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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스포츠이야기

임진난 승첩지에서 요트횡단 체험


진해만을 수놓은 크고 작은 화려한 요트들
  
▲ 화려한 요트 진해만을 화려하게 수놓은 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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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뙤약볕이 기승을 부린 8월 마지막 주. 진해만에는 화려한 돛대를 장착한 크고 작은 요트들로 바다를 가득 메웠다. 8월 28일 오후 진해만, 경상남도가 주최하고 경남요트협회가 주관한 '제2회 임진난 승첩지 요트횡단' 대회가 열렸던 것. 남해안을 끼고 있는 자치단체에서 활동하는 요트 동호인 200여 명은 이날 간단한 기념행사를 마치고 요트횡단에 나섰다. 420여년 전, 충무공이 왜적을 무찔렀던 그 해로를 따라가는 기분은 비장함이 솟구쳐 오르는 느낌이다. 

  
▲ 대회사 경남요트협회 정동배 회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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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의장대 이날 식전행사로 해군의장대가 시범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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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21세기이순신연구회가 제공한 안골포해전(安骨浦海戰)에 대한 기록은 요트횡단을 하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다시 더듬어 보는 안골포해전의 역사공부. 1592년(선조 25년) 7월 8일 전라좌수사 이순신(李舜臣), 전라우수사 이억기(李億祺), 경상우수사 원균(元均) 등은 한산도 앞바다에서 와기자카[脇坂安治]가 이끄는 일본군을 격멸한 후, 가덕도에 머물고 있었다.  

  
▲ 요트 요트횡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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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와기자카군을 지원하기 위해 일본 함선이 안골포로 왔다는 정보가 있었다. 연합함대는 이억기가 포구 바깥 바다인 가덕도 주변에 진을 치고 있다가 복병(伏兵)을 배치해 놓고, 본대의 해전지로 와서 전투할 작전계획을 세워 10월 새벽에 출항했다. 이순신의 함대는 먼저 학익진(鶴翼陣) 진형으로 진격하고, 원균의 함대도 그 뒤를 따라 안골포를 향해 출발했다. 

  
▲ 요트횡단 임진란 승첩지라는 플랫카드를 달고 요트횡단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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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거움 요트는 즐거움을 싣고 진해만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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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골포의 포구에는 일본 함선 42척이 있었는데, 대선 3척만이 포구에서 밖을 향하여 떠 있고 나머지 함선들은 정박하고 있었다. 포구의 지세는 배가 출입하기 어려울 정도로 낮았으므로 일본군을 유인하여 포구 밖으로 꾀어내려 했다. 그러나 일본군은 한산도에서 유인작전에 당했던 생각을 하고, 이번에는 좀처럼 유인작전에 말려들지 않았다. 그러자 조선군은 번갈아 포구에 출입하면서 여러 총포를 쏘고 장편전(長片箭) 등으로 일본 함선을 불태우려 했다. 이때 이억기도 복병선을 배치해 놓고 공격에 합세했다. 

  
▲ 낭만 섬 뒤로 거가대교가 한창 건설중에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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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투에서 일본함선은 거의 격파됐고 일본군 250여 명을 사살했다. 그리하여 살아남은 일본군은 육지로 도망갔다. 이 해전은 이틀 전에 있었던 한산도 해전에 이어서 거둔 대승리였다고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경비정이 요트를 호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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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만은 적조로 푸른빛을 잃었다. 그런데 사진은 푸른빛이다. 바람을 받은 돛대는 제 몸에 힘이 겨운지 옆으로 비스듬히 눕는다. 그래도 뒤집어지지 않는다. 강한 원심력이 작용하기 때문. 크루징 제 1요건은 바람이다. 이날 횡단에 나선 요트는 짚 세일을 펴지 않았고 메인세일만 펴고 운항했다. 바람이 많이 불지 않은 관계로 엔진 시동도 건채 항해를 계속했다.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대형 선박 앞으로 힘차게 항해하는 요트.  

  
대형조선소 앞으로 요트가 물살을 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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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조선 수주량 1위를 지키는 대한민국이지만, 중국이 바짝 뒤쫓아 오는 현실이고, 언젠가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크루징을 하면서 이제는 요트산업이나 대형크루즈 산업에 눈을 돌려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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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두시 속천항을 떠난 요트는 합포, 웅포, 안골포를 돌아 다시 속천항으로 귀항했다. 네 시간의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참가자들은 크루징의 즐거움을 만끽하면서도, 이순신의 나라사랑에 감명을 받은 모습이다. 

  
낭만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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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요트횡단에 참가한 배는 해경해군 소속 선도정 3척, 경남요트협회 본부정 및 크루즈 12척, 해군 구조정 1척, 진해시청 행정선 1척, 진해시요트스쿨 딩기정 40척 등 총 57척이 진해만을 수놓았다. 이 행사는 올해 두 번째로 열렸으며, 한산대첩 등 임진란 승첩지에 대한 요트횡단을 통해 충무공의 전략 전술을 체험하고 얼을 새긴다는 것. 내년도 개최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 행사는 계속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