 약초가 함께한 축제장에 모인 사람들.
약초골 산청(山淸)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높이를 가진 지리산(智異山, 해발 1915.4m)이 소재하는 곳이다. 최고봉인 천왕봉은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산 208번지로서 산청군에 소속되어 있으며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지리산은 반달곰을 방사할 정도로 산림이 울창하고 다양한 식물의 종이 분포하며 특히 수 백여 가지의 약초가 자생하는 지역이다. 이곳에서 나는 한약재는 전국 최고로 손꼽힐 정도다.

‘불노장생(不老長生) 꿈을 여는 산청’이라는 슬로건으로 올 해 여섯 번째 개최하는 '지리산 한방 약초축제'는 류의태, 허준 상(常) 시상을 시작으로 약초 화분 체험, 한방 무료진료, 한방약 처방, 수지침 강좌와 무료체험 등 총 50여개의 체험 및 단위행사가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군 일원에서 열려 관광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 산청종합운동장 축제행사장의 불로장생문(不老長生門).
이 축제의 최고 정점은 ‘한방약초 웰빙요리 경연대회’. 지난해에 이어 올 해 두 번째로 열리는 이 대회는 학생부와 일반부로 나누어 총 57개 팀이 참가하여 경연을 펼쳤다.

산청군 금서면 매촌 마을(면소재지)에서 삼거리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권일점 여사. 지난해 일반부에 참가하여 동상을 받았고, 올 해 다시 금상에 도전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면서 ‘다슬기 약수탕수’라는 요리를 만드는데 손놀림이 분주하다.

다슬기나 재첩 등 푸른 국물을 내는 패류는 간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이 지역이 고향인 권 여사는 지난 1988년부터 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웰빙 다슬기 정식, 다슬기 회 무침, 다슬기 탕, 메기 찜, 피리 조림 등 주로 한약재를 이용한 건강음식을 만들어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서울 등 도심에서도 고정 손님이 찾아올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 지난해 요리경연대회에서 동상을 받은 권일점 여사. 올 해는 금상을 목표로 요리를 하는 중 심사관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산청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전시행사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한 곳에 몰려 웅성거린다. 궁금증을 풀기 위해 사람들 사이로 고개를 들이밀고 보니 ‘장뇌삼’이 전시돼 있다. 토종옹기에 심겨 있는 장뇌삼은 난생 처음 보는 것으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한 뿌리 사서 집에서 키우면서 매일아침 잎사귀에 물 뿌림 하면서 감상하면 산삼 한 뿌리 사서 먹는 것 보다 더 건강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아쉽게도 판매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파트에서는 키우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 장뇌삼. 한 뿌리 집에서 키우면서 매일 감상하고 싶은 욕심이다.
구경도 맘껏 하고, 약재도 몇 종류 샀다. 한약재 끓여 먹고 얼마나 더 건강해 질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건강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산청군 약초 연구회가 제공한 자료에 의하여 약초탕 몇 가지를 소개한다.

사물탕은 혈허증과 혈병에 두루 사용하며 월경불순, 갱년기장애, 임신중독, 산후증, 빈혈 등에 두루 쓰이며 당귀, 숙지황, 천궁, 작약을 4g씩 16g을 400㏄ 정도 다려서 아침저녁으로 100㏄ 복용한다. 총명탕은 원활한 혈액순환과 기의 흐름을 돕고, 머리를 맑게 하는 것으로 백복신, 석창포, 원지를 각 20g씩 물 600㏄에 넣고 물이 반으로 줄 때까지 약 1시간 달인 후 찌꺼기는 걸러내고 하루 세 번씩 나누어 복용한다.

당귀차는 부인의 냉증, 혈색불량, 산후회복, 월경불순에 좋으며 오랫동안 먹으면 손발이 찬 증상이 개선된다. 당귀 10g을 물 300~500㎖에 넣어 끓이는데, 끓기 시작하면 은근한 불로 낮추어 오랫동안 달인다.

▲ 재래식 아궁이에 한약을 달이는 여인들.
같은 사물을 놓고도 보는 이들의 평가가 제각각 다르다. 축제장을 둘러보고 사진 찍는 데만 세 시간이 훨씬 넘었다. 야생화에 관심이 많은 터라 내게는 대단한 볼거리로 기억에 남았다.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라면 재미도 있고, 시간 가는 줄도 모를 것이리라. 군(郡)에서는 이 축제를 문화관광부 선정축제로 지정받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한다.

▲ 야생화 은방울꽃. 사랑이 주렁주렁 열려 있다.
여행에 있어 먹을거리는 필수. 구경을 하다 보니 점심시간을 넘겨 오후 두시가 훌쩍 넘었다. 시계를 보니 배고픔이 갑자기 더욱 심하게 느껴진다. 축제장을 빠져 나와 은어회를 맛보기로 하고 35번 국도를 따라 진주방향으로 신안면 원지마을로 이동했다.

▲ 적지 않게 내린 봄비로 강물은 불어 남강으로 흐르고 있다.
지리산 계곡 각 지선에서 흘러내린 물은 경호강을 거쳐 남강으로 이어진다. 경호강 맑은 물에서 자란 은어는 7~8월이면 수박 향기를 내뿜으며 식도락가들에게 최고의 맛을 제공한다.

아직 수박향기는 나지 않았지만, 시장기가 곧 맛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순식간에 회 한 접시를 비웠다. 배가 부르니 몸은 무거운데 마음만은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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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도장포 마을' 바람의 언덕을 찾아서

바람의 언덕, 영국의 여류작가 ‘에밀리 브론테’가 지은 ‘폭풍의 언덕’을 연상케 하지만 소설속의 배경하고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소설에서는 숨 막히게 휘몰아치는 눈보라에 하늘과 땅이 맞닿는 음산하고도 추운 겨울 폭풍의 언덕을 배경으로, 복수와 증오로 변하는 인간의 사랑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하지만 거제 도장포마을 ‘바람의 언덕’은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야트막하게 생긴 작은 언덕에 봄기운이 잔디밭에 가득 내려앉고, 물안개 피어나는 모습에서 바람의 형체를 볼 수 있는 순수한 인간적 사랑을 만드는 장소로 그 느낌부터가 다르다.

▲ 바람의 언덕을 오르는 나무로 된 계단이 운치를 더한다.
거제대교를 넘어 국도 14호선을 따라가다 거제시 사등면 사곡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거제면과 동부면을 지나면 학동삼거리가 나오고, 좌측으로 보이는 푸른 바다를 감상하면서, 해금강 입구 도장포마을에 도착하면, 푸른 잔디가 있는 작은 언덕이 보인다. 이 곳이 여행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바람의 언덕’이다.

▲ 도장포마을. 주인을 떠나보낸 의자가 외로워 보인다.
바람의 형체는 어떤 모습일까?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바람의 모습을 찾아 ‘바람의 언덕’을 찾아 나섰다. 나처럼 바람의 모습을 찾아 왔는지는 몰라도 언덕배기에는 여러 명의 사람들이 있다. 이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언덕을 지키고 서 있던, 고고한 자태를 한 소나무는 바다에서 불어 닥치는 바람의 힘에 못 이겨 가지가 잘려 나가고 뿌리도 파 헤쳐져 이제는 그 흔적을 볼 수가 없다. 이만여 평의 잔디밭은 여행객들에게 편안한 자리가 되어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 바람의 언덕. 그림 같은 풍경이다.
예전에는 이 곳을 잔디가 많이 심겨져 있는 밭이라는 뜻으로 ‘띠밭늘’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러다가 2001년경부터 누군가에 의해 ‘바람의 언덕’이라 명명되어, 지금은 이름에 걸맞는 모습으로 많은 여행객들로부터 한번쯤 찾아보고 싶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거제도에 있어 또 하나의 명소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 바람의 언덕 아래쪽에 있는 등대. 하얀색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다.
푸른 잔디가 있는 바람의 언덕에 오르면 시원하게 펼쳐진 쪽빛 바다와 하얀 파도를 가르며 지나가는 작은 어선을 보노라면 여행의 참 맛을 느끼게 한다. 지난 2003년도, 모 방송사의 아침드라마 <이브의 화원>과 수목드라마 <회전목마>를 촬영했던 곳으로, 언덕을 배경으로 누구나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좋다. 실제로 많은 여행객들이 추억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고, 결혼식을 마친 젊은 한 쌍의 부부는 인생의 설계도를 그리며 멋진 포즈로 사진 담기에 황홀한 모습이다.

▲ 드라마의 한 장면이 아닌, 바람의 언덕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실제 웨딩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도장포마을은 아름다운 몸매를 가진 여인의 잘록한 허리와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바람의 언덕 반대 방향으로는 신선대가 있다. 신선대 바로 옆으로는 선비의 기풍을 상징하는 갓 모양을 한 갓 바위가 천년 세월에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여행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3백여 평의 넓적한 바위의 바닥에는 신선이 내려 앉아 유흥을 즐겼을 것 같아 보인다. 일찍이 이태백이 갓바위의 모습을 보았더라면 갓을 벗어 놓고 신선대에 앉아 불로주에 흠뻑 취해 자연의 아름다움에 넋이 나가 선유별곡에 발길을 잊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신선대. 3백여 평의 넓적한 바위다.
저 멀리 먼 바다에서 선들바람이 불어온다. 바람이 눈에 보인다. 드디어 하얀색 바람의 형체를 보았다. 손에 잡아 보기도 했다. 피부에 닿는 감촉이 거칠다. 염분이 섞인 바닷바람이라서 그럴까? 그래도 좋다. 많은 사람들이 바람을 즐기고 있다. 바람은 언덕을 타고 넘는다. 언덕을 넘자 어느새 사라져 버린다.

여름철에 부는 태풍과 겨울철에 부는 거친 바람과는 질이 다르다. 태풍처럼 거칠게 부는 바람을 그 누가 좋아하겠는가? 5월과 6월사이 도장포마을에 부는 바람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바람이다. 하얀 바람 속에 희미하게 나타나는 바위의 모습이 경이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 신선대. 우뚝 솟은 봉오리가 갓 모양을 하고 있다 하여 갓 바위이라 부른다.
신선대 옆 바닷가, 몽돌 구르는 소리가 발걸음을 돌려 해안가로 내려가게 한다. 활시위처럼 곡선이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무수히 많은 작은 몽돌이 파도에 밀려왔다 밀려가면서 내는 아름다운 소리다. 몽돌 구르는 소리는 문화관광부에서 ‘한국의 소리’ 100선에 선정된 자연의 소리다. 녹음 기술이 아무리 좋다고 한들 직접 듣는 자연의 소리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세월을 그렇게 비비면서 닳고 닳아 왔으면 흑진주보다도 더 아름다울까?

▲ 바람의 모습. 몽돌 구르는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바람의 모습도 보고 몽돌 구르는 소리도 들은 하루였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해금강 입구 도장포마을. 알짜배기 여행을 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다면, 나름의 여행철학이 있다는 점이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유명한 곳보다는 이름은 덜 알려졌지만, 오랜 시간 동안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을 여행지를 선택하여 시간적 여유를 즐기는 그런 여행이 아닐까?

▲ 박윤주(7세), 영주(6세) 자매의 해맑은 모습. 천안에서 아빠 엄마랑 거제도에 살고 계시는 외할머니댁에 왔다가 바람의 언덕을 찾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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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개한 튤립, 시원한 바다... 하룻밤 민박 인연이 만든 아름다운 섬
▲ 분홍색 튤립.
"언니야, 여~어가(여기가) 천국 맞제(맞지)?"
"그래, 진짜로 천국이네."

붉게 핀 튤립 사진을 찍느라 허리를 숙인 채 열심히 셔터를 누르고 있는데, 등 뒤에서 할머니들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뒤돌아보고 나서 60대로 보이는 자매의 대화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할머니의 대화처럼 지금 외도는 꽃이 핀 천국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4월부터 6월까지 외도는 꽃이 만발한 천국입니다. 천국이 어떤 모습인지 직접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천국이 있다면 지금 외도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 오렌지색 후리텔라리오.
유람선에서 내려 스페인풍 건물인 정문이자 매표소를 지나면, 고목으로 만든 외도(外島)라는 표지판을 보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양쪽에 아름다운 모양으로 조성된 수목을 보면 여기에 얼마나 많은 열정이 들어갔는지,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지 짐작이 가고 남을 정도입니다. 금빛보다도 더 진한 황금색의 황금사철나무를 지나면 작은 분수대에서 솟아오르는 물줄기가 시원한 모습으로 더위를 식혀줍니다. 이 분수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무척이나 많습니다. 역시, 여행은 사진밖에 남지 않는다는 일반적인 생각이 들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 황금사철나무와 분수대. 많은 사람들이 추억의 장소로 기억하고 싶어 합니다.
비너스 가든에 올라서면 거제도의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하얀 유럽풍의 조각상에 시선이 이끌리고 사이사이로 심겨진 형형색색의 튤립에 정신을 잃고 맙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어떤 여행객은 비명을 지르기도 합니다. 실제 상황입니다. 인간이 제 아무리 색을 재현한다고 해도 자연색만큼 색상을 만들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 붉은색 튤립.
튤립은 그 종류도 다양해 60가지가 넘습니다. 수십 종의 튤립과 봄꽃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봄철에 이 꽃을 보기 위해 얼마나 많이 모여드는지, 사람들에 떠밀려 갈 지경입니다. 꽃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가볍게 산책하듯 무작정 걸어가노라면 자연의 향기에 취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반해 시 한 수 읊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 튤립이 하늘을 향해 잎을 벌리고 있다.
천국의 계단을 내려가다 보면 저 멀리 구름 속에 노니는 것 같은 명승 2호 해금강이 보입니다. 신선이 구름을 타고 유람하는 모습입니다. 열대식물이 많은 외도, 쭉쭉 뻗은 선인장의 끝이 하늘을 찌르는 것만 같습니다.

▲ 다양한 종류의 튤립이 외도에 피어 있다.
섬을 한 바퀴 돌며 식물원을 관람하는 데 한 시간 반 정도면 충분합니다. 유람선 선착장으로 내려가는 길목 벼랑에는 외관이 아주 좋은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1층은 기념관으로 외도 개발 과정에 관한 여러 가지 자료들을 전시해 놓아 외도의 역사를 알 수 있는 곳입니다. 2층은 거제도 앞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돌아가는 유람선을 타기 전 잠시 시간을 내어 이곳에서 여행에 대한 명상에 잠기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섬, 바다, 그리고 꽃
외도의 남쪽은 대한해협을 지나 망망대해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여름철이면 무서운 태풍이 거제도를 강타하며 사람과 자연에 큰 피해를 주곤 합니다. 외도도 태풍의 예외일 수는 없었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큰 피해도 여러 번 입었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하고 방관만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인간승리를 보여준 설립자의 정신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겉모습의 외도도 아름답지만, 설립자의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외도의 내적인 모습도 배울 게 많기에 여행객들이 외도를 더욱 사랑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 비너스 가든의 조각상과 튤립.
외도는 8백여 종의 꽃과 2백여 종의 나무가 잘 어우러진 식물원으로 국내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규모가 큽니다. 지난 2003년 타계한 고 이창호(李昌浩) 회장이 1969년 낚시하러 왔다가 태풍을 만나 우연히 이 섬에서 하룻밤 민박한 것이 인연이 되어, 전기와 전화는 물론 선착장 하나 없던 섬에서 30여년에 걸쳐 삽과 괭이로 땅을 갈아 만든 인간승리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꽃이 만발한 외도 공원.
외도를 만들고 사랑한 사람, 고 이창호 회장, 그리고 그 영혼을 이어받은 아내인 최호숙씨. 아름다운 여인 최호숙씨가 고 이 회장 타계 3주기를 맞아 남편을 추모하며 쓴 글이 그가 아끼고 사랑했던 외도 한 자리에 세워졌습니다. 많은 여행객들이 발길을 잠시 멈추고 숙연한 모습으로 비에 새겨진 추모의 글을 읽어봅니다.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그리워하는 우리를 여기에 남겨 두시고
그리움의 저편으로 가신 당신이지만
우리는 당신을 임이라 부르렵니다.

우리 모두가 가야 할 길이지만
나와 함께 가자는 말씀도 없이 왜 그리도 급히 떠나셨습니까.

임께서는 가파른 외도에 땀을 쏟아 거름이 되게 하시었고
애정을 심어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지게 하시었으며
거칠은 숨결을 바람에 섞으시며 풀잎에도 꽃잎에도 기도하셨습니다.

더 하고픈 말씀은 침묵 속에 남겨두시고 주님의 품으로 가시었으니
임은 울지 않는데도 우리는 울고 있고
임은 아파하지 않는데도 우리는 아파하며
임의 뒷자리에 남아 있습니다.

임이시여. 이창호 씨여
임께서 못 다하신 일들은 우리들이 할 것으로 믿으시고
주님의 품에 고이 잠드소서.

이제 모든 걱정을 뒤로 하신 임이시여.
임은 내 곁에 오실 수 없어도
내가 그대 곁으로 가는 일이 남아 있으니
나와 함께 쉬게 될 그날까지
다시 만날 그날까지
주안에서 편히 쉬세요.

2003년 3월 1일. 하늘나라에 가시다.
부인 최호숙 드림


▲ 외도(外島)의 설립자 고 이창호(李昌浩) 전 회장 추모비.
거제도에는 장승포·와현·구조라·학동·도장포·해금강 등 6개의 유람선사가 있습니다. 이달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 동안 거제도 일원에서 제45회 경상남도 도민 체육대회가 열립니다. 거제시는 이 기간에 거제도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더 친절한 모습을 보이고자, 외도·해금강을 관광하는 유람선 요금을 평소보다 3천원 내리기로 결정하고, 손님을 맞이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또한 외도(외도 보타니아)에서도 입장료를 1천원 내려 외도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꽃이 만발한 이 계절, 한 번 짬을 내어 거제도를 여행하면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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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가장 아름다운 길을 가고 있습니다

이름에서 정이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이름은 불러만 봐도 목이 메이는 것만 같고, 어떤 이름은 들어만 봐도 눈물이 왈칵 쏟아 질 것만 같은 정겨운 이름이 있습니다. ‘하동(河東)’이라는 이름이 그런 느낌을 줍니다. 자신이 태어난 고장이 아름답고 자랑스럽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다마는 내게 있어서 경남 하동은 어머니 품 같이 포근하고 사랑스런 고장입니다. 군 근무시절 첫 휴가 나와 힘차게 거수경례를 하며 어머니를 보았을 때, 가슴 찡하고 눈물이 날 것만 같은데도 억지로 참았던 기억과도 같은 그런 느낌이기도 합니다.

▲ 어머니 젖줄 같고, 어머니 품 같이 포근한 섬진강.
그저 하동이 좋아 일년에도 몇 번을 갑니다. 하동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하동에 살고 있는 사람보다 하동을 더 많이 안다고 자랑을 하다 '구살머리'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만큼 자랑스럽고 좋다는 말입니다. 남해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읍내로 가는 길목 삼거리 공한지에는 하동을 대표하는 관광안내 표지판이 몇 개가 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제 눈을 사로잡고야 맙니다. ‘당신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가고 있습니다.(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중에서)’라는 표지판입니다. 차량이 신호등에 의해 정지된 경우가 아니라면 많은 운전자들이 그냥 지나치기 십상입니다.

▲ 당신은 지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가고 있습니다.(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중에서)
전국에는 아름다운 드라이브코스가 많이 있겠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하동포구에서 섬진강을 따라 구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19번 국도, 천혜의 자연절경과 쪽빛바다, 리아스식 해안을 따라 굽이굽이 도는 칠백리 해안선을 자랑하는, 거제도 장승포에서 해금강까지 이어지는 14번 국도, 북한강 푸른 강줄기를 옆에 두고 46번 국도를 따라가다 의암댐에서 다시 403번 지방도로 이어지는 강변도로가 제일 아름답다는 생각입니다. 이 세 군데 드라이브코스 중 어느 곳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혹여, 이 기사를 접하고 필자가 언급한 곳보다 더 좋은 곳이 있다고도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 구례까지 43㎞가 남았습니다.
삼거리를 지나니 구례까지 43km가 남았다는 표지판이 나옵니다. 길옆으로는 하동의 자랑인 배 밭이 보입니다. 배꽃이 흰눈처럼 쌓여 있습니다. 바람이 부니 배꽃 잎이 날려 갑니다. 올 가을에 풍성한 수확을 가져다 줄 것만 같습니다. 또 하나의 자랑거리는 국도 주변으로 식재된 벚꽃나무 터널입니다. 운전자에게 즐거움을 더해 주기 때문입니다. 4월초, 잎보다 먼저 활짝 폈던 벚꽃은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흔적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제는 푸른 녹음으로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 시원한 모습이다. 강과 도로가 나란히 어깨동무하며 구례 쪽으로 가고 있다.
하동은 영화, 드라마, CF 촬영지로 유명합니다. 영화로는 피아골(1995), 역마(1967), 청춘(2000), 취화선(2002) 등이 있고, 드라마는 허준(1999∼2000), 토지(2003∼2005), 태양은 가득히(2000) 등이 있어 여행객들의 발길을 잠시 머물게 합니다.

▲ 섬진강 둑에 지천으로 피어 난 제비꽃. 너무나도 아름답다.
악양면 평사리는 들판 가득 녹색 보리밭의 푸른 물결이 출렁거립니다. 동학혁명에서 해방에 이르기까지 이 곳을 무대로 한 한민족의 대서사시, 박경리 원작의 ‘토지’의 주무대입니다. 차에서 내려 소설속의 무대로 잠시 빨려 들어 가 봅니다.

“길상아, 난 다 버릴 것이다. 양반으로서의 체면도 여자로서 굴레도, 그리고 반드시 돌아와 저 땅을 다시 찾고 말 것이다.” 한 여인의 한 맺힌 집념과 한을 엿 볼 수 있는 드라마 ‘토지’ 대사의 일부분입니다.

겨우내 추위로 땅에 짝 달라붙어 있던 보리는 어느새 작은아이의 키만큼 훌쩍 자라 버렸습니다. 오월이 되면 그 싱그러운 푸르름은 절정에 이를 것입니다. 넓은 들판 뒤로는 ‘최 참판댁’이 보입니다.

▲ 악양면 평사리 들판. 좌측으로 보이는 마을이 드라마 ‘토지’의 주무대인 최참판댁이 있는 곳이다.
지리산 자락의 수많은 계곡에서 흘러나온 물은 어머니 품으로 모여듭니다. 명절마다 형제들이 큰집으로 모이는 것과 같다는 느낌입니다. 오후의 햇살을 받은 강물은 은색으로 빛이 반짝거립니다. 강가에서 두 남자가 낚시를 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브래드 피트가 열연한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영화가 오버랩 됩니다.

무릎까지 찬 강물에 중심을 잡기도 어려운 자세로 플라이 낚싯줄을 던지는 모습과 햇살을 받은 낚싯줄이 춤을 추듯 날아가는 장면은 오랫동안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숨 가쁜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잠시 동안이나마 자연을 벗으로 사는 삶이 얼마나 복되고 풍요로운 생활인지 일깨워 주는 영화라서 그런지 더욱 그런 생각이 사무칩니다. 참으로 서정적인 모습입니다.

▲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낚시장면과 서정적인 모습이 너무나 흡사하다.
자동차는 경상도를 넘어 전라도 땅에 접어듭니다. 구례읍으로 가다 토지면 구례동중학교 입구 도로 이정표에 표시된 사성암이라는 표지판을 보고 간전교를 지나 섬진강을 건넜습니다. 다시 우회전하여 충실하게도 도로표지판의 지시에 따라 갔는데 안내표지판을 볼 수 없었습니다. 한참이나 갔던 길을 되돌아와 다시 찾아갔건만 더 이상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 4월의 섬진강은 푸르름을 더해만 가고 있다. 이쪽은 경상도요, 저쪽은 전라도라.
아쉬운 마음으로 광양방향으로 차를 돌려야만 했습니다. 돌아가는 길은 섬진강 반대편 전라도 땅입니다. 섬진강 좌우의 도로에는 ‘전망 좋은 곳’이라는 표지판이 여러 군데 서 있습니다. 작은 주차장도 있어 잠시 차에서 내려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와 강물 속에 빠져버린 자신의 모습도 감상할 수 있어 좋습니다. 여름철이었다면 강물에 발을 담그고 물놀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 벚꽃나무 가로수 길. 4월초에 핀 벚꽃은 사라져 버렸다.
광양 매화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작지만 한국의 미가 흠뻑 넘치는 정자에 올라 푸른 강줄기를 내려다봅니다. 모래사장에는 주인을 어디로 보냈는지 휴식을 취하고 있는 어선 몇 척이 있습니다. 조금 외로워 보입니다.

▲ 休息(휴식).
섬진강 다리를 건너 다시 하동 땅으로 돌아왔습니다. 재첩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고전면 선소리 신방촌마을 식당이 즐비한 주변 공터에는 섬진강에서 잡은 재첩과 가리맛조개를 파는 할머니들의 부산함이 즐거워 보입니다. 2만원을 주고 재첩과 조개를 샀습니다.

한 대야가 훌쩍 넘는 엄청 많은 양입니다. 중국산 아니냐고 슬쩍 농담조로 물으니 아니라고 손사래를 칩니다. 저녁에 홀로 계시는 어머니와 함께 재첩국은 끓이고 조개는 숯불에 구워 먹었습니다. 4월의 셋째 주 일요일(4월 16일)은 섬진강 물줄기와 며칠만에 보는 어머니와 시원한 국물 맛에 흠뻑 취하고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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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7일 ~ 30일까지 유람선 3천원, 외도입장료 1천원 인하

거제시는 오는 4월 27일부터 30일까지 4일간 시 일원에서 열리는 제45회 경상남도민체육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단, 가족, 관광객 그리고 시민을 대상으로 '관광거제'의 이미지를 바꾸는데 주력하고 있다.

시는 외도·해금강을 운항하는 6개 관광 유람선사들이 도민체전 기간 중에 거제를 찾는 외래객과 시민들에게 유람선요금 3천원을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외도입장료는 어른 5천원에서 4천원으로, 청소년(중·고생·정복군인)은 4천원에서 3천원으로 1천원씩, 어린이는 2천5백 원에서 2천원으로 5백 원 각각 인하 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 4월초에는 유흥업소, 일반음식점, 숙박업소, 유람선업소 대표 및 종사자 2천3백여 명을 대상으로 위생 및 친절교육 실시를 통해 관광객들에게 보다 친절한 모습을 보여 주도록 당부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고성 공룡엑스포 행사장에서도 관광객을 대상으로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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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과 어우러진 국악 한마당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지난 주말(4월 8일), 4년 만에 진달래축제가 열린 대금산(해발 437.5m, 경남 거제시 장목면과 연초면을 경계로 하고 있음)에는 아침 일찍부터 나이 많은 어르신들과 중년의 부부, 그리고 해맑은 아이를 등에 업은 젊은 아빠와 엄마 등 수 많은 사람들이 축제 한마당이 펼쳐지는 산 중턱까지 부지런히 걸었습니다.

숨이 차지만 그래도 즐거운지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한 모습입니다. 날씨도 너무나 화창합니다. 흔히, 축제는 날씨 부조가 제일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 가야금을 연주하는 한국국악협회마산지부 회원들. 현을 뜯는 손이 아름답다.
너무 오랜만에 열리는 축제라 외국인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거제도에는 대우, 삼성조선 등 세계 2, 3위 규모의 조선소가 있습니다. 거제도의 자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거제도 경제를 이끌어가고 있으며, 우리나라 조선업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 두 회사에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와 가족만 하여도 60여 나라에서 온 3천여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날은 축제를 즐기러 많은 외국인들도 모였습니다. 국제축제(?)라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68호 ‘밀양백중놀이’. 전통가락에 흥미가 없는 사람이라도 이 춤사위를 보노라면 취하지 않을 사람이 한 사람도 없을 것만 같다.

▲ 몸짓, 손짓이 꼭 학이 노는 것만 같다.

▲ 예술(藝術).

▲ 한 마리의 학이 나는 듯 날개 짓이 힘차다.

▲ 신나는 북춤놀음 한마당. 땅이 울고 하늘이 웃는다.
산상에서 열리는 음악회는 정말로 남달랐습니다. 화려한 조명,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 열광하는 팬들의 실내 콘서트와는 느낌이 다릅니다. 암벽사이에 핀 진달래꽃을 배경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전통 국악 한마당이었기에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음악회를 감상하는 기분은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흐느끼듯 슬피 우는 가야금 소리에 취했습니다. 마치, 두견새가 진달래의 넋을 달래는 소리였습니다. 명창으로부터 듣는 곱고 맑은 목소리는 혼과 넋을 빼앗겨 버렸습니다. 아름다운 색깔로 곱게 차려 입은 한복의 자태가 너무나도 아름답습니다.

▲ 곱게 차려입은 한복의 아름다움 속에 맑은 목소리는 대금산을 울려 퍼지게 했다.
진달래꽃을 이야기하고 그리느라 아이들이 몹시 바쁩니다. 옆에서 도와주는 엄마의 모습도 덩달아 바쁩니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가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진달래꽃은 아직도 대금산을 붉은 모습으로 품고 있습니다.

올 해 진달래꽃에 취하지 못한 분을 위하여 기다리고 있는 모양입니다. 대금산에게 언제까지 기다려 줄 수 있느냐고 살짝 물으니 이 달 20일까지라고 합니다. 그때까지 기다려 준다고 하니 한 번 가 보시기 바랍니다.

▲ 진달래꽃을 이야기하고 그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 대금산을 붉게 물들이고 있는 진달래꽃. 이 달 중순까지는 진달래꽃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 모든 이들의 안녕과 행복을 비는 산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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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한답시고 찾아간 동료들과 찾아간 섬, 매물도

혁신(革新)과 여행. 아무리 생각해 봐도 별로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두 단어의 만남. 3월의 마지막 토요일(25일)은 내가 속해 있는 조직의 '혁신'을 위하여 소속 직원 모두가 배를 타고, 꼭 한번 가 보고 싶었던 작은 섬으로의 여행을 떠났다.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에 속한 소매물도. 소매물도는 거제도 남서쪽에 위치한, 바다위에 떠 있는 수많은 섬 중 하나로서, 둥그스레한 언덕 위에 하얀 등대가 서 있는 아름다운 섬으로, 많은 잡지에 섬 여행지로서 단골로 소개될 정도로 이름이 나 있는 곳이다.

▲ 동백꽃, 색깔도 자태도 참으로 곱다. 짝사랑하고 싶은 여인과도 같다.
소매물도는 통영항에서 동남방으로 직선거리로 26km 떨어져 있으며, 면적은 0.33㎢, 17세대 40여명의 주민이 고기잡이와 해조류를 채취하며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는, 사람의 정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작은 섬이다. 대매물도, 소매물도, 등대도(일명 글썽이섬) 등 세 개의 섬을 통틀어 매물도라 부르는데, 소매물도라고 하면 등대도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안암벽이 장관을 이루는 등대도는 직접 가 보지 않으면 후회할 정도로 아름답다.

▲ 마을 뒷산 너머로 바라보이는 등대도 비경.
일행을 실은 여객선이 소매물도 선착장에 도착하자마자 팀은 세 개로 나뉘어졌다. 매물도 앞 바다 선상 낚시팀, 방파제 학꽁치 뜰채팀, 소매물도 탐험팀 등 제각각 임무수행을 위한 역할 분담이 시작되었다. 탐험이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무슨 탐험까지 되겠는가? 그냥 섬을 둘러본다고나 할까.

▲ 정상에서 바라 본 소매물도항과 마을전경. 배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소매물도의 최고봉인 망태봉에 오르기 위해서, 마을 뒤편으로 나 있는 쉬운 길을 피하고 일부러 산속으로 기어오르다시피 하면서 산을 헤맸다. 무리지어 노는 흑염소 떼가 발걸음소리에 놀랐는지 혼비백산하며 흩어진다. 거의 직각으로 날이 세워진 가파른 암벽을 달리기 경주하듯 도망치는 염소 떼의 모습에서 아찔한 현기증을 느낀다. 발을 헛디디면 바로 천길 낭떠러지 바다로 추락하는데도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아니, 알고서 꼭 즐기는 것만 같다.

▲ 아직 완전히 돋아나지도 않은 풀을 뜯으며 한가로이 노는 염소 떼. 두 마리가 싸움을 하는지 장난을 하는지 앞 다리를 들고 서로 뿔로서 박치기를 하고 있다.
산 정상 주변에 오래 된 폐교가 쓸쓸한 모습으로 옛 추억에 잠겨 홀로 있다. 유리창에는 낙서가 가득하고, 출입문은 굳게 잠겨 있다. 교실은 책걸상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모습이다. 운동장이라고까지 할 수 없는 작은 마당에는 아이들의 노는 모습이 눈에 선하고 웃음소리도 귓가에 맴돈다. 유리창에 써 있는 시 한편을 읽기 위해 한참동안이나 유리창을 뚫어지게 쳐다봐야만 했다.

▲ 망태봉 정상부근에 있는 폐교. 뒤로는 대매물도가 보인다.
망태봉에 오르니 남해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희뿌연 안개 탓인지 하늘은 회색빛이고 바다 빛도 겨울의 쪽빛만큼 푸르지 못하다. 남쪽으로는 대매물도의 뒷모습이 보이고, 북쪽으로는 하얀 등대가 있는 등대도가 가슴을 확 트이게 한다. 저 멀리 작은 섬이 보인다. 섬이 움직이는 것만 같다. 그리고 섬은 더욱 더 커진다. 그런데 섬이 아니다. 유람선이다. 차츰 내게로 다가온다.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리는 유람선에는 무슨 사연을 담은 사람들로 가득했을까?

▲ 역광을 받고 빛나는 동백나무 잎. 유람선이 오가고 있다.
비탈진 산에는 동백나무 수천 그루가 숲을 이루고, 역광을 받은 동백 이파리가 은빛을 쏟아 내고 있다. 그 사이로 붉은 동백꽃이 얼굴을 내밀고 노란 웃음으로 미소 지으며 나를 유혹하고 있다. 그 유혹에 넘어 가 버리고 싶다. 아이와 엄마가 동백꽃을 사이에 두고 키스를 한다. 동백꽃잎 사랑인가 보다.

등대도는 바다 물때를 잘 맞추면 걸어서 넘어 갈 수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등대섬을 갔다가 되돌아온다. 동백꽃에 반하고 자연에 취해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벌써 점심시간을 넘기고 있었다. 등대도까지 가 보지 못한 아쉬움을 접고 동네로 내려가야만 했다. 선상 낚시팀이 낚아 온 붉은 볼락(거제도말로 '열기'라고 부름)과 뜰채팀이 뜰채로 잡은 학꽁치가 소쿠리 가득하다. 굽고 회를 뜨고 난리법석이다. 점심을 먹으며 '혁신'을 논의했다. 그러나 모두가 점심 먹기에 정신이 없다.

▲ 소매물도 선착장에는 뜰채로 잡을 정도로 학꽁치가 많다.
여행, 일상의 삶과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마음으로 자연 속에 나를 맡기는 것. 국어사전에서도 정의하지 않는 나만의 해석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단어의 만남, 여행과 혁신. 이번 여행을 통하여 너무도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여행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작은 기쁨 하나. 바로 그것이 내가 살아가면서 내 자신을 끊임없이 혁신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아닐까?

▲ 멀어져 가는 매물도. 하얀 물보라가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내 자신의 혁신을 위하여, 내 가족의 혁신을 위하여, 내가 소속된 조직과 내 주변 공동체의 혁신을 위한 여행을 떠나 보자. 새로운 삶의 활력소를 반드시 찾을 수 있으리라. 문득, 부처님께서 어떤 모습으로 깨달음을 느꼈는지 궁금하다. 여행의 깨달음은 어떤 모습으로 내게 다가올까?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느낌과 감정, 그리고 만족감이 여행을 통한 깨달음이 아닐까?

▲ 글썽이굴을 배경으로 한 기념사진(왼쪽 중국의상을 한 사람이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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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열리는 '대금산진달래축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꽃이면서도 우리 민족의 정과 한을 상징하는 진달래. '사랑의 희열'이라는 꽃말을 가진 진달래는 3월 말에서 4월 초까지 전국의 웬만한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리나라의 토종 꽃이기도 하다. 아주 척박한 땅에서도 추운 겨울을 이겨내며, 붉게 물들인 모습으로 꽃을 피우는 그 생명력은 잦은 외침 속에서도 연연히 이어오는 우리민족의 혼을 그대로 닮지 않았을까?

연분홍빛 꽃살은 갓난아이 볼처럼 한없이 연약해 보이지만, 특유의 달콤한 향기는 방금 머리 감은 여인의 머리카락에서 나는 내음과 같아서, 산을 찾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여자를 처음 알게 되었던 청춘의 그 시절, 한적한 길을 거닐며 손을 잡았던 그때, 가슴 떨리며 흥분되었던 그 마음이 연분홍빛 진달래 꽃잎 색깔과 똑같다는 생각이다.

▲ 지난해 4월 18일 촬영한 대금산 정상부근에 핀 진달래, 태풍과 혹한으로 산 전체를 물들이지 못했다. 앞으로 보이는 섬은 이수도
진달래는 창꽃 또는 참꽃이라고 부른다. 이 말은 좋은 꽃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개꽃이라 불리는 철쭉과는 달리 먹을 수 있는 꽃으로서, 화전을 부쳐 먹기도 하고, 두견주라 하여 술을 담가 마시기도 한다. 진달래로 담은 술은 독하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봄날, 따뜻한 햇살에 진달래꽃 파전 안주로 진달래 술 한 잔 마시면, 넉넉 장골도 쓰러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만큼 진달래가 독하다는 뜻일까?

▲ 갓난아이 볼처럼 연약해 보이는 연분홍빛 진달래 꽃 살과 먹음직스러운 화전
거제도에는 열 개가 넘는 명산이 있다. 최고봉인 가라산(585m), 계룡산(566m), 노자산(565m), 옥녀봉(554.7m), 앵산(507.4m), 산방산(507.2m), 선자산(507m), 북병산(465.4m), 국사봉(464m), 대금산(437.5m), 그리고 망산(397m) 등이 있다.

▲ 대금산 정상에서 바라본 외포항
산의 높이가 대부분 4~5백 미터 내외로서, 내륙지방의 높은 산과 비교할 수는 없으나, 산 중턱부터 산행 시점이 시작되는 내륙지방의 유명산과는 달리, 거의 해면 높이의 시점에서 시작되는 거제도의 산을 그리 만만찮게 볼 일은 아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거제도의 산이 등산객들로부터 사랑받는 이유는 정상을 올라갈수록 사면이 확 트인 푸른 바다와 오밀조밀한 섬을 조망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임과 동시에 자랑이 아닐 수 없다.

▲ 대금산 정상에서 바라본 진해만
대금산에서 4년 만에 진달래축제가 열린다. 지난 2002년 여름, 거제도 전역을 강타한 태풍 '셀마'가 무서운 위력으로 사람들에게 크나 큰 재앙을 안기면서, 자연에게도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바닷물의 염분이 태풍에 날려 진달래 군락을 이루고 있는 대금산을 휩쓸었고, 이로 인하여 지난 3년간 낮은 개화율로 진달래축제를 열지 못했다.

그동안 시와 인근 주민들이 온갖 정성을 들여 진달래 군락지를 가꾼 노력으로, 예전의 수준으로 꽃을 피울 수 있었으며, 올해 4년 만에 주민과 행정이 한몸이 되어 성공적인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 2002년 진달래축제 모습
축제가 열리는 대금산은 산 들머리부터 40분 정도면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으로, 어린이나 노약자도 쉽게 오를 수 있어 가족 단위의 여행객이 많이 올 것을 기대하면서, 산 중턱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각종 행사가 여행객을 맞이할 것이다.

어린이를 위한 행사로는 진달래백일장, 사생대회, 보물찾기, 진달래사랑 이름표달기, 키다리 코믹 매직 풍선쇼, 김소월의 ‘진달래꽃’ 시낭송대회, 골든벨, 댄스공연, 무용단공연, 페이스페인팅, 요술풍선만들기 등이 있고, 어른과 아이가 함께하는 행사로는 우리소리 한마당, 삼도장구가락, 대금산등반코스 통과하기, 진달래가요제, 락키즈와 함께하는 월드컵선전기원한마당 등 다채로운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 2002년 봄, 대금산 중턱 특설무대에서 열린 축제 모습
이 밖에 부대행사로서 길놀이한마당, 민속연날리기, 패러글라이딩시범, 디카사진전 등이 있으며, 거제도의 특산품을 판매하는 직판장 운영과 향토음식점도 운영할 계획이다. 행사 후에는 자연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의미로 모든 참가자가 함께 하는 그린캠페인도 예정되어 있어 거제도의 자연사랑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대금산 밑에 자리하고 있는 명상마을회관, 화전을 부치는 두 여인
거제도에는 이 밖에도 진달래꽃을 많이 볼 수 있다. 기암괴석과 진달래꽃이 조화를 이루는 산방산(507.2m)은 3월 말경이면 정상 부근이 붉은색으로 물든다. 면단위의 참꽃 축제를 개최하여 조촐한 행사를 벌인다. 또한, 6·25 한국동란의 가슴 아픈 흔적을 지금도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통신대가 있는 계룡산(566m)은 선자산(507m)까지 이어지는 주능선 코스에도 만개한 모습으로 등산객을 유혹하고 있다.

▲ 진달래꽃, 두견새 우는 소리에 진달래 꽃잎이 한 송이 두 송이 떨어졌을까?
두견화라고 불리는 진달래는 애달픈 전설을 간직한 꽃이라고 한다. 중국 촉나라 임금 망제(이름은 두우)는 위나라에 패한 후 복권을 꿈꾸었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자 억울한 혼을 위로하는 넋이 두견새가 되었다고 한다. 한 맺힌 두견새는 밤낮으로 '귀촉'(고향 '촉'으로 가고 싶다는 뜻) 하면서 슬피 울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죽은 망제의 혼이 환생한 두견새는 피를 토하며 울고, 토한 피를 다시 삼켜 목을 적셨다고 하며, 한맺힌 피는 땅에 떨어져 진달래 뿌리에 스며들고, 꽃잎에 떨어져 붉게 물들었다고 한다. 두견새는 봄이 오면 슬프게 울어 대는데, 야산에 핀 붉게 물든 진달래만 보면 더욱 슬피 운다고 하며, 한 번 우는 소리에 꽃잎 한 송이가 떨어진다고 한다.

고등학교 다닐 적, 예비고사(지금은 수능시험)를 준비하면서 달달 외우고, 시상의 세계에 깊이 빠졌던 김소월의 '진달래 꽃'을 읊어 보면서 이 봄에 진달래 활짝 핀 대금산으로 <오마이뉴스> 애독자 여러분을 초대 합니다.

▲ 4월 8일 열리는 제10회 대금산진달래축제 초대장. 오마이뉴스 애독자 여러분을 이 초대장으로서 대신합니다. 많이 와 주시기 바랍니다.


진달래 꽃
- 김소월, 개벽(1922)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Posted by 죽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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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dudco 2015.09.05 03: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들렀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