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 탄신일] 불기 2560년 부처님 오신날, 조계종 종정 진제스님 봉축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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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7일 갓바위 풍경.
5월 14일은 음력으로 4월 초파일인, 불기 2560년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음력 4월 8일은 석가모니가 탄생한 날로, 불교 연중행사 중에서 가장 큰 명절입니다.
이날은 기념법회, 연등놀이, 관등놀이, 방생, 탑돌이 등 각종 기념행사가 열립니다.
꼭 불자가 아니더라도 이날은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이 함께 즐긴 민속명절로도 여겨왔습니다.
석가모니는 기원전 624년, 샤카족의 중심지인 카필라 왕국의 국왕 슈도다나의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카필라 성(가비라성, 지금의 네팔 티라우라코트)은 현재의 네팔 남부와 인도 국경 부근인 히말라야 기슭에 위치한 곳으로, 이곳에는 '샤카족'이라는 작은 나라가 있었습니다.
'석가모니'라는 말은, 석가는 부족명으로 '능하고 어질다'라는 뜻이고, 모니는 '성자'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아명은 '싯다르타 고타마'로 '고타마'는 성이며, '싯다르타'는 이름으로,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라고 합니다.
또한, 성씨인 '고타마'에 "깨달음을 성취한 존재"라는 뜻을 가진 '붓다'를 붙여 '고타마 붓다'라고도 부릅니다.
싯타르타는 생후 7일 만에 어머니인 마야부인을 여의고 이모인 마하파자파티에 의해 자랍니다.
궁전생활의 안락함이 모든 인간의 생활인줄 알았는데, 어느 날 궁 밖으로 나와 보니 인간사회의 고통을 깨달았습니다.
16세의 나이에 골리왕국의 공주 야쇼다라와 혼인하였고, 아들 하나를 낳았는데 '라훌라'라 이름 지었습니다.
29세가 되던 어느 날 밤, 번뇌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족에게 무언의 이별을 고한 채 출가의 길을 걷습니다.
긴 고행 끝에 35세에 완전한 깨달음을 성취하고 부처가 됩니다.
이후 인도의 여러 지방을 돌면서 교화에 힘썼고, 쿠시나가라에서 80세로 입멸합니다.
기원전 544년 음력 2월 15일의 날입니다.
불자라면 한 번쯤 들어보았을 <대열반경>에 나오는 말씀을 옮겨봅니다.
"자귀의 법귀의(自歸依 法歸依)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
"비구들이여!
자신을 섬으로 삼고 자신을 귀의처로 삼아 머물고, 남의 귀의처로 삼아 머물지 말라.
법을 섬으로 삼고, 법을 귀의처로 삼아 머물고 다른 것을 귀의처로 삼아 머물지 말라."
4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이신 진제스님의 봉축법어입니다.
<진제스님 봉축법어 전문>
산광야백화쟁발(山廣野百花爭發)요
월색강광냉상조(月色江光冷相照)라.
발개정묘원명안(撥開淨妙圓明眼)하여서
식취유아독존의(識取唯我獨尊意)어다.
산과 넓은 들에는 백가지 꽃들이 다투어 피고
달빛과 강빛은 냉랭하게 서로 비춤이라.
깨끗하고 묘하고 뚜렷이 밝은 지혜의 눈을 열어
부처님께서 오직 나만이 홀로 높다하신 이 뜻을 모든 이들은 바로 볼지어다.
부처님께서 사바에 오신 진리는, 농부는 밭 갈고 씨 뿌리며 땀 흘려 농사지어 추수하는 기쁨의 웃음소리 가득하고 노동자는 산업현장에서 망치 소리와 기계 소리가 쉼 없이 울려 퍼지고, 남북한 동포들이 조국강산(祖國江山)에서 각자 맡은바 직분(職分)에 충실할 때, 그 날이 바로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지구상의 모든 이웃의 아픔과 슬픔을 함께하며, 그 고통을 덜어주고 대신 앓는 동체대비(同體大悲)의 대승보살도(大乘菩薩道)를 시현(示現)하는 그 곳이 부처님 오신 도량입니다.
우리겨레의 엄숙한 소명과 책무(責務)인 조국이 하나 되어, 남북동포가 겨레의 얼과 동질성(同質性)을 회복하여 서로가 얼싸안고 춤추며 태평성대(太平聖代)를 구가하는 그 때가 부처님과 함께하는 날입니다.
과학의 본질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지구촌의 평화에 기여하여야 함에도 중생들의 탐욕(貪慾)으로 인해 인간존엄(人間尊嚴)과 생명존중이라는 절대적 가치가 전도(顚倒)되어 가공(可恐)할 무기를 개발하고 자연을 훼손함으로써 도리어 인류의 안전과 지구촌의 미래를 걱정하게 되었습니다.
고귀한 생명을 경시하고 무상(無常)한 물질을 숭배하는 이 깊은 병통(病痛)을 치유하는 유일한 길은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 나인가?’라는 화두(話頭)를 들고 각고(刻苦)의 정진수행으로 일념삼매(一念三昧)에 들어 참 나를 깨닫는 것입니다.
우주만유의 본질인 생명의 존엄성과 우주(宇宙)의 원리를 자각하여 일체중생(一體衆生)이 비애(悲哀)와 고뇌가 없는 영원한 생명의 실상(實相)을 현실세계에서 수용(收容)하여 대자유해탈(大自由解脫)의 경지(境地)에 이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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